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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스타] 상식이지만 지키기 어려운 것, 게임 메이커의 마음가짐… 스트라이킹 디스턴스
조회수 8878 | 루리웹 |
입력 2022.11.19 (12:30:00)
[기사 본문]
크래프톤 산하의 게임 개발사 스트라이킹 디스턴스의 스티브 파푸트시스 CDO 가 지스타와 인벤이 함께하는 IGC 2022 강연을 진행했다. 이번 강연은 ‘The Game Maker’s Mindset(게임 제작자의 올바른 사고방식)’ 이라는 제목으로 개발자로서의 마음가짐에 대해 이야기했다.
게임 메이커의 마인드를 다룰 예정인데, 사실 이 이야기들을 듣고 당연한거 아닌가? 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렇지도 않다. 다른 많은 교훈처럼 이 또한 상식이지만 이걸 실행에 옮기는건 쉽지 않다.
모나리자는 아름답고 구성도 뛰어난 회화이지만 스페셜리스트의 시각으로 보면 전체보다 디테일에 집중하게 된다. 흥미로운 사실은 이 아름다운 작품의 여성에 눈썹이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림은 여전히 아름답다. 그건 그림의 전체적인 구성이 뛰어나고 훌륭한 덕분이다.
이처럼 모나리자는 전체 구성을 보는게 디테일보다 중요하다는걸 상기시켜준다. 개인도 마찬가지다. 게임 개발 중에는 많은 일이 벌어진다. 즉 게임 메이커로 어떻게 성공할 수 있는가 하는 이야기는 게임 프로젝트 전체를 어떻게 잘 바라보고 완성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다.
이 하나의 키워드로 인해 이 게임은 처절한 생존을 담고 있고, 깊은 우주의 공포, 감옥의 폐쇄감 같은 것들이 자연스럽게 파생된다. 이것이 바로 X 이고, 우리 게임은 이렇구나, ‘칼리스토 프로토콜’ 은 어떤 게임이 되어야 하는구나 하는 코드를 알게 된다.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작업이 우리 필러를 위한 것인가? 하는 고민을 계속 해야 한다. 내가 전투 시스템을 만들고 있다고 해보자. 갑자기 나는걸 추가해보자! 그럼 날아 다닌다는 요소가 우리의 핵심, X 에 부합하는가 생각하고 필러를 위한 것인지도 생각해봐야 한다. 그것이 필러를 해친다면 적절하지 않다.
그리고 중요한 부분은 그렇게 해서 개선하고 바꾼 부분을 플레이어나 비평가들이 이것을 인지할 수 있는가 여부다. 즉 게임을 만드는건 플레이어들에게 멋진 경험을 제공하고 그들이 게임으로 주변 사람들과 대화를 하게 만들기 위한 것이다. 과연 내가 작업하고 있는게 그들의 경험에 기여하고 있는가?
그리고 이러한 수정이나 제안들은 리스크을 항상 안고 있다. 많은 이들이 기한에 쫓겨 일하게 되는데 이 작업이 소프트웨어적 위험성을 만드는지 고려해야 한다. 변경과 추가는 에러가 발생할 소지를 늘리기 마련이고 퍼포먼스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그런 위험을 감수할만한지 따져보자. 게임 완성은 이제 마무리 작업을 하기전까지 개발을 마무리 하고 이제 집어넣기를 멈추라고 하는 구간이 있기 마련인데, 거기서 이것까지만 넣을게, 하고 모두 달려들면 게임이 어떻게 될까?
게임 개발자라면 게임과 친숙해야 하고 게임을 잘 알아야 한다. 게임을 많이 해보고 내가 만든 게임의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 디테일에 집착만 하면 안된다. 이걸 플레이할 때 재미있는가, 흥미로운가를 생각해야 한다.
■ Q&A
● 게임 개발의 최전선에 있는데, 게임의 미래에 대해서 물어보고 싶다. VR, 메타버스, NFT 같은 신기술이 과연 얼마나 효용성이 있을까?
스티브 : 제 개인적인 의견을 말해보겠다. 엔터테인먼트의 모든 본질은 똑같다. 개발자의 협업, 재능, 열정에서 시작한다. 기술부터 시작하면 안된다. PS5가 나왔으니까 나도 PS5 에 맞춰 게임을 만들고 싶어, 수십억 달러 벌기 위해서 만들래, 이렇게 만들면 좋은 결과물이 나오지 않고 특히 저엥겐 이건 동기가 되지 않는다. 이러면 플레이어들이 원하는 경험을 줄 수 없다.
개발자들도 열정이 있는 존재이기에 플레이어들에게 반응한다. 스트라이킹 디스턴스가 만든 싱글 게임이고, 내러티브가 있다. 스토리텔링할 때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TV 시리즈나 영화들을 보면 굉장히 많은 콘텐츠가 나오지만 몇몇은 사람들의 호불호가 갈린다. 그럼에도 명확한 비전, 네러티브 목표가 있다면 사람들이 좋아하기 마련이다.
앞으로 무엇이 어떻게 될지는 모르지만 어떤 것이 성공하려면 진정 자신의 관심, 우수한 경험을 선사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플레이어와의 유대감이 중요하다. 뭐 메타버스, 블록체인, 이런 이야기들은 대단해보인다. 하지만 ‘우리가 이걸로 돈을 벌 수 있으니까’ 에서 출발하면 좋은 경험을 주기 어려울거다.
● 칼리스토 만드는 과정에서 가장 힘들었다고 할 수 있는 부분은 무엇이었나?
스티브 : 칼리스토 프로토콜을 만드는건 도전의 연속이었고 어려움이 너무 많았다. 새로운 스튜디오를 만들고, 새로 팀을 만들고, 새로운 기술 플랫폼을 사용했다. 새로운 프랜차이즈를 만드는 작업이었고 캐릭터도 만들었고, 컨셉 등등 모든걸 새로 만들었다.
그런데 그 와중에 코로나 사태가 터졌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그래서 방향을 돌려 재택 근무를 시작했다. 모든게 바뀌었다. 그럼에도 팀원들과 크래프톤이 훌륭히 극복해주었다 서로 도움을 주며 이 게임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프로젝트를 시작하던 3년 반 정도 전에는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었다.
● 새로운 기능이나 플레이 비전을 떠올렸을 때 팀원과 공유하고 비전을 일치시키는 과정에서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 무엇이었는지
스티브 : 아주 좋은 질문이다. 제가 수년간 일하며 커뮤니티 관련해서 깨달은건 많은 사람과 의사소통할 때 중요한건 반복이라는 사실이다. 그리고 반복적인 메시지가 일관되어야 한다. 우리도 사람인지라 반복적으로 전달해야 이해할 수 있다. 여러가지 커뮤니케이션 툴을 사용하지만 모두가 컨셉 단계에서부터 정보를 열람하고 계속 함께 이야기하도록 유지하는게 중요하다. 그 정보를 어디서 찾을 수 있는가? 정보에 대해 누가 무엇을 말했나? 이런 부분들.
● 비전과 필러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하셨는데, 그 비전이나 필러 자체가 잘못되거나 수정이 필요한 경우는 없었는지?
스티브 : 전체적인 비전을 바꾼 적은 없는 것 같다. 게임을 세부적으로 나눠보면 컨셉 디스커버리 단계가 있고, 무엇을 원하는지 정리하고 디자인과 플래닝, 컨셉 단계에서 변화가 생기기도 하고 그 사이에 우리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다시 해석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확실한건 일단 본격적인 프로덕션 이전에 비전을 고정시켜야한다.
그래서 게임의 일부분을 만들어본다. 버티컬 슬라이스라고 하는데 우리가 만든 필러, 핵심 요소를 질문으로 바꾼다. 그리고 이 핵심 요소를 바탕으로 사전에 만들어놓은 게임, 버티컬 슬라이스를 평가하고 이게 좋다면 비전도 필러도 좋다. 만약 이 단계에서 아니라고 판단이 들면 결정을 내려야 한다. 무엇을 어떻게 고칠 것인가? 하지만 그 이후에는 바뀌어선 안된다. 이미 프리 프로덕션에서 정확히 무엇을 만들지 정해야 한다.
스티브 : 일단 제가 나이가 든 걸 일깨워주셔서 고맙다(웃음). 피하고 싶은 실패가 무엇인가. 일단 제가 어렸을 때 몰랐던게 있다면, 당시의 저는 굉장히 많은 열정을 가지고 푸쉬하는 사람이었다. 듣기보다 말하기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저도 성숙해지고 나이가 들었다. 호기심과 열린 마음가짐은 그대로이지만 이제 말하기보다는 호기심을 가지고 귀를 기울이는 쪽으로 바뀌었다.
여러 사람이 말하는 내용 중에서 공통적인 부분이 무엇인가 분석하려고 노력한다. 두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공통적인 제안이 있고, 어떤 아이디어가 좋겠다 하는 부분을 캐치하는게 제 역할이다. 저도 항상 효과적이진 않다. 저도 제대로 못하는 상황이 있는데, 일단 저는 절대로 지시를 하려고 하지 않는다. 무얼 해줘, 라고 직접 말하는건 절대로 피하려고 한다. 그보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이를 반영하려고 노력한다. 경청하고 의사소통하는 것의 본질이라고 생각한다.
사람들 중에 내가 나중에 오너가 되어서 다 부려먹고 명령할거야! 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그렇게는 작업을 할 수 없다. 제가 커리어 사다리를 계속 타면서 성숙해지며 중요하다고 깨달은 부분이 바로 경청이다. 나는 책임자로서 인원들이 협력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서포터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렇게 매일 220명을 서포트해야 한다. 다들 어려운 점에 대해 이야기하기 때문에 집중해서 귀를 기울이려고 한다.
아직 경력이 쌓이지 않았을 때, 어렸을 때 그건 하지 말았어야 했다 싶은 부분은 다른 사람들에게 명령하듯이 이야기했던 것이다. 사람들의 경험 자체도 별로였을거고 자신의 아이디어를 평가절하 당하는 느낌을 받았을 것 같다. 호기심을 가지고 귀를 기울이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 공포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 또는 플레이어르 반드시 공포스럽게 해야할 때 무엇이 필요한가?
스티브 : 한번 타임머신을 타고 데드 스페이스로 가보자. 그 당시 글렌 스코필드가 연출을 맡았는데 우리는 항상 많은 이야기를 했다. 어떻게 사람들에게 겁을 줄까, 무섭게 할까, 어떻게 공포로 몰아넣을까.
호러게임을 만드는데 있어서 흥미로운 건 중요한 타이밍에 여러 교차되는 기능들로 동시에 여러 요소가 관여하게 된다는 것. 플레이어를 단 한 번 놀래키기 위해 수많은 요소가 관여한다. 소리, 크리처의 생김새, 내러티브, 플레이어가 죽으면 얼마나 특별하게 죽어야 하는가. 등등. 때문에 그런 순간을 만드는게 어려웠다.
실제 우주, 실제 공포를 제공하고 싶었다. 그저 판타지 속의 사이파이 게임이 되지 않았으면 했다. 현실적으로 있을 법한 공포를 만들고 싶었고 그래서 우리가 무엇을 구현하고 실현하고 있는지 항상 고민했다.
게임 메이커의 마인드를 다룰 예정인데, 사실 이 이야기들을 듣고 당연한거 아닌가? 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렇지도 않다. 다른 많은 교훈처럼 이 또한 상식이지만 이걸 실행에 옮기는건 쉽지 않다.
모나리자는 아름답고 구성도 뛰어난 회화이지만 스페셜리스트의 시각으로 보면 전체보다 디테일에 집중하게 된다. 흥미로운 사실은 이 아름다운 작품의 여성에 눈썹이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림은 여전히 아름답다. 그건 그림의 전체적인 구성이 뛰어나고 훌륭한 덕분이다.
이처럼 모나리자는 전체 구성을 보는게 디테일보다 중요하다는걸 상기시켜준다. 개인도 마찬가지다. 게임 개발 중에는 많은 일이 벌어진다. 즉 게임 메이커로 어떻게 성공할 수 있는가 하는 이야기는 게임 프로젝트 전체를 어떻게 잘 바라보고 완성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다.
이 하나의 키워드로 인해 이 게임은 처절한 생존을 담고 있고, 깊은 우주의 공포, 감옥의 폐쇄감 같은 것들이 자연스럽게 파생된다. 이것이 바로 X 이고, 우리 게임은 이렇구나, ‘칼리스토 프로토콜’ 은 어떤 게임이 되어야 하는구나 하는 코드를 알게 된다.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작업이 우리 필러를 위한 것인가? 하는 고민을 계속 해야 한다. 내가 전투 시스템을 만들고 있다고 해보자. 갑자기 나는걸 추가해보자! 그럼 날아 다닌다는 요소가 우리의 핵심, X 에 부합하는가 생각하고 필러를 위한 것인지도 생각해봐야 한다. 그것이 필러를 해친다면 적절하지 않다.
그리고 중요한 부분은 그렇게 해서 개선하고 바꾼 부분을 플레이어나 비평가들이 이것을 인지할 수 있는가 여부다. 즉 게임을 만드는건 플레이어들에게 멋진 경험을 제공하고 그들이 게임으로 주변 사람들과 대화를 하게 만들기 위한 것이다. 과연 내가 작업하고 있는게 그들의 경험에 기여하고 있는가?
그리고 이러한 수정이나 제안들은 리스크을 항상 안고 있다. 많은 이들이 기한에 쫓겨 일하게 되는데 이 작업이 소프트웨어적 위험성을 만드는지 고려해야 한다. 변경과 추가는 에러가 발생할 소지를 늘리기 마련이고 퍼포먼스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그런 위험을 감수할만한지 따져보자. 게임 완성은 이제 마무리 작업을 하기전까지 개발을 마무리 하고 이제 집어넣기를 멈추라고 하는 구간이 있기 마련인데, 거기서 이것까지만 넣을게, 하고 모두 달려들면 게임이 어떻게 될까?
게임 개발자라면 게임과 친숙해야 하고 게임을 잘 알아야 한다. 게임을 많이 해보고 내가 만든 게임의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 디테일에 집착만 하면 안된다. 이걸 플레이할 때 재미있는가, 흥미로운가를 생각해야 한다.
■ Q&A
● 게임 개발의 최전선에 있는데, 게임의 미래에 대해서 물어보고 싶다. VR, 메타버스, NFT 같은 신기술이 과연 얼마나 효용성이 있을까?
스티브 : 제 개인적인 의견을 말해보겠다. 엔터테인먼트의 모든 본질은 똑같다. 개발자의 협업, 재능, 열정에서 시작한다. 기술부터 시작하면 안된다. PS5가 나왔으니까 나도 PS5 에 맞춰 게임을 만들고 싶어, 수십억 달러 벌기 위해서 만들래, 이렇게 만들면 좋은 결과물이 나오지 않고 특히 저엥겐 이건 동기가 되지 않는다. 이러면 플레이어들이 원하는 경험을 줄 수 없다.
개발자들도 열정이 있는 존재이기에 플레이어들에게 반응한다. 스트라이킹 디스턴스가 만든 싱글 게임이고, 내러티브가 있다. 스토리텔링할 때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TV 시리즈나 영화들을 보면 굉장히 많은 콘텐츠가 나오지만 몇몇은 사람들의 호불호가 갈린다. 그럼에도 명확한 비전, 네러티브 목표가 있다면 사람들이 좋아하기 마련이다.
앞으로 무엇이 어떻게 될지는 모르지만 어떤 것이 성공하려면 진정 자신의 관심, 우수한 경험을 선사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플레이어와의 유대감이 중요하다. 뭐 메타버스, 블록체인, 이런 이야기들은 대단해보인다. 하지만 ‘우리가 이걸로 돈을 벌 수 있으니까’ 에서 출발하면 좋은 경험을 주기 어려울거다.
● 칼리스토 만드는 과정에서 가장 힘들었다고 할 수 있는 부분은 무엇이었나?
스티브 : 칼리스토 프로토콜을 만드는건 도전의 연속이었고 어려움이 너무 많았다. 새로운 스튜디오를 만들고, 새로 팀을 만들고, 새로운 기술 플랫폼을 사용했다. 새로운 프랜차이즈를 만드는 작업이었고 캐릭터도 만들었고, 컨셉 등등 모든걸 새로 만들었다.
그런데 그 와중에 코로나 사태가 터졌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그래서 방향을 돌려 재택 근무를 시작했다. 모든게 바뀌었다. 그럼에도 팀원들과 크래프톤이 훌륭히 극복해주었다 서로 도움을 주며 이 게임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프로젝트를 시작하던 3년 반 정도 전에는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었다.
● 새로운 기능이나 플레이 비전을 떠올렸을 때 팀원과 공유하고 비전을 일치시키는 과정에서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 무엇이었는지
스티브 : 아주 좋은 질문이다. 제가 수년간 일하며 커뮤니티 관련해서 깨달은건 많은 사람과 의사소통할 때 중요한건 반복이라는 사실이다. 그리고 반복적인 메시지가 일관되어야 한다. 우리도 사람인지라 반복적으로 전달해야 이해할 수 있다. 여러가지 커뮤니케이션 툴을 사용하지만 모두가 컨셉 단계에서부터 정보를 열람하고 계속 함께 이야기하도록 유지하는게 중요하다. 그 정보를 어디서 찾을 수 있는가? 정보에 대해 누가 무엇을 말했나? 이런 부분들.
● 비전과 필러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하셨는데, 그 비전이나 필러 자체가 잘못되거나 수정이 필요한 경우는 없었는지?
스티브 : 전체적인 비전을 바꾼 적은 없는 것 같다. 게임을 세부적으로 나눠보면 컨셉 디스커버리 단계가 있고, 무엇을 원하는지 정리하고 디자인과 플래닝, 컨셉 단계에서 변화가 생기기도 하고 그 사이에 우리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다시 해석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확실한건 일단 본격적인 프로덕션 이전에 비전을 고정시켜야한다.
그래서 게임의 일부분을 만들어본다. 버티컬 슬라이스라고 하는데 우리가 만든 필러, 핵심 요소를 질문으로 바꾼다. 그리고 이 핵심 요소를 바탕으로 사전에 만들어놓은 게임, 버티컬 슬라이스를 평가하고 이게 좋다면 비전도 필러도 좋다. 만약 이 단계에서 아니라고 판단이 들면 결정을 내려야 한다. 무엇을 어떻게 고칠 것인가? 하지만 그 이후에는 바뀌어선 안된다. 이미 프리 프로덕션에서 정확히 무엇을 만들지 정해야 한다.
스티브 : 일단 제가 나이가 든 걸 일깨워주셔서 고맙다(웃음). 피하고 싶은 실패가 무엇인가. 일단 제가 어렸을 때 몰랐던게 있다면, 당시의 저는 굉장히 많은 열정을 가지고 푸쉬하는 사람이었다. 듣기보다 말하기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저도 성숙해지고 나이가 들었다. 호기심과 열린 마음가짐은 그대로이지만 이제 말하기보다는 호기심을 가지고 귀를 기울이는 쪽으로 바뀌었다.
여러 사람이 말하는 내용 중에서 공통적인 부분이 무엇인가 분석하려고 노력한다. 두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공통적인 제안이 있고, 어떤 아이디어가 좋겠다 하는 부분을 캐치하는게 제 역할이다. 저도 항상 효과적이진 않다. 저도 제대로 못하는 상황이 있는데, 일단 저는 절대로 지시를 하려고 하지 않는다. 무얼 해줘, 라고 직접 말하는건 절대로 피하려고 한다. 그보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이를 반영하려고 노력한다. 경청하고 의사소통하는 것의 본질이라고 생각한다.
사람들 중에 내가 나중에 오너가 되어서 다 부려먹고 명령할거야! 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그렇게는 작업을 할 수 없다. 제가 커리어 사다리를 계속 타면서 성숙해지며 중요하다고 깨달은 부분이 바로 경청이다. 나는 책임자로서 인원들이 협력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서포터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렇게 매일 220명을 서포트해야 한다. 다들 어려운 점에 대해 이야기하기 때문에 집중해서 귀를 기울이려고 한다.
아직 경력이 쌓이지 않았을 때, 어렸을 때 그건 하지 말았어야 했다 싶은 부분은 다른 사람들에게 명령하듯이 이야기했던 것이다. 사람들의 경험 자체도 별로였을거고 자신의 아이디어를 평가절하 당하는 느낌을 받았을 것 같다. 호기심을 가지고 귀를 기울이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 공포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 또는 플레이어르 반드시 공포스럽게 해야할 때 무엇이 필요한가?
스티브 : 한번 타임머신을 타고 데드 스페이스로 가보자. 그 당시 글렌 스코필드가 연출을 맡았는데 우리는 항상 많은 이야기를 했다. 어떻게 사람들에게 겁을 줄까, 무섭게 할까, 어떻게 공포로 몰아넣을까.
호러게임을 만드는데 있어서 흥미로운 건 중요한 타이밍에 여러 교차되는 기능들로 동시에 여러 요소가 관여하게 된다는 것. 플레이어를 단 한 번 놀래키기 위해 수많은 요소가 관여한다. 소리, 크리처의 생김새, 내러티브, 플레이어가 죽으면 얼마나 특별하게 죽어야 하는가. 등등. 때문에 그런 순간을 만드는게 어려웠다.
실제 우주, 실제 공포를 제공하고 싶었다. 그저 판타지 속의 사이파이 게임이 되지 않았으면 했다. 현실적으로 있을 법한 공포를 만들고 싶었고 그래서 우리가 무엇을 구현하고 실현하고 있는지 항상 고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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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규 기자 sawual@ruliweb.com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