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정머리가 생긴 고통제조기, '사로스' 프리뷰 체험기
하우스마크가 개발하고 SIE 가 유통하는 게임, ‘사로스’ 가 글로벌 미디어 프리뷰를 진행했다. 그 일환으로 한국 미디어를 대상으로 출시 전 프리뷰 빌드를 플레이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
※ 본 기사에 사용된 게임 화면은 SIE 에서 제공한 자료를 가공, 활용하였습니다.
■ 사로스가 리터널에서 바뀐 부분들
‘사로스’ 는 하우스마크가 제작한 전작 ‘리터널’ 의 연장선에 있다. ‘리터널’ 은 3D 숄더뷰 슈터에 로그라이크를 접목한 게임이었다. ‘사로스’ 는 ‘리터널’ 의 기본기 위에 그에서 얻은 교훈으로 몇가지 중요한 변화를 주었다. 가장 크게 언급해야할 부분은 세가지인데, 먼저 하나의 세션 길이가 훨씬 짧아졌다는 것, 그리고 퍼머넌트 프로그레스, 즉 세션 외부적으로 축적되는 성장 요소가 있다는 것, 마지막으로 런치시점부터 자동 저장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이는 게임 플레이 내내 깊게 느껴지는데, 일단 부활하고 각 보스를 만나 때려잡는게 하나의 세션이고, 이는 20~30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었다. 무엇보다도 ‘리터널’ 은 어디에서 죽더라도 헬리오스에서 시작해야 하는 고통스러운 게임이었지만, ‘사로스’ 는 각 스테이지마다 분절된 플레이를 제공한다는게 가장 크고, 중요한 차이점이다.
각 스탯은 저마다 다른 능력치를 관리한다. 활력은 내구도, 즉 체력이며, 지휘력은 보호막의 용량을 늘려주어 보호막 유지 뿐만 아니라 파워 웨폰을 더 자주 쓸 수 있게 해준다. 마지막 추진력은 적을 처치해 얻는 자원인 루서나이트 획득량에 따른 성장을 가속시켜, 루서나이트를 통해 올라가는 숙련도=획득시 무기등급을 더 빠르게 올라가도록 한다.
■ 전투 - 여전한 총탄지옥, 하지만 매우 논리적인
‘사로스’ 의 전투는 전작이 그랬듯 탄막 중심의 불렛헬 슈팅이다. 적들은 여러가지 패턴의 탄막 공격을 가하며, 주인공 아르준은 두가지 공격 수단과 두가지 생존 수단을 가지고 있다. 기본 무기는 오른쪽 트리거에 배정되어 거의 항시 눌리는 상태며, 무적 프레임 회피와 유지가 가능한 보호막이 있다. 그리고 보호막은 유지 시간 외에 게이지가 따로 있는데, 보호막으로 적의 파란 탄막을 흡수하면 게이지가 차오르고 이 게이지는 파워 웨폰을 쓸 수 있는 자원이 된다. 그리고 적의 보호막을 깰 수 있는 근접 공격이 있으며, 근접 공격을 유지하면 보호막을 세우는 식으로 조작이 통합되어 있다.
그러면서도 전투가 너무 단순화되는걸 막기 위해 적은 크게 두가지 종류의 탄을 뿌린다. 파란색 탄자는 보호막으로 방어할 수 있는, 즉 보호막 충전용 탄자다. 일식 이후, 그리고 보스들이 사용하는 노란색 탄자는 보호막으로 막게 되면 같은 효과를 내지만 대신 아르준의 최대 체력을 깎아버린다. 그러므로 파란 탄자는 최대한 보호막으로 흡수해 무기로 활용하되, 반대로 노란 탄자는 회피를 이용해 절대 맞지 말아야 한다.
무기는 이번 프리뷰에서는 3~4가지를 체험해볼 수 있었다. 핸드캐논, 라이플, 샷건이 있었는데, 3,4 가지 중에서 확신할 수 없는 이유는 어썰트 라이플과 전술 라이플이 종류가 다른 무기인지, 특성화 선택지인지 확신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어쨌거나 이들 무기는 완전히 다른 플레이를 보여주며, 각 무기에 붙는 특성은 전용 특성과 공용 특성으로 구분되어 둘 다 달릴 수도, 하나만 달릴 수도, 둘 다 없을 수도 있다.
■ 탐험, 성장 - 필드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활동이 나를 강화시킨다
탐험할 수 있었던 바이옴은 산산조각 난 오르막과 고대의 심연으로, 각각 스테이지 1 과 2를 담당한다. 루서나이트는 주요한 자원으로, 모든 적이 루서나이트를 드랍하고 드랍한 루서나이트는 일정 시간 동안 먹지 않으면 소멸한다. 맵 탐험으로 얻을 수 있는 다른 자원인 할시온은 능력 강화에 쓰이며 주기를 반복해도 소멸하지 않는다.
비록 이제는 하나의 스테이지를 완료하면 다음 스테이지로 넘어가는 포탈을 생성해 바로 넘어가게 되지만, 스테이지1 에도 이후 스테이지에서 얻는 이동 장치가 설치된 걸로 보아 파밍 또는 다른 게임 플레이 상의 이유로 이전 스테이지도 방문하게 되는 걸로 보인다.
필드에서는 루서나이트와 할시온이라는 자원을 채집하면서 동시에 여러 선택지가 주어진다. 푸른색, 노란색, 붉은색 오브젝트는 각각 다른 타입의 특징을 부여하는데, 기본적으로 아티팩트들은 플레이어 스탯을 증가시킨다. 무기들은 현재의 숙련도 레벨(루서나이트를 수집한 만큼 오르는)에 따라 더 강화되어 몇가지 특징이 붙은 특성화 무기가 나온다. 붉은색 오브젝트는 두개의 선택지를 주는데, 보통 그냥 스탯 증가가 아닌 특수한 효과가 달린 아티팩트와 무기 등 더 좋은 선택지 중에서 하나를 고르게 한다.
앞서 이야기한 아머 매트릭스-영구 성장은 바로 이 필드에서의 성장을 가속시키고 최저선을 높여주는 역할을 한다. 절대 아머 매트릭스의 성장만을 가지고 게임을 수월하게 플레이할 수는 없으며, 필드에서의 성장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아머 매트릭스는 두번째 목숨처럼 유니크한 강화 요소도 포함하고 있기에, 결과적으로 두 성장 방식을 모두 충실히 따라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일식중이거나 아니거나 상관없이 아르준이 사망하면 패널티로 약간의 수량을 깎고 루서나이트를 들고 거점으로 돌아온다. 이 거점에서 아머 매트릭스를 강화하고, 다른 NPC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 스토리 - 미스터리 감성으로 풀어낸
아르준의 거점은 패시지로, 엡실론 IV 의 구성원들이 몸을 숨기고 있는 곳이다. 동료 집행관인 타른이 일식 후에 미쳐버려 이들의 함선을 파괴했고 고립된 엡실론 IV 는 임무와 생존을 위해 고투중이다. 그 과정에서 솔타리 집행관들의 지휘체계인 프라이머리가 복구되고 이 프라이머리를 통해 다음 스테이지로 넘어가는 포탈을 생성하거나 성장할 수 있다.
배경 설정을 하나하나 설명하지는 않지만, 등장인물들이 지구(원어로는 Home 이지만 자막에서 지구로 번역)를 언급하는 걸로 보아 전작의 연장선이거나 솥타리라는 가상의 세력이 등장한 먼 미래의 지구를 배경으로 하는 듯하다.
■ 보스전 - 이 게임의 존재 의의
‘사로스’ 의 꽃은 보스전이라고 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스테이지 1의 보스에서 얻은 카타르시스가 매우 각별했는데, 이는 순전히 스테이지 2 보스는 도전하다가 시간이 끝났기 때문으로 두 보스 다 완성도가 매우 높았다.
이 때문에 종합적으로 보았을 때 한편으론 퍼즐적이면서도 동시에 빠른 반응속도와 적절한 상황판단이 모두 필요한, 지능적인 액션 전투가 잘 만들어졌다고 평할 수 있다.
■ 총평 - 이제는 좀 말이 통하는 사람이 된 느낌
‘사로스’ 는 기본적으로 로그라이크적인 특징이 돋보이지만, 성장과 강화 측면에서는 로그라이크보다는 다른 장르적 특징이 더 많이 보이는 편이다. 선택지가 주어지지만 일단 캐릭터 성장 자체를 크게 3개 스탯으로 압축해놓았으며, 몇몇 예외를 제외하면 대부분 획득하는 아티팩트는 이 스탯을 증가시키는 용도로 주어진다. 여기에 무기 또한 특성 파밍이 매우 중요하지만 각 무기마다 붙는 특성은 일정 범위가 있으며, 예의 로그라이크 게임들처럼 파격적이거나 ‘미친’ 선택지는 존재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무기가 다 쓸만했으며, 특성도 특성 나름이지만 무엇보다도 숙련도를 올려 더 높은 등급의 무기를 얻고 아티팩트를 통해 스탯과 기능을 강화시키는게 중요했다.
때문에 ‘사로스’ 에서의 성장과 강화는 이 스탯을 어떻게 쌓느냐, 그리고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달려있다. 기본적으로 활력과 지휘력은 플레이어의 내구도에 관여하고, 지휘력은 보호막을 올리는 만큼 파워 웨폰을 더 자주, 쉽게 쓸 수 있게 해준다. 당연히 매우 중요한 수치이며, 추진력은 루서나이트 획득량과 이로 인해 올라가는 숙련도를 가속하기에 이들 스탯이 뒷받침되지 못한다면 아무리 많은 오브젝트를 열어 선택지를 반복해도 그 효율이 떨어진다.
그래서 일반 적들과의 전투, 맵 탐험 모두가 성장의 수단이며 최대한 많은 탐험을 할수록-즉 더 많은 고통을 감내할수록 비례하여 강해지는 시스템이다. 결과적으로 플레이어가 지역에 투입되어 하는 행동 모두가 성장과 직결되기에, 이러한 강화체계를 짜놓은 의도가 보인다.
다만, 그만큼 매 주기마다 주어지는 피로감도 상당하다는 부분도 있다. 특히 전투의 설계 자체가 모르면 맞아야지 식에 가깝기 때문에 아깝게 또는 끈질기게 죽는 경우 만큼이나 허무하게 죽는 경우는 많았고 열심히 파밍을 해놓았다면 피로감과 스트레스는 더욱 크게 상승한다. 하지만 이러한 특징은 무조건적으로 단점이라 할 수 없으며 승리 후에 찾아오는 성취감을 극대화하는 효과도 가진다.
그만큼 보스전과 일반 전투의 재미 차이가 매우 커서, 일반 적과의 전투는 뭔가 재미있는 전투의 과정보다는 지루하고 고난한 일의 반복 같은 느낌이 다소 들었다. 아무리 영구 성장 요소가 있다 하더라도 이는 철저히 보조수단이며 그게 전투력을 보장해주지는 않기에 매 주기마다 성장을 다시 쌓은 다음 보스에 도전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보스전이 주는 극한의 카타르시스는 각별했다. 특히 보스의 마지막 페이즈들은 발악 패턴에 가까운데 이를 극한의 감각 몰입으로 계속 피해내고 살아남으면서 공격을 가하다 결국 내가 살아남고 보스가 죽는, 그러한 상황에서 따라오는 감성적인 보상이란 그 어떤 게임보다도 각별하게 느껴졌다. 정말이지 시원했다고 할까.
여러가지 변화로 인해, 이제 ‘사로스’ 는 로그라이크라는 특징이 게임을 대표하고는 있지만 어느 하나의 플레이 타입으로 정의할 수 없는 게임임은 확실하다. ‘리터널’ 이 가진 로그라이크적인 특징이 로그라이크의 팬이 아닌 이들에게는 너무 가혹하기만한 게임으로 여겨지게 만들었던 만큼 ‘사로스’ 는 그러한 약점을 보완하고자 한 점이 눈에 띈다.
‘리터널’ 에서 ‘사로스’ 로의 변화를 한 줄로 비유하자면, 문답무용으로 나를 어떻게 괴롭힐까 고민하던 게임이 이제는 다소 상식인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터미네이터 1편과 2편에서 두 T-800의 차이에 비유할 수 있을지. 물론 아직도 고통을 주는 게임이지만, 그 결과로 얻어내는 카타르시스 또한 각별하며 이 게임에서만 얻을 수 있는 재질의 희열이다. 짧아진 한 세션의 길이, 즉시 저장과 영구적인 성장으로 최저선을 맞춰주기. 로그라이크적인 특성을 다소 포기한 부분은 로그라이크 원리주의자들에게는 다소 아쉬운 일이겠지만, 최소한 기자에게는 이러한 변화가 훨씬 더 반갑고, 아마 대중적인 게이머들에게도 그러할 것 같다.
이번 프리뷰를 통해 살펴볼 수는 없었지만 다른 가장 중요한 평가 요소는 역시 플레이 볼륨일 것이다. ‘리터널’ 이 아무리 취향을 많이 타는 게임이었다 하더라도 그 취향으로도 커버할 수 없었던 부분이 바로 반복 플레이를 가정해도 너무 짧은 플레이 타임과 전체적인 볼륨이었다. ‘사로스’ 는 그보다 더 많은, 아쉽지 않게 깔끔한 뒷맛으로 남길 수 있는 볼륨을 준비했으면 한다.
‘사로스’ 는 오는 4월 30일 PS5 로 출시된다.
| 이명규 기자 sawual@ruliweb.com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