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밤. 카라스 텐구 아야마리 츠바사는 푸른 하늘을 바라보았다. 구름 한점 없는 하늘에 둥근 보름달이 카라스 텐구의 마을을 밝게 비추고 있었다. 달빛에 비친 마을은 적막하고 평화로웠다. 물론 카라스 텐구들의 마을중 가장 최중심에 있는 마을인 만큼 안전하기 그지 없는 마을이긴 하지만 계속해서 이 싸움이 이어진다면 아마 카라스 텐구나 백랑 텐구 둘중 하나는 절멸하기 마련이다.
'이누바시리의 말이 맞을지도 모르겠군...'
너무 극단적으로만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장기적으로만 본다면 지금 자신이 바라보고 있는 이 마을의 평화마저 화마에 휩싸일지 모른다고 생각했다. 화합이라는건 언제나 듣기 좋은 말이였다. 지금 당장의 기분에 취해서 화합을 하자고 말한다고 해도...어떻게? 수천년간 이어진 증오를 자신의 말 한마디로 싸그리 씻어낼수 있을까? 불가능하다. 결국 긴 생각 끝에 결론은 하나로 미친다. 이쪽도 화합을 바라보고 있고 저쪽의 수장도 화합을 바라고 있다. 그렇다면 둘이서 손을 잡게 된다면 반대파들을 잡아내는것도 그렇게 어렵지는 않을것이다.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게 되자 아야마리는 지체하지 않고 활과 화살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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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이누바시리가 휘염조와 새로 편성된 수견조를 불러왔다. 막사에 모인 휘염조와 수견조는 긴장된 얼굴로 이누바시리를 바라보았다. 아누바시리는 말없이 우리를 죽 둘러보고는 무겁게 입을 열었다.
"...우리는 오늘 카라스 텐구의 본거지로 간다..."
"드디어. 우리가 놈들을 쳐 죽여버리는 것인가"
슈고키가 고개를 끄덕이고는 말했다.
"아니. 카라스 텐구의 수장이 이런것을 보냈다."
이누바시리는 휘염조에게 츠바사가 보낸 쪽지를 보여주었다. 쪽지는 무언가로 단단히 동여매어져 있었던듯 꾸깃꾸깃했다. 하지만 그렇게 구겨진 종이임에도 불구하고 먹으로 쓴 글씨는 하나도 번지지 않고 뚜렷히 읽을수 있었다.
물론 옛날 방식의 고어가 많이 섞여있었지만 이래뵈도 메이져 소설가다. 이정도 고어는 옛날에 조사를 해본 적이 있어서 간단하게나마 읽을수 있었다. 쉽게 요약을 해보자면 '예전에 네가 했던 제안. 곰곰히 생각해보았더니 네 말이 옳은 점도 있는것같다. 서로 진지하게 담화를 나누어보.지 않겠나' 라는 식의 제안이였다.
"믿을만 한거야? 언제 제안을 한건진 모르겠지만 함정일 가능성이 완전히 없는건 아니잖아?"
내가 물어보았다. 이누바시리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천년동안 이런 수법을 쓴 경우는 지극히 적었다. 그것도 양쪽의 수장들에게 보낸것이 아니라 양쪽의 장수들끼리나 이런 저급한 수작을 부렸었다. 하지만 수장이 수장을 마을로 부르다니...조금은 미심쩍군..."
"그래서 우리를 부른거잖아 언니. 물론 새로 만들어진 수견조까지..."
테루가 수견조의 인원들을 보며 말끝을 흐렸다. 전의 몰살 당해버린 수견조중 테루와 친했다던 텐구가 한명 있었던 모양이다. 안타깝게도 하나비는 살아남지 못했고 수견조의 백랑 텐구중 가장 끔찍한 죽음을 맞이해버렸다. 테츠는 애써 테루가 하나비의 시체를 바라보지 못하게 했지만 테루 또한 하나비가 어떻게 죽었는지는 대충 짐작하고 있던 모양이다. 덕분에 테루는 아직도 수견조의 이야기가 나오면 입가에 웃음이 사라지곤 했다.
"맞다. 너희같이 정예로 이루어진 구성원과 수색에 뛰어난 텐구들까지 모인다면 두려울것이 없지. 그래서 말이다. 너희에게 내 호위를 부탁해도 되겠는가?"
"난 문제 없지만...저 인간. 시작부터 아마리급부터 사급까지 폭풍같이 치고 올라왔단 말이지...믿을수가 없는 녀석이다."
슈고키가 말했다.
"너는 백랑에 대한 소문을 들었겠지?"
"그래. 들었다 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해명이 되지 않지"
테츠가 이누바시리의 말에 반박했다.
"너무 그러지 마라 슈고키. 내가 연습을 하며 저 녀석과 몇번 검을 부딪쳐 본 결과 그렇게 쭉정이는 아닌 모양이더군"
천랑이 나를 두둔해주었다. 슈고키의가 불만스러운듯 가면 너머로 거센 숨을 몰아쉬었다.
"뭐 상관 없다. 어차피 쭉정이라면 조만간 절명할테니 말이야."
슈고키가 그렇게 말하며 발을 구르며 천막을 나갔다.
"...츠바사 오빠가 이해해줘. 저 녀석은 가끔 저렇게 꿍한 녀석이란 말이지"
테루가 입을 삐죽거리며 말했다. 그러고는 이누바시리를 보며 말했다.
"그래서 언니? 언제 출발하면 되는거야?"
이누바시리가 싱긋 미소를 짓고는 책상에 놓여져 있던 가면을 썼다. 내가 맨 처음 환상향으로 떨어졌을때 나를 바라보고 있던 그 가면이였다.
"오늘. 지금 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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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시간은 늘 부족하고...분량은 그만큼 부족해지고...
이거 참 불편하네요.
저는 맘껏 쓰고 싶은데 1시간이라는게 발목을 잡아버리네요.
군대만 아니였다면 10편 안에 끝날 소설인데!
추가로.
금칙어 필터링이 너무 이상해요
생각해보.지 않겠나
해보.지 않겠나
먹어보.지 않겠나
이 뭐 병.신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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