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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C] 던그리드 개발팀의 새로운 도전, 팀 호레이 '세피리아' 인터뷰
조회수 15958 | 루리웹 |
입력 2023.08.29 (04: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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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다양한 게임 유통 플랫폼의 발달로 인디 게임도 대중에게 손쉽게 다가갈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 덕분에 인디 게임 개발사는 인지도와 관계 없이 게임만 잘 만들면 성공할 수 있다는 희망이 생겼고, 게이머도 기대를 가지고 적극적으로 재미있는 인디 게임을 발굴할 수 있게 됐다.
그 과정에서 간혹 컬트적인 인기를 끄는 인디 게임이 발굴되기도 한다. 대표적인 예로 지난 2018년 출시된 팀 호레이의 '던그리드'가 있다. 던그리드는 랜덤으로 주어지는 무기를 가지고 던전을 답파해 나가는 2D 횡스크롤 로그라이트 게임으로, 매 판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캐주얼한 게임성과 로그라이트 특유의 랜덤성을 기반한 반복 플레이의 재미를 잘 살려 큰 관심을 받았다.
그 던그리드 개발사가 현재 신작을 개발 중이 있다고 하니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가 없다. '세피리아'는 팀 호레이가 개발 중인 탑다운 액션 로그라이트 신작 게임이다. 횡스크롤이었던 전작과 달리 탑뷰로 플레이 시점이 바뀐 것이 특징으로, 플레이어는 탑 꼭대기 마을의 토끼가 되어 멸망이 뿌리내린 탑의 운명을 바꿔야 한다.
세피리아는 던그리드와 작풍이 비슷해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다른 점이 속속들이 파헤쳐 보면 확실히 다른 점들이 보인다. 과연 세피리아는 어떤 게임이 될까? BIC 2023 현장에서 팀 호레이를 만나 직접 이야기를 들어봤다.
● 안녕하세요. 각자 자기소개 한 번 부탁드립니다.
이현우 = 안녕하세요. 저는 팀 호레이의 프로그래머를 맡고 있는 이현우입니다.
안태현 = 저는 팀장 및 프로그래머를 맡고 있는 안태현입니다.
문지환 = 저는 기획자인 문지환이라고 합니다. 반갑습니다.
● 반갑습니다. 팀 호레이라는 개발팀에 대해서 잘 모를 수도 있는 게이머들을 위해 간단히 팀 소개 부탁드릴 수 있을까요?
안태현 = 저희는 소규모 게임 개발팀인 팀 호레이로, 5명 안쪽의 소규모 개발팀입니다. 2018년 2월 '던그리드'라는 게임을 스팀에 출시한 바 있으며, 출시 후 게이머 여러분들의 과분한 사랑 덕분에 콘솔 버전과 모바일 버전까지 현재 출시한 상황입니다.
안태현 = 던그리드는 저희 팀 호레이의 유일한 출시작이기도 합니다. 지금 개발 중인 게임과 병행 작업하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꾸준히 패치를 진행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신작인 '세피리아'를 개발하고 있으며, BIC 2023에도 세피리아로 출품하게 됐습니다.
● 팀 호레이의 '던그리드'가 컬트적인 인기를 끌은 바 있는데요. 그만큼 팀 호레이의 다음 게임을 기대하고 있는 팬도 많습니다. '세피리아'라는 게임을 개발 중에 있다고 하셨는데, 어떤 게임인지 간단하게 설명 부탁드립니다.
안태현 = 세피리아는 탑다운 로그라이트 장르의 게임입니다. 플레이어는 탑 꼭대기 토끼 마을의 토끼가 되어 앞으로 다가올 멸망의 운명을 막기 위해서 모험을 떠나게 됩니다. 전작인 던그리드도 탑다운 로그라이트 게임이었는데, 과거 던그리드를 개발하면서 얻은 여러 경험을 토대로 그때 좋게 평가해주셨던 점은 살리고, 아쉬웠던 점은 더 개선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문지환 = 세피리아의 뜻은 '세피로트의 나무'에서 가져왔습니다. 유대교의 카발라에 나오는 것인데, '파이널 판타지'나 '블루 아카이브' 등 게임에서 꽤 등장한 편이라 나름 이름이 알려진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어감이 이쁘기도 하고, 의미도 있고, 무엇보다 게임 중에서는 따로 겹치는 이름도 없었기에 이름 짓게 됐습니다.
● 말씀하신 것처럼 전작인 던그리드와 장르가 비슷하고, 아트 스타일도 비슷한 편인데요. 혹시 세계관이 연결된다거나 그런 부분이 있을까요?
안태현 = 두 게임 간 스토리나 세계관의 연관성은 딱히 없습니다. 염두에 두고 개발하고 있지는 않고요. 다만 던그리드를 플레이했던 유저들이라면 뭔가 '이거 그거네.'라고 알아볼 수 있을 만한 그런 아이템, 혹은 콘텐츠를 세피리아 안에 녹여내볼까라는 생각은 가지고 있습니다.
문지환 = 납득할 수 있는 연결점이 있으면 좋겠지만 아직까지는 따로 그런 설정을 추가하진 않았습니다. 장르도 비슷하고 그래픽 스타일도 어느 정도 비슷한 데, 세계관까지 비슷해져 버리게 되면 자기 복제하는 느낌이 강해질 것 같아서 완전 새롭게 시작해보자는 의미도 있습니다.
세피리아 베타 트레일러
● 횡스크롤로 즐기던 던그리드와 달리 이번 세피리아는 탑뷰로 플레이하게 되어 공간이 더욱 넓어졋습니다. 이러한 카메라 시점에 변화를 주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을까요?
안태현 = 이건 개발 초기로 거슬러 올라가 이야기해야 할 것 같네요. 던그리드를 통해 횡스크롤은 충분히, 꾸준히 경험해 봤다고 생각을 했고, 그래서 다음 작품은 탑뷰를 한 번 도전해보자는 생각이 컸습니다. 횡스크롤보단 탑뷰가 더 쉽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을 하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게임 특징상 횡스크롤보단 탑뷰가 더 어울리기도 했고요.
안태현 = 세피리아 초기 버전은 지금과 다르게 많은 유닛들이 뒤엉켜 싸우는 시뮬레이션 요소가 훨씬 더 강했던 게임이었습니다. 따라서 많은 것들을 효과적으로 표현해야 됐고, 그러다보니 유닛끼리 겹치는 일이 잦은 횡스크롤은 제대로 표현이 안된다는 판단 하에 유닛들을 최대한 퍼져서 잘 보이게 할 수 있는 탑다운 뷰를 선택하게 됐습니다.
안태현 = 그런데 막상 탑뷰 형태로 개발해 보니까 횡스크롤보다 훨씬 어렵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습니다.
● 말씀하신 것처럼 탑뷰가 되면서 활용 가능한 공간이 굉장히 넓어졌는데요. 뭔가 다인 협동 플레이라든지 그런 넓어진 공간을 활용하는 콘텐츠를 넣어도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한 기능 추가는 고려해보지 않으셨는지 궁금합니다.
문지환 = 저도 Co-op 형태의 게임을 정말 많이 하는 편이다 보니, 넣을 수 있다면 무조건 넣고 싶고, 그러지 못해서 아쉽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문지환 = 협동 콘텐츠를 넣고자 한다면 단순히 게임 플레이 방식 뿐만 아니라 콘텐츠, 그래픽, UI 등 모든 부분을 Co-op을 가정 하에 만들어야 하죠. 4인 개발 체재에서 그런 것을 모두 고려하다 보면 개발 기간이 굉장히 길어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일단 싱글부터 제대로 만들고 나머지를 생각하자는 마음으로 개발에 임하고 있습니다.
안태현 = 너무 하고 싶은데, 여건상 아직은 때가 아니다. 일단은 출시를, 완성을 우선적으로 하자. 그런 느낌인거죠.
문지환 = 맞습니다. 단지 우선순위가 낮을 뿐, 마음 속으로는 하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공간이 넓어지고, 시점도 넓어지면서 자연스럽게 캐릭터 크기가 작아지게 됐습니다. 던그리드 시절에도 큰 편은 아니었는데, 세피리아는 더 작아진거죠. 그만큼 각 캐릭터의 개성을 표현할 수단도 모호해 졌다고 생각하는데 관련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안태현 = 일단 캐릭터 크기가 작아지다 보니까 확실히 캐릭터 하나하나의 개성을 표현하는 난이도는 던그리드를 개발할 때보다 훨씬 높아졌다고 생각합니다. 공감가는 질문이네요.
안태현 = 크기가 작아진 만큼 작업량 적게 나름의 큰 차이를 만들어낼 수 있게 되지 않은가, 하고 최대한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고요. 그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캐릭터마다 포트레이트 이미지를 넣는 등 노력도 하고 있습니다. 포트레이트 이미지를 잘 활용하면 비슷하게 생겼어도 아예 다른 캐릭터를 보여줄 수 있기 때문에 캐릭터의 개성을 그쪽으로 좀 살려보고자 합니다.
문지환 = 던그리드 같은 경우에는 전투를 메인으로 내세우다 보니 대사도 적고 컷신만 일부 보여주고 스토리나 캐릭터의 성격이 드러나는 부분이 되게 적은 편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반면 세피리아는 스토리 비중이 어느 정도 있는 편이며, 대사나 상황 같은 것으로 많이 표현해 보려고 하고 있습니다.
문지환 = 또 캐릭터 크기가 작아지다 보니 그래픽 작업에 필요한 시간이 많이 줄었습니다. 더 빨리빨리, 여러 인물들을 만들어 캐릭터 크기가 작아진 부분의 아쉬움을 조금이나마 해소할 수 있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세피리아의 등장인물들이 동물이기도 해서 그런 부분을 잘 살리면 괜찮을 것 같습니다.
● 팀 호레이하면 이 게임 이야기를 안할 수가 없을 것 같습니다. '페어리라이츠'라는 게임을 개발 중이다가 모종의 이유로 개발을 취소하게 됐는데요. 나름 뼈대를 갖췄던 게임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런 큰 결단을 내리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안태현 = 페어리라이츠는 저희가 꽤 오랜 기간 열심히 개발했던 액션 게임입니다. 1~2년 정도 개발을 진행했는데, 항상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이것은 정말 매력적인 게임인가, 이 게임이 유저들에게 어떤 재미를 줄 수 있을까 이런 것 말이에요. 고민을 하다 보니까 그 안의 요소들이 정말 엄청나게 계속, 계속 바뀌게 됐습니다.
안태현 = 게임이 계속 바뀌다보니 팀원들도 다들 의욕도 많이 잃었습니다. 기존에 만들던 것을 다 엎고 새롭게 만들기도 하고요. 의욕도 잃고, 갈피를 잡기 힘들고, 많이 힘들었던 시기였습니다.
안태현 = 또 프로그래머 입장에서 말씀드리자면 뭔가를 계속 바꾸게 되면 결국엔 기존에 만들어 놓았던 시스템과 충돌해서 크게 문제를 일으키기도 합니다. 생산성에 크게 문제가 된 거죠. 옛날 코드들이 발목을 잡고 하니까 페어리라이츠는 장기적으로 봤을 때 프로젝트를 고쳐 나가는 것보다는 아예 새로 만드는 것이 낫다고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안태현 = 근데 또 그렇게 생각하면, 그 정도 결심이면 그냥 새로운 게임을 만드는 것이 오히려 낫지 않냐라는 이야기도 나오게 되고, 멤버들이 동의해서 결국 개발을 취소하게 됐습니다.
안태현 = 지나가고 나니 뭐라고 해야 될까요? 경험이 많이 부족했던 개발이 아니었나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페어리라이츠는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었던 프로젝트여서 언젠가는 다시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은 있습니다. 이것도 마음 속으로만 생각하고 있는 그런 내용이고요.
안태현 = 세피리아도 사실 한 번 갈아 엎은 게임입니다. 그래도 다행히 세피리아는 잘 돼서 열심히, 끝까지 출시를 목표로 개발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 팀 호레이는 던그리드라는 나름 성공한 대표작이 존재하고, 콘솔 시장 진출 경험까지 있다는 점에서 성공한 인디 게임팀이라고 평가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이런 성공을 이뤄낼 수 있는 원동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요?
안태현 = 당연하지만, 저희 게임을 플레이해 주시고 사랑해주신 게이머 여러분이 가장 큰 원동력이라고 생각합니다. 빈말로 하는 소리가 아니라 그 분들이 플레이해 주시지 않았다면 저희는 지금쯤 한 팀에서 같이 있는 것이 아니라 그냥 각자 서로 다른 길을 가고 있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안태현 = 다음이 있다면 팀원들 모두 책임감이 강한 편입니다. 그래서 항상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면 우리 게임이 재미있는지, 아니면 재미없는지, 별로인 부분이 있다면 어떤 것이고 어떻게 해야하는 지 각자의 주관을 가지고 항상 의견 교환을 하거든요. 이런 의견을 모아서 게임을 개발하다 보니 이렇게 지금까지 팀 호레이가 개발을 이어나갈 수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안태현 = 팀원들 모두가 게임을 무척 좋아하는데, 각자 좋아하는 게임이 전부 다릅니다. 본인이 이 자을에서 즐겼던 어떤 좋았던 점을 이야기하면 누구는 또 반대 의견을 내기도 하고, 가끔은 이렇게 부딪힐 때도 있지만, 그런 의견 교환을 통해서 프로젝트가 더 좋은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 전작인 던그리드가 큰 반응을 이끌어 냈던 만큼, 이번 신작을 개발하면서 기대와 부담이 공존했을 것 같습니다. 관련해서 각오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안태현 = 항상 저희가 개발하고 있는 게임에 대해 관심을 가져주셔서 대단히 감사드립니다. 저희 스스로가 역량이 좀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있고, 재미있는 게임이 뭔가 항상 고민하고 있지만 아직은 잘 모르겠네요. 고민하고, 또 고민해서 게이머분드렝게 좋은 게임 선보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현우 = 게임을 구매하고 플레이해 주시는 분들이 "이 게임 재밌었다"라는 마음이 들 수 있도록 열심히 개발하겠습니다.
문지환 = 좋은 게임으로 보답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마지막 질문입니다. 팀 호레이가 생각하기에 인디 게임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안태현 = 사실 크게 깊은 생각을 해본 적은 없는 단어입니다. 스팀이나 모바일 앱 스토어 같은 게임 유통 플랫폼이 굉장히 보편화돼서 개발 규모와 상관 없이 대중에게 게임을 손쉽게 제공하고, 노출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다보니 인디 게임은 개발사 입장이 아닌 유저 입장에서 보면 대형 게임이나 소규모 게임이나 그저 똑같은 시장 안에 있는 '그냥 게임'으로 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안태현 = 저희도 어떤 '인디'라는 틀에 얽매이지 말자는 이야기를 항상 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소규모 스튜디오 입장에서 생각을 해봤는데요. 게이머들이 어떤 요소를 재밌다고 느낄지, 재미있는 게임이 도대체 뭔지 고민하면서 만드는 그런 과정이 들어간 산물들을 그렇게 부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현우 = 팀원들 모두의 의견이 잘 반영되는, 그러니까 개발하고 있는 모두의 의견이 자유롭게 들어가는 그런 게임을 '인디 게임'이라고 부를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해봤습니다. 우리가 만들고 싶은 대로, 우리가 넣고 싶은 대로 만들 수 있는 게임이 인디 게임 아닐까요?
| 안민균 기자 ahnmg@ruliweb.com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