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본문] 8월 12일 출시된 '컬트 오브 더 램'은 로그라이크 RPG와 건설 시뮬레이션이 합쳐진 게임으로, 출시 후 1주일 만에 100만 장을 돌파하며 인기를 모으고 있다. 필자 역시 처음 게임이 발표될 당시부터 눈길이 가서 개발팀과의 서면 인터뷰를 추진했는데, 세계 각국 매체에서 관심을 보이면서 예상 이상으로 일정이 늦어지게 된 점 양해의 말씀드린다. 참고로 본고의 인터뷰이는 매시브 몬스터의 아트 디렉터 '제임스 피어메인'(James Pearmain)이다.

● 먼저 개발팀에 대해 소개해달라. 총 몇 명이며, 이 게임을 얼마나 오래 만들었는지 궁금하다.

저희는 호주, 싱가포르, 영국에 기반을 둔 독립 게임 개발 스튜디오 매시브 몬스터입니다. 개발 과정에서 팀이 변경되기는 했지만, 지금은 6명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현재는 저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줄리안 윌톤(Julian Wilton), 디자인 디렉터 제이 암스트롱(Jay Armstrong), 프로그래밍을 담당하는 해리슨 기본스(Harrison Gibbons)와 윌리엄 메실레인(William Mesilane), 음악을 맡은 나라야나 '리버 보이' 존슨(Narayana 'River Boy' Johnson)이 함께 하고 있으며, 게임은 약 3년 반 동안 개발했습니다.

● ‘컬트 오브 더 램’의 발상 자체가 상당히 마음에 든다. 귀여움과 섬뜩함을 굉장히 잘 조합한 결과물이다. 이 게임의 최초 발상을 어떻게 만들어냈나?

로그라이크와 콜로니 시뮬레이터의 조합을 꽤 일찍부터 결정했습니다. 무작위로 생성된 맵에서 전투를 하고, 자원을 찾으며 캐릭터를 구출해서 기지로 데려온다는 아이디어죠. 그렇게 데려온 캐릭터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성장하게 됩니다. 저희는 당신이 구출한 캐릭터가 개성을 가지기를 원했고, 플레이어가 그들을 돌볼 때 재미있는 상호작용을 할 수 있기를 원했습니다. 이 두 가지 다른 게임플레이 스타일의 혼합에 있어 어울리는 주제를 오랫동안 생각했습니다. 그러다 동물 숭배자들에 대한 자신만의 컬트를 시작한다는 아이디어가 떠올랐을 때, 이것이 저희가 가야 할 방향이라는 것을 알게 됐죠. 저희 게임은 항상 귀여운 카툰풍이었는데 이 게임에는 좀 더 어두운 주제와 시각적 요소를 집어넣고 싶었습니다. 컬트라는 테마는 저희가 원하던 어두운 방향과 잘 어울렸습니다.

● 여러 장르의 플레이가 한데 섞인 복합적인 게임이지만, 크게 보면 로그라이크 액션과 타이쿤 시뮬레이션의 조합으로 볼 수 있겠다. 이 플레이 요소에 대해서 좀 더 설명해줄 수 있는가? 두 가지 크게 다른 플레이 메카닉이 어떻게 서로를 보완하는가?

게임의 양 사이드가 함께 돌아가며 접근하기 쉽게 하는 것은 개발 과정에서 가장 큰 과제의 하나였습니다. 많은 작업과 다양한 디자인이 필요했죠. 로그라이크는 보통 생존에 관한 장거리 달리기 같은 것이지만, 저희는 낮과 밤의 순환을 통해 여러분이 없는 동안에도 컬트 신도들이 그들의 하루를 보내기를 원했습니다. 덧붙여 게임의 양 파트가 서로를 북돋우길 원했습니다. 당신이 원정에 나설 때 당신은 컬트를 위한 자원과 새로운 추종자들을 찾을 것이고, 교단으로 돌아왔을 때는 추종자들을 관리, 설법하는 과정에서 다음 성전을 위한 강력한 군단으로 키워냅니다. 이 두 가지 서로 다른 파트가 균형을 찾을 때, 게임에 정말 빠져들게 하는 요인이 발생했습니다.

● 게임의 시각적 디자인이 매우 인상적이다. 디자이너가 어떤 부분을 신경 써서 만들었는지, 모티브는 어디서 얻었는지 궁금하다.

저희의 방향성이 마음에 드셨다니 다행입니다. 공감할 수 있는 독특한 세계관을 만들기 위해 저희는 많은 것들을 살펴보았습니다. 미드소마와 위커맨 같은 영화도 보았는데, 그 영화들로부터 이교도와 위카(wiccan)의 스타일을 취했습니다. 어두운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녹아들도록 말이죠. 저희는 여러 아이디어와 살아숨쉬는 컬트가 있는 세계를 만들기 위해 많은 종교적 이미지와 상징성, 신성한 기하학 패턴, 그리고 신비주의 예술 작품을 연구했습니다.

● 게임의 노래와 사운드도 귀여움과 섬뜩함을 잘 녹여냈다. 특별히 이 게임의 사운드를 위해서 신경 쓴 것, 또 이런 분위기의 사운드를 선택한 이유가 있다면?

저희는 멜버른에 있는 나라야나 존슨(Narayana Johnson), 일명 리버 보이와 함께 일하고 있습니다. 그는 독특한 일렉트로닉 비트를 게임에 녹여냈습니다. 음악을 통해 어린 양의 숭배자로서의 정체성을 부여했으며, 게임의 밝고 어두운 주제를 음악으로 전달하는 것을 도왔습니다. 저희는 바깥 세상이 공포로 가득 차있는 어두우며 무서운 곳처럼 느껴지고, 컬트에서의 시간은 좀 더 편안한 안식처처럼 느껴지기를 원했습니다. 나라야나는 이 두 가지 상반된 감정을 강조하는데 정말 도움이 되었습니다.

● 종교를 소재로 하면서 동물들이 등장하는 이유, 그리고 수많은 동물 중에 주인공이 양인 이유는? 전통적인 종교의 양치기와 어린 양의 메타포를 뒤집은 것 같은데...

캐릭터 선택에 있어서는 이미 정해진 답처럼 느껴졌습니다. 저희는 등장 인물들로 동물을 사용하고 싶었는데, 어린 양과 양치기, 양떼에 대한 은유와 많은 종교적 함축성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또 플레이어의 캐릭터가 초반에 희생되었다가 부활되기를 원했는데, 이는 '어린 양'이라는 제물로서의 종교적인 은유와 잘 어울렸습니다.

● 이 게임은 얼마나 많이 반복해서 플레이 할 수 있나? 그리고 반복 시에 쌓이게 되는 오프 게임 요소, 혹은 다음 회차를 진행할 때 누적되는 요소가 있나?

게임이 제공하는 모든 컨텐츠를 즐기기 위해서는 다회차 플레이가 필요합니다. 게임을 진행하면서 컬트를 위한 새로운 교리를 설정하고, 두 가지 다른 교리를 잠금 해제 할 수 있습니다. 당신은 결혼 의식을 선택해 추종자와의 결혼을 선택할 것입니까 아니면 의식 결투를 선택해 두 추종자들이 죽을 때까지 싸우게 만들 것입니까? 추종자들에게 영감을 주며 더 많은 신앙을 갖게 할 수 있는 능력을 선택하거나, 위협적인 능력을 선택해 그들이 더 열심히 일하도록 공포를 심어줄 수도 있습니다. 두 번째 플레이에서는 기존과 완전히 다른 교리를 선택해서 즐길 수도 있죠. 여러분이 내리는 결정은 여러분이 어떤 종류의 컬트 리더가 될 지를 결정합니다. 만약 여러분이 추종자들에게 친절히 대하고 존경받고자 하면 그럴 수도 있고, 의심에 빠진 추종자들을 희생시키거나 추종자들에게 변을 먹이는 등 폭압적인 미치광이가 되고싶다면 그렇게 할 수도 있습니다.

● 여담이지만 개발진이 현재 믿는 종교가 있는지? 있다면 어떤 종교를 믿고 있는지?

개발팀의 나머지 사람들을 대변할 수 없지만, 제가 믿는 종교는 오직 컬트 오브 램 뿐입니다. 비신앙자들에게 새끼 양과 죽음을 찬양하십시오!

● 개발자로서 권장하는 반복 플레이 횟수나 달성 목표, 플레이 시간이 있는가?

메인 게임은 평균적으로 12~15시간이 걸리긴합니다만, 모든 비밀을 찾고 해결하는데는 훨씬 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입니다. 이는 여러분께서 얼마나 오랫동안 컬트를 다스리는데 시간을 소비했는지, 어떤 난이도를 가지고 플레이 했는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저희는 80시간 이상 플레이하신 분도 봤습니다. 또한 출시 후 게임을 업데이트해 플레이어들이 즐길 수 있는 향상된 기능과 콘텐츠를 제공할 계획입니다. 그래서 시간이 지남에 따라 더 많은 할 것과 볼 것을 제공할 것입니다.

● 마지막으로 한국 팬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린다.

저희 게임에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저희는 작은 팀이기에 여러분의 지지가 가장 중요합니다. 저희가 열심히 만든 게임을 즐겨주시면 좋겠네요. 후에 무료 업데이트도 기대해주세요. 컬트 오브 램은 시작에 불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