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스타] 총을 들고 싸우는 TPS의 문법을 더한 MMORPG, 'LLL'
30분 동안 진행된 지스타 시연 빌드에서는 짧은 시간 제한이 있기에 극히 일부분은 확인할 수 있는 형태다. 전투 측면을 전달하는 것에 더 큰 비중이 실려있기에, 구체적인 육성 과정에 대한 측면보다는 LLL이 보여주는 첫 인상과 대략적인 게임 플레이를 확인할 수 있는 형태로 꾸려졌다.
● 필드 진입 이전 - LLL의 플레이 개요
플레이어는 게임을 시작하자 마자 하나의 영상을 보게 되며, 이를 통해서 플레이어 캐릭터의 성별과 필드에 진입할 ‘슈트’를 고르는 과정을 거친다. 슈트는 몇 가지가 있지만, 시연에서 마련된 슈트는 두 가지다. 슈트를 고르면 플레이어는 게임을 시작한 ‘방주’라는 장소에서 오크들이 점거한 근미래 서울로 하늘에서 지상으로 떨어지는 과정을 거치며 본격적인 플레이가 시작된다.
TPS의 형태를 가지고 있는 LLL은 일단은 ‘총을 쏘는 것’에서 전투를 시작한다. 좌클릭은 발사에 할당되어 있으며, 우클릭은 카메라를 캐릭터에 조금 더 가깝게 가져가는 조준에 배정된다. 그리고 좌측 ALT 버튼을 통해서 스코프 조준을 할 수 있도록 키가 배정되어 있다. 더불어 엄폐물 앞에서 C키를 눌렀을 때에는 엄폐물에 몸을 가리고 적을 조준하는 것도 가능하다.
총기의 경우 탄종이 구분되어 있으며, 근거리 - 원거리에 따른 피해 경감도 마련되어 있다. 그리고 저격총의 경우 탄도학도 적용되어 있기에 장거리에서 적을 제압할 때에는 이를 고려한 조준과 거리 조정이 필요하다.
탄퍼짐이나 조준점 정렬은 다른 슈팅 타이틀과 비교해서도 꽤 심한 편이다. 조금만 연사해도 조준점이 위로 올라가기 십상이다. 다만, 관련해서 감도 조절이 불가능했기에 -사전 시연 빌드 기준으로 옵션 창은 막혀있었으며, 마우스의 물리적인 감도 조절은 방법을 찾지 못했다. 대략 체감 상으로는 400dpi 정도가 되는 것 같다- 빠른 전투에서의 대응이 어려운 편이다.
약간의 에너지 실드를 들고 적의 탄을 방어할 수 있는 ‘방벽’ / 4m 크기의 구체를 생성하여 탄을 방어하는 ‘안식처’ / 자동 조준이 이루어지는 ‘명사수’ / 순간적으로 투명 상태가 되는 ‘유령’이 그것이다. 이외에도 다른 슬롯의 택티컬 기어를 통해서 회복 드론을 소환하는 등 보조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이러한 택티컬 기어는 사용에 에너지가 필요하다.
플레이어가 하늘에 떠있는 ‘방주’에서 폐허가 된 서울로 낙하하는 것은 일부 배틀로얄 타이틀의 그것을 연상하면 되겠다. 하늘에서 떨어질 지점으로 이동할 수 있으며, 착지 이후 바로 전투와 관련 퀘스트를 진행하는 방식이다. 착지와 동시에 다른 플레이어가 보이며, 다른 이와 협력해 필드를 누비는 경험이 주가 된다.
필드의 경우 플레이어들이 적인 ‘오크’를 제압할수록 지역 내의 경계 단계가 올라간다. 경계 단계가 올라가면 사이렌이 울리며 더 강하고 많은 적들이 등장하는 형태로 설계되어 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헬기를 타고 오크들이 필드에 투입되는 한편, 때로는 ‘파워로더’라 부르는 거대한 몬스터와 보스 몬스터 등이 필드에 투입되어 플레이어를 압박한다.
‘오크’로 설정된 적들은 크게 보자면 경장갑과 중장갑으로 구분할 수 있다. 경장갑은 보통 공격으로 피해를 입는 형태이며, 중장갑은 미사일이나 폭발 공격으로 오크가 두르고 있는 장갑을 파괴한 뒤 공격을 해야 하는 형태다.
그러므로 내가 한 공격이 제대로 적중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적의 움직임을 관찰하는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하여 개발진은 HP나 약점 표기가 없는 것은 의도된 것이라는 설명을 전했으며, 탄종에 따른 별도의 효과 -경장갑 감소 등-도 있다는 것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적의 미니건을 노획하는 등 부가적인 요소도 시스템 상으로 설계되어 있음을 이번 지스타 시연 빌드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 MMORPG에 TPS 전투를 더했을 때
관련해서 언급을 해야 하는 지점은 LLL의 플레이 경험이 루터 슈터의 그것보다는 MMORPG의 플레이 양상에 가깝다는 사실이다. TPS와 MMORPG의 조합이라는 점에서 디파이언스와 같은 타이틀을 떠올리게 되기도 한다.
추후 정식 빌드에서는 달라질 수 있으나, 일단 지스타 시연 빌드 기준으로는 슈팅 보다는 MMORPG에서 플레이어들이 필드에서 만나고 함께 하는 경험을 유도하고자 한 것처럼 느껴진다. 즉, 필드를 중심으로 전반적인 레벨 디자인과 여기서 연관되는 시스템이 짜맞춰 있다. 흥미로운 점도 보여주기는 하지만 동시에, 아래와 같이 혼자서는 다소 플레이하기가 어려운. 혹은 좋은 경험으로 이어지기 어려운 지점들이 동시에 자리하고 있다.
1. 필드 내부에 자리한 구역 상황이 지속적으로 변한다는 점
2. 시연 빌드 기준으로 혼자서는 해결하기 어려운 요소들이 존재한다는 것
3. 체력 회복 요소의 부재
4. 불친절하게 다가오는 상성과 적 약점 표기 등
5. 전반적인 조작감 - 콘솔 기준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조작이 될 수 있는 것들
6. 안전 지대의 부재 - 모든 곳이 전장. 정비를 하다가 죽을 수 있음
LLL은 분명히 TPS의 전투 형태를 가지고 있다. 총을 쏘고 / 엄폐하는 것이 바탕이며, 떄로는 택티컬 기어라 불리는 스킬을 사용해 적을 제압한다. 하지만 그 기저에는 MMORPG의 필드 플레이. 엔씨소프트가 계속해서 보여주고 있는 오픈월드 상태에서의 플레이가 자리잡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다만, 플레이어 개인에게는 필드의 통제권이 거의 없다. 지스타 시연 빌드의 경우 전체 10km로 구성된 서울에서 극히 일부만으로 지역을 한정했기에 발생하는 일일 수도 있다. 하지만 어쨌든 필드의 상황이 다른 사람의 행동으로도 변화하므로, 퀘스트를 오롯이 진행하기는 어려운 편이다. 물론, 시연 빌드에서는 애초에 필드에 다수의 퀘스트가 존재하고 있어 명확하게 플레이를 이끌어가는 구심점을 제공하고 있지는 않지만 말이다.
거대한 필드. 그리고 시시각각 강력한 적이 나오는 구조는 필연적으로 플레이어가 혼자서 할 수 있는 것을 제공하기 보다는, ‘다른 사람과의 협력이 반드시 필요한 구조’를 만들어낸다. 택티컬 기어 또한 스킬의 강력함보다는 약간의 보조적인 요소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플레이어의 상황과 별개로 계속해서 필드의 상황이 변한다는 것은, 다시 말하면 안전지대가 마땅히 없다는 말과 같다. 실제로 LLL의 필드도 그러하다. 장비나 아이템이 드랍되었을 때, 장비창을 열어서 이리저리 정비를 한다면? 그 사이 리젠된 적들에게 피격당해 사망하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실제로도 그러했다)
사망 이후에는 하늘에 있는 방주에서 다시 땅으로 떨어지며, 플레이어가 장소를 골라 착지하는 과정으로 이어진다. 이 시점에서 사람들이 없는 장소에 착지했을 때의 경험은 그리 좋은 것만은 아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전반적인 경험이 다수의 플레이어가 함께 하는 MMORPG의 그것으로 유도하고 있기에 발생하는 상황이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AI가 그리 똑똑하지는 못하다는 것. 일정 지점을 벗어나면 플레이어를 추적하거나 집중포화를 해오지는 않기에, 특정 지점을 빠르게 탈출하여 다른 오브젝트 뒤에 숨는 플레이가 가능하다. 이외에도 일부 건물의 지하 주차장으로 이동하는 식으로 적의 공격에서 벗어나는 플레이가 가능하다.
전반적으로 혼자서 플레이할 수 있는 것이 적음에도 여러모로 불친절한 면도 있다. 아직 가다듬을 필요가 있는 UI/UX 측면은 차치하고, 탄종별 특징이나 적의 약점을 파악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남아 있기도 하다. 이외에도 전반적인 조작감이 오직 PC에 특화되어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있다.
LLL의 경우 달리기(스플린트)와 대시가 별도의 키로 구분되어 있다. 달리기는 토글이 없는 좌측 SHIFT 키이며, 대시는 같은 방향을 두 번 입력하는 것으로 배정된 상태다. PC의 WASD 조작으로는 큰 문제가 없는 것이기는 하지만, 아날로그 스틱으로 대시 조작을 해야 한다고 했을 때에는 영 까다로운 조작이 아닐 수 없다. 이외에도 움직임이 어색하거나 대각선 대시 등이 자연스럽지 못하다는 점 등은 추후 수정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 슈터의 플레이와 MMO - 좁혀지지 않는 약간의 간극
이렇게 보자면, LLL이 지스타 시연 버전에서 보여주는 플레이는 명확하다. 이전에 다수 언급되었던 루터 슈터의 플레이보다는 MMORPG 베이스에 TPS의 전투를 더한 것에 그친다. 실제로 개발자의 의도 또한 명확하다. 10Km 크기로 구현된 서울을 일종의 거대한 던전과 같이 구성한다는 의도를 보여주고 있다. 지상은 물론 지하에 이르기까지 방대한 영역을 하나의 필드로 구성한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넓은 오픈월드에서 다수의 플레이어가 슈팅 플레이를 마주하도록 만드는 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다만, 이러한 경험이 시연 빌드 만으로는 온전한 형태로 다가가기 어려워 보인다. 앞서 언급했던 아쉬운 지점들도 있고 파밍이나 육성 측면의 것들을 제대로 경험하기는 어려워서다. 몬스터도 많고 대응하기 어렵다는 점들은 이를 거든다.
관련하여 이번 지스타 시연 빌드에서는 영역을 한정했기에 밀도가 높은 편이라는 말을 전하기도 했다. 즉, 이번 시연 빌드에서는 의도적으로 영역을 좁게 만들었기에 적이 다수 등장하고 플레이어들의 영향력이 커졌다는 설명이다. 더불어 다수의 플레이어가 참여하는 실제 시연 상황에서는 각 지역에 플레이어들이 시연을 진행할 것이라 예상하고 있으므로, 착지 지점에 몬스터가 많을 때에도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말을 전하기도 했다.
게다가 슈터의 플레이가 전반적으로 어렵고 약간은 불친절한 상태로 제공되고 있기에, 이 부분도 플레이어의 피드백을 받아 수정을 해야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물론, 전투와 플레이 양상을 보여주는 현재 시연 빌드 기준이며, 추후 게임이 완성되는 시점에서는 다른 형태로 마감될 가능성이 있다.
LLL은 시연의 무대인 서울 이외에도 비잔티움과 같은 다른 월드를 보여줄 예정이므로, 이후에는 더 다양한 플레이를 마주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꽤 불친절하고 하드한 방식의 슈터 플레이를 MMORPG라는 무대 위에서 녹여내고자 했던 LLL. 아직 갈 길은 한참 남아있지만, MMORPG + TPS라는 플레이가 어떻게 구현될 것인지를 지켜보는 것도 의미는 있을 것이다.
| 정필권 기자 mustang@ruliweb.com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