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압 귀찮으신 분들을 위해 두괄식으로 요약합니다.
군주제 시뮬레이션 게임의 유저가 할 수 있는 건, 크게 보자면 딱 두 개 있습니다. 내정과 전투입니다.
그리고 '장수제'라는 이 게임의 유저가 할 수 있는 것도, 크게 보건 작게 보건 딱 두 개 있습니다. 내정과 전투입니다.
창조 PK 2 라고 생각하면 나름 괜찮은 게임입니다.
첫 머리에 언급했던, 내정과 전투라는 시뮬레이션 게임의 기본은 상당히 잘 가다듬어져 있습니다.
그렇지만 장수제라는 면에 중점을 두고, 그것과는 다른 새로운 무언가를 바란다면 이 게임은 답이 없습니다.
저는 후자의 입장이라 지갑도 털리고, 멘탈도 털렸네요.
우선 장점을 간단히 짚어보자면,
창조 PK 자체가 완성도가 그리 나쁘지 않았던 게임인데다가, 아무래도 피드백을 고려해 좀 더 다듬어서 나왔으니까요.
전투는 크게 바뀌진 않았지만 밸런스가 조금 더 잡혔고
전투나 내정에서 잡스러운 무장들도 이전보다는 효율적으로 쓸 수 있습니다.
새로 추가된 가문 및 가신단 구성도 소소한 재미구요.
문제는 이 모든 장점은 다이묘로 플레이 할 때의 얘기고,
일반 무장으로 플레이할 경우, 이 게임은 제가 해 본 게임 중 손에 꼽을만큼의 쓰레기 게임으로 탈바꿈합니다.
일반 가신에서 할 수 있는 건 문명 5 건물짓기를 그대로 따라한 내정입니다.
처음 할 때는 재미있습니다. 나름 머리도 굴려가면서 최대효율을 뽑아내고자 노력하기 때문이죠.
문제는 맵이 딱 2종류라(스타팅 위치만 다릅니다) 몇 번 하다보면 건물 배치 및 확장순서가 답이 바로 나옵니다.
그리고 그리 열심히 할 필요도 없어요. 대충 지어도 말이 안 될 정도의 석고, 상업, 병사를 뽑아냅니다.
대충 맵 전체를 개발하고 나면, 이조어소 석고가 1500이 안 되는데 제 '마을' 석고가 6000이 넘어가고
인구 5000명이 안 되는 마을 하나에서 병사 6500명 이상이 나옵니다. (천왕산 시나리오 히데요시 총 병력이 20000 남짓입니다)
인구가 늘어나면 당연히 석고나 병사나 더 늘어나구요.
어쨌거나 이거 개발 다 하면 가신으로서의 플레이는 더 이상 할 게 없는 겁니다.
여기까지 걸리는 시간요?
처음 할 때는 나름 머리쓰고 계산하느라 시간 좀 걸리는데, 익숙해지면 뻥 안치고 맵 타일 다 개발하는데 30분도 안 걸립니다.
게다가 앞서 언급했듯 맵이 딱 정해져 있어서 반복해서 플레이할 가치도 전혀 없습니다.
타일 다 갈아엎을 때쯤 되면, 아마 유저는 최소 가로(家老)급 이상이고, 성주나 군단장하라고 할 겁니다.
그리고 이 제안을 받아들이는 순간, 이미 수백시간 넘게 플레이했던 창조 PK를 '제한적으로' 다시 플레이하게 되는 것이죠.
창조를 이전에 안 했던 유저는 재미있게 할 수 있는데,
창조 할 만큼 하고, 새로운 무언가를 찾아서 이 게임을 잡은 유저에게, 이 게임의 수명은 바로 여기서 끝나는 겁니다.
넵, 딱 30분만에 끝난다는 거죠.
인물간의 인간관계? 그딴 거 없습니다.
뜬금없이 적국 인물이 놀러와서 '우왕 황금다실 짱 화려하네영' '절을 보니 신심이 깊으신가보네영'
등등 지어놓은 건물들 보고 한마디하고 지 혼자 우호도 쌓고 가든가,
누군지도 모르는 잡무장이 와서 '이 시대를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딴 소리 하는 거 말고는 아무 것도 없어요.
그리고 그렇게 지 혼자 친해진 잡무장이 '님 제 딸과 결혼할래여' 하는 게, 이 게임의 가장 BIG한 이벤트입니다.
쯔꾸르 동인 게임도 최소한 이것보다는 이벤트 성의있게 만듭니다.
지금 예정된 업데이트 중 이벤트 에디터가 있는데, 그냥 뜻이 뻔히 보이는 거에요.
우리는 개같이 만들어놨으니까, 니네가 정승처럼 만들어서 해라. 이거죠.
이에야스의 충실한 수하가 되어 적을 도륙하는 유키무라,
순간이동으로 투입되는 전국시대판 델타포스,
하나하나 적다보면 거의 수필 한 편이 나올 거 같아서, 자잘한 문제점은 그냥 생략하겠습니다.
'장수제'라는 거에 혹해서, 혹시라도 코에이 프라이스 풀로 주고 사시는 분들 없으시길 간곡히 바라며,
비타판 덤핑되더라도 마인드 제로 가격 이하로 떨어지지 않으면 그 돈으로 치킨이나 드시길 바라면서,
이만 소감을 마무리 하도록 하겠습니다.
단, 창조 PK를 한 번도 플레이 해 본 적 없으신 분들이나, 아직 덜 질리신 분들께는
꽤 좋은 게임일 것이라고 사족을 달아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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