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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타 스튜디오의 어반 오픈월드 RPG ‘이환’을 드디어 한국어로 즐겨볼 수 있었다. 이번 CBT는 한국어 지원 외에도 도시 생활 콘텐츠가 전체적으로 보강돼 마음 가는 대로 돌아다니며 더욱 풍성해진 헤테로 시티를 즐길 수 있었다.
이환은 초자연 오픈월드 RPG를 표방하는 게임으로, 이상 현상과 인간이 공존하는 '헤테로 시티'를 무대로 다양한 인물과 만나 교류하고, 덮쳐 오는 '이상현상'에 맞서는 이야기가 전개된다. 플레이어는 이상을 간파하는 능력을 가진 '감정사'가 되어 주 무대가 되는 헤테로 시티를 탐험하며 신비로운 사건을 경험하게 된다.
이번 CBT는 드디어 한국 유저들도 체험이 가능했다는 점이 가장 큰 변화겠지만, 더욱 매력적으로 다듬어진 캐릭터, 완성에 가까워졌다고 느껴질 정도로 도시 전체를 꽉 채운 서브 콘텐츠 등이 인상 깊게 다가왔다.
쾌활하면서도 신비로운 헤테로 시티 탐험
이환은 애니메이션 풍 디자인을 3D로 감각적으로 표현했는데, 전체적으로 밝고 쾌활해 보이지만 어딘가 신비로움을 품고 있는 듯한 알록달록한 색채를 보여준다. 겉보기엔 평화로워 보이는 도시에서 생활하며 이면에 숨어 있는 이상현실이라는 특별함을 즐기는 게임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딱 알맞은 그래픽 표현이라고 느껴졌다.
작중 이상현상은 주로 어떠한 강한 집념이나 소원에 의해 탄생한다. 이상현상이 발생하게 된 원인을 찾아내면 봉인하거나 제거할 수 있는데, 이를 '특이점'이라고 한다. 주인공은 본능적으로 이 특이점을 파악하는 뛰어난 직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묘사되며, 이 능력을 기반으로 크고 작은 이상현상을 해결해 나가게 되는 것이 스토리의 줄기라고 할 수 있다.
밝고 쾌활해 보이는 도시 풍경을 묘사하면서 색채가 강하기도 한데,

이는 도시 이면에 이상현상이라는 특별함이 도사리고 있다는 점에서 어울린다고 느껴졌다
이상현상은 현실에 미치는 영향력, 위험도에 따라 봉인, 제거하거나, 일상에 활용되기도 한다. 이상 관리국에 수용돼 있다가 탈주를 감행한 R-3707 '그림 없는 액자'처럼 공간을 왜곡하고 폭력성을 동반하는 이상현상은 관리 대상으로 지정된다. 반면, 전화 부스에 입장한 사람을 삼켜 특정 장소로 순간이동 시키는 '레로레로 전화부스' 같은 위험하지 않고 일상에 도움이 되는 이상현상은 봉인하거나 제거하지 않고 일상에 활용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위험도만 낮다면 민간인이 수집하고 거래하는 것을 허용하기도 한다.

이상 관리국에 수용돼 있던 R-3707 '그림 없는 액자'

폭력성이 강하고 공간을 왜곡하기도 한다

반면 '레로레로 전화부스' 같이 일상에 도움이 돼 용인되는 경우도 있다
스토리 연출은 과장된 몸짓과 대사, 개그가 자주 나와 대체로 가벼운 분위기로 전개되지만, 때로는 심각하고 무서운 분위기도 보여주는 등 이상현상이 결코 만만하게 볼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강조한다. 일부 표현에서 개그 욕심이 과하다는 느낌을 주기도 하는데, 개인적으로 캐주얼한 SCP 재단 느낌이라서 재밌었다.
일부 연출이 과장된 면이 있다

어떻게 보면 개그 욕심이 과한 느낌이 든다고 해야 할까

마냥 밝고 쾌활한 것은 아니고 나름 무게를 잡는 연출도 있다

각 이상현상이 탄생하게 된 배경이나 모티브가 된 원본 같은 걸 알아가는 재미가 있었다
더욱 명확해진 전략 액션
이환의 전투는 이동, 공격, 회피를 조합한 스타일리쉬 액션을 지향한다. 적의 공격 타이밍에 맞춰 회피할 시 '극한 회피'가 발동되고 잠시 동안 무적 효과를 획득하게 된다. 적이 공격 전에 몸에 빨간 신호가 표시돼서 그에 맞춰 회피를 하면 극한 회피를 발동하기 쉽다. 타이밍을 정확히 읽어내면 연속 반격으로 이어지는 흐름은 꽤 시원하게 느껴졌다.
극한 회피 발동 후 일정 시간 내 일반 공격을 사용하면 극한 반격이 발동되고, 적의 붕괴 수치를 대폭 깎아낼 수 있다. 붕괴 수치가 0이 된 적은 붕괴 상태에 빠져 행동을 멈추고 붕괴 피해를 받는다. 붕괴 상태는 일정 시간이 지나면 해제된다.
적이 특수 기술을 사용하려 할 때는 특별한 경고 알림이 나타나는데, 이때 공격을 정확히 명중하면 반격기가 발동해 공격을 막아내고 적을 경직 상태로 만든다. 반격에 성공하면 캐릭터는 사이클 수치를 획득하고 자동으로 극한 회피 부가 효과를 얻게 된다.
극한 회피와 반격기를 활용한 스타일리쉬한 전투가 진행된다
캐릭터마다 전투 스타일이 달라서 골라 쓰는 재미가 있다
사이클 수치는 전투 중 적에게 피해를 주면 획득할 수 있는 것으로, 가득 차면 파티 내 다른 캐릭터와 교체하는 것으로 '에스퍼 사이클'을 일으킬 수 있다. 에스퍼 사이클은 '블라썸', '헥스', '노바', '스코치', '디스코드', '차지', '스테인', '레모라', 등이 있으며, 어떤 속성의 이능력을 조합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파티를 편성할 때 속성 조합과 발동 조건, 효과, 추천 캐릭터를 따로 설명해 줘서 이해하는데 크게 어려움은 없었다.
두 가지 이능이 융합하면 '에스퍼 사이클'이 발동한다. 사진은 '블라썸'

파티 조합을 어떻게 하면 어떤 시너지를 내는지 보여주기도 한다
특정 캐릭터 스킬은 탐험에 활용되기도 한다. 대표적으로 첫 번째 픽업 캐릭터로 예상되는 S급 이상 헌터 '나나리'는 스킬 사용 시 본래 엉금엉금 기어 올라가야 하는 벽을 두 발로 성큼성큼 걸어 올라갈 수 있게 된다. 이를 활용하면 고층 빌딩 위 수집품이나 이상현상을 추적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캐릭터마다 액션이 천차만별이고, 효과도 다양해서 연구하는 재미가 있다. 교체로 반격이 가능한 캐릭터, 상대의 공격을 카피하는 캐릭터, 약한 적은 즉시 처형하는 캐릭터 등 특수한 능력을 가진 캐릭터도 있어 전략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대표적인 전투 외 탐험에도 도움이 되는 캐릭터 '나나리'
채워진 도시 생활, 도시 타이쿤
이환의 강점은 도시 형태의 오픈월드를 제시하고, 그 안을 직접 탐험하며 즐길 거리를 찾아낼 수 있는 자유도에 있다. 이번 CBT에서는 더욱 풍성하게 채워진 도시 생활 콘텐츠를 만나볼 수 있었다.
나만의 집을 가져보는 '부동산'은 원하는 가구를 배치하여 집을 꾸며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마음에 드는 캐릭터를 초대하여 함께 교감할 수도 있어 특별했다. 모든 서브컬처 팬들이 꿈꾸는 "내 아내임"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콘텐츠라고 할 수 있다.
집마다 배치할 수 있는 '이상 가구'는 저마다 특수한 능력을 지니고 있어 게임을 즐기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예를 들어 '부엉이 경보'는 집에 돌아오면 수배도를 초기화해 주며, '정비공'은 집에서도 차량 정비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해준다.
내 아내임
차고에서는 소유 중인 차량을 관리할 수 있다. 호감도 레벨이 2 이상인 캐릭터는 보조석에 태우고 함께 다닐 수도 있다. 차량을 튜닝하면 가속력이나 접지력 등 여러 성능이 올라가게 된다. 모든 부품을 완전히 튜닝하려면 거의 집 한 채 값에 가까운 비용이 들어가, 꾸준히 재화를 모을 필요가 있다.
나만의 점포를 운영해 보는 '별미 카페'는 메뉴를 개발하고 재료를 채워 넣는 것으로 자동 운영되는 방치형 재화 벌이 콘텐츠다. 영업 시간에 따라 누적 매출이 발생하고, 그것을 인출할 수 있다. 꾸준히 즐길수록 부족한 재화를 보충할 수 있는 콘텐츠라고 보면 된다.
다양한 미니 게임을 모아둔 ‘도시 일상’ 메뉴도 마련돼 있다. 시내 배송, 카레이싱, 스위프트, 바다 낚시꾼, 마작, 테트로미노, 점장 특제, 핑크퍼스를 털어라, 파워코드 등 다양한 미니 게임이 존재하고, 매주 보충되는 '도시 활력제'라는 스태미너를 소모해 즐길 수 있다. 보상으로 재화를 얻을 수 있고, 보상과는 별개로 다른 플레이어와 대전을 즐길 수 있기도 하다.

다양한 도시 생활 콘텐츠가 준비돼 있다
카레이싱은 생각보다 본격적이다
헤테로 시티 한 구석을 트랙으로 활용하는데
박으면 차량이 파손되고, 비가 오면 미끄러워서 조심스럽게 운전해야 하는 등 세세한 차이가 있다
길을 지나다 보면 딱봐도 수상해 보이는 물체나 공간이 눈에 띄기도 하는데, 접근하면 이상현상에 휘말리게 되기도 한다. 주변에 이상현상이 있다는 것은 미니맵 색이 변하는 것으로 감지할 수 있다. 이상과 거리가 가까워지면 레이더 표식이 켜지며, 거리가 가까워질수록 색이 파란색->초록색->주황색->빨간색 순으로 바뀐다. 색이 점점 붉어질수록 긴장감도 함께 올라가는 구조다. 1회성 콘텐츠가 있는가 하면, 한 번 클리어하면 이후 반복 플레이가 가능한 콘텐츠도 있다.
이들 이상현상은 도시를 자유롭게 탐험하다 자연스럽게 만나게 될 수도 있지만, 평소라면 잘 가지 않을 것 같은 지형에 숨어 있거나, 등장 시간대가 정해져 있는 등 아무런 힌트 없이 찾는 것은 쉽지 않다. 숨겨진 요소를 찾아내는 것에 익숙하지 않은 이들을 위해 '이상 의뢰'를 통해 아예 추적 가능한 퀘스트 형태로 진행하는 것도 가능하다.
무작정 돌아다니다 보면 갑자기 이상 레이더가 발동하기도 한다
밤거리를 질주하다 만나게 된 이상현상
따라올 테면 따라와 보라는 듯이 도발하며 질주하는 푸른 화염의 오토바이
터널을 통과하자 특별한 공간으로 빨려 들어가고
등장하는 머리 없는 라이더
싸움이 시작된다

기본적으로 조건이 맞으면 나타나는 식이지만, 추적 가능한 퀘스트 형태로도 진행이 가능하다
범죄를 저지르고 도망치거나 맞서 싸우는 콘텐츠도 보다 디테일해졌다. 도시에서 행인 또는 차량을 공격하거나, 타인의 차량을 강제로 빼앗거나, 차량 운전으로 공공시설을 파괴하는 등 도시 치안에 영향을 주는 행위를 하면 수배도가 오르고, 일정량 누적되면 수배가 발동된다. 수배 상태에서 체포되면 교도소에 수감된다.
교도소에서는 얌전히 수감 생활을 즐기다 풀려나거나, 보석금을 내고 바로 석방되거나, 탈옥을 시도할 수 있는데, 탈옥을 시도하다 걸리면 수감일이 늘어난다. 탈옥 루트가 나름 다양해서 조건을 알아내는 재미가 있었다.

도로에서 일어난 시비

만약 시민을 공격한다면?

수배도가 오르고

치안관이 플레이어를 잡으러 온다
잡히면 즉각 교도소행
선택에 따라 탈옥도 가능하다
반대로 도시의 치안을 지키는 활동도 할 수 있다. 길을 걷다 보면 불량배가 노점의 물건을 훔쳐 달아나거나, 시민을 협박해 돈을 빼앗으려 하기도 하는데, 이를 처치하면 보상을 얻을 수 있다. 주요 보상인 '착한 찍찍이 쿠키'는 섭취 시 수배도가 대폭 감소하는 효과가 있다.
수집하고 싶어지게 만들어 주지
서브컬처 수집형 RPG의 핵심은 뭐니뭐니해도 캐릭터와의 교감이다. 이환은 캐릭터의 호감도를 올릴 때마다 받을 수 있는 보상이 확실하고, 집에 초대하거나 함께 드라이브하는 등 교류 콘텐츠도 준비돼 있다. 무엇보다 벌써부터 준비되어 있는 스킨이 많다.

호감도가 오르면 특별한 이벤트도 감상 가능하다

집에 초대했을 때 가능한 교류 액션도 늘어난다
캐릭터 뽑기는 결과 뿐만 아니라 과정도 즐길 수 있도록 연출한 것이 인상 깊었다. 그저 정해진 확률에 따라 보상을 받는 것이 아닌, 보드게임처럼 주사위를 굴려 말을 이동해 멈춘 칸의 이벤트에 따라 보상을 획득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이벤트는 '견습생 보물상자', '용사 보물상자', '내 동료가 돼라', '한 번 더!', '방향치 기물 상자', '안식의 땅', '아크 라이트 블라인드 박스', '오늘의 코디', '튜닝 타임', '풍향계' 등 다양하다. 이 중 견습생 보물상자, 용사 보물상자에서는 낮은 확률로 S급 캐릭터가 등장한다.
시스템이 상당히 복잡하게 설계돼 있어 정확한 메커니즘은 파악하기 어렵지만, 결론적으로 픽업 뽑기는 반천장 없는 90회 확정 천장이 있으며, 픽뚫은 없다. 70회 동안 S급 캐릭터를 뽑지 못할 경우 보드판이 변형되어 곳곳에 S급 캐릭터를 확정 획득 가능한 칸이 등장한다. 변형 전 보드에서 주사위 1회로 S급 캐릭터를 획득할 기본 확률은 약 1%이며, 변형 보드에서는 그 확률이 19.6%로 올라간다.
같은 캐릭터를 중첩하면 돌파하여 캐릭터를 더 강하게 만들 수 있는데, 돌파 횟수에 따라 강화 능력이 다른 것이 아니라, 능력을 자유롭게 장착할 수 있는 슬롯이 추가되는 형태로 설계돼 있다. 캐릭터별 강화 능력은 6가지가 있고, 열려 있는 슬롯에 자유롭게 착용했다 해제했다 할 수 있다. 특정 강화 능력을 획득하기 위해 돌파 횟수를 강제하지 않는 방식이라 좋았다.

돌파하면 슬롯이 개방되고, 능력은 원하는 것을 골라 넣을 수 있게 되어 있다
완성에 가까운 콘텐츠, 출시가 머지 않았다
이번 CBT는 한국어 지원과 함께 게임의 구조와 방향성을 보다 선명하게 드러낸 자리였다. 막연한 ‘가능성’이 아니라 확실한 ‘형태’를 보여줬다는 점에서 기대치를 끌어올리기에 충분했다. 단점은 줄이고, 강점은 더욱 살려 내실을 탄탄하게 다진 모습으로 말 그대로 출시가 머지 않았다는 느낌을 준다.
과연 이환이 선보일 초자연 어반 판타지 도시 생활은 어떤 형태로 완성될 지, 정식 출시가 무척 기대된다. 현재 사전예약을 진행 중이며, 정식 출시는 PC·모바일·PS5로 예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