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세가 풋볼 클럽 챔피언스 2025 | 출시일 | 2025년 하반기 |
개발사 | 세가 | 장르 | 스포츠 매니지먼트 |
기종 | PC, PS4, PS5, AOS, iOS | 유형 | 클로즈드 베타 테스트 |
언어 | 자막 한국어화 | 작성자 | Graz'zy |
스포츠 게임은 크게 두 부류로 나눌 수 있다. 유저가 직접 선수가 되어 솜씨를 뽐내거나 한 발짝 뒤로 물러서 관리 운영에 힘쓰거나. 일견 모처럼 게임인데 선수가 되어야지 뭣하러 관리 운영직을 맡아? 라 여길지 모르지만, 평소 스포츠를 관람한다면 잘 알 것이다. 내가 저 감독이라면 혹은 구단주라면… 같은 욕상상을 얼마나 자주 하는지. ‘No players is bigger than the club’이란 경구처럼 명문 클럽은 일개 선수의 활약으로 바로 세울 수 없다. 그래서 답답해서 내가 운영한다, 는 니즈를 충족시키려 나온 게 매니지먼트 장르다.
흔히 축구 매니지먼트 게임이라면 영국의 ‘풋볼 매니저’가 떠오르지만, 이웃한 일본 역시 일찍이 내수용 축구 매니지먼트 게임이 있었다. 바로 1996년부터 30년 가까운 역사를 지닌 ‘프로 축구 클럽을 만들자!’ 줄여서 ‘사카츠쿠(サカつく)’다. 다만 거치용 콘솔로 2013년, 모바일로 2018년 마지막 작품이 나온 터라 사실상 명맥이 끊긴 채였는데. 얼마 전 세가가 ‘사카츠쿠’ 신작 개발을 공식화하며 시리즈의 불씨가 되살아났다. 일본 외 지역에선 ‘세가 풋볼 클럽 챔피언스 2025’로 서비스되며 PS4·5, PC, 모바일의 멀티 플랫폼 타이틀이다.
일본서 인기를 끈 스포츠 매니지먼트 게임 '프로 축구 클럽을 만들자!' 곧 '사카츠쿠'
'세가 풋볼 클럽 챔피언스 2025'는 거치형 콘솔로 12년, 모바일로 7년 만에 최신작이다
일개 코치였던 내가 전권 감독!? 돌아온 ‘사카츠쿠’
먼저 짚고 넘어갈 점은, 이제 ‘사카츠쿠’와 ‘풋볼 매니저’는 한 지붕 식구거니와 서로 지향점이 달라 굳이 비교할 필요도 없다는 거다. 그 시절 게임이 대저 그러하듯 스포츠 매니지먼트 장르도 일본 내수서 영향을 주고받으며 독자적으로 발전했다. 따라서 본작 역시 ‘풋볼 매니저’보다 차라리 기존 일본 작품들의 특성을 이은 -황당하지만-‘우마무스메’와 더 닮았다. 시뮬레이션치고 고증의 엄밀함과 파고들 깊이가 다소 아쉬운 대신 캐릭터와 이벤트 중심으로 RPG 같은 맛이 묻어난다. 덕분에 꼭 소위 축덕후가 아니라도 즐기기 좋다.
게임을 처음 시작하면 구단주가 찾아와 이전까지 헤드 코치였던 주인공, 즉 유저에게 감독 자리를 제안한다. 그것도 평범한 감독이 아니라 인사, 경영 전반에 관여할 수 있는 전권 감독이다. 구단의 혁신을 위한 대발탁이라나. 거기다 주인공이 성공리 감독 데뷔를 마치자 전세계서 이적 제안이 쇄도하고 구단주 역시 흔쾌히 환송해준다. 사실 뭇 유저가 매니지먼트 장르서 기대할 법한 콘텐츠가 구단주, 감독에 걸쳐있는지라 이런 편의적인 전개가 종종 나온다. 뭔가 구단주 말이 앞뒤가 안 맞는 것 같아도 여기선 적당히 받아들이자.
갑작스러운 전권 위임에 설득력을 부여하는 구단주의 황폐화된 모근과몰골, 힘들었구나…
출세의 발판이 되어준 건 고맙지만, 여기서는 가라앉은 배를 버리고 마이 클럽을 창단하자
다만 프랑스, 이탈리아, 잉글랜드, 스페인처럼 누구나 꿈꿀 빅리그로 단숨에 진출할 순 없다. 이들 리그는 메인 스토리를 어느 정도 밀어야 해금되는데, 메인 스토리는 또 감독 레벨을 올려야 진행되기 때문. 따라서 처음부터 선택 가능한 아시아 리그서 무조건 서너 시즌을 보내야 한다. 하나 아쉬운 게 한국, 홍콩은 1부뿐이고 동남아는 아예 통합 리그라 J3 → J2 → J1까지 제패 → 감동의 유럽 진출에 비해 레벨 디자인이 영 매끄럽지 않다. 태생이 일본 내수 게임이라 해외 유저로선 어색한 부분. 물론 라이선스 문제도 작용했겠지만.
원한다면 실존 구단의 감독이 되는 대신 마이 클럽을 열어 밑바닥부터 정상에 오르는 가슴 뜨거운 드라마를 연출해도 좋다. 클럽 네임을 내 마음대로 짓는 건 물론이고 이니셜과 홈, 어웨이 유니폼까지 나름 다채로운 옵션이 주어진다. 어느 쪽이든 한 시즌을 보낼 리그 및 클럽 선택을 마치면 드디어 12개월의 열띤 도전이 시작된다. 훈련과 경기 등 일정의 최소 단위는 0.5주이고 감독이 실질적으로 뭔가 조작, 결정할 수 있는 건 한 달에 한 번. 즉 월초 매니지먼트 → 8턴(4주x2) 진행 → 다시 매니지먼트를 12회 반복하는 흐름이다.
한 달에 한 차례 감독으로서 각종 지시를 내릴 수 있다. 그 후 8턴(4주x2)간 자동 진행되는 식
본래 경기마다 사전 준비, 사후 확인 과정을 거치는데 아무래도 간이 진행을 애용하게 된다
좋은 선수를 모으고 키우며, 가끔 지휘도 하는 12개월
매니지먼트 장르는 내가 직접 발-혹은 컨트롤러를 잡은 손-재간을 부리는 게 아니므로 결국 수치 놀음이다. 본작의 선수 능력치는 SHO, PAS, DRB, DEF, PHY, SPD 여섯 항목에 다시 각각 세 요소로 나뉜다. 예컨대 SHO는 골 결정력, 킥력, 침착성의 합이고 DEF는 태클, 패스 차단, 대인 마크의 합. 이걸 다 더해 선수 능력치를 계산하고 나아가 11명이 모이면 그게 바로 베스트 일레븐 능력치다. 경기가 시작되기 전 양측 종합 능력치가 딱 뜬다. 물론 전술, 전략적 역전승도 없지야 않겠으나 솔직히 2~3만 이상 격차는 뒤집기 힘들다.
따라서 감독의 역할은 계속 좋은 선수를 모으고 육성하는 것이다. 베스트 일레븐만으론 부족하다. 컨디션 저하나 피로 누적 또는 전술적 요구에 의한 교체도 필요하니까. 먼저 선수를 모으는 방법은 스카우트, 직접 제안, 유스팀 세 가지다. 가장 일반적인 스카우트는 명단서 선수 능력치, 성장 속도 및 여지를 살펴 영입에 나선다. 미팅 시 이적료를 깎는 소소한 미니게임도 있다. 직접 제안은 리그 경계를 넘어 누구에게나 가능하지만 조건이 까다롭고 아예 무시당하기 일쑤다. 유스팀은 다들 성장이 부족한 대신 이적료가 들지 않는다
굉장히 다양한 세부 수치가 존재하지만 결국 선발 종합 능력치의 높낮이 경쟁으로 귀결된다
이적 제안할 때는 현 상태, 성장 기대치, 최대 종합 능력치, 그리고 무엇보다 연봉을 따지자
선수단 총원 30명을 어느 정도 채웠다면 다음 한 달간 슛, 패스, 드리블 등 훈련 5종 또는 휴식을 지시할 수 있다. 각 훈련마다 추가로 컨디션이 오를 선수가 표시되는데 매달 바뀌므로 꾸준히 확인하길 추천한다. 특별히 키우고픈 선수는 따로 수집해둔 선수 카드와 짝지어 특수 훈련을 시키는 게 요령이다. 이때 성장 기대치는 그 선수의 컨디션에 좌우된다. 홈구장에 피트니스 룸을 설치해 훈련 효과를 높이는 것도 좋다. 물론 돈은 좀 들지만. 스폰서십, 투자 메뉴, 그리고 호성적을 거둬 서포터를 늘림으로써 운영 자금 확보에 힘쓰자.
이쯤 되면 내가 감독인지 트레이너인지 헷갈린다. 사실 ‘사카츠쿠’가 그렇다. 선수 육성에 초점이 맞춰졌다. 다만 중요한 경기라면 간이 진행을 잠시 멈추고 나름 감독 노릇도 할 수 있다. 일단 클럽 성향에 따라 유동성 < 점유율 < 수비 < 역습 중시의 유불리가 작용한다. 또한 공수 밸런스, 공격 스타일, 압박 범위, 수비 라인을 5단계씩 조절 가능하다. 선수간 역학 관계를 결정짓는 포메이션, 발동 조건이 갖춰졌을 때 클럽의 종합 능력치가 상승하는 콤보 역시 유용하다. 이렇듯 전술, 전략을 통해 종합 능력치 1만 정도까진 뒤집어진다.
사실 선수 육성은 특별 훈련 카드의 비중이 크긴 한데, 컨디션 관리를 위한 전체 훈련도 중요
물론 감독으로서 능력치 격차를 좁히고 뒤집을 만한 전략, 전술적인 선택지 역시 존재한다
무과금으로 즐길 수 있다지만, 라이브 서비스의 명암
상술한 모든 내용은 본작의 싱글 플레이 콘텐츠, 클럽 육성 모드에 대한 것이다. 일본어 원문은 사카츠쿠 모드로 기존 시리즈의 감성과 재미를 오롯이 이식하는 데 방점이 찍혔다. 리그 및 클럽을 선택하고 12개월간 선수 육성, 재정 관리에 힘쓰는 가운데 BM(수익화 구조)으로 인한 제약은 일절 없다. ‘사카츠쿠’ 특유의 크고 작은 이벤트 역시 존재한다. 선수들끼리 경쟁 의식을 불태운다든지 누가 밖에서 사고를 쳐 징계 받는다든지. 대다수 이벤트는 미션 부여-세 경기 동안 둘이 함께 출장 등- → 달성 시 보상의 수순으로 진행된다.
그렇다면 F2P 라이브 서비스로서 ‘세가 풋볼 클럽 챔피언스 2025’의 BM은 무엇일까. SP 선수와 SP 훈련 카드 가챠(ガチャ, 뽑기) 그리고 패스형 상품이 눈에 띈다. 백금 색상으로 화려히 빛나는 SP 선수, 훈련 카드는 물론 일반형보다 높은 성능을 자랑한다. 다만 아무리 많은 SP 카드를 뽑았더라도 클럽 육성 모드서 시즌당 영입 가능한 선수는 두어 명뿐이다. 싱글 플레이 콘텐츠의 본래 취지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소소한 편의를 누리는 정도랄까. 메시랑 호날두가 뛴다고현실과달리종합 능력치가 몇 만씩 오르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사카츠쿠' 시리즈의 감성이 물씬 풍기는 이벤트와 스토리 콘텐츠를 무료로 즐길 수 있다
크고 작은 미션이 주어지기도 하고, 예상치 못한 이득을 챙기는 등 소소하니 즐거운 요소
어찌저찌 클럽 육성 모드의 한 시즌을 마친 선수는 그때까지 육성 결과 그대로 드림팀에 들어온다. 만약 같은 선수를 여러 시즌에 기용했다면 그 횟수만큼 각기 다른 능력치의 결과가 남는 식. 따라서 단순히 리그 1위를 하느냐 마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12개월이란 한정된 기간 동안 얼마나 효율적으로 선수를 키웠느냐가 관건이다. 그러자면 당연히 고등급 훈련 카드도 필요하다. 다소 거칠게 요약해서 SP 선수 및 카드 최대한 잘 뽑기 → 클럽 육성 모드로 성장시키기 → 드림팀 합류 → 비동기화 PvP 등 여타 라이브 서비스 콘텐츠서 쓰는 순환 구조다.
결국 클럽 육성 모드를 본작의 핵심 콘텐츠로 보느냐, 그저 선수 육성을 위한 반복적인 과정으로 보느냐 문제다. 클럽 육성 모드는 ‘사카츠쿠’ 시리즈의 감성과 재미를 나름 충실히 담아냈다. 이걸 무료로 무제한 즐길 수 있다니 썩 나쁘지 않은 서비스다. 반면 ‘세가 풋볼 클럽 챔피언스 2025’를 앞으로 쭉 진지하게 즐길 요량이라면 어떻게 시즌당 시간 투자는 줄이고 훈련 효과를 극대화할지 고민될 터다. SP 선수 및 훈련 카드 가챠도 피할 길이 없다. 심지어 축구 게임이지 않나. 같은 선수라도 년도마다 새 카드가 출시될 가능성이 높다.
시즌을 끝마친 선수는 그간 공들인 육성 결과가 드림팀에 등록되고, PvP서 기용 가능하다
결국 앞으로 쭉 즐길 요량이라면 과금을 하든 뿌리는 재화를 모으든 카드 뽑기는 필요한 셈
프로 축구 클럽을 만들자, 단 여러분 취향에 맞다면
솔직히 PC, PS4·5 멀티 플랫폼 지원과 별개로 ‘세가 풋볼 클럽 챔피언스 2025’는 명백히 모바일 게임처럼 느껴진다. 비단 F2P 방식과 가챠, 패스형 BM 때문만은 아니다. 거치형 콘솔서 어언 12년 전 명맥이 끊긴 ‘사캬츠쿠’를 현세대에 걸맞도록 발전시키는 대신 라이브 서비스 구조에 더 공을 들여서다. 소싯적 ‘사캬츠쿠’ 본편을 통째로 넣었다기도 살짝 애매한 분량인데 설령 그랬더라도 잘해야 12년 전 작품이다. 어디까지나 무료라는 전제를 깔고 봤을 때 괜찮단 거지 5, 6만 원짜리 패키지 게임이었음 비수 같은 평가가 날아들었으리라.
그렇다고 라이브 서비스도 별로일지 어떨지는 며칠간 짧은 테스트로 뭐라 확언하기 어렵다. 알다시피 이런 게임은 뽑기권을 얼마나 많이 뿌리느냐 하나로도 초기 감상이 상당히 달라지니까. 일단 F2P이므로 축구 팬이라면 국내 출시 후 한 번쯤 즐기며 자기 취향에 맞나 살피길 추천한다. 본작은 일본 스포츠 매니지먼트 장르 특유의 시나리오 육성 방식 때문에 호불호가 갈릴 수밖에 없다. 거기서 재미를 찾은 유저에겐 대체불가능한 게임이 될 테고, 아닐 경우 클럽 육성 모드 몇 시즌 돌리다 이내 흥미를 잃고 떠나버릴 공산이 크다.
옛날 그 '사카츠쿠'를 너무 의식하지 않고 모바일로 새 축구 게임이 나왔다고 여긴다면야…
아, 경기를 지켜볼 여유가 줄어든 본작이지만 빛나는 플레이(光プレー) 연출은 건재하다
※ '세가 풋볼 클럽 챔피언스 2025'는 아직 개발 중이며 본고 서술과 실제 사양이 다를 수 있습니다.
※ 모든 스크린샷은 모바일 기기로 촬영된 것입니다. PC, 콘솔에선 더 나은 그래픽을 보여줍니다.
작성 및 편집: 김영훈 기자 (grazzy@ruliwe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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캬 오랜만에 보는 페드로 로드리게스 이 양반이 아직 뛰고있었네 형님 건강하십니까? 첼시 소속으로 브릿지에서의 마지막 경기가 코로나 때문에 무관중이여서 너무 아쉬웠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