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대체 뭐야...? 계약자도 아닌데 어떻게 제노사이더를 정화... 크허억..!"
괴로움을 안고 비틀거리는 남자는 그렇게 쓰러져버렸다. 죽지는 않은 것 같지만, 그대로 기절해버린 모양이었다. 상당한 충격이 가해진 모양이었다.
... 그자에게 들었던 이야기대로라면, 이런 식으로 제노사이더라는 존재를 없앨 수 있다는 거겠지.
그렇다면... 욕망으로부터 이 세계를 구원할 가능성이 생긴다는 걸까?
......
준비는 끝났다. 이제 남은 건...
"...... 그 아이를..."
듀얼 디스크를 착용한 오른팔의 반대쪽. 자신의 왼손을 내려다본다. 그리고, 주먹을 꽉 쥐어본다.
... 그런 그녀의 귀로, 또각거리는 하이힐 걸음 소리가 들려왔다.
"여기에 있었군요."
"... 당신은?"
"파라입니다. 당신 얘기를 듣고 찾아와봤지요."
긴 검은 머리를 찰랑거리며 걸어오는 파라. 안경을 고쳐쓰는 냉철하고 날카로운 이미지를 가진 그녀는 싱긋 미소를 지으며, 그녀에게 가까이 다가왔다.
"역시 그 힘을 사용하면서도 멀쩡한 걸 보니... 당신도 그 부류였군요. 후훗."
"... 날 찾아온 목적이 뭐지?"
한껏 날 세우고 경계하는 그녀의 태도에, 파라는 소녀처럼 쿡쿡 웃으며 손사래를 친다.
"너무 그렇게 무섭게 노려보지 마세요~ 그냥 제가 만들어낸 그 힘을 사용하는 당신이 어떤지 보러온 것 뿐이에요."
하지만 경계를 풀 수 없었다. 저 미소 속에서 느껴지는 꿈틀거리는 검은 기운이... 파라가 어떤 존재인지를 아주 강하게 피력해오고 있었으니까.
"... 어쨌든, 당신도 당신의 소망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노력해보세요. 역설과 이율배반 같은 난제라 할지라도, 결국 어떻게든 답은 나오게 되어있으니까요."
"..."
"그럼 이만."
자기 할 말만 하고 사라져버리는 파라의 뒷모습을 그저 바라보기만 한다.
'... 난 정말... 잘 하고 있는 걸까...?'
고개를 치켜들고, 저 먼 하늘을 바라보며... 그를 떠올린다.
Yu-Gi-Oh! KARMA
Chapter.101
『외치는 마음의 끝에서』
'이비...!'
바이크를 타고 전속력으로 질주하고 있는 아키야마의 두 눈에, 온갖 감정들이 밀려 들어온다. 왜 이제야 알게 되었을까. 왜 이제야 깨닫게 되었을까..
'조금만 기다려줘!'
[BGM Start]
『Titan Flame』
from.트리 오브 세이비어
"제... 제 차례에요..!"
떨리는 손으로 힘겹게 카드를 뽑는 이비. 이제 더는 돌이킬 수 없다. 여기까지 온 이상, 어떻게든 싸우고 버티는 수밖에.
"패에서 [정원사 루나사]를 묘지에 보내고, 덱에서 필드 마법인 [요정왕의 숲]을 가져온 뒤, 바로 발동하겠어요!"
이비는 최대한 침착하게, 자신의 플레잉을 하며 필드를 구축한다. 타오르는 재와 숯의 숲의 한 켠에서 새로이 새싹이 돋아나 빠르게 자라나더니, 순식간에 녹음이 울창한 신비한 숲으로 다시 태어났다. 땅의 절반은 울창한 숲, 절반은 완전히 재가 되어버린 땅이라는 점에서 굉장히 기이하게도 보이는 상황이었지만...
'하지만 이건 이비한테 불리한 상황이야.. 새 룰에서 필드 마법은 각자의 필드에 공존할 수 있게 됐기 때문에, 저 아저씨의 필드를 없애지 않는 한 [요정왕의 숲]의 효과를 상대 몬스터에게 적용시킬 수 없어!'
지금 보이는 필드대로, 이비의 필드와 페르니의 필드는 완전히 분리된 상태였기 때문에, 상대 몬스터에 한해서는 이비의 주특기인 수비력과 공격력의 변동을 꾀할 수 없게 된 것이다. 게다가 플레어 드래곤의 공격력은 무려 2000. 이비의 하급 몬스터로는 상대하기 힘든 수준이었다.
"저, 절대로 만만치 않을 거에요! 상대 필드에만 몬스터가 존재하고, 내 필드에 몬스터가 존재하지 않을 경우! [네이쳐 자이언트]를 특수 소환할 수 있어요!"
이비의 필드에 펼쳐진 숲 속에서, 거대한 그림자가 서서히 모습을 드러냈다. 온 몸이 바위로 만들어진 듯 단단해보이는 몸체에, 온 몸이 풀과 나뭇잎 붙은 덩굴줄기로 뒤덮힌 거인. 그것도 수풀이 머리카락처럼 아름답게 늘어진 '여인'의 모습을 하고 있는 미모의 거인이 나타난 것이다.
*네이쳐 자이언트. 땅 속성. ★5. 식물족. ATK/ 100 DEF/2100.
"[요정왕의 숲]의 효과로, 원래 공격력이 100 이하인 몬스터는 자신의 원래 수비력만큼 공격력이 상승합니다!"
네이쳐 자이언트 ATK/ 100 → 2200
요정왕의 숲의 가호를 받아 은은한 빛을 몸에 두른 네이쳐 자이언트의 공격력이 폭증, 플레어 드래곤을 넘어설 수 있었다. 안도감을 느낀 소라의 감탄이 터져 나옴과 동시에, 네이쳐 자이언트가 한쪽 팔을 들어올려 공격 태세에 들어간다.
"갑니다! [네이쳐 자이언트]로 [플레어 드래곤]을 공격!"
그 거체에서 뿜어져 나오는 박력감에 페르니의 뒤에 선 부하들이나 날아간 동료를 부축하러간 이들이나, 이비와 소라의 뒤에서서 지켜보게된 2인조 모두 기겁의 탄식을 내뱉었다. 한 손으로 플레어 드래곤의 날개를 붙잡아 찢어버릴 것만 같은 그 거대한 위용에도... 페르니는 그저 태연하기만 했다.
"함정 카드, [블레이즈 마인]을 발동한다."
페르니의 함정 카드가 발동하자, 부하들은 그저 좋다고 환호를 내지른다. 화들짝 놀라는 이비를 바라보는 페르니의 얼굴에 그려지는 미소는 차갑고 섬뜩하기만 했다.
"화염족 몬스터가 공격을 당할 경우, 그 공격을 무효로 하지. 그리고!"
콰과광!!
갑자기, 뻗어나가던 네이쳐 자이언트의 손이 폭발을 일으켜 산산조각나고 말았다. 당황하여 팔을 빼는 네이쳐 자이언트의 표정과 더불어 기겁한 소라의 경악이 터져 나오는 그때, 부서진 바위 파편들이 사방으로 흩어지더니 이비에게도 무수히 떨어져 나갔다. 그리고 그 불 붙은 바위 파편에서 불이 번져, 이비가 있는 숲을 조금씩 태워가기 시작했다..
"공격해온 몬스터의 원래 공격력만큼의 대미지를 상대에게 준다!"
이비 LP 4000 → 3900
"꺄아아아악!!"
바위 파편에 직접 맞은 것도 아니었지만... 이비는 엄청난 괴로움에 그 자리에 쓰러져 엎어지고 말았다. 도저히, 어떻게 표현할 방도가 없는 괴로움이 온 몸을 휘감자, 서있을 수조차도 없었던 것. 이런 모습에 소라의 얼굴은 새파랗게 질려버리고 말았다.
"이, 이비? 왜 그래??"
갑작스런 이비의 발작에 좋아하던 페르니의 부하들도 어안이 벙벙해져 말을 잃었고, 소라와 함께 서있는 2인조도 혼란스러워하기만 했다. 멀찌감치 내던져졌던, 겨우겨우 정신을 차린 비만의 사내는 이 모습을 보며 오들오들 떨기만 할 뿐이었다. 계약자인 그는 알 것 같은, 어쩌면 자신의 상상을 아득히 넘어설 법한 그 괴로움을 떠올리자... 페르니를 도저히 바라볼 수가 없었다.
<이, 이비 씨! 괜찮아요?>
그 차분하던 슬리핑 뷰티조차 이비의 괴로워하는 모습에 다급해졌을 정도였다. 식은땀과 함께 눈물 콧물까지 짜내며 괴로워하는 이비는 숨 쉬는 것조차도 힘들어하고 있었다. 바인과 듀얼할 때 겪었던 그것을 떠올렸다가, 엄청난 괴로움에 모든 생각이 다 쓸려나가고 뒤섞여버리고 말았다. 아무 생각도 할 수가 없었다. 지금 이 순간 떠오르는 것은...
"키... 키타아..."
울고만 싶었다. 지금 당장 괴롭기도 했거니와... 자신을 감싸주던 아키야마가 겪던 고통의 정체를 알게 되자, 지금껏 겪어왔던 공포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무서워졌다.
"... 으읏...!"
그렇지만, 이비는 어떻게든 일어섰다. 이 듀얼이 이후 아키야마의 듀얼에 어떻게든 영향을 줄 것이라면... 포기할 수는 없다.
"호오, 일어서다니 대단한 걸? 뭐, 고작 100 포인트 대미지였으니 일어서야겠지. 그 아키야마라는 녀석을 위해서라면 말이야."
페르니는 그 무서운 미소로 일관하며 이비에게 칭찬인지 조롱인지 모를 말을 늘어놓았다.
"참고로 난 사사로운 정이란 건 베풀지 않아. 오만에 찌들어있지도 않지. 상대가 누구건, 계약자라면 더더욱, 철저하게 내 전략대로 상대해줄 뿐이다. 그런 의미에서 여자 꼬맹이, 네 실력이 나보다 한참 아래라고 해서 봐주면서 플레이하는 것 따윈 없을 것이다."
싸늘한 미소진 입에서 터져 나오는 비수 가득한 말에 이비는 눈물을 쓱 닦아내면서 듀얼 디스크에 카드를 세팅할 뿐이었다.
"메인 페이즈2... 마법 카드 [신비의 중화냄비]를 발동하겠어요..!"
마법 카드의 발동과 함께, 팔이 끊어진 부분을 반대 손으로 감싸쥐고 있던 네이쳐 자이언트가 은은한 빛무리가 되어 사라졌다.
이비 LP 3900 → 6000
"제 필드의 몬스터를 릴리스하고, 릴리스한 몬스터의 공격력이나 수비력 중 한 수치만큼 제 라이프를 회복하죠.."
네이쳐 자이언트의 수비력인 2100만큼 라이프를 회복해 대량의 라이프 회복을 해냈다. 이에 소라는 약간이나마 시름을 놓는 것 같았지만... 그 얼굴에 서려있는 불안감과 두려움은 가시질 않았다.
"몬스터를 한 장, 리버스 카드를 두 장 세트하고... 턴을 종료합니다..."
굉장히 힘겨워하는 이비의 모습에 폭주족 일원들도 다시 당혹감에 휩싸이기 시작했다. 그들 입장에선 평범한 듀얼인데 저런 모습을 보는 게 이상하면서도, 단순히 연기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모습이었을 테니.
어쨌든, 페르니는 그 차가운 미소와 함께 카드를 뽑는다.
"내 차례다! 패에서 [인페르노 골렘]을 소환!"
또 다시 페르니의 필드에 거대한 화염이 솟아올랐다. 이번에는 바윗덩어리 몇 개에 화염이 붙은 형태로 공중에 떠오르더니, 그것들이 규칙적으로 배열되며 또 다른 거인의 형상을 띄게 되었다. 불타오르는 주먹을 몇 번이고 맞대 부딪치는 굉음과 불똥 속에서 금방이라도 터져버릴 것 같은 불안과 공포의 힘이 꿈틀거리는 것만 같다.
*인페르노 골렘. 화염 속성. ★4. 화염족. ATK/2000 DEF/1500.
"[인페르노 골렘]의 효과 발동! 일반 소환에 성공했을 경우, 내 필드에 존재하는 화염족 또는 화염 속성 몬스터의 수만큼 상대 필드의 마법이나 함정 카드를 파괴한다."
페르니가 손가락 두 개를 펼쳐 땅을 향하듯 제스쳐를 취하니, 이는 이비의 리버스 카드 두 장을 노린다는 뜻일 터. 당황한 이비는 재빨리 듀얼 디스크의 버튼을 누른다.
"하, 함정 발동! [리미트 리버스]! 묘지에서 공격력 1000 이하의 몬스터를 한 장 특수 소환하는 효과로, [정원사 루나사]를 특수 소환합니다!"
*정원사 루나사. 바람 속성. ★7. 식물족. ATK/ 0 → 3000 DEF/3000.
녹색의 머리칼이 휘날리고, 새하얀 드레스가 팔랑이며 아리따운 아가씨가 모습을 드러냈다. 루나사는 은빛 물뿌리개를 들어 타버린 땅에 새 생명을 주려고 했지만...
"어차피 [인페르노 골렘]의 효과로 [리미트 리버스]가 파괴되면, 그 몬스터도 파괴될 뿐이지."
인페르노 골렘이 화염의 주먹으로 땅을 강하게 내려치자, 이비의 필드에 있던 리버스 카드인 공격 무력화와 리미트 리버스의 자리에 같이 서있던 루나사의 발 밑에서 화염기둥이 강하게 솟구쳐올랐다. 그렇게 루나사는 끔찍한 비명과 함께 불타 사라져버리고 말았다. 크고 작은 불길이 번져가며 이비의 숲이 점점 불타버리는 가운데, 이비는 당혹감을 애써 감추며 덱에서 카드를 한 장 꺼낸다.
"흐읏.. 그래도, [루나사]가 필드에서 파괴되어 묘지로 보내지면, 덱에서 레벨은 4, 공격력은 100 이하인 몬스터를 특수 소환할 수 있다구요! [별모래 요정]을 수비 표시로 특수 소환!"
*별모래 요정. 땅 속성. ★1. 암석족. ATK/ 0 → 1900 DEF/1900.
차르륵 반짝이는 별모래가 담긴 자그마한 병을 안고 있는 작은 요정이 나타났다. 노란 별무늬가 점점이 박힌 까만 드레스에서도 은은한 빛을 발하는 아리따운 아이였지만... 자신이 처한 상황을 아는 건지, 이비와 마찬가지로 굉장히 불안해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배틀 페이즈 진입! [인페르노 골렘]으로 [별모래 요정]을 공격한다!"
인페르노 골렘도 압도적으로 거대한 몸집을 자랑하며, 불타는 손을 넓게 펼쳤다. 그리고, 자신에게 드리우는 거대한 손의 그림자를 절망감 서린 얼굴로 올려보던 별모래 요정을 그대로 손바닥으로 깔아 뭉개버리고 말았다. 거대한 손에서 퍼져 나오는 화염의 열기 섞인 열풍에 이비나 소라는 물론 같이 서있는 2인조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별모래 요정]이 파괴되면, 덱에서 공격력 100 이하의 몬스터를 패로 가져올 수 있어요! [산들바람의 정령]을 패로...!"
하지만 이비의 표정은 점점 어두워지기만 하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이어서 [플레어 드래곤]의 공격! [플레어 드래곤]은 자신 이외의 화염족 몬스터가 존재하지 않으면 공격할 수 없지만, [인페르노 골렘]의 존재로 공격이 가능하지. 그리고, 수비 표시 몬스터에게 관통 대미지도 줄 수 있다!"
"!!"
<그런..!>
플레어 드래곤이 하늘로 한 번 날아올랐다 강하하며 이비의 세트된 몬스터를 노렸다. 정체를 드러내는 세트 몬스터는, 붉은 응원수술을 양 손에 들고 있는 푸른 머리의 소녀, 승리를 이끄는 손 프리야였다.
*승리를 이끄는 손 프리야. 빛 속성. ★1. 천사족. ATK/ 100 → 600 DEF/ 100 → 500.
"아무래도 [산들바람의 정령] 같은 천사족 몬스터를 강화할 목적으로 넣어둔 카드 같지만, 고작해야 벽 신세라니. 어쨌든, 관통 대미지 1500을 받아야겠지?"
플레어 드래곤이 입에서 발사한 거대한 화염탄이 프리야에게 적중했고, 프리야 역시 비명과 함께 불타 사라지고말았다. 그리고, 숲을 불태우는 그 뜨거운 열기는 이비까지도 덮쳐왔다.
"아아아악!!"
이비 LP 6000 → 4500
<이, 이비 씨...>
이번엔 더 큰 대미지를 받아버렸고, 이비는 또 다시 온 몸에 느껴지는 업의 부담감에 비명을 내지르며 쓰러지고 말았다. 어찌할 줄 몰라하는 소라는 그저 울먹이고만 있었고, 상황을 지켜보는 부하들도 뭐라 말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페르니만이 일관되게 미소진 얼굴로 말을 이어갈 뿐이다.
"그래도 걱정하지 마라. 업의 부담감은 대미지 크기에 딱히 비례하진 않으니까. 한 번 견뎌냈으면 또 견딜 수 있지 않겠나? 카드를 한 장 세트하고 턴을 종료하겠다."
섬뜩하게 보일 정도로 냉철하게 듀얼을 해나가는 페르니의 모습에, 부하들은 점점 말을 잃어갔다. 페르니가 유리한 상황이긴 했어도 뭔가 기뻐하기도 그렇고, 어린 여자아이가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니 점점 이상한 기분만 들기 시작했다. 무어라 하지도 못하고 그저 자리만 지키며 서있는 상황에서, 이들이 바라보던 이비는 다시 힘겹게 일어서고는... 카드를 뽑는다.
"드로우...!"
분명 몸이 아픈 건 아닌데 몸에 느껴지는 이 감각... 굉장히 괴롭기만한 이 기운을 애써 떨쳐내며, 이비는 드로우한 카드를 보며 최대한 머리를 굴린다. 그리고 일말의 가능성을 봤다.
'이, 이거면 역전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공주님!'
<... 이비 씨, 죄송합니다.. 저 때문에...>
그런데 슬리핑 뷰티에게서 들려온 말은 갑작스런 사과였다. 이에 이비는 조금 놀란 듯 멍한 표정으로 그녀가 있는 방향을 응시했지만, 이내 강한 결의의 표정을 지으며 두 주먹을 꼭 쥐었다.
'괜찮아요, 저 아저씨랑 싸우게 된 건 공주님 탓이 아니니까요! 그리고, 공주님이 있어서 키타랑 유메 언니도 사이 좋게 지내게 된 거고, 키타의 마음을 더 잘 알게 됐으니까요!!'
<...>
그녀를 위로한 이비는 곧장, 듀얼 디스크에 카드를 세팅하기 시작한다.
"갑니다! 패에서 [소울 리얼라이즈]를 발동!"
효과의 선언을 마치고 이비는 묘지에서 두 장의 몬스터 카드를 꺼낸다. 네이쳐 자이언트와 별모래 요정 두 장을 모두 제외하며, 이비의 목소리가 높아진다.
"제 묘지에서 릴리즈 소재가 될 몬스터들을 제외하고, 릴리즈 소환을 실행하는 효과라구요! 공격력 100인 [네이쳐 자이언트]와 공격력 0인 [별모래 요정]의 힘을 해방! Vindictus!!"
잠시 필드에 모습을 드러낸 네이쳐 자이언트와 별모래 요정이 은은한 연보랏빛의 빛줄기가 되어 땅에 커다란 이중원을 그렸고, 신비한 소환의 문양과 함께 룬 문자 KARMA REALIZE를 빠르게 써나간다.
"동화 나라의 공주님, 영원한 꿈 속에서 해방시켜드릴 테니, 당신의 힘을 빌려주세요! 릴리즈 소환!!"
이비의 눈동자도 소환진과 같은 연보랏빛으로 물들어 빛을 발했고, 소환진에서 강한 빛이 퍼져 나왔다. 강한 여파를 일으켜 숲에 붙은 불길을 날려 꺼뜨리는 그 빛 속에서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는, 아름다운 조형물 같은 받침대에 사슬로 매달려 천천히 움직이는 요람. 그리고 요람에 깔린 이부자리에서 지그시 눈을 뜨는 졸린 눈빛의 그녀가 있었다.
"어서오세요! [슬리핑 뷰티]!"
*슬리핑 뷰티. 빛 속성. ★1. 마법사족. ATK/ 100 → 2400 DEF/2300.
슬리핑 뷰티의 등장에 많은 이들의 표정이 바뀌었다. 소라의 얼굴에는 희망이, 페르니의 얼굴에는 더욱 더 진한 미소가, 그리고 비만 사내는 더욱 큰 긴장감이...
"..."
하지만 슬리핑 뷰티는 뭔가 석연찮은 듯, 표정이 편하지만은 않아 보였다. 아무래도 상대가 상대인만큼 일말의 불안감을 느끼는 걸까. 하지만 이비는 거침없이 듀얼을 이어간다.
"우선, 게임에서 제외된 [네이쳐 자이언트]의 효과로, 전 카드를 한 장 드로우할 수 있어요!"
드로우한 카드를 확인한 이비는 침을 꼴깍 삼키며 잠시 생각에 잠겼다. 하지만, 이내 자신감을 갖춘 얼굴로, 다시 필드로 시선을 돌린다.
"이어서 [슬리핑 뷰티]의 몬스터 효과 발동! 한 턴에 한 번, 묘지에서 공격력 100 이하의 몬스터를 하나 특수 소환할 수 있어요! 다시 나오는 거야, [루나사]!!"
화염에 휩싸여 사라졌던 루나사가 커다란 물줄기와 함께 다시 등장했다. 그 물줄기는 그 규모가 무색하게 그녀가 든 은제 물뿌리개에 들어갔고, 그녀가 뿌리는 물은 재가 된 땅에 새로운 생명을 주고 있었다.
정원사 루나사 ATK/ 0 → 3000
"[산들바람의 정령]도 소환!"
이비의 필드에 가벼운 바람이 일렁이며, 그나마 남아있던 불씨까지 모두 날려버리며 숲에 붙은 불을 완전히 꺼뜨렸다. 그리고 그 바람을 부리는 것은, 연두색 피부와 파란 머리칼이 흩날리는 작은 날개의 요정이었다.
*산들바람의 정령. 바람 속성. ★3. 천사족. ATK/ 0 → 1800 DEF/1800.
단숨에 세 몬스터들이 필드을 채운 상황에 소라는 희망이 깃든 눈동자를 반짝이며 이비를 응원했고, 부하들도 굉장히 놀라는 탄성을 내질렀다. 이대로 공격에 들어가면 페르니의 필드는 정리할 수 있었으니..
"이제 됐어! 어떻게든 될 거야! 공주님, 우선 [플레어 드래곤]을 먼저 공격해주세요!"
"네..!"
아무래도 파괴 내성을 가지고 있는 슬리핑 뷰티로 먼저 공격을 시도했고, 슬리핑 뷰티는 마술을 부리며 나무뿌리를 끌어올려 날카로운 창처럼 만들어 공격 준비를 한다. 그렇게 활로를 찾았다는 기쁨에 이비의 얼굴에 미소가 그려지려는 그 순간... 페르니의 미소가 더욱 섬뜩해지며, 듀얼 디스크의 버튼을 누른다.
"이런. 안타깝지만 공격은 허용 못하지. 함정 카드 [파이어 디재스터] 발동! 내 필드의 화염 속성 몬스터의 수만큼, 상대 필드의 몬스터와 마법 / 함정 카드를 선택해 파괴할 수 있다!"
"에엣!?"
페르니가 손짓을 하자, 플레어 드래곤은 하늘로 날아오르고 인페르노 골렘은 두 팔로 땅을 강하게 내려 쳤다. 하늘로 날아오른 플레어 드래곤이 날갯짓을 하며 화염의 비를 뿌리고 땅을 내려친 두 팔로부터 화염줄기가 뻗어나가며 이비에게로 다가왔다. 기겁하는 이비를 감싸며 보호해주는 슬리핑 뷰티와 두 요정들이었지만, 가장 앞에서 바람의 장벽을 만들던 산들바람의 정령이 불길에 휩싸이고, 하늘에서 쏟아지는 화염의 비로 요정왕의 숲도 거대한 화염에 삼켜지고 말았다.
"아아..! [요정왕의 숲]이..."
산들바람의 정령과 요정왕의 숲이 파괴되어버리자, 소라의 얼굴에는 더욱 커다란 절망감이 서리고 말았다. 요정왕의 숲이 불타 사라지면서, 이비의 몬스터들에게 내려지던 요정의 가호도 사라져버린다. 그렇게 되면..
슬리핑 뷰티 ATK/2400 → 100
정원사 루나사 ATK/3000 → 0
"내 필드의 몬스터 수는 변한 게 없기 때문에, 전투는 계속된다! 너의 제노사이더는 [플레어 드래곤]과 전투를 실행하게 되지! 그리고 그 대미지 스텝시, 패에서 [볼케이노 터틀]을 버리고 효과 발동!"
페르니의 뒤로 갑자기 거대한 화산이 솟아오르더니, 네 개의 다리와 굵고 커다란 머리를 빼내는 거북의 형상을 띄게 되었다. 거대한 볼케이노 터틀의 포효는 등에 얹힌 화산의 분화를 촉진했고, 무수한 화산탄이 뿜어져 나와 사방으로 퍼지는, 공포스러운 장면을 보여주고 있었다.
"내 필드의 화염 속성 몬스터의 공격력은 다음 턴 종료시까지 500 올린다! 그리고 이 효과를 받은 몬스터가 전투로 상대 몬스터를 파괴하면 카드도 한 장 드로우할 수 있지!"
플레어 드래곤 ATK/2000 → 2500
인페르노 골렘 ATK/2000 → 2500
두 화염 몬스터의 공격력이 오르는 것을 본 이비와 슬리핑 뷰티는 또 다시 경악하고 말았다.
"자, 불타 사라져버려라!"
플레어 드래곤의 입에 거대한 화염구가 생성되는 것을 본 슬리핑 뷰티 본인이 다급히 외친다.
"제 능력을 사용하지요! [슬리핑 뷰티]가 파괴될 경우, 대신 아군 필드에 있는 공격력 100 이하의 몬스터를 릴리스하는 것으로 파괴를 막을 수 있고, 상대 필드의 카드를 한 장 파괴할 수 있지요!"
슬리핑 뷰티는 아예 요람에서 뛰쳐나와 직접 자신의 몸으로 이비를 감쌌고, 이들 앞을 루나사가 스스로 뛰어와서 가로막았다. 플레어 드래곤의 입에서 그들을 향해 거대한 화염구가 발사되자, 루나사가 우선적으로 물뿌리개에서 물을 뿌려 물의 결계를 만들어내면서 화염구를 막아냈지만... 완전히 막아내지 못해 그녀도 화염에 휩싸여 사라져버리고 말았다. 하지만 물의 결계에 막히던 화염구는 엄청난 수증기를 만들어내며 폭발했다.
"아아아아아악!!"
이비와 슬리핑 뷰티 모두 강하게 튕겨져 나가며 재가 되어버린 땅을 한참을 굴러버렸다. 강한 폭발의 여파로 생긴 수증기의 폭풍에 플레어 드래곤도 휩싸이며 사라지긴 했지만...
이비 LP 4500 → 2100
이비는 또 다시 받은 커다란 대미지에 괴로움을 호소하고 있었다. 온 몸이 상처투성이가 된 슬리핑 뷰티가 힘겹게 일어서며 이비를 다독여주려 했지만, 지금 상태에서 그녀가 해줄 수 있는 건 없었다. 이비가 받는 부담은 남이 어떻게 해줄 수 있는 것이 아니었기에...
"어째서... 어째서....."
이렇게까지 격차가 심할 거라고는 정말 상상도 못했다. 슬리핑 뷰티가 돌아본, 인페르노 골렘을 옆에 둔 페르니의 얼굴에 새겨진 섬뜩한 미소는 도저히 범접할 수 없는 까마득한 무언가를 상징하는 것만 같았다.
그때처럼... 아무 것도 하지 못한다...
'어째서...!'
슬리핑 뷰티가 아랫입술을 깨무는 것을 본 페르니는 크게 웃어대며 조롱하기 시작한다.
"하하하! 그나마 관통 효과를 가진 [플레어 드래곤]을 파괴한 것 같았는데, 그게 무슨 소용이냐. 이제 너희에게 더 이상의 희망은 없다. 결국 아키야마란 녀석은 제 때에 오지도 않고... 아무래도 그 녀석은 널 아끼지 않는 모양이군."
"... 으윽...!!"
겨우겨우 몸을 일으키는 이비의 두 눈에서 눈물이 터져 나왔다. 정말 열심히 했는데... 아무런 힘이 되지 못했다. 아키야마에게 어떠한 도움도 주지 못했다. 그가 얼마나 힘들게 싸우는지 아는 만큼, 이비는 그를 돕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했지만... 이비의 모든 것은 그 어떤 것에도 닿지 못한 것이다.
"이비..."
울고 있는 이비를 본 소라가 눈치를 보더니, 2인조에게서 떨어져 나와 이비에게 달려갔다. 하지만 2인조도 딱히 막으려는 생각도 않고 그저 멍하니 보고만 있었다. 이는 다른 부하들도 마찬가지. 그리고 2인조는 서로 시선을 교환하더니... 페르니를 향해, 조심스럽게 외친다.
"혀, 형님! 아무리 그래도 이렇게까지 하는 건 너무한 거 아닙니까?"
"그래요! 아무리 정정당당한 듀얼이라고 해도 상대는 어린애인데... 인성질 너무한 거 아니냐고요!"
2인조의 용감한 외침을 시작으로, 페르니의 뒤에 선 십수명의 부하들도 조금씩 입을 열며 페르니에게 항의하거나 그를 설득하기 시작했다. 약간씩 절뚝이며 걸어오는 비만의 사내도 긴장감 품은 얼굴로 페르니에게 다가가며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형님, 계약자나 그런 이해관계가 얽혀있지만... 역시 상대는 어린 여자앱니다. 평소 형님답지 않게 왜 이러시는 겁니까?"
"......"
하지만 페르니는 그런 말들을 들으면서도 가만히 서있기만 했다. 그저, 힘겹게 일어서는 이비를 바라보며, 손짓이나 할 뿐이었다.
"내 일이다. 이건 내가 맡은 일이거든. 그 일을 충실히 수행하기 위한 밑준비라고 보면 될 거다."
"대체 그게 뭐길래...!"
끼이익-!!
순간, 창고 밖에서 타이어가 요란하게 끌리는 소리가 났고, 폐 창고의 철문이 열리며 빛이 새어들어왔다...
"이비이이이이이이!!!!!"
폐 창고문을 연 아키야마가 본 것은, 솔리드 비전으로 만들어진, 불타버린 땅과 타오르고 있는 숲의 모습이었다.
<...! 이건 마치...>
창고로 들어가는 아키야마에게로 모두의 시선이 쏠렸다. 아키야마를 본 소라의 얼굴에 기쁨과 슬픔이 뒤섞인 감정이 서렸고, 이비는 안 그래도 흐르는 눈물이 더욱 더 많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아키야마는 자신을 바라보는 폭주족들이 길을 터주자, 페르니를 볼 수 있었다. 천천히 뒤돌아서며 고개를 돌리는 페르니의 두 눈으로부터... 에스파다 수준의 무거운 업이 느껴졌다.
<역시 에스파다였나!>
아키야마는 이비의 필드에 나와 있는 슬리핑 뷰티와 현 상황을 보며, 순식간에 모든 걸 이해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미간에 주름이 크게 잡히기 시작했다.
"너...!"
"결국 왔군. 하지만 조금 늦은 것 같은데 어쩌나?"
그 말을 한 페르니는 다시 이비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여자 꼬맹이! 여기, 네가 그토록 기다리던 아키야마라는 녀석이 왔다!"
이에 이비의 표정이 싸늘하게 굳어버리고 말았다. 이런 그녀를 보며, 페르니는 미소로 일관하며 말을 이어가기를.
"어쩔 테냐. 너의 라이프 2100 포인트와 필드 상황을 그대로 이 녀석에게 넘겨줄 테냐?"
페르니의 말에 아키야마는 의아함을 감추지 못했다. 저 말을 섣불리 이해하기 힘들었지만, 다음에 나올 말로 확실히 깨달을 수 있었다.
"아니면... 이 듀얼을 끝내고, 아예 새로 시작을 할까? 물론, 이 듀얼이 끝난다는 건..."
그의 손가락은 이비를 감싸고 있는 슬리핑 뷰티를 가리켰다.
"나의 승리로 너의 제노사이더가 정화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
이 말에 아키야마와 비만의 사내가 화들짝 놀라는 표정을 보였고, 소라는 의문을 알 수 없었지만... 뭔가 좋지 않게 흘러간다는 것만은 알 수 있었다. 이비와 슬리핑 뷰티를 번갈아 바라보는 소라의 눈에 들어온 이비도 굉장히 혼란스러워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 그런..."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는 뜻이리라. 만약 이대로 듀얼을 끝낸다면, 다음으로 하게 될 아키야마의 듀얼은 아예 처음부터 시작하게 된다. 즉, 지금 이 필드 조건도 리셋되어 적어도 동등한 조건으로 싸울 수 있게 된다는 것이겠지만 그렇게 되면...
"공주님이..."
"..."
그렇다고 지금의 라이프를 넘겨줄 수도 없었다. 페르니의 필드엔 몬스터도 있고 필드 마법도 있는데다 자신의 라이프는 고작 2100... 이런 불리한 조건에서 싸운다는 건 말도 안 된다. 심지어, 이전에 밤중에 볼플롭스와 듀얼하던 그를 본 적도 있었다. 물론 그때는 아키야마가 이기긴 했지만... 지금은 조건부터가 말이 안 되는 상황이었다. 게다가.. 혹시나, 아키야마가 패배하고 나서도 살아남은 자신을 가만 둘 거라는 보장도 없었으니...
"... 이비 씨."
"공주님..."
"이비 씨가 믿는 길을 가세요. 저는... 괜찮으니까요."
... 한참을 괴로워하며 고민하던 이비는 결심을 굳혔다. 슬리핑 뷰티에겐 미안했지만... 자신만 잠깐 괴로워하면 된다. 아키야마까지도 당한다면, 앞으로는 더욱 큰일이 날 게 뻔했으니... 최소한이라도, 그에게 이길 가능성을 줘야한다. 그러기 위해서...
타탓-
하지만 이비의 결심은 실행되지 못했다. 순식간에 달려온 아키야마가 이비를 품에 꼭 안았기 때문. 이비는 그의 따뜻한 품에 안겨 순간 멍한 기분에 사로잡혔다가, 이내... 더욱 더 많은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참으려고 했던 눈물은 그야말로 봇물이 터지듯, 걷잡을 수 없이 흘러나오며 아키야마의 옷을 적셨다. 마치, 불모지에 비가 내리듯...
"키타아.... 미아내... 진쨔, 진쨔 미아내애... 으흐윽....."
"괜찮아, 이비. 나야말로 미안하다..."
아키야마는 그제야 깨달을 수 있었다. 자신이 보지 못하는 사이 이비에게 얼마나 큰 상처를 줬는지, 그리고 이비가 자신에게 얼마나 많은 헌신을 해왔는지. 이비에게 미안함과 고마움을 함께 느꼈다. 그리고 블러디 아이즈가 자신에게 그런 말을 해준 것을 이해할 수 있었다.
"... 정말 늦게도 깨닫는 구나 나란 녀석은..."
품에서 떼어낸 이비와 눈을 마주친 아키야마의 눈에도 여러 가지 감정이 섞인 눈물이 그렁거렸다. 그는 이비의 손을 꼭 잡아주었다. 그와 함께 내비치는 눈빛에서 느껴지는 업은, 이비의 마음에 커다란 파문을 일게 하기에 충분했다.
"걱정하지 마, 이비. 난 반드시 이길 테니까."
"키타..."
"내게 맡겨."
지금 이 상황은, 이비가 자신을 위해 만들어준 상황이다. 결과가 어떻던간에, 이 가녀린 아이의 마음이 만들어낸 것이다. 그렇기에... 아키야마는 절대로, 그것을 차버릴 수 없다. 그것이 자신의 업이기에.
"호오, 정말로 이어서 하려는 거냐? 라이프 2000 정도로 날 이기겠다고?"
"......"
"큰일을 위해선 작은 것을 쳐낼 각오도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나? 그 아이를 희생시키면 라이프 4000에 내 필드도 리셋 되고, 날 이길 가능성이 더 높아지지 않겠나."
"닥쳐라."
하지만 아키야마는 완강했다. 절대로 흔들리지 않는 그 눈빛과 목소리에 페르니의 표정이 미묘하게 일그러지기 시작한다.
"큰 것을 위해 작은 것은 희생시킬 줄도 알아야지. 여기서 잘못됐다간 더 큰 희생을 초래하게 될 텐데? 아집으로 될 일이 아닌..."
"난 절대로, 작은 희생도 큰 희생도 내지 않아!"
자신의 말을 끊어버리며 내지른 아키야마의 일갈에 페르니의 표정이 더더욱 일그러졌다.
"... 그래? 그렇다면 넌 가차 없이 쳐버려야겠군. 내 친히 쉬운 길을 알려주고 있건만..."
불타오르는 것 같은 아키야마의 눈동자를 보는 페르니의 미소는 싸늘하기만 했다. 아키야마가 듀얼 디스크를 착용해 듀얼을 이으려는 그때, 이비는 손에 들고 있던 마지막 한 장의 카드를 보고는, 입술을 꾹 깨물었다.
"메인 페이즈2, 마법 카드 [새크리피셜 라이프]를 발동! 내 필드의 몬스터를 전부 릴리스해.. 릴리스한 몬스터의 공격력만큼 라이프를 회복한다..."
이비가 마지막으로 발동한 카드에 슬리핑 뷰티는 미소를 지으며 빛으로 산화했고, 그 빛은 이비와 아키야마를 부드럽게 감싸주었다.
이비 LP 2100 → 2200
효과가 끝나고, 이비는 눈물이 그렁그렁 맺힌 눈동자로 다시금 아키야마를 올려다봤다.
"키타... 이게 내가 마지막으로 해줄 수 있는 거야... 정말 미안해...."
고작 100의 라이프가 회복되었을 뿐이었지만... 아키야마는 미소를 지어주었다. 그리고, 이비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그것만으로도 자신에겐 과분했다. 이것으로, 이비의 마음은 아키야마에게 닿았다.
"... 그럼 간다."
아키야마가 듀얼 디스크를 작동시키자, 그 스크린에 정보가 옮겨갔다.
이비 → 아키야마 LP 2200
이비가 넘겨준 것은 라이프 2200뿐. 필드에는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았다. 그에 비해 상대는 필드에 몬스터도 필드 마법도 존재하고, 라이프도 4000으로 만전. 그 차이는 정말 엄청났지만.. 아키야마의 눈빛은 흔들림이 없었다.
"이비의 마음을 가지고 놀다니.. 절대로 용서치 않겠다!"
"말이야 정의의 아군처럼 누가 못하겠나. 뭐, 적어도 그 증오의 마음만은 잘 먹어두라고."
다시 여유를 찾은 듯 실실 미소 짓는 그는 아키야마를 향해 손가락 다섯 개를 펼쳐 보인다.
"약속대로, 패 5장은 새로 뽑게 해주겠어. 그리고 더욱 특례를 줘서, 이번 턴의 메인 페이즈1부터 시작하도록 해주지. 어디 마음껏 날뛰어봐!"
페르니의 호의 아닌 호의에 아키야마는 당당하게 카드 다섯 장을 새로 뽑는다. 그리고 거침없이 필드에 카드를 세팅한다.
<키타, 갑세!>
"간다! [이슬 마수]를 소환!"
"쿠오오!!"
아키야마의 필드에 깨끗한 물이 솟구쳐 오르며, 그것들이 모여 거대한 물의 마수를 만들어냈다. 힘찬 포효로 불타는 땅에서도 고고한 자태를 내뿜는 이슬 마수의 모습에 이비와 소라 모두 긴장한 모습으로 지켜본다.
*이슬 마수. 물 속성. ★4. 물족. ATK/1100 DEF/2100.
"일반 소환에 성공한 [이슬 마수]의 효과 발동! 패에서 레벨 4의 마수를 특수 소환한다! [잿불 마수]를 특수 소환!"
"카아아아!!"
이번에는 맹렬한 불길이 솟구치며, 잿더미가 된 땅에 잘 어울리는 화염의 마수가 탄생했다. 하지만 잿불 마수는 오히려 이 땅을 이렇게 만든 페르니에게 증오를 품기라도 하듯, 그를 향해 사나운 포효를 내뿜고 있었다.
*잿불 마수. 화염 속성. ★4. 화염족. ATK/1900 DEF/1500.
아키야마는 자신의 필드에 나타난 두 마수를 모두 묘지로 보내며, 소리 높여 외친다!
"공격력 1900인 [잿불 마수]와 공격력 1100인 [이슬 마수]의 힘을 해방! Vindictus!!"
두 마수가 산화하며 만들어낸 푸른 불꽃이 땅에 거대한 이중원을 그린다. 그리고 그 안으로 그려지는 웅장한 소환의 문양과 룬 문자 KARMA REALIZE. 푸르게 타오르는 소환진의 엄청난 모습을 모두 경악에 찬 얼굴로 바라보는 그때, 아키야마의 영창이 시작된다.
"세상을 불태우는, 푸른 불길의 화신이 나타나리라! 릴리즈 소환!!"
그의 오른쪽 눈에서 푸른 불꽃이 피어오름과 함께, 소환진에서 거대한 드래곤이 서서히 솟아올라왔다. 검은 갑주를 입은 창백한 피부를 가진 드래곤. 그의 몸 곳곳에 푸른 불꽃이 피어오르고 아키야마와 같이 오른쪽 눈에 푸른 불이 피어오르며 붉은 눈빛이 반짝이는 순간, 거대한 포효가 불타버린 대지를 뒤흔든다.
"[블러디 아이즈 게헤나 드래곤]!!"
"크오오오오!!!"
*블러디 아이즈 게헤나 드래곤. 화염 속성. ★8. 드래곤족. ATK/3000 DEF/2600.
<그의 제노사이더가 나왔군요..>
다시 돌아와, 희망에 찬 한 마디를 해주는 슬리핑 뷰티의 말마따나, 그 거대한 위용에 이비와 소라의 얼굴에서는 어둠이 가시고 페르니의 부하들도 감탄을 내비치기까지 했다. 그런데 페르니는... 뭔가 의미심장한 미소만을 짓고 있었다...
"블러디 아이즈! [인페르노 골렘]을 공격!"
"받아라!"
호기롭게 외치는 블러디 아이즈의 오른손에 맹렬한 푸른 불길이 휘감겼고, 그대로 돌격해 인페르노 골렘의 중심을 강타했다. 강하게 퍼지는 푸른 화염이 인페르노 골렘의 몸을 감싼 붉은 불길을 밀어내 완전히 없애버렸고, 푸른 불길 속에서 인페르노 골렘은 재가 되어 폭발해버리고 말았다.
"음..!"
페르니 LP 4000 → 3500
처음으로 대미지를 받은 페르니였지만 그다지 내색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뭔가 굉장히 흡족한 듯 미소를 짓고는, 목을 뚜둑 꺾으며 몸을 풀기 시작하는 것이 아닌가.
"이거이거... 그 녀석이 왜 나한테 널 상대하라 했는지, 이제야 알 것 같군."
"... 무슨 소리냐."
싸늘하게 되묻는 아키야마였지만, 페르니는 그저 가벼운 손짓으로 손사래를 치고는, 덱에서 카드를 한 장 뽑아들었다.
"[돌아오지 않는 숲]의 효과. 내 필드의 몬스터가 전투로 파괴됐을 경우, 덱에서 화염 속성 몬스터를 하나 수비 표시로 특수 소환할 수 있다. [화염의 마정령 이그니스]를 수비 표시로 특수 소환!"
작은 불덩이들이 일렁이는 곳의 중앙에, 마치 늑대와도 같은 얼굴을 가진 화염의 정령이 모습을 드러냈다. 아주 여유롭게 팔짱을 낀 그는 페르니의 곁에서 한껏 뜨거운 불길을 뿜어본다.
*화염의 마정령 이그니스. 화염 속성. ★4. 화염족. ATK/1500 DEF/1200.
"... 카드를 한 장 세트하고 턴을 종료하겠다."
한 방 먹이긴 했지만, 몬스터를 남겨뒀다는 것이 여간 찝찝할 수 없는 표정이었다. 아키야마의 그런 얼굴을 보며... 페르니가 다시 입을 연다.
"확실히 너겠군 그래..."
"...?"
갑자기 알 수 없는 소리를 하는 것에 모두의 얼굴에 의아함이 묻어난다. 얘기를 하려던 페르니가 문득 주변을 둘러보고는, 자신들의 부하의 이목이 집중되는 것을 확인했다. 그리고..
"뭐야, 너희들은 이제 필요 없어. 모두 꺼져."
지금껏 페르니가 보여줬던 모습들조차도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냉담하고 퉁명스런 그의 표정과 말에 부하들 모두 당황했다.
"아, 아니.. 형님, 대체 왜 이러시는 거에요 진짜?"
"평소의 형님답지 않아요!"
"저희들을 모으고 이끌어주시던 형님이었잖아요!"
부하들은 저마다 좋은 얘기들을 꺼내며 페르니를 설득하기 위해 애썼지만, 페르니는 눈 하나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저 매몰차게 그들로부터 등을 돌릴 뿐.
"안 꺼질 거면 맘대로 해라. 어떻게 되도 상관 안할 테니."
"네...?"
아키야마와 블러디 아이즈를 보는 페르니의 얼굴에 다시 미소가 그려졌다.
"어쨌든, 이 풍경을 봐라. 뭔가 기억나는 게 있지 않나? 내가 이걸 봤을 때 얼마나 황당하면서도 반가웠는데."
그는 주변에, 솔리드 비전으로 만들어진 필드 마법 '돌아오지 않는 숲'을 둘러보며 말했다. 이에 아키야마는 처음에는 멀뚱거렸지만, 이내 블러디 아이즈가 해준 이야기가 오버랩 되며 그 뜻을 파악할 수 있었다.
[BGM Start]
『Deives Veliava』
from.트리 오브 세이비어
"푸른 숲의 주인인 드래곤이여, 내가 너와 한 판 붙기만을 얼마나 기다려왔는지 모른다! 신나게 싸워보자고!!"
"...!"
그 말에 블러디 아이즈도 아키야마와 함께 움찔거릴 수밖에 없었다. 갑자기 그 얘기를 꺼내다니...? 페르니는 굉장히 즐거워하는 얼굴이 되어서는, 자신의 드로우 페이즈를 맞아 카드를 한 장 뽑는다.
"그 자식이 자세히 얘기해주는 게 조금만 더 빨랐더라면 그 때 붙어봤을 수도 있었겠지만... 뭐, 지금이 더 강해져 있을 테니 더욱 즐겁게 싸울 수 있겠지!"
카드를 드로우한 그는 곧장 듀얼 디스크의 버튼을 누르며 효과를 발동한다.
"[돌아오지 않는 숲]의 또 다른 효과 발동! 듀얼 중에 한 번만, 내 필드의 화염족 몬스터를 전부 파괴한 뒤!"
페르니의 선언에, 그의 필드에 있던 이그니스는 괴로움을 호소하며 몸을 비틀더니, 갑자기 거대한 폭발을 일으키며 사라져버렸다. 폭발한 그의 화염 파편이 땅 곳곳에 떨어지며... 다시금 작은 불길이 되어 피어나기 시작했다.
"덱에서 화염족 또는 화염 속성의 텍스트가 기재되어있는 통상 마법 카드를 한 장, 패로 가져올 수 있다!"
페르니의 덱에서 한 장의 카드가 튀어나오고, 그것을 뽑아 보여주고는... 곧장, 듀얼 디스크에 세팅을 한다.
"그리고 바로 발동한다! [인피니트 번]!!"
그러자, 페르니의 필드에 세 개의 거대한 불기둥이 타오르며 솟아나기 시작했다. 갑작스런 화염의 폭발에 부하들이 놀라 뒷걸음질 치는 와중에도, 페르니의 얼굴에는 희열에 젖은 미소가 그려져 있었다.
"내 묘지에서 레벨 4 이하의 화염 속성 몬스터를 임의의 수만큼 전부 특수 소환한다! 이 효과로, [플레어 드래곤], [인페르노 골렘], [볼케이노 터틀]을 특수 소환!"
세 개의 화염기둥이 모두 흩어지면서, 그 안에서 거대한 세 마리의 화염 몬스터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거대한 화염의 비룡과 불길의 바위 거인, 그리고 화산의 거북까지.
*볼케이노 터틀. 화염 속성. ★4. 화염족. ATK/2000 DEF/2000.
"이 효과로 특수 소환한 몬스터들은 공격력 절반, 효과는 무효, 그리고 엔드 페이즈에 묘지로 보내지긴 하지."
플레어 드래곤 ATK/2000 → 1000
인페르노 골렘 ATK/2000 → 1000
볼케이노 터틀 ATK/2000 → 1000
세 몬스터들이 일제히 절반의 공격력을 가지게 된 것을 본 아키야마의 미간에 힘이 들어갔다. 어떤 상황이 올지 짐작을 했기에 긴장과 당혹감에 본능적인 두려움이 발현된 그 표정을 보며, 페르니의 얼굴에 더욱 큰 미소가 그려진다.
"자, 간다! 공격력 1000인 [플레어 드래곤], [인페르노 골렘], [볼케이노 터틀]의 힘을 해방! Vindictus!!!"
페르니의 선언에 그의 세 몬스터 모두가 시뻘건 불길로 산화했다. 단순한 불길만이 있는 것이 아닌, 깃털이 휘날리는 모습으로. 그 불길이 하늘로 솟아올라 거대한 이중원을 그리고, 그 안으로 소환의 문양과 룬 문자 KARMA REALIZE를 써낸다. 이에 이비와 소라의 얼굴에 다시 당혹감이 서렸다.
"끝없이 타오르는 불꽃이여!"
하늘에 그려진 소환진에서 무수한 화염의 비가 쏟아져 내리기 시작했다. 불이 떨어진 지역부터 다시 시뻘건 화염이 피어오르기 시작했고, 이에 사람들은 당황하기 시작했다.
"점화와 소화, 삶과 죽음을 반복하는 영원한 생명이 되어 날아오르라!!"
그의 외침과 함께, 소환진에서 거대한 불덩어리가 튀어나왔다. 떨어져 내려오던 불덩어리는 이내 커다란 불꽃의 날개를 펼치며 불타는 깃털을 사방으로 흩뿌렸고, 길게 휘날리는 화염의 꼬리깃과 날카로운 발톱이 선 두 발, 그리고 뜨겁게 작열하는 것 같은 눈빛까지. 그 모든 것을 드러내며 커다란 교성을 내질렀다.
"퓌오오오오!!!"
"에스파다 카르마 리얼라이즈(ESPADA KARMA REALIZE)!!!"
그리고 페르니도 불이 붙었다. 문자 그대로, 그의 두 눈에서 화염이 터져 나오고 온 몸에서 불이 피어오르며 그의 상의를 모조리 태워 잿가루로 만들어버려 상반신을 나체로 만들어버렸다. 타오르는 불꽃 모양이던 붉은 머리는 진짜로 일렁이는 불꽃이 되었고, 그의 양 어깨에도 화염의 날개가 화려하게 펼쳐졌다. 자신이 있을 곳을 향해 천천히 활강해 내려오는 화염의 새를 올려다보던 페르니의 입에서, 불타는 것 같은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에스파다 피닉스 인페르니어]!!"
*에스파다 피닉스 인페르니어. 화염 속성. ★8. 화염족. ATK/3000 DEF/3000.
거대한 불사조의 모습을 투영한 것 같은 괴인이 되어버린 페르니. 이 광경에 지켜보던 부하들은 아무런 말을 할 수가 없었다. 그저 제 자리에 서서 바들바들 떨고만 있을 뿐.
"혀... 형님...? 이건 대체...??"
"뭐야, 진짜 불이야? 뜨.. 뜨겁잖아??"
그의 몸을 감싼 뜨거운 불길에 다가가지도 못하고 당혹감에 횡설수설하는 부하들을 뒤돌아보는 페르니. 그의 불타는 눈을 바라본 부하들 모두 기겁을 했고...
"꺼져."
그 한 마디에, 결국 터져버리고 말았다.
"으아아아아아!! 괴물이다!!!!"
폭주족들 모두 혼비백산하여 도망쳐버리고 말았다. 제대로 걷지 못하는 비만 사내도 부축하여 데리고 나오긴 했을 정도로 서로 잘 챙기며 도망나온 그들은 각자의 바이크를 타고 순식간에 도주해버리고 말았다. 그렇게 폐 창고 근처에는 아키야마가 타고 온 검은 바이크 한 대와, 세 대의 불꽃 무늬 바이크만이 남게 됐다.
"우, 우, 우린... 어떡하냐...??"
"몰라... 나도..."
이비와 소라의 뒤를 봐주게 된 2인조는 도망칠 타이밍을 잡지 못했던 것. 그들은 망연한 모습으로, 페르니의 필드를 바라보았다. 정확히는, 그의 필드에서 홰치며 공중에 떠있는... 지금, 아키야마의 필드에 있는 드래곤만한 덩치를 가진 거대한 불사조를...
"자.. 이제 본격적으로 놀아보자고! [인페르니어]로 네 녀석의 제노사이더를 공격한다!"
"뭐야? 자폭을 하려는 건가?"
"설마 그럴 리가! [인페르니어]는 전투나 효과로는 파괴되지 않는 효과를 가지고 있다!"
"!!"
일방적으로 이쪽만을 파괴시킬 목적이었던 것이다. 페르니의 명령에 피닉스 인페르니어는 다시금 하늘 높이 날아올랐다. 그리고 강한 날갯짓으로 다시금 화염의 깃털을 사방에 흩뿌렸고, 이미 타오르기 시작한 땅에 다시 한 번, 커다란 불길이 일기 시작했다. 이번엔 시뻘건 화염이...
"키타, 내 능력은 상대에게 공격할 때만 적용되는 효과... 지금 이대로는 위험해!"
"그렇다면 지속 함정 발동! [독기의 마수]! 상대 몬스터를 하나 대상으로 해서 발동하지. 내 묘지에서 마수 몬스터를 하나 장착 카드로 취급해 선택한 몬스터에게 장착 시키고, 그 몬스터의 공격력만큼 네 녀석의 공격력과 수비력을 감소시킨다!"
아키야마가 묘지에서 꺼낸 잿불 마수가 솔리드 비전으로 다시 필드에 모습을 드러내, 요란한 포효를 내지르며 인페르니어에게 맞섰다. 하지만..
"[인페르니어]의 효과! 자신을 대상으로 하는 카드 효과를, 내 묘지에서 레벨 8 이하의 화염족 몬스터를 제외하는 걸로 무효로 해 파괴한다! 플레이밍 페더(Flaming Feather)!!"
강하게 날갯짓을 하자, 불타는 깃털이 마치 화살처럼 날카롭게 변해 아키야마의 필드로 쏟아져 내렸다. 당혹감과 두려움에 서로를 끌어안는 이비와 소라, 그리고 이인조의 비명이 들려오고, 뜨겁게 타오르는 잿불 마수가 오히려 불길에 집어 삼켜져 사라져버리고 말았다.
"이런..!"
"전투는 계속된다. 자, 저 녀석을 불태워버려라!!"
인페르니어가 온 몸의 불길을 더욱 강하게 태워내며, 날개를 펼쳐 급강하하며 돌격을 시작했다. 목표는 당연히 아키야마의 필드에 있는 블러디아이즈. 자세를 잡고 반격을 준비하지만, 그 맹렬한 기세에 대항할 방도는 떠올릴 수 있을 것 같지 않았다..
"피닉스 브레이커(Phoenix Breaker)!!!!"
온 몸에 화염을 두른 불사조의 일격이 블러디 아이즈에게 적중하며, 거대한 폭발을 일으켰다. 굳은 눈빛의 아키야마와 희열에 찬 미소를 짓는 페르니, 그리고 두려움에 떠는 이비와 소라, 폭주족 2인조까지... 모두의 시선이 이 한 점으로 집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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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카드
*에스파다 피닉스 인페르니어. 화염 속성. ★8.
[화염족 / 릴리즈 / 효과]
화염족 몬스터 3장 이상
이 카드는 이 카드의 효과로만 묘지에서 특수 소환할 수 있다. ①: 이 카드는 전투 / 효과로는 파괴되지 않는다. ②: 이 카드를 대상으로 카드 효과가 발동했을 경우, 자신 묘지에서 레벨 8 이하의 화염족 몬스터 1장을 제외하고 발동할 수 있다. 그 효과를 무효로 하여 파괴한다. 그 후, 양 플레이어는 턴 종료시까지 마법 / 함정 카드를 발동할 수 없다. ③: ???
ATK/3000 DEF/3000
안녕하세요? KARMA 101화로 찾아왔습니다!
드디어 새로운 에스파다가 또 모습을 드러냈내요. 3번 효과는 아직 불명이지만...
이비를 비참하게 만들고 압도적인 실력을 과시한 그는 과연 아키야마와 어떤 듀얼을 펼치게 될까요...
그럼 오늘도 즐겁게 읽어주세요!
... 여담이지만, 페르니가 사용하는 카드들은... 어쩌면 기억하시는 분들이 계실지 모르겠네요. (웃음)
-오리카 목록-
*네이쳐 자이언트. 땅 속성. ★5.
[식물족 / 효과]
①: 상대 필드에만 몬스터가 존재하는 경우, 이 카드는 패에서 특수 소환할 수 있다. ②: 이 카드가 제외됐을 경우에 발동할 수 있다. 덱에서 카드 1장을 드로우한다.
ATK/ 100 DEF/2100
*블레이즈 마인. 통상 함정.
①: 화염족 몬스터가 공격 대상이 됐을 경우에 발동할 수 있다. 그 공격을 무효로 하고, 공격한 상대 몬스터의 원래 공격력만큼 상대에게 대미지를 준다.
-불타는 화염구가 땅에 지뢰처럼 박혀있는 모양입니다.
*인페르노 골렘. 화염 속성. ★4.
[화염족 / 효과]
자신 필드에 화염족 몬스터가 존재하지 않을 경우, 이 카드는 통상 소환할 수 없다. ①: 이 카드가 일반 소환에 성공했을 경우에 발동할 수 있다. 자신 필드의 화염족 또는 화염 속성 몬스터의 수만큼, 상대 필드의 마법 / 함정 카드를 파괴한다.
ATK/2000 DEF/1500
*파이어 디재스터. 통상 함정.
①: 자신 필드의 화염 속성 몬스터의 수만큼, 상대 필드의 카드를 대상으로 하여 발동한다. 그 카드를 파괴한다.
-드넓은 숲에 화염의 비가 쏟아지며 거대한 화재가 발생하는 장면입니다.
*볼케이노 터틀. 화염 속성. ★4.
[화염족 / 효과]
①: 일반 소환한 이 카드를 파괴하고, 제외한다. ②: 이 카드를 패에서 버리고 발동할 수 있다. 자신 필드의 화염 속성 몬스터의 공격력은 다음 턴 종료시까지 500 올린다. 이 효과를 받은 몬스터가 전투로 상대 몬스터를 파괴했을 경우, 자신은 카드 1장을 드로우한다.
ATK/2000 DEF/2000
*인피니트 번. 통상 마법.
①: 자신 묘지에서 레벨 4 이하의 화염족 몬스터를 임의의 수만큼 선택하고 발동할 수 있다. 그 몬스터들을 자신 필드에 특수 소환한다. 이 효과로 특수 소환한 몬스터의 효과는 무효화되어 공격력은 절반이 되고, 엔드 페이즈시 전부 묘지에 보내진다.
-맹렬히 타오르는 불기둥 속에서 몬스터들의 눈이 번쩍입니다.
*독기의 마수. 지속 함정.
①: 1턴에 1번, 상대 필드의 몬스터 1장을 대상으로 하여 발동할 수 있다. 자신 묘지에서 "마수" 몬스터 1장을 대상 몬스터의 장착 카드로 취급하여 장착하고, 그 몬스터의 공격력만큼 장착 몬스터의 공격력 / 수비력을 내린다.
-[녹음 마수]가 몸에서 독기서린 진액을 뿜어내는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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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감사합니다~ | 17.10.26 18:3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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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 늦게 댓글 달아봅니다.오늘도 아주 재밌었습니다.감동적이었어요.에스파다 카드들은 하나같이 멋져서,전 새로운 에스파다 카드가 나올 때가 재일 좋더라구요.인페르니어의 3번 효과도 궁금하네요.아마 소생관련 효과겠지요?저도 빨리 팬픽을 쓰고 싶네요.마침 오리카를 보내주신 분들도 많으시니 최대한 빠르게 써야겠지요. | 17.10.26 22:3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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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에스파다들의 디자인과 묘사에 큰 힘을 쏟고 있지요 ㅋㅎ 저도 이곳의 에스파다 캐릭터들을 많이 좋아한답니다~ | 17.10.26 22:49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