팡야 시리즈는 한국 제작사인 엔트리브에서 제작하고 한빛소프트를 통해 4년 동안 서비스하고 있는, 한국 유저에게도 너무나 친숙한 PC용 온라인 골프 게임입니다. 꾸준한 인기를 바탕으로 벌써 시즌 4 딜라이트가 서비스되고 있으며 일본에서도 큰 인기를 모아온 대표적인 한국 온라인 게임이기도 합니다. 이런 일본에서의 인기 때문인지 일본에서 Wii가 발매될 때 테크모와의 합작을 통해 스윙 골프 팡야란 타이틀로 본체와 함께 발매되었으며, 작년에는 후속작 격인 스윙 골프 팡야 세컨드 샷이 발매되기도 했습니다. 이번 리뷰 타이틀인 팡야 세컨드 샷은 바로 작년에 일본에서 발매된 팡야 세컨드 샷을 한글화한 타이틀입니다.
한글화를 거쳐 정식 발매된 스윙 골프 팡야 세컨드 샷. |
전편은 아쉽게도 발매되지 않았다. |
일본에서 Wii가 발매될 당시 스윙 골프 팡야가 동시 발매되었고, 작년 11월에 세컨드 샷이 발매되었지만 한국에는 2008년 4월에 들어서야 Wii가 한국에 정식 발매되었기 때문에 1편 격인 스윙 골프 팡야는 넘기고 세컨드 샷만 바로 정식 발매되었습니다. 한국에 정식 발매된 Wii 본체는 일본판과 달리 한국 전용 코드를 사용하기 때문에 아쉽게도 이전에 발매된 1편은 일본판을 구한다 해도 플레이할 수 없습니다. 또한 현재 서비스되는 팡야 온라인은 시즌 4이지만 세컨드 샷이 제작된 시점은 시즌 3가 서비스 중이던 2007년이기 때문에 시즌 4에서 새로이 도입된 신 캐릭터와 새로운 추가 모션, 코스 데이터는 세컨드 샷에서 지원되지 않습니다.
시즌 4의 새로운 캐릭터 루시아. |
코드 입력으로 PC 버전에서는 Wii 버전의 복장을 고를 수 있다. |
위에서도 언급했다시피 팡야 시리즈는 PC로 먼저 서비스되던 온라인 게임이었기 때문에 PC 버전과 Wii 버전과는 꽤 많은 차이가 존재할 수밖에 없습니다. 먼저 그래픽적으로는 기본적인 해상도 차이와 다양한 효과의 차이가 존재하며, 조작 입력 체계 또한 키보드/마우스와 Wii 컨트롤러라는 큰 차이가 발생하게 됩니다. 그런 고로 Wii 버전의 팡야는 윈도 버전과의 그래픽적인 차이를 최대한으로 줄이면서 Wii 전용 컨트롤러 특유의 조작감을 살리고 콘솔 버전만의 오리지널 요소 추가에 무게중심을 둔 타이틀이라 할 수 있습니다.
Wii 버전의 중심 모드는 투어 모드. |
테크모와의 합작 타이틀이기에특별 복장도 존재. |
Wii는 1080p 해상도까지 지원하는 X360과 PS3와는 달리 최대 480p 해상도까지만 지원하는 게임기입니다. Wii라는 하드웨어 자체가 다른 회사의 차세대기와는 달리 이전 하드웨어인 게임큐브의 성능을 몇 곱절로 뛰어넘는 그래픽적인 업그레이드 방식을 포기하고 이전에는 없었던 신선한 조작 체계를 내세워 색다른 진화를 선택한 하드웨어인 만큼 그래픽적인 부분에서는 적지 않은 제약이 따르게 마련입니다. 특히 PS3나 X360보다도 해상도 제약이나 퍼포먼스 제약이 덜한 PC 버전이 원작이니만큼 그 차이는 훨씬 심할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모니터 바로 앞에서 플레이하는 PC 게임과는 달리 콘솔 게임은 TV에 연결하는 유저가 많으며, 특히 Wii는 특유의 조작 방식으로 인해 너무 가까운 곳에서는 입력하기가 힘들어 적당히 떨어진 곳에서 조작해야만 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적당하게 즐길 수 있는 정도의 그래픽으로 받아들여집니다. 물론 PC 버전과 비교하면 어쩔 수 없이 큰 차이가 느껴지고 가끔 턴이 바뀔 때 프레임 저하 현상도 발생하지만 일반적인 Wii용 게임이라는 시각으로 봤을 때는 팡야 시리즈 특유의 아기자기한 캐릭터 표현과 깔끔하고 화사한 색감을 자랑하는, 충분히 좋은 평가를 내릴 수 있는 수준의 그래픽을 보여줍니다.
깔끔하고 아기자기한 팡야의 세계를 재현한 그래픽. |
다양한 연출과 귀엽고 아기자기한 캐릭터는 팡야 시리즈의 필수요소. |
조작 방식 또한 큰 차이를 보이는데, 계산기 켜놓고 키보드와 마우스로 조작하던 PC 버전과 달리 Wii 버전 팡야는 기본적으로 Wii 컨트롤러를 실제로 골프채 휘두르듯 조작하는 방식입니다. 이러한 독특한 조작 방식은 X360이나 PS3와 달리 오직 Wii만이 내세울 수 있는 독자적인 조작 체계이며, 실제로 유저들에게 많은 호응을 얻으며 전세계적으로 Wii가 승승장구하는 중요한 요인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조작 방식을 잘 활용한 케이스가 휘두른다는 이미지가 잘 겹쳐진 장르의 골프 게임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생각처럼 시원하게 호쾌한 샷을 날릴 수 있을 거라는 이미지와는 달리 정확한 샷을 하기 위해서는 꽤 어정쩡한 동작으로 샷을 해야 합니다. 그래도 전작에 이어 2편에 접어든 타이틀인 만큼 어느 정도 보정 작업이 이루어진데다 특수샷의 발동 확률도 높아서 상당히 매력적인 조작 방식이라 할 수 있습니다. 물론 보다 섬세한 조작을 원하는 유저는 기존의 방향키와 버튼을 이용해 타이밍 게이지 방식으로 플레이할 수 있는 옵션을 준비해놓았기 때문에 취향에 따라 원하는 방식을 선택해서 플레이하면 됩니다.
리모컨을 흔들리지 않게 잡고 끝까지 스윙하는 것이 중요. |
원작과 마찬가지로 세컨드 샷 역시 콤보 게이지를 사용해서 칠 수 있는 다양한 특수샷이 존재합니다. 볼을 높이 올려쳐 바운드 없이 바로 떨어지게 하는 토마호크샷, 바람의 영향을 적게 받도록 낮은 탄도로 공이 날아가다 급상승하는 코브라샷, 공중에서 지면을 향해 급하강하는 스파이크샷 등이 있으며 파워 스핀샷과 파워 커브샷도 존재합니다. 스페셜샷으로 분류되는 토마호크샷, 코브라샷, 스파이크샷은 파워 커브샷, 파워 스핀샷과 함께 커맨드를 넣어 조합할 수도 있습니다. 게임을 진행하면서 다양한 능력을 지닌 클럽 세트와 아즈텍(볼)을 얻을 수 있으며, 콤보 게이지를 늘려주거나 특수한 능력치를 올려주는 아이템을 얻어서 라운드 도중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콤보 게이지를 사용해서 여러 가지 스페셜샷을 사용할 수 있다. |
애초에 온라인 게임으로 시작한 팡야 시리즈이지만 Wii 버전 팡야 세컨드 샷은 아쉽게도 온라인 멀티 플레이를 지원하지 않고 최소 2인에서 최대 4인까지의 다인 대전 방식만 지원합니다. 팡야라면 당연히 온라인 대전 플레이가 떠오를 만큼 한국과 일본에서 강한 인상을 심어준 온라인 게임이지만 온라인을 사용한 기능이 전무하다는 것은 아이러니한 부분이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PC 버전과 비교해 그래픽보다는 온라인 플레이를 지원하지 않은 부분이 가장 아쉽게 느껴지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멀티 플레이는 스트로크 플레이와 매치 플레이 두 가지 방식이 있습니다. 스트로크 플레이는 우리가 흔히 접할 수 있는 골프의 룰과 같이 타수를 줄여가며 플레이하는 방식으로, 미리 정해둔 홀수를 따라 골프의 기본 룰과 점수 계산 방식을 따라가며 플레이할 수 있습니다. 매치 플레이 방식은 첫 홀에서부터 마지막 홀까지의 타수가 그대로 누적되는 방식인 스트로크 플레이와 달리 하나의 홀에서 이루어진 승리와 패배만을 따지며, 마지막 홀까지 승수가 많은 쪽이 승리하는 방식입니다. 한 번 무너지면 만회하기 힘든 스트로크 플레이와 달리 매치 플레이는 이전 홀에서 큰 점수 차로 지더라도 하나의 패만 기록되기 때문에 급격히 무너지는 일은 드문 편입니다.
기존의 골프 게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스트로크 플레이와 매치 플레이 모드. |
일반적인 대전 방식 외에 여럿이서 즐길 수 있는 미니 게임 형식의 모드도 존재합니다. 과녁을 향해 샷을 해서 목표 점수에 가장 가까운 점수를 획득하는 사람이 승리하는 어프로치 다트, 사용 횟수에 제한이 있는 파워샷을 잘 활용해서 누가 가장 멀리 날려보내는지를 겨루는 부스트 컨테스트. 다양한 아이템을 사용하여 다른 플레이어를 방해할 수 있는 풍선 터트리기 모드도 존재합니다. 온라인 대전 플레이는 지원하지 않지만 여러 명이 함께 플레이할 수 있는 모드를 넣어서 함께 즐기는 Wii 콘셉트에 부합한 모습이며, 모자란 인원은 CPU 캐릭터로 돌릴 수 있기 때문에 꼭 4명이 모두 모일 필요는 없습니다.
여러 명이 플레이할 수 있는 모드는 총 다섯 가지. |
파워샷의 활용이 중요한 부스트 컨테스트. |
여럿이서 플레이하는 모드 외에 당연히 싱글 플레이용 모드 또한 존재합니다. Wii용 팡야 세컨드 샷의 중심적인 모드라고 할 수 있는 투어 모드가 바로 그것인데, 라이벌과 겨루며 팡야섬을 모험하는 것이 주된 내용입니다. 보드 게임과 같은 스테이지 위를 이동하며 때때로 발생하는 이벤트를 통해 팡야 세계관의 스토리를 즐기면서 다양한 라이벌과 대전하고 다양한 특전을 입수할 수 있는 모드입니다. 기존의 팡야 온라인에서는 즐길 수 없었던 스토리 모드 하나만으로도 콘솔용 팡야 세컨드 샷의 존재의의는 꽤 굳건해진 느낌입니다.
투어 모드에서는 위에서 언급했던 다양한 미니 게임을 즐길 수 있는데다 스트로크 플레이와 매치 플레이가 펼쳐지기 때문에 투어 모드만 플레이하더라도 팡야 세컨드 샷의 모든 모드를 플레이할 수 있도록 꾸며놓았습니다. 파란 칸은 라이벌과의 대결, 녹색 칸은 미니 게임, 빨간 칸에서는 키다에가 플레이어에게 조언을 해줍니다. 선물 마크가 있는 칸에서 대결에 승리하면 아이템을 획득할 수 있으며 느낌표 마크가 있는 칸은 이벤트가 발생하는 식으로 분류되어 있습니다. 숨겨진 통로도 존재하고 코인을 모아서 진입할 수 있는 곳도 있지만 개인적으로 팡을 모아서 추가 요소를 모아야 하는 게임치고는 한 번에 얻을 수 있는 팡이 너무 적은 듯한 느낌입니다.
보드 게임과 흡사한 투어 모드. |
PC 버전에서는 볼 수 없는 이벤트가 준비되어 있다. |
한국 제작사에서 개발한 타이틀이기 때문에 한글화란 단어가 어색하지만 어쨌든 자막과 더불어 음성까지 완벽하게 한글화되어 아무런 불편 없이 플레이할 수 있습니다. 단순한 자막뿐만 아니라 팡야 시리즈 특유의 여기저기 튀어나오는 세세한 디자인까지 한글화가 깔끔하게 이루어졌고 캐릭터의 음성 지원이 없었던 전작과 달리 일본판 발매 시 투표를 통해 선정된 일본 유명 성우들이 팡야 세컨드 샷의 음성을 더빙한 것처럼 한국판 역시 한국에서 유명한 성우들을 기용해 매끄러운 음성 한글화를 보여줍니다. 하지만 캐릭터들 간의 대화가 잦은 투어 모드에서는 전작과 마찬가지로 음성을 지원하지 않고 효과음만으로 진행되는 부분이 아쉽습니다.
이상한 표현이지만 자막과 음성은 모두 한글화. |
Wii용 팡야 세컨드 샷은 하드웨어적인 제약으로 인해 PC 버전과 비교해서 그래픽 부분에 차이가 존재하지만 그 외의 부분은 원작의 요소를 그대로 재현했으며 캐릭터와 코스 또한 빠짐없이 충실하게 옮겨왔습니다. 최근 발매되는 게임에서 중시되는 온라인 모드를 지원하지 않은 부분은 아쉽지만 가족이 함께 하는 게임기라는 콘셉트에 맞게 함께 즐길만한 모드를 새로이 추가했으며 혼자서 꽤 오랫동안 플레이할 수 있는 투어 모드까지 모자람 없이 채워넣은 느낌입니다.
조작 방식 또한 Wii 컨트롤러를 적극적으로 활용, 골프채를 휘두른다는 느낌을 잘 살린 것도 다른 기종의 골프 게임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팡야 세컨드 샷만의 장점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런 장점을 지닌 게임이면서도 PC 버전 팡야 온라인으로 너무나 쉽고 빠르고 간편하게 온라인 대전 플레이를 할 수 있는 한국 유저에게 Wii용 팡야 세컨드 샷이 강하게 어필할만한 요소가 존재하는가 묻는다면 아무래도 그 대답엔 개인차가 꽤 있을 듯합니다. 물론 PC 게임과 거치형 콘솔 게임을 놓고 비교하는 것이 무리한 비교일 수도 있지만 한국 유저에게는 너무나 익숙했던 게임이기에 서로를 비교하게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 생각됩니다.
전작에 비해 많은 부분이 개선된 후속작이지만 PC 버전 팡야 온라인의 존재가 벽으로 작용하는 것이 문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