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국립공원에서 약 50㎞ 떨어진 삼봉산에서 서너 살 된 반달가슴곰이 확인됐다. 무인카메라에 찍힌 곰의 목 둘레에는 올무 자국으로 추정되는 흰 줄이 나 있었다.
4일 환경부와 국립공원공단은 삼봉산에서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인 반달가슴곰 한 마리가 살고 있는 사실을 최근 확인했다고 밝혔다. 삼봉산은 반달가슴곰 종복원사업이 이뤄지고 있는 지리산과는 50㎞ 떨어져 있으며, 덕유산과 가야산 사이에 있다.
국립공원공단 국립공원생물종보전원과 시민단체인 반달곰친구들은 ‘지리산 외 지역 반달곰 서식 관찰’ 과정 중 지난 9월 초 반달가슴곰 1마리가 삼봉산 무인카메라에 찍힌 모습을 최근 확인했다. 영상에 포착된 곰은 귀발신기를 착용한 흔적이 없어 자연에서 태어난 3∼4살 아성체(새끼와 성체의 중간)로 추정된다. 성별은 확인되지 않았다. 땅 속에 묻힌 먹이를 파먹는 곰의 목 둘레에는 털이 빠져 하얗게 보이는 줄이 나 있었다. 국립공원공단은 곰이 올무에 걸렸다가 탈출하면서 생긴 상처로 파악하고 있다. 산에 올무나 창애처럼 야생동물을 포획할 도구를 설치하는 것은 불법이다. 그러나 지난해 백운산에서도 수컷 KM55가 올무에 걸려 죽은 채 발견됐다. 현재 지리산 밖에서 활동 중인 반달가슴곰은 교통사고를 겪고도 수도산과 가야산으로 향한 KM-53과 지난 6월 전북 장수군에서 발견된 개체 등 총 세 마리로 알려졌다.
환경부는 덕유산, 삼봉산 일대 지역 주민과 탐방객의 안전을 위해 곰 출현주의 현수막 부착, 탐방 안내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호중 환경부 자연보전정책국장은 “반달가슴곰이 백두대간을 따라 서식지를 확대하는 것은 한반도 생태계 연결의 청신호”라고 밝혔다.
윤지로 기자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