마음 편히 끄적이고 싶은데 주변 여건이 잘 안되네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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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 로마를 앞에 둔 드넓은 구릉지.
그곳에서 두 무리의 군대가 서로를 마주본채 환성과 환호, 그리고 방패와 창을 내리치는 거대한 울림을 일으키고 있었다.
한 쪽은 대규모 부대. 또 한 쪽은 지극히 소규모 부대.
대규모 부대는「진홍과 황금」의 의장.
소규모 부대도 마찬가지로「진홍과 황금」의 다른 의장.
대규모 부대를 통솔하는 이는 푸른 머리에 황금색 갑주를 입은 포학함이 얼굴에 드러나는 남자.
소규모 부대를 통솔하는 이는 태양 아래에서 빛나는 황금색 머리를 말아올린, 황금색으로 장식된 진홍의 드레스를 차려입은 젊은 여성.
"숙부! 연합에 가담한 어리석은 자! 오늘로서 당신의 망령은 이 땅에 잠들어 영면에 들 것이다! 부정하게 되살아난 그대를 벌하는 자는 진정한 로마를 수호하는 자, 로마 그 자체인 자! 로마 제국 제 5대 황제, <네로 클라우디우스>다!"
"내, 사랑하는, 조카, 여. 짐, 의──짐의, 행동, 은, 운명, 이, 니라. 모 든 것 을 바 쳐 라!"
서로를 향해 검을 들이밀며 서로의 진형에 전투를 선포한 <두 황제>는 서로의 옆에 마련된 쌍두마차의 위로 오른다.
짙고 푸른색과 황금으로 장식된, 두 마리의 흑마가 모는 전차.
짙은 붉은색과 황금으로 장식된, 두 마리의 갈색마가 모는 전차.
"지금부터, 제 3대 황제 칼리굴라 대 제 5대 황제 네로의 신성한 결투 의식을 시작한다!"
우렁찬 목소리가 결투의 선언를 알린 순간, 양쪽 진형에서 누가 먼저라고 할 것 없이 커다란 함성과 뿔피리의 소리, 그리고 창대와 방패를 내리치는 소리가 대지를 울리게 하고, 하늘을 떨게 만들었다.
그 커다란 울림에 인도받듯이, 두 대의 전차는 구릉지에, 아니 구릉지를 넘어 저 넓고 먼 대지까지 뻗은 새하얀 선으로 그려진 <결투자들의 길> 위로 올라선다.
"결투, 준비!!"
준비 신호로 올라온 새빨간 황금의 자수가 박힌 깃발이 들어올려지자, 두 사람은 전차에는 어울리지 않는 고정된 탁자 위에 올려진 고삐를 들어올려 강하게 쥐었다.
『로마! 로마!! 로마!!!』
전차에 탑승하여 달릴 준비를 마친 두 황제의 모습을 바라보며 주위에 선 모든 병사들이 하나된 듯 구호를 외친다.
그 구호는 높게 치켜올라간 새빨간 황금의 자수가 박힌 깃발이 흔들리기 전까지 이어졌으며, 깃발이 흔들리기 시작하자 언제 그랬냐는 듯이 주위는 삽시간에 조용해졌다.
모든 소리가 죽고, 모두의 시선이 계속해서 흔들리는 깃발에 집중된다.
─그리고 깃발이 강하게 휘둘러 내리쳐지며, 떨어진다.
『팍스 로마나(Pax Romana)!!!』
깃발이 떨어지는 순간, 대지를 뒤흔드는 시작의 구호가 울려퍼지고, 두 대의 전차는 동시에 내달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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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전차네요."
"뭐지, 이건...?"
큰 전투가 벌어질 것처럼 하더니만, 정작 나온 것은 전차 경주.
상황을 따라가지 못한 마슈는 이해를 못했다는 표정을.
뜬금없는 경주 대결에 아르토리아는 도무지 이 로마 놈들의 머리 속을 알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어...고대 로마에서는 전쟁의 성패를 대장끼리의 전차전으로 치뤘다는 역사는 듣지 못했는데...]
통신기 너머에 있는 칼데아에서 상황을 살핀 로망마저도 굉장히 이해할 수 없다는 목소리를 내는 와중에, 유일하게 지금의 상황을 다른 눈으로 바라보는 이가 있었다.
"...설마?"
후지마루 리츠카. 그녀만은 지금의 전차 경주가 범상치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왠지 모르게 그렇게 느꼈다.
이상한 기시감.
─자신은 지금부터 벌어질 이 무언가가 무엇인지 알고 있다.
지금의 전차 경주는 다른것이 아니라, 왠지 모르게 <그것> 같다고.
그리고 그 예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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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코너는 짐이 먼저 선취하겠다!"
놀라울 정도의 능숙한 질주로 동시에 달렸던 칼리굴라의 전차를 재치고, 지면의 하얀 띠로 이루어진 <경기장> 의 코너를 먼저 돈 진홍의 전차를 모는 여성, 네로 클라우디우스는 전차의 옆에 꽂혀있던 자신의 대검을 들어올린다.
붉은 도신의 특이한 모양새를 한 그 대검은 명백히 주인의 취향을 드러내고 있었다.
"이 결투의 선공은 짐부터다! 각오하라, 어리석은 숙부여!"
들어올린 대검을 자신의 앞에 고정된 탁자 위에 내리꽂은 네로는 어느샌가 손에 쥔 장미를 허공에 내던졌다.
그 순간, 대검이 박힌 탁자가 찬란한 황금색의 빛을 발하기 시작했고, 어무것도 없던 탁자 위로 몇개의 선이 그어지기 시작했다.
검을 중심으로, 그 아래로 2*7으로 나뉘어진 12개의 직사각형의 칸.
그 중 맨 오른쪽 2개의 칸이 대각선으로 내려앉으며 무언가를 넣을 수 있는 공간으로 변형된다.
네로는 그 2개의 칸 중 아래쪽의 칸에, 미리 준비가 되어있던 <카드>를 5장 뽑아들었다.
"나의 턴! 나는 이 몬스터를 소환하겠다! 나오너라! 검수투 라크엘!"
칸이 뉘어진 탁자 위로 카드를 내리치듯이 세팅한 순간, 탁자에서 발해지고 있는 빛이 더욱 짙어지며 빛의 입자를 흩뿌리기 시작한다.
이윽고 그 빛의 입자는 카드의 일러스트에서 그대로 튀어나온 듯한 형체를──아니 실제로 그 카드에 깃들어있던 정령의 몸을 실체화 시키기 시작했다.
[검투수 라크엘 - 레벨 4, 화염속성, 야수전사족, 공격력 1800]
떠오른 것은 6개의 창이 만든 거대한 불의 고리. 그것을 두르고 자기 자신이 7번째 창이 된 그 야수전사는 호랑이와 같은 외형을 하고 있었다.
"카드를 2장 세트하고 턴 엔드! 자, 당신의 차례다!!"
"내, 턴!"
자신의 차례가 오자, 네로와 똑같이 자신의 몫으로 준비된 검을 탁자에 꽂아넣어 탁자 위에 결투판<듀얼 필드>를 기동시킨 칼리굴라는 덱에서 뽑아든 5장의 카드를 확인하고 추가로 덱에서 카드를 드로우하며, 앞서 달려나가는 네로와 그 옆을 따라 같이 내달리는 검투수 라크엘을 노려보며 그르렁거리는 짐승같은 목소리를 울린다.
"BK<버닝나쿠라> 헤드기어를 소환!"
[BK 헤드기어 - 레벨 4, 화염속성, 전사족, 공격력 1000]
바위와 같은 단단한 근육질의 몸에 새빨간 권투 글러브와 헤드기어를 쓴 남성형의 정령이 내달리는 전차 경주장<필드> 위로 모습을 드러내며 칼리굴라의 전차를 따라잡으며 달리기 시작했다.
코너를 돈 두 전차는 어느새 병사들이 마주보고 있는 구릉지를 지나, 저 멀리 뻗은 새하얀 전차길을 따라 내달리기 시작했다.
그 길은 수도 로마와는 정반대 방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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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어떻게하죠, 선배?!"
"따라가봐야지, 별 수 있어?!"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전개가 펼쳐졌다.
전차로 듀얼이라는 엄청나게 슈르한 광경에 넋놓고 있던 리츠카 일행은, 구릉지에 그려진 새하얀 선을 따라 저편으로 사라져가는 두 전차를 보고는 퍼뜩 정신을 차렸다.
[일단 확실한건 여자 쪽은 확실히 이 시대의 인간이야! 남자 쪽은 서번트고!]
일단은 지켜보던 높은 구릉을 내려와 저 멀리 사라져가는 전차를 쫓아가기 위해 리츠카는 다시금 듀얼 디스크를 전개시킨다.
"로망이 이야기한대로 이 시대가 네로 시대라는건 확실히 확인했어. 문제는 왜 저 사람들이 듀얼을 하는건데?!"
"그걸 알아내야 하는게 우리 일이 아닌가, 마스터."
"그건 그렇네! ...좋아, 이걸로 간다!"
듀얼 디스크를 기동시키고, 몇장인가 카드를 확인하던 리츠카는 3장의 카드를 뽑아들었다.
"모두들 부탁해!"
듀얼 디스크에 세트된 3장의 카드가 정령들과 이어진 힘에 의해 실체화 되어 모습을 드러낸다.
─무지개 크리보, 날개 크리보, 크리포톤.
리츠카가 자주 사용하는 몬스터들이면서 자체적으로 공중을 날 수 있는 몬스터들이었다.
"타자!"
먼저 무지개 크리보 위에 오른 리츠카를 필두로, 날개 크리보 위엔 아르토리아가, 뒤이어서 마슈가 주저하면서 크리포톤 위로 손을 올렸다.
"어, 실례하겠습니다."
마슈까지 조심스럽게 크리포톤 위에 탄 것을 확인한 리츠카는 곧바로 손짓으로 출발 명령을 내렸고, 그 명령을 본 크리보들은 두 눈을 부릅뜨고 날아가기 시작했다.
─달리는 것 보다 조금 빠른 정도를 생각한 모두를 기겁하게 만들 정도의 엄청난 속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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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로 VS 칼리굴라]
[라이프 포인트 - 8000 : 8000]
"BK 헤드, 기어의 몬스터, 효과! 이 카드가 일반, 소환에 성공,했을 때, 덱에서 BK, 라는 이름이 붙은 몬스터, 1장을 묘지로 보낼 수 있다! 나는 BK 글라스조를, 묘지에!"
그르렁거리는 뚝뚝 끊기는 목소리로 효과를 선언하며 묘지로 몬스터 카드를 보낸 칼리굴라는 이어서 마법 카드를 발동시킨다.
"마법 카드, 버닝나클 스피릿! 덱의 맨 위의 카드를, 묘지로 보내고, 자신 묘지의 BK라는, 이름이 붙은 몬스터 1장을, 선택하고 앞면 수비 표시로, 특수 소환한다! 나와라! 글라스조!"
[BK 글라스조 - 레벨 4, 화염속성, 전사족, 공격력 2000]
초록색 피부의 강건한 거한이 검은 권투 글러브를 낀 손으로 위협적인 쉐도우 복싱을 선보인다.
"몬스터가 2체...그걸로 공격할 생각인가, 숙부!"
"아니...아니다!"
고삐를 힘차게 내리치며 더욱 속도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한 칼리굴라의 전차가 네로의 전차를 따라잡는다.
─그리고 따라잡은 칼리굴라는 그대로 네로의 전차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크윽?!"
쿵! 쿵!!
전차로 몸통박치기를 하여 달리지 못하도록 압박을 넣는 칼리굴라의 난폭한 전차 조종에 네로는 짧게 혀를 차며 칼리굴라가 몸통박치기를 하려는 순간 속도를 줄이는 것으로 공격 범위에서 벗어났다.
─이 결투에서의 승리 조건은 상대의 생존 점수를 0으로 만드는 것, 정해진 결승전에 먼저 도달하는 것, 상대를 달리지 못하게 만들 것.
결과적으로 상대를 달릴 수 없게만 만든다면 승리하지만. 신성한 결투라는 말이 붙었듯이 상대의 라이프 포인트를 0으로 만드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치고, 명예로운 싸움법으로 친다.
자신의 숙부가 이 신성한 결투에서 전차전을 벌인다는 것에 조금이나마 슬픈 감정이 들었지만, 이 결투에서의 승리 조건 중 하나를 수행했을 뿐인 그를 원망할 수는 없었다.
아니, 원망을 할 잡념이 없었다하는 것이 옳다.
지금 중요한 것은 칼리굴라의 전차 박치기로 인해 기껏 가지고 있던 선두라는 어드밴티지를 칼리굴라에게 줘버리고 말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괜찮다.'
상대가 명예를 버린 광전사라 할지라도, 자신은 이길 것이다.
아니, 반드시 이긴다.
─사랑하는 로마의 시민들을 위하여
"사랑하는, 조카여, 진정한, 힘을 보여주마!!"
각오를 다지고 이어질 칼리굴라의 공격을 막아낼 궁리를 하던 네로는 칼리굴라의 양 옆을 달리던 2체의 정령이 갑작스럽게 불이 붙은 것 처럼 활활 타오르기 시작하며 새빨간 빛으로 변해가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이것은 위험하다.
뒤늦게 깨닫고 말았다.
─칼리굴라의 필드 위에 레벨 4의 몬스터<정령>가 2체가 놓여져 있었다는 것을.
*****
"따, 따라잡았어요!"
[그거 엄청 빠르잖아! 어지간한 바이크보다 속도가 더 나오는거 아냐?]
"빠른 애들만 골랐거든! ...그건 그렇고 네로 황제는 여자였구나. 여장했다는 야사도 있다고 들었는데 사실은 여자였다니..."
"그러게요...제가 알고 있는 역사가 부정되는 기분이 들어요, 선배."
"아, 그보다 듀얼은 어떻게 되었지?!"
"남자 쪽의 턴이다. ...그 쪽의 몬스터<정령>가 빛으로 변하고 있군."
"어드밴스 소환 중인가?"
크리보들의 전력 질주에 익숙해져, 전차를 타면서 듀얼<기행>을 벌이는 여자와 남자를 따라잡은 리츠카 일행은 듀얼을 방해하지 않고 상황을 확인하기 위해 속도를 유지한채로 멀찍이서 듀얼의 경과를 지켜보기 시작했다.
"아, 하늘로 솟아올랐어요."
"어? 그럼 융합 소환인가?"
"...필드에 뭔가가 떠올랐다. ...구멍...?"
"그리고 빨려들어가서...앗?!"
갑자기 두 전차 사이에서 강렬한 빛이 터져나왔다.
너무나도 눈부신 그 빛 탓에 두 눈을 질끈 감을 수 밖에 없었던 일행은, 간시히 빛이 잦아들자 눈을 뜰 수 있었고.
[저쪽에 뭔가 이상반응이 잡혔어! 뭔가가 왔어!!]
"......뭐야, 저건. 저런건 듣지도 보지도 못했다고?!"
남자의 필드 위에 모습을 드러낸, 듣도보도 못한 몬스터의 등장에 당황, 당혹, 경악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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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 4의 몬스터, BK 헤드, 기어와 BK, 글라스, 조를 오버레이!"
각각 불타는 붉은 빛의 구체가 되어 하늘로 솟구쳐오른다.
"2체의 몬스터, 로 오버, 레이 네트, 워크를 구축! 엑시즈 소환!"
솟구쳐오른 두 몬스터가 있었던 칼리굴라의 바로 앞에서 선명한 붉은빛이 은하와 같은 나선을 그리며 퍼져나갔고, 그 나선을 그린 붉은빛은 곧 별빛이 반짝이는 광활한 우주<오버레이 네트워크>를 펼쳤다.
"영혼,에 숨긴, 불꽃을, 주먹에, 담아,라!"
그 광활한 우주가 만들어낸 블랙홀 속으로 빨려들어가듯, 솟구친 두 개의 붉은 빛 구체가 필드 위에 펼쳐진 오버레이 네트워크 속으로 들어가며 하나가 되었고,
우주를 터트리는 빅뱅과 같은 폭발과 빛무리와 함께 불기둥과 같은 강렬한 빛의 기둥이 솟아오르며 지면을 가르고 깨부셨다.
"BK 구속만병 리드블로!"
[BK 구속만병 리드블로 - 랭크 4, 화염속성, 전사족, 공격력 2200, 엑시즈]
그 안에서 나타난 것은 얼굴부터 발까지 전신을 구속구와 사슬로 감싼 흉폭해보이는 거한.
전신이 구속되어 있음에도, 그 힘을 충분히 느낄 수 있을만큼 상당한 압박감을 주는 그 몬스터의 두 눈동자는 행성의 위성처럼 돌고 있는 불타는 듯한 2개의 붉은 구체처럼 구속구 안에서도 흉흉하게 붉게 빛나고 있었다.
"엑시즈 소환! 과연, 그래서 방어선이 무너졌던 것이로군...!"
지금까지 자신의 장군들이 어째서 속수무책으로 무너지고 병력의 대부분을 잃었는지 깨닫게된 네로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배틀, 리드블로,로 라크엘을 공격!"
전신의 구속구 탓에 느릿한 몸짓으로, 하지만 그 위력만큼은 풍겨오는 분위기로 알 수 있는 거한의 주먹이 네로와 같이 달리고 있는 검투수 라크엘의 머리 위로 떨어진다.
"함정 카드 발동! 화목의 사자!"
그 주먹을 가로막듯이, 네로가 발동한 카드가 BK 구속만병 리드블로의 앞을 막아섰다.
"이 턴, 상대 몬스터로부터 받는 모든 전투 데미지는 0이 되고, 자신의 몬스터는 전투로는 파괴되지 않는다!"
"으으, 배틀, 종료."
"이 순간! 검투수 라크엘의 효과가 발동한다!"
칼리굴라의 배틀 페이즈 종료선언을 기다렸다는 듯, 네로는 호기롭게 웃으며 하늘로 손을 뻗어올렸다.
"이 카드가 전투를 실행한 배틀 페이즈 종료시에 이 카드를 덱으로 되돌리는 것으로 덱에서 검투수 라크엘이외의 <검투수>라는 이름이 붙은 몬스터 1장을 자신 필드 위에 특수 소환한다!"
전투를 끝낸 검투수 라크엘이 화염의 구체가 되어 네로의 덱으로 빨려들어가듯 되돌아가고, 그 뒤를 이어 덱에서 1장의 카드가 뽑혀, 네로의 손에 쥐여진다.
"내가 소환할 검투수 몬스터는 검투수 세크톨!"
[검투수 세크톨 - 레벨 4, 바람속성, 파충류족, 공격력 400]
푸른 갑옷을 입고 양 어깨 위에는 물대포를 짊어진 초록피부의 도마뱀의 수인 전사가 검투수 라크엘을 대신하여 네로의 필드 위로 내려온다.
"아, 아, 카드를, 1,장 세트, 턴, 종료..."
"내 턴! 드로우!"
카드를 드로우한 네로는 곧바로 배틀 페이즈로 돌입한다.
"배틀! 세크톨로 BK 구속만병 리드블로를 공격한다!"
"무, 엇...?!"
BK 구속만병 리드블로의 공격력은 2200, 세크톨의 공격력은 고작 400.
아무리 공격력 증가 카드나 <수축>을 사용한다해도 이 차이를 쉽게 매울 수 있을리 없다.
"가라!"
그러나 네로의 공격 명령에는 일말의 망설임도, 실수에 아차하는 모양새도 없었다.
틀림없이 본인의 의지로의 공격에 당황한 칼리굴라와 마찬가지로, 검투수 세크톨의 물대포 공격에 BK 구속만병 리드블로는 당혹감에 눈살을 찌푸리며 내뿜어지는 물줄기를 처내고 구속된 주먹을 휘둘렀다.
"그리고 2장째의 화목의 사자를 발동! 전투 데미지는 0이 되고, 자신의 몬스터는 전투로는 파괴되지 않는다!"
"으, 으...!"
BK 구속만병 리드블로의 반격 또한 같은 카드에 막힌 것에 칼리굴라의 난폭한 얼굴이 더욱 일그러진다.
"배틀을 종료! 그리고 검투수 세크톨의 효과를 발동한다!"
네로의 효과발동 선언에 검투수 세크톨의 물대포의 포구가 정면에서 하늘 위로 꺽여 올려진다.
"이 카드가 <검투수>라는 이름이 붙은 몬스터의 효과에 의해 특수 소환에 성공했을 경우, 이 카드가 전투를 실행한 배틀 페이즈 종료시에 덱에서 검투수 세크톨이외의 <검투수>라는 이름이 붙은 몬스터 2장을 자신 필드 위에 특수 소환한다!"
"...!"
"나오너라! 검투수 물미로! 검투수 베스트로리!"
[검투수 물미로 - 레벨 3, 물속성, 어류족, 수비력 400]
[검투수 베스트로리 - 레벨 4, 바람속성, 비행야수족, 공격력 1500]
심해에 산다고 여겨지는 어인의 모습을 한, 푸른 비늘과 가시가 돋은 소라를 세크톨처럼 대포처럼 어깨 위로 올린 수인 전사와 거친 바람의 색상을 표현한 듯한 초록색 피부와 갑옷을 두른 새의 모습을 한 수인 전사가 세크톨이 쏘아올린 대포의 빛 속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검투수 물미로의 효과 발동! 이 카드가 검투수라는 이름이 붙은 몬스터의 효과에 의해서 특수 소환에 성공했을 때, 필드 위의 앞면 표시 몬스터 1장을 파괴한다!"
"...!"
네로의 효과 선언 명령에 따라, 물미로는 양 어깨 위의 소라 형태의 대포에서 강한 수압의 물줄기를 쏘았다.
그 물줄기에 직격당한 BK 구속만병 리드블로는 괴로워하는 신음과 함께 그 강한 수압을 막는데 급급했고, 그 몸에서 삐걱거리며 무언가가 부서지는 소리가 울리기 시작했다.
"BK 구속,만병 리드,블로의 효과, 발동...!"
"음?!"
"자신, 필드 위의 B,K라는, 이름이 붙은, 몬스터가 전투, 또,는 카드의 효,과에 의해서 파괴,될 경우, 그 파괴,되는 몬,스터 1장 대신에, 이 카,드의 엑시즈, 소재를 1개, 제거한다."
BK 구속만병 리드블로의 주위를 돌고 있던 2개의 <엑시즈 소재> 중 하나가 BK 구속만병 리드블로의 머리 앞에서 터져나갔다.
검투수 물미로의 강한 수압의 물줄기가 멈춘 것도 그때였다.
크오오오...
검투수 물미로의 효과를 이겨낸 BK 구속만병 리드블로의 모습이 이상해지기 시작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신음을 흘리며, 자신을 구속한 구속구에 힘을 주기 시작한 모습에 네로의 등줄기로 불안감이 엄습해왔다.
"그,리고. 이 카드,의 엑시,즈 소재,가 제거,되었을 때, 이 카드,의 공격,력은 800 포인,트 올린다...!"
"뭣?!"
[BK 구속만병 리드블로 - 공격력 2200 -> 3000]
우오오오오!!
자신의 오른팔을 옳아매던 구속구를 단숨에 힘을 줘서 부셔버린 BK 구속만병 리드블로의 포효가 전차를 뒤흔든다.
─설마 효과 파괴에 의해 구속구가 파괴되다니!
생각치도 못한 상대 몬스터의 효과에 네로는 침음성을 흘리며, 뒤이어 검투수 베스트로이의 효과를 발동시켰다.
"그렇다면 난 검투수 베스트로리의 효과를 이어서 발동한다! 이 카드가 검투수 몬스터의 효과로 특수 소환에 성공했을 경우, 필드의 마법, 함정 카드 1장을 파괴한다!"
검투수 베스트로리의 날개짓이 강하게 행해지며 칼리굴라가 세트해두었던 카드 1장을 자비없이 날려버리며 없애버렸다.
"그런 효과를 가지고 있다면, 짐으로서도 짐의 분신을 부를 수 밖에 없겠구나!"
이럇! 힘차게 고삐를 내리쳐 속도를 올리는 것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한 네로는 빨라지는 속도에 맞춰 필드 위의 3장의 카드들을 전부 집어올렸다.
"짐의 검투수들은 융합카드를 필요로 하지 않고 자신 필드의 카드를 덱으로 되돌리는 것으로 융합 소환할 수 있다!"
"...!!"
"짐은 검투수 세크톨, 검투수 물미로, 검투수 베스트로리를 덱으로 되돌려서 융합!"
각각 바람의 색인 초록, 물의 푸른색의 빛의 구체로 화한 3체의 검투수 몬스터가 네로의 머리 위로 떠오른 찬란히 빛나는 빛의 소용돌이 속으로 빨려들어간다.
"내 앞에 등장하여라! 짐의 이름을 가진 짐의 분신이여! 검투수의 영혼과 하나 되어 위대한 황제의 모습으로 나타나라!"
3체의 몬스터를 빨아들인 빛의 소용돌이는 이윽고 환한 빛이 되어 그 형체를 갖추기 시작한다.
빛무리 속에서 먼저 떠오른 것은 보라색 빛으로 번쩍이는 어려개의 구체.
그 구체들이 위 아래로 움직이며 강한 괴성과 같은 고주파음이 발해지며 3쌍, 6개의 날개가 크게 펼쳐진다.
"융합 소환! 검투수 네로키우스!!"
[검투수 네로키우스 - 레벨 8, 어둠속성, 비행야수족, 공격력 2800]
6개의 날개와 빛을 등진 이는 검은 갑옷을 두른 박쥐의 얼굴을 한 붉은 안광의 거한.
그 모습 자체만으로 한나라의 장군이나 왕으로서 봐도 손색이 없는 프래셔를 내뿜는 그 몬스터는 고고하게 자신만만하게 팔짱을 끼며 네로의 곁으로 내려왔다.
"네, 로...네로...네로오오오!!"
"카드를 1장 세트하고 턴 엔드!"
"내 터어언!!"
"자아, 와라 숙부!"
이 카운터로 승부를 내겠다! 그런 생각으로 칼리굴라의 전차를 거의 다 따라잡아, 칼리굴라의 턴에서 승부를 보려고한 네로는─
"─윽?!"
─자신의 머리를 향해 날아든 투창을 간발의 차이로 피해냈다.
"이건...대체 어떤 놈이냐?!"
그 탓에 거의 다 쫒아온 칼리굴라의 전차를 다시금 놓치고만 네로는 분노에 찬 표정으로 투창이 날아온 방향을 노려보았다.
이 결투에서 상대를 달리는 것을 방해하는 것은 전차로 직접 부딪치는 것 처럼 명예를 더럽히는 행위이긴하나나 반칙은 아니다.
그렇기에 네로는 처음엔 칼리굴라를 의심하였으나, 칼리굴라의 전차에는 투창같은 무기는 없었다.
즉, 누군가가. 제 3자가 이 신성한 결투에 끼어들었다는 것이다.
─대체 누가 이런 더러운 짓을 벌이는가!
분노에 찬 눈으로 주변을 돌아보니 정체를 알 수 없는 3대의 전차가 어느새 자신에게로 다가오고 있었다.
전차의 외형은 색이라고는 전혀 없는 새까만 검은색.
그러나 그 위에 올라탄 전차를 조종하는 자의 의장은 네로라도 알 수 있었다.
─칼리굴라의 부대의 의장이었다.
"...어디까지 외도로 떨어진 것이냐! 어리석은 숙부가!"
"죽어라! 죽어라!! 죽어라!!"
"죽어라! 네로! 네로!! 네로!!!"
투창 때문에 속도가 떨어진 네로의 양 옆과 뒤를 가로막은 3대의 검은 전차는 명백히 살의를 담은 모습으로, 거칠게 네로의 전차에 박치기를 행하며 동시에 자신들의 손에 들린 무기로 네로의 전차를 직접 공격하기 시작했다.
"이것들이!"
네로의 분노에 호응하듯, 전신의 보라색 구체에서 빛을 발하기 시작한 검투수 네로키우스가 현현된 자신의 몸으로 네로의 전차에 들러붙은 검은 전차들을 공격하여 네로의 전차에서 때어냈다.
네로키우스에 의해 내던져지듯 튕겨나간 검은 전차에 탄 이들은 무기와 전차의 몸통박치기로는 승부가 나지 않는다고 생각했는지, 각자 자신들의 무기를 <탁자>로 꽂았다.
"...! 저런 놈들도 결투자<듀얼리스트>란 말인가!"
"인벨즈의 마세포를 특수 소환!"
"인벨즈의 마세포를 특수 소환!"
"인벨즈의 마세포를 특수 소환!"
[인벨즈의 마세포 - 레벨 1, 어둠속성, 악마족, 공격력 0] *3
분노로 경악한 네로를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들의 탁자 위로 똑같은 몬스터들을 소환한 3대의 검은 전차들은 속도를 올려 네로의 뒤쪽을 압박한다.
그리고 그 모습을 지켜보던 칼리굴라 또한, 자신의 턴을 시작하며 BK 구속만병 리드블로에게 공격을 가하기 위한 준비를 갖춘다.
어디에도 자신의 편이 없는 절체절명의 상황─
"룰을 지키며──"
그 순간, 하늘 위로 검은 그림자가 드리웠고.
"──즐거운 듀얼을 하라고오!!"
그 그림자는 순식간에 검은 전차들과 네로의 전차의 사이를 가르며, 검은 전차들의 듀얼의 난입을 가로막았다.
[스타브 베놈 퓨전 드래곤 - 레벨 8, 어둠속성, 드래곤족, 공격력 2800, 융합]
보라색의 꽃 줄기와 날카로운 이빨. 그리고 수많은 눈<구체>가 발하는 흉폭한 독룡이 낮은 울음소리를 흘리며 <전신의 모든 입>을 벌린다.
"일대일의 듀얼을 방해하는 난입자는 내가 용서 못해!"
그 독룡의 머리 위에, 노을색의 눈동자를 빛내고 있는 소녀, 후지마루 리츠카가 보기 드물정도로 분노한 얼굴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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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딩 듀얼이라면 역시 죽어죽어단의 난입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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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곳에 올렸을 때도 같은 반응 | 18.08.17 22:0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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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차 듀얼 ㅡ<- | 18.08.17 22:0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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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하고있겠습니다 <- | 18.08.17 22:0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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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들도 그거에 경끼를 일으키던... | 18.08.17 22:0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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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장을 엄청 개조할 예정이라 | 18.08.17 23:3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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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닝 나쿠라 카드 소스를 보니...마함이 괴멸적... | 18.08.17 23:33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