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까지나 제 나름 근거를 모아다가 정리한거니까 이게 정답이다라는건 아니고
애초에 좀 모호하니까 비어있는 부분도 있습니다.
우선 현재 시점은 히나코가 20대인 시점. 코토유키와 결혼식장 (1회차 엔딩이 근거)
그리고 고등학교시절 마을에서 온천과 가스재해가 발생했고 (2회차 엔딩 쿠키가 근거)
히나코는 이 재난에서 생존한 재해생존자라는 가정입니다.
마을파트는 히나코가 이떄를 회상 혹은 인형이 그 기억을 기반으로 만든 세계이며
이면세계라고 생각했던 파트가 사실은 현재의 결혼식장의 모습인거죠.
그리고 마을에서 그 날
-아버지와 싸우고 집을 나와 치즈루야에서 친구들과 만남.
-유독성가스재해가 발생하여 사쿠코가 그 자리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짐.
-상황을 파악하지 못하고 도망쳤다가 다시 돌아왔지만 사쿠코는 이미 사망. 혼자두지 않겠다고 약속한 사쿠코가 이렇게 죽자 죄책감과 트라우마가 남음.
-이후 재난을 피해 마을을 해매다가 모종의 이유로 린코도 사망.
-그 뒤 늘러붙은 시체들과 화상입은 부상자들, 온천수와 가스로 가득한 지옥같은 마을을 지나 집까지 돌아옴.
이 재해에서 슈는 같이 살아남았지만 (히나코가 20대가 될 때까지 약을 계속 복용하는 1회차 엔딩이 근거)
히나코의 결혼이 결정되고 결혼식이 다가오자 재해에 대한 트라우마와 절망으로 어느 시점에서 넥타이로 목을 매 사망.
부모님 역시 재해 혹은 그 후의 시점에서 사망. (안개괴물이 된 히나코가 부모님을 죽인 것이 근거)
그렇게 모든걸 잃고 피폐해진 히나코에게 코토유키는 그래도 결혼하자하여 결혼식이 다가온 것이 현재의 시점으로 보입니다.
이 가정으로 놓고보면
여우히나코는 친구들과 부모님과의 과거 모두를 죽이고 결혼이라는 미래로 나아가려는 마음이고 그래서 여우와의 결혼에 순종적이며
인간히나코는 친구들과 부모님에 대한 추억이자 미련. 과거를 간직하려는 마음인 거죠.
그래서 여우히나코는 새로운 신앙인 여우신에 의해 움직였던거고 인간히나코는 과거를 소중히 하는 신앙인 인형에 의해 움직였던 것이구요
이면세계에서 여우히나코가 친구들을 죽이고 마을로 나와 부모님까지 죽이는 것은 과거를 모두 죽임과 동시에 그들의 죽음이 자신의 탓이라는 자책의 의미고
인간히나코를 죽여야한다, 인간히나코가 죽어야만 나아갈 수 있다는 언니의 말도 과거의 미련을 끊어야한다는 의미로 보입니다.
그렇게 과거를 다시 본 히나코가
약물에 의해 착란을 일으키고 결혼식장에서 난동을 부린 것이 1회차 엔딩(사망한 남성은 아무래도 신랑인 코토유키로 추측됨)
넥타이로 목을 매어 죽은 슈에 대한 죄책감으로 결혼을 포기하는 것이 호유기미 엔딩(슈의 사정을 아는 코토유키가 물러나준 것)
미래로 가고 싶은 마음도 과거의 추억도 어느 한쪽을 죽일 필요 없이 제대로 모두 마주하여 선택하겠다는 것이 진엔딩.
이렇게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사힐2가 병간호가족의 비극을 그렸다면
사힐f는 재해생존자의 트라우마에 대해 그리고 있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여담으로 코토유키에 대해서도
히나코는 코토유키가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자신에게 모든 걸 쏟는 노력을 인정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의심도 하고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츠네키가문은 남의 불행에서 원하는것을 얻고 세상에 재난이 있을 때 행복이 온다라는 문서를 봤을때
코토유키는 그야말로 마을의 재난이 왔고 피폐해진 히나코를 아주 손쉽게 손에 넣게 됐으니까요.
그리고 히나코는 그런 의심을 코토유키의 진심을 모욕한다고 생각했으며 그것이 진엔딩 보스전에서 히나코가 내뱉는 말들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한편으로 코토유키 역시 겉으로는 존잘완벽남으로 보이지만 마지막 편지로 봤을때
츠네키가에서 쫓겨난 하녀인 어머니가 아들에게 집착하고 기대해 멀쩡한 가정교육을 받지 못한 것으로 보여서 히나코가 순종적인 상태로 결혼했다면 서로 행복하지 못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진엔딩은 코토유키에게도 완전한 해피엔딩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이렇게 해석하면 그나마 말하고자 아는 바는 알겠는데...
이게 어느정도 맞다고 쳐도 스토리텔링은 완전 꽝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이야기 였다면 최소한 한 회차, 아니 한챕터정도만이라도 슈의 시점이나 다른 시점으로 재해가 일어난 마을을 보여준다거나 하는 식으로
진상을 암시했어야 한다고 보는데 이런 회차 시스템은 진짜로 최악이였습니다. 특히 3회차는 시미즈가에 도착하기 전까진 컷신도 거의 똑같으니...
시나리오가 용기사07이라 전작들에선 회차인 척만하고 설정만 같지 90%는 다른 전개를 써왔었기 때문에
이번에도 회차시스템을 기대했는데 이건 진짜로 최악의 형태로 나와버렸네요.
지금 드는 무시무시한 생각은 지금 이 해석대로라면
슈 역시 약을 복용했고, 재해에서 살아남았으며 최후가 모호하므로
슈를 주인공으로해서 재해가 일어난 마을을 탐사하고 최후에는 넥타이로 목을 매거나 넥타이정장 차림으로 결혼식에 참석하는 멀티엔딩인
유료dlc가 나와버린다면 그게 진짜 최악이 아닐지 ㅋㅋㅋㅋ
아무튼 저는 정말 재밌게 했고 며칠간 스토리를 짜 맞추거나 인물들의 심리를 추측해보거나 장면이 뭘 비유했나를 생각해보는 등
자려고 누워서도 머릿속을 떠나지 않을 정도로 잘 즐겼습니다만
절대로 대중적이지는 않고 이게 맞다고 확신도 안들고 호불호도 굉장히 갈릴 거 같은데 점수가 높은것은 조금 이해가 되지 않긴 하네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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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저도 밑에 적었듯. 슈의 시점에서든 다른 시점에서든 약간이라도 보여줬어야 했다고 생각합니다. 원래는 그런걸 잘 하던 작가였는데 나이 먹고 예술병이 심해진건지 개발팀과의 조율에 실패해서 이런 형태가 된 건지 너무 아쉽네요 | 25.09.27 15:5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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