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행사 견적서로 둔갑한 사이버 공격 주의보가 발령됐다. 북한과 연계한 해킹 그룹의 소행으로 의심되고 있다.
4일 이스트시큐리티 시큐리티대응센터(ESRC)에 따르면 한글 문서파일로 위장한 악성 파일이 최근 발견됐다. 이 파일은 ‘베트남 녹지원 상춘재 행사 견적서’라는 이름으로 지난 2일 오후 6시쯤 생성됐다. 겉으로는 확장자가 한글 문서 형식인 ‘hwp’로 돼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exe’ 실행 파일 형식을 갖고 있다. 실행하면 정상적인 문서 화면이 뜨지만 실제로는 국내 특정 웹사이트와 통신하게 된다. 보통 이런 경우 공격자가 원하는 맞춤형 추가 악성 파일을 몰래 설치해 원격제어나 기밀정보 탈취를 시도하게 된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ESRC는 “이번 악성 파일이 정치·사회적인 이슈를 활용한 지능적 지속 위협(APT) 공격에 사용된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고 밝혔다. APT는 표적을 장기간에 걸쳐 공격하는 방식이다.
이번 공격을 시도한 곳은 북한과 연계설이 제기되는 해킹조직 ‘김수키(Kimsuky) 그룹’으로 분석됐다. 김수키는 2014년 한국수력원자력 해킹사건에 이어 올해는 통일부와 경찰청, 암호화폐 거래소를 상대로 피싱 공격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ESRC는 “이용자들은 가능한 확장자가 보이도록 폴더 옵션을 설정할 것을 권장한다”며 “공백이 있는 다중확장자 위협에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우상규 기자 skw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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