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다크사이더스 3 | 출시일 | 2018년 11월 27일 |
개발사 | THQ 노르딕 / 건파이어 게임즈 | 장르 | 액션 어드벤처 |
기종 | PC, PS4, XONE | 등급 | 청소년 이용불가 |
언어 | 자막 한국어화 | 작성자 | Eclaire |
게임이든 영화든 드라마든 종류를 불문하고 모든 문화 콘텐츠는 스스로의 정체성을 정확히 확립해야 합니다. 세상 사람들은 저마다 기호가 다르기에 더 많은 흥행을 위해 작품의 장르와 성향을 미리 알리는 것은 마케팅에서 당연한 공식이 되었습니다. 일례로 영화판에서는 ‘지구를 지켜라!’ 같이 포스터만 보고 코미디 영화인 줄 알고 보러 갔더니 실상은 스릴러였더라, 라는 어처구니없는 사례도 있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영화는 흥행에 실패했고 좋은 작품을 만든 좋은 감독은 재기에 정말 오랜 시간을 들여야 했습니다. 흔히 말하는 소포모어 징크스에도 불구하고 성공한 작품들의 대다수가 후속작을 만드는 이유도, 전편의 장르와 기류만 유지된다면 최소한의 상업적인 성공이 보장되기 때문입니다. 이는 곧 전편의 재미를 후속작에서도 그대로 보여주겠다는, 제작자와 소비자 사이의 약속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 약속을 깨기 위해서는 그럴싸한 이유가 필요합니다. ‘어쌔신 크리드 : 오리진’은 똑같은 게임 시스템을 너무 오래, 그리고 자주 우려먹은 것에 대한 개발진 스스로의 반성이었습니다. ‘젤다의 전설 : 브레스 오브 더 와일드’는 ‘젤다의 전설 : 시간의 오카리나’ 이후 정형화된 시스템을 오픈 월드 세상으로 확장하기 위한 노력이었죠. 두 사례 모두 기존 팬층에게서 나쁘지 않은 호응을 얻었지만, 전자의 경우 주인공이 암살자 같지 않다는 비판이 있었고 후자의 경우 큰 규모의 던전이 구작에 비해 적어서 아쉽다는 의견도 일부 존재하였습니다. 결과적으로는 성공적인 변화가 되었으나 어쨌든 인기 있는 시리즈가 전통의 틀을 뒤흔들 정도로 큰 변화를 추구할 때는 당연한 반동이 존재한다는 이야기입니다.
본 리뷰에서 다룰 ‘다크사이더스 3’는 엄밀히 말하면 많은 대중들이 기대하는 인기 시리즈는 아닙니다. 태초부터 다른 게임들의 성공사례를 모방하였기에 소위 말하는 ‘원본’의 아성을 넘을 정도의 프렌차이즈로 성장하지 못한 것입니다. 1편과 2편 모두 ‘워크래프트’ 시리즈의 아트 스타일에 큰 영향을 받았고, 플레이 방식은 ‘젤다의 전설’ 시리즈를, 액션은 ‘갓 오브 워’와 많은 부분이 닮아 있었습니다. 2편부터는 오픈 월드 게임으로 확장을 시도하면서 ‘디아블로’ 시리즈와 유사한 랜덤성 강한 아이템 파밍 시스템이 도입되기도 했습니다. 시리즈 고유의 독창성을 보여주지 못하고 다른 게임의 장점을 따온 것이 노골적으로 드러난 작품이었기에 플레이하는 유저의 입장에서도 B급 게임 이상의 감흥을 느끼기는 어려웠습니다. 심지어 1편과 2편의 게임성이 미묘하게 달라 스토리를 제외하면 시리즈 전체를 관통하는 정체성이 다소 흐릿하다는 문제점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명백한 약점에도 불구하고 게임 자체는 그럭저럭 재미있다는 평이 대다수였습니다. 무엇 하나 새로운 것은 없지만 손맛 좋은 액션과 짜임새 있는 던전 플레이, 숨겨진 요소를 탐색하는 부차적인 콘텐츠 등 기본적인 완성도에 매우 충실했던 덕입니다. 특히나 요한계시록에서 모티브를 얻은 흥미진진한 스토리와 주인공 4인방의 Badass적인 매력 덕분에 후속작에서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기대하는 사람도 적지 않았습니다. 1편의 주인공이었던 ‘워’와 2편의 주인공 ‘데스’를 제외한 나머지 두 형제의 모든 것이 베일에 싸여있다는 점도 후속작에 대한 기대감을 증폭시켰습니다. 그러나 2편 발매 이후 프렌차이즈를 소유한 모 회사인 THQ가 도산하면서 아직 못 다한 이야기는 모두 묻힐 위기에 처하고 말았죠. 다행히도 우여곡절 끝에 프렌차이즈의 소유권이 노르딕 게임즈(현 THQ 노르딕)로 넘어가면서 묵시록의 기사 4인방 중 유일한 홍일점, ‘퓨리’의 이야기를 다룬 후속작이 출시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다른 퍼블리셔, 다른 개발사의 손에 만들어져서인지 ‘다크사이더스 3’는 전편들과는 다소 이질적인 모습입니다. 전술했듯이 1편과 2편도 게임성에 괴리가 많은 편이지만, 그래도 2편의 경우 퍼즐이 난해하다는 평을 받은 1편의 단점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에 가까웠던 반면, 3편은 변화의 동기를 찾아보기 어렵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기존의 ‘다크사이더스’ 시리즈가 태생적으로 모방에서 시작된 게임이긴 해도 액션 어드벤처 게임으로서 대중적인 난이도와 재미를 추구하는 지향점만큼은 분명하였습니다. 시리즈 공통으로 액션에 깊이는 다소 얕지만 간단한 콤보로 적들을 손쉽게 도륙할 수 있고, 2편에서는 랜덤성 강한 아이템 파밍 시스템을 도입한 것이 그 증거입니다. 반면 ‘다크사이더스 3’는 엉뚱하게도 ‘다크 소울’ 시리즈를 벤치마킹하면서 전편들에 비해 다소 높아진 난이도와 하드코어한 게임플레이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무엇이 문제인지 좀 더 디테일하게 살펴보도록 하죠. 일단 ‘다크사이더스 3’는 외양적으로는 구작의 플레이 방식을 거의 그대로 고수하고 있습니다. 회피나 공격에 소모되는 코스트가 없고 콤보 위주의 액션이 주가 되는 직관적이고 스피디한 전투입니다. ‘데빌 메이 크라이’나 ‘갓 오브 워’ 등의 액션 게임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방식이죠. 이런 게임들의 공통점은 방어보다는 공격의 비중이 크다는 것인데, 방어와 회피에 패널티가 크지 않고 정확한 타이밍에 입력할 경우 무적 시간이 주어지거나 반격기를 발동할 수 있어 지속적인 공세를 유지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전투 시스템이 플레이어 친화적인 대신 간간이 슈퍼 아머로 무장한 강한 적을 내보내거나 적들의 머릿수를 늘리는 방식으로 난이도가 조절되어 있는 것도 특징입니다. 본작의 주인공인 ‘퓨리’의 경우 ‘워’나 ‘데스’와 달리 채찍을 사용하는 전사인 만큼 전작에 비해 더욱 스피디한 타입의 전투를 펼칠 것이라는 기대를 품게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다크사이더스 3’는 치고 빠지는 방식의 액션 시스템과는 별개로 적들의 대미지나 회피 판정 등의 난이도 책정은 ‘다크 소울’의 그것을 취하고 있습니다. 적들의 공격 대미지가 저난이도에서도 꽤 높은 편이고 동일한 장르의 다른 게임들에 비해 슈퍼 아머 판정을 지닌 적들이 많아서 게임을 쉽게 풀어가려면 ‘다크 소울’처럼 1 대 1 교전을 유도하는 것이 좋습니다. 사실 소울 라이크스러운 난이도나 시스템은 그 자체로는 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진짜 문제는 서로 어울리지 않는 두 가지 시스템을 억지로 섞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괴리입니다. 빠른 템포가 베이스인 액션 시스템에 느린 템포와 무거운 판정이 특징인 ‘다크 소울’의 표면적인 특징만 덧대다 보니 자연히 불합리한 부분이 생겨나는 것입니다.
‘다크 소울’ 시리즈는 어려운 게임이라는 세간의 평가와는 별개로 고난이도를 극복하기 위한 수단이 많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적들의 공격이 비교적 느리다는 점, 스태미너라는 코스트를 지불하여 물리 공격을 100% 방어할 수 있다는 점, 회피 중 무적 시간이 길고 풀링 등을 이용해 1 대 1 상황을 만드는 것이 용이하다는 점 등이 그러합니다. 반면 ‘다크사이더스 3’에서는 스태미너라는 개념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인지 방어 능력을 아예 삭제해버렸고, 매섭게 들어오는 적들의 공격이 무색케도 ‘퓨리’의 회피는 판정이 너무 타이트합니다. 회피의 이동 거리가 너무 짧은데다가 무적 시간은 없는 거나 마찬가지라 저스트 회피에 성공하지 못하면 사실상 적들의 공격을 온몸으로 받아내야 합니다. 1편과 2편의 경우엔 대부분의 상황에서 선 공격 후 적들의 패턴을 봐서 회피 또는 방어해도 별문제가 없었지만, 3편에서는 일단 적의 공격을 유도하여 반격기를 쓰는 방식으로 전투를 풀어가는 것이 사실상 강제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다크사이더스 3’가 ‘다크 소울’ 시리즈 뺨치게 어려운 게임인가, 하면 그렇지는 않습니다. 플레이어의 스킬로 극복할 수 없는 난이도의 공백을 반복적인 레벨 업과 아이템 강화로 메울 수 있기 때문이죠. 중반을 넘어서면 ‘퓨리’의 능력이 꽤 강해지는데다가 적에게 입힌 대미지에 비례해서 체력을 채워주거나 회피 능력을 강화시켜주는 아이템도 등장합니다. 따라서 초반의 위기만 잘 극복하면 엔딩을 보는 것 자체는 가능합니다만, 난이도 상승 곡선이 엉망이라는 문제점도 있고 불합리한 게임 시스템의 한계를 능력치로 때우도록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전투 시스템에 명백한 오점이 있다는 느낌을 지우기 어렵습니다. 더욱이 ‘다크 소울’과 달리 여러 개의 난이도가 존재하는 게임이다 보니 고난이도로 갈수록 가장 약한 적의 공격 한방에 사망하기도 하는 등, 게임의 불합리함이 더욱 크게 와 닿는 측면이 있습니다. 어려운 난이도가 도전 욕구를 불러오는 것이 아니라 플레이어의 짜증만 가중시키는, 이런 류의 게임에서는 가장 안 좋은 결과를 초래하고 있는 것이죠.
보스전도 ‘다크 소울’ 시리즈와 유사한 방식으로 완전히 재편되었습니다. 구작의 경우 ‘젤다의 전설’ 시리즈의 영향을 받아 도구를 이용한 보스 공략이 핵심이었는데, 본작에서는 그런 요소가 거의 다 삭제되었고 적의 패턴 파악 후 회피, 공격만을 반복하면 됩니다. 문제는, 후반부에 등장하는 극히 일부 보스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보스들이 2차, 3차 패턴 없이 천편일률적인 모습을 보여 공략의 재미가 반감된다는 것입니다. 적의 공격이 들어오는 타이밍만 파악하면 회피 후 반격기만 제대로 써도 보스전이 싱겁게 끝나버립니다. 다양한 패턴과 변칙적인 움직임으로 플레이어를 농락하는 ‘다크 소울’ 시리즈의 보스들에 비하면, 너무나도 위용이 부족한 모습입니다. 이 때문인지 ‘다크사이더스 3’는 오히려 보스전보다도 다수 대 1의 싸움으로 이어지는 일반 몬스터들과의 전투가 더 버겁게 느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크 소울’을 어설프게 모방한 흔적은 게임 시스템에도 존재합니다. 플레이 도중 사망하면 보유한 영혼을 죄다 잃고 체크포인트가 아닌 불그림 상점에서 다시 시작하게 됩니다. 당연히 죽였던 몬스터도 죄다 부활하고 잃어버린 영혼은 죽은 자리로 돌아가야만 회수할 수 있습니다. 경험치와 돈이 똑같은 자원으로 취급된다는 점, 아이템으로 형태로 구현된 자원이 존재한다는 점, 회복 아이템은 개수가 제한되어 있는 대신 재충전 가능하다는 점 등도 ‘다크 소울’과 유사한 부분이죠. 다만 ‘다크사이더스 3’에서는 몇 번을 사망하든 죽은 자리로 돌아가면 잃은 영혼을 죄다 회수할 수 있고, 높은 곳에서 떨어지면 체력만 조금 깎일 뿐 안전한 자리로 다시 돌려보내 준다는 점이 다릅니다. 소울 라이크 장르 고유의 도전 지향적인 요소와 하드코어함은 대부분 빼먹은 채 표면적으로만 ‘다크 소울’을 베꼈다는 느낌을 지우기 어려운 이유입니다. 결국 죽음에 대한 패널티는 체크포인트가 조금 많이 뒤로 미뤄지는 수준에 불과하며, 이는 게임에 긴장감을 부여하는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번거로움만 가중시킬 뿐입니다.
레벨 디자인 역시 ‘다크 소울’처럼 유기적으로 연결된 각각의 섹터를 차근차근 공략해나가는 느낌으로 바뀌었습니다. 전편들과 달리 월드맵이 존재하지 않아서 플레이어의 경험과 감에 의존하여 지역을 탐색해야 하고, 개별적으로 존재하는 던전의 개념도 사라졌습니다. 다만 ‘다크 소울’ 시리즈의 레벨 디자인 자체가 ‘젤다의 전설’ 시리즈와 유사한 느낌도 일부 있는 만큼 전편들과 비슷한 감각으로 플레이해도 큰 무리는 없습니다. 새로운 능력을 얻어 이전에 갈 수 없던 지역을 뚫는 등, 기존 ‘다크사이더스’ 시리즈의 플레이 방식이 자연스럽게 접목되어 있는 점도 흥미로운 부분입니다. 전작들에 비해 퍼즐의 등장 빈도와 구성의 치밀함이 떨어지는 것이 다소 아쉬우나 이는 세부 장르의 변화에 따른 결과로 이해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리뷰 전반에 걸쳐 이질적인 두 장르의 결합에 따른 어설픔을 내리 지적한 바 있지만, 레벨 디자인 부분에서만큼은 여러 지역의 유기적인 연결성이 잘 살아 있고 탐색 요소도 많이 마련되어 있어서 그럭저럭 괜찮은 면모를 보입니다.
그렇다고 레벨 디자인에 아예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일단 각각의 지역과 지역 사이, 보스에서 다음 보스로 넘어가는 구간이 그다지 매끄럽게 구성되어 있지 않습니다. 보스 하나를 잡고 나면 다음 보스로 길이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이미 통과한 구간을 한참이나 다시 되돌아가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엄밀히 말하면 이는 레벨 디자인의 문제라기보다는 편의성의 문제인데, 뱀굴로 맵 중앙으로 이동 후 다시 길을 찾으면 좀 더 수월하게 게임을 이어갈 수 있지만 정작 게임 내에서 플레이어를 인도하는 것은 방향을 지시해주는 내비게이션 하나가 전부라 플레이어의 입장에서는 왔던 길을 다시 되짚어가게 되는 것입니다. 정작 그 내비게이션도 가끔 잘못된 방향을 가리킬 때가 많아서 번거로움을 한층 가중시킵니다.
던전 플레이가 사라지고 보스전의 위용이 다소 줄어서인지, 게임의 스케일과 스토리의 분량도 전작들에 비해 다소 부족하다는 느낌이 듭니다. 장르와 가격을 생각하면 플레이 타임도 약간 짧은 편이고, 체크포인트가 없는 게임 시스템과 부정확한 내비게이션 때문에 같은 구간을 여러 번 반복적으로 도는 일이 많다는 사실을 생각해보면 실제 게임에 구현된 콘텐츠의 분량은 체감보다 더 적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제 경우 콘솔판으로 플레이했음에도 기계가 과열화되어 강제 종료된 적도 있을 정도로 안정성이 많이 떨어지는데다가 프레임 유지율도 그다지 좋은 편이 아니라는 부차적인 문제점도 존재합니다. 게임의 그래픽 수준을 고려하면 PS4 Pro나 Xbox One X 등의 상위 콘솔에서는 충분히 60프레임이 가능할 법한데도 실상은 30프레임 또는 그 이하의 프레임만을 보여줍니다.
월드를 탐색하는 감각이 ‘다크 소울’과 흡사한 느낌으로 변했습니다.
보스 공략 순서가 강제되어 있지 않다는 점도 진행 방향을 혼란스럽게 합니다.
만화적인 아트 스타일은 마음에 들지만, 프레임이 안정적인 편이 아닙니다.
리뷰 전반에 걸쳐 악평을 늘어놓은 것만 봐도 알 수 있겠지만 ‘다크사이더스 3’는 비평적인 관점에서 보면 결코 좋은 게임이 아닙니다. 전반적으로 뒤떨어지는 완성도와 부족한 마감, 기준에 살짝 미달하는 볼륨, 스피디한 액션과 무자비한 판정 사이에 발생하는 불협화음, 시리즈의 전통을 버린 채 ‘다크 소울’의 표면적인 특징만 취함으로써 생겨난 어긋남 등, 지적할만한 문제점이 정말 산더미처럼 쌓여있죠. 기존의 ‘다크사이더스’ 시리즈가 아무리 오리지널리티가 부족한 작품이었다고 해도, 사실 이 시리즈에 요구되는 허들은 그다지 높은 편이 아니라서 대중적인 완성도와 대중적인 난이도 정도만 취했어도 팬들은 그럭저럭 만족했을 겁니다. 하지만 정작 오랜 시간 걸려 등장한 후속작은 엉뚱한 지향점에 따라 만들어진 불분명한 콘셉트의 괴작이 되고 말았습니다.
이쯤에서 다소 본질적인 질문을 하나 던져야 할 것 같군요. 그렇다면 ‘다크사이더스 3’는 뒤떨어지는 완성도만큼이나 재미도 형편없는 게임일까요? 그 질문에 대한 저의 대답은 ‘No’입니다. 이 게임은 시리즈물의 관점에서 봐도, 액션 어드벤처 게임의 장르적인 관점에서 봐도 어딘지 모르게 한참 잘못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게임이 지니고 있는 문제점과는 별개로 정작 재미를 느끼는 데는 별문제가 없었다는 것이 아이러니한 부분입니다. 필자는 게임의 완성도에 상당히 민감한 편이라 거슬리는 부분이 있으면 몰입을 잘 하지 못하는 타입인데도 그러했습니다. 사실 유저들이 평가에 많이 참고하는 오픈크리틱이나 메타크리틱 등은 ‘재미 점수’가 아니라 ‘완성도 점수’를 보여주는 것이기에 점수가 낮은 게임이 재미도 없다고 단언할 수는 없습니다. 물론 완성도 점수와 재미 점수가 일치하는 경우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많다는 사실은 동의하긴 합니다만, ‘다크사이더스 3’만큼은 예외로 쳐도 좋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부족한 완성도에도 불구하고 게임을 계속 플레이하게 만드는 원동력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요? 그 첫 번째 이유는 잘 만들어진 액션의 기본기입니다. 전투의 양상이 전작들보다 다소 소극적으로 바뀌긴 했어도 채찍을 휘둘러 적들을 후려패는 손맛과 간단한 콤보로 화려한 기술을 펼칠 수 있는 시리즈 고유의 장점은 ‘다크사이더스 3’에도 유효합니다. 빡빡한 판정의 회피는 다소 불합리함을 내포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전투의 긴장감과 성공의 짜릿함을 가져다주는 요소이기도 합니다. 죽었을 때 한참 뒤에서 다시 시작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제외하고는 플레이어에게 주어지는 패널티가 없다는 점도 투덜거리면서도 계속 게임을 붙잡게 만드는 사소한 이유가 됩니다.
두 번째 이유는 전술한 바 있는, 유기적인 구성의 레벨 디자인입니다. 보스와 보스 사이의 연결성은 다소 허술하지만 섹터별로 나눠서 보면 각각의 구역이 절묘하게 연결되는 그럭저럭 괜찮은 구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내비게이션이 가리키지 않는 방향으로 탐색의 범위를 넓히면 높은 확률로 히든 보스나 업그레이드 재료, 영혼 등의 부차적인 수확을 얻을 수 있어서 수집과 탐험의 재미도 나쁘지 않은 편입니다. ‘다크 소울’ 시리즈가 그러했던 것처럼 특정한 지역에서 추락하는 방식으로만 얻을 수 있는 아이템도 많아 맵을 샅샅이 뒤지게 만드는 원동력이 됩니다. 다만 게임의 밸런스와 난이도를 고려해서인지 2회차, 3회차로 이어지는 연동 요소가 전무하다는 점은 다소 아쉬운 부분입니다.
세 번째 이유는 스토리입니다. B급 게임의 냄새가 짙었던 ‘다크사이더스’ 시리즈가 그래도 컬트적인 인기를 모을 수 있었던 이유는 매력적인 세계관과 주인공 4인방의 존재 덕분이었죠. 비록 개발사가 바뀌긴 했지만, 이 장점만큼은 3편에서도 고스란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1편의 주요 장면과 이어지는 몇몇 부분은 후속작에 대한 기대를 품게 만들고 깜짝 반전까지 준비되어 있어서 흥미롭게 스토리를 즐길 수 있습니다. 다만 전편들에 비해 다듬어지지 않은 연출과 자연스럽지 못한 흐름 때문에 몰입이 다소 떨어지는 측면이 있긴 합니다. 특히나 정식발매판의 경우 번역의 질이 심각하게 나쁜 편이어서 몇몇 구간에서는 대화의 흐름을 종잡기 어려울 때가 많습니다.
슬슬 결론을 내리고 정리해야 할 것 같군요. 제가 생각하는 ‘다크사이더스 3’는 한마디로 ‘좋은 게임이 될 가능성이 있었던 나쁜 게임’이라는 것입니다. 볼륨은 부족하고 버그도 많은데다가 전체적으로 마감이 부족하여 완성도 자체가 낮은 게임이긴 하지만, 적어도 기본기에 충실하고자 한 개발진의 노력이 조금은 엿보이는 것도 사실입니다. 덕분에 액션 어드벤처 게임 마니아라면 한 번쯤은 플레이해보기에 나쁘지 않은 재미를 갖추고 있으며, 시리즈의 팬이라면 스토리 때문에라도 꼭 즐겨볼 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물론 그러한 사실로 이 게임이 안고 있는 총체적인 문제점을 덮을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요.
실상 ‘다크사이더스 3’의 진짜 문제는 완성도나 볼륨 등의 표면적인 문제가 아니라 모든 시리즈물이 지녀야 할, 스스로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데 실패했다는 점에 있습니다. 초대 ‘다크사이더스’는 이 게임 저 게임에서 갖가지 요소를 가져다 쓴 잡탕 같다는 소리를 듣긴 했어도 그 모든 요소를 적절하게 버무려 그럭저럭 재미있는 게임이 완성되었다는 평가를 들은 바 있습니다. 시리즈의 정체성이라는 것은 단어만 거창할 뿐 특별한 것이 아닙니다. 어차피 모든 게임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기 마련이고 다른 게임의 요소를 조금 따왔다고 해서 꼭 아류작으로 치부될 이유는 없습니다. 그런 점에서 ‘다크사이더스’ 1편은 성공적인 모방작이었으며, 게임의 이름을 기억하는 팬층이 생겨난 순간 이 시리즈의 정체성이 확립된 거나 마찬가지였습니다.
반면 ‘다크사이더스 3’는 그러한 과거를 스스로 부정하고 있습니다. ‘다크 소울’ 시리즈를 벤치마킹한 것은 오리지널리티가 약한 시리즈에 새로운 정체성을 더하기 위한 개발진 나름의 모험이었을지도 모르지만, ‘다크사이더스’가 추구하는 액션의 성향은 소울 라이크 장르와 그다지 어울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망각했던 것 같습니다. 애초에 개발 단계에서 방향성을 잘못 잡은 것이 이 게임의 가장 큰 패착이었던 것이죠. 하지만 첫 단추를 잘못 끼운 게임 치고는 의외로 나쁘지 않은 재미를 갖추고 있기에 개발 초기 단계에서부터 ‘다크사이더스’ 1편이나 2편 중 하나를 롤 모델로 삼았더라면 지금보다 훨씬 나은 작품이 되지 않았을까, 라는 아쉬움이 남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아직도 ‘다크사이더스 4’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3편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그리고 완성작을 대하는 팬들의 반응에서 구작에 대한 존중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개발진도 충분히 깨우쳤으리라 믿기 때문입니다.
편집: 김영훈 기자 (grazzy@ruliwe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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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퍼즐이 싫다 퍼즐좀 빼달라고 그랬지만.. 이 게임은 퍼즐이야 말로 진짜 고유 정체성중에 하나인데 다들 싫어한다고 해서 줄인것 같아 안타까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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딴건몰라도 번역이 좀.. 계속 캐릭들이 존댓말했다 반말하니깐 누가 누구한테 말하는지도 모르겠고 번역도 중간이 안된거 몇개보이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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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점이 똥망이지만 펜심으로 살 생각이여서 바로 구매했는데 생각보다 재밌게 하는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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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다크사이더스 3이 입문작이라 전작은 잘모르겟는데 나름 재밋게 플레이하고 있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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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왜 그 간지 나는 처형을 왜 없앴는지 모르겠음. 처형만 있었어도 전투가 배로 재미있었을텐데. 전작들 처형 모션 간지나는게 얼마나 많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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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퍼즐이 싫다 퍼즐좀 빼달라고 그랬지만.. 이 게임은 퍼즐이야 말로 진짜 고유 정체성중에 하나인데 다들 싫어한다고 해서 줄인것 같아 안타까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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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다시
공감...학생때 다크사이더스1 광고보고 좀 오바해서 데메크식 액션인줄알고 플레이했었는데..퍼즐이.. | 19.01.07 11:4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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딴건몰라도 번역이 좀.. 계속 캐릭들이 존댓말했다 반말하니깐 누가 누구한테 말하는지도 모르겠고 번역도 중간이 안된거 몇개보이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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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아요 진짜 게임몰입감이 존댓말 반말에서 확 깸 | 19.01.02 16:3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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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점이 똥망이지만 펜심으로 살 생각이여서 바로 구매했는데 생각보다 재밌게 하는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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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다크사이더스 3이 입문작이라 전작은 잘모르겟는데 나름 재밋게 플레이하고 있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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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왜 그 간지 나는 처형을 왜 없앴는지 모르겠음. 처형만 있었어도 전투가 배로 재미있었을텐데. 전작들 처형 모션 간지나는게 얼마나 많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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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캐릭터가 비호감이라서.. 무슨 갓옵워 중간 보스 느낌 | 18.12.24 18:3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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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부분이 좀 아쉽긴해도 게임마다 주인공이 바뀌고 주무기도 바뀌다 보니 그럴수도 있겠다고 생각해보면 어느정도 합리화가 되기는 해요..^^;; | 18.12.22 23:5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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