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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스타] 플레이어의 선택은 어디까지? 조쉬 소이어 외 2인의 대담
조회수 1998 | 루리웹 |
입력 2025.11.14 (23: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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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스타 컨퍼런스, G-CON 2025 둘째날 첫번째 순서로 플레이어의 선택과 내러티브의 확장이라는 주제로 해외 유명 게임 개발자 3인이 라운드 테이블 토크를 가졌다. 옵시디언의 조쉬 소이어, 라리안 스튜디오의 제이슨 라티노, 워호스 스튜디오의 마틴 클리마가 대담에 참여했고 케이시 알카이시가 진행을 맡았다.
조쉬 : 바즈 테일을 많이 플레이 했었다. 또한 오리지널 폴아웃도 매우 좋아한다. 캐릭터 빌딩, 음악 등이 매우 좋고 그 당시 제가 재미있게 했던 기억이 난다.
제이슨 : 루카스 아츠 게임을 좋아했고, 오픈월드 게임에 처음 빠진건 쉔무였다.
마틴 : 턴 페이스 전략 게임을 정말 좋아하고 많이 했다. 문명 1도 많이 플레이 했고, 굉장한 경험이었다. 내가 처음으로 빠저든 게임이 그런거였고 스토리를 전하는 게임, 롤플레잉 게임에 대해서는 조금더 나중에 빠져들게 된 것 같다.
● 게임에서의 플레이어 초이스, 선택이라는걸 어떻게 정의해야 할까?
마틴 : 플레이어 선택은 여러가지 방식 중에 내가 고르는건데, 게임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다. 영화, 다른 선형적인 매체와 게임의 큰 차이다. 플레이어가 선택권을 가지고 있고, 그 선택에 따라 스토리가 달라지는 것. 그건 게임의 본질이 아닐까?
조쉬 : 제가 참여한 게임들을 보면 결국 선택이란 플레이어들이 어떤 의미있는 순간에 반응하는거라고 본다. 그런 선택을 지지하기 위해 게임이 뒷받침을 해주어야 한다. 내가 게임에 무엇을 했을 때 게임이 반응하는, 엎구리 포크로 찌르면 반응하는 그런게 게임의 역할이다.
제이슨 : 좋은 플레이어 선택도 있고 뭔가 보상이 걸려있는 선택도 있다. 플레이어가 어떤 선택을 할지 이미 예상할 수 있는가? 아니면 보상에 대한 어떤 기대를 할 수 있는가? 그런 부분이 중요한 것 같다. 아니면 잘못 선택하여 내가 그 결과를 감내해야 할 때도 있다. 처음에는 느껴지지 않아도 나중에 변화가 보여질 수도 있다.
조쉬 : 이해관계라고 하였는데, 플레이어들이 자신의 선택에 따라 무엇이 일어난다고 예상하는 것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부수적 효과가 있을 수도 있다. 이런 결과가 있을 수 있다고 예상, 이해하는 것. 그리고 반대로 예상하지 못한게 다가오는 것 둘다 필요하다.
마틴 : 저도 동의한다. 모든 결과가 예상 가능하면 안되고 모든 결과가 모두 선택을 따르지만 않아도 아니어도 좋다.
● 각자 개인적으로 플레이어 선택을 통해 감동받았던 사례를 하나씩 생각해본다면?
조쉬 : 오리지널 폴아웃 정크타운에서의 결정이 상당히 좋았다고 본다. 어떤 캐릭터가 선역 같지만 악인이었고, 그 악인이 나쁘긴 해도 이 커뮤니티에 반드시 필요한 역할이고, 반대로 선인이라고 생각한 자가 망가지고 그런 상황들이 예측한 부분도, 못한 부분도 있어서 좋았다. 물론 제가 굿엔딩을 위해 선인의 편을 들었지만 항상 그렇게만 흘러가는건 아니다.
제이슨 : 고스트 오브 쓰시마에서 모든 전통을 깨고 섬의 삶을 위해 선택한 순간이 있었다. 규칙을 깨야만 시스템을 유지할 수 있는, 그런 결말이 제게 매우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마틴 : 저도 고스트 오브 쓰시마에서 제가 선택을 해야했는데 하지 못한 선택들도 있었다. 특정 대화를 선택하는 것 뿐만 아니라 정말 영향을 미치는 선택지를 고르는게 재미있다고 생각한다. 그 선택지에 따라 물론 새 이야기가 나올 수도 있고 명시적이지 않은 선택지도 많을 것이고 그게 바로 영화와 책과는 다른 부분이다. 선택권이 잘못 쥐어지면 실제 플레이어들에게 좋은 서프라이즈를 주지는 못한다.
조쉬 : 어제도 이야기한 흥미로운 부분인데, 우리는 과거 게임에 시네마틱을 많이 썼지만, 그건 게임을 상호작용할 수 있을만큼 만들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스크립트와 기술 발전으로 선택을 하며 이야기를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그런 표현을 잘해내고 있고 이걸 매우 잘 해내는 게임들이 있다.
마틴 : 게임 내에서 액션 시퀀스를 지나야 해결되는 경우도 많지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가지 수단을 동원할 수도 있다. 디자이너로서 문제을 해결하는 최적의 방법이 무엇인지 디자인 해야 하는데, 개인적으로는 샌드박스적으로 여러가지를 선택할 수 있도록 판을 깔아주는게 낫다고 생각한다. 플레이어에게 퀘스트를 던져주고 플레이어가 어떤 방식으로 갈지는 스스로 선택하도록하는 것이다.
조쉬 : 캐릭터가 잘 짜여진 스크립트대로 행동하는 것, 언제 일어나서 어떤 행동을 하고 이런걸 플레이어가 예측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스토리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제이슨 : 그래서 파벌, 세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영화나 소설이라면 메인 캐릭터의 생각을 직접적으로 표현하는게 더 많이 가능하다. 소설에서는 독백처럼 말이다. 하지만 게임에서는 그걸 플레이하는 플레이어가 직접 자신에게 말하지는 않기 때문에 스스로 표현할만한 기회를 주어야 한다.
예를 들어 폴아웃 등에서는 플레이어가 자신과 동일한 생각을 가진 파벌에 합류하고 그들과 함께 행동하는데 이게 바로 플레이어가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고 정당성을 부여하는 과정이다.
● 게임에서 선택을 통해 어떠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작용은 얼마나 효과적인가?
마틴 : 항상 다르겠지만 일단 킹덤컴에서는 어떤 결정에 따라 영지가 사라지고 연인이 사라진다. 어떤 경우에는 슬프고, 매우 어려운 결정을 해야하는 순간도 있다. 윤리적, 도덕적 선택을 강요받을 수도 있고 그런 부분에서 굉장히 다양한 감정이 나온다고 생각한다.
조쉬 : 여러 게임에 참여하여 어려운게 많았는데, 플레이어에게 여러 선택권을 주며 캐릭터의 성격도 고르도록 할 수 있고 좀더 어려운 선택, 결정들로 가는게 더 재미있는 상황을 만든다고 본다. 그리스의 비극처럼 선택 자체가 너무 어려운 상황에서도 반드시 선택을 해야하고, 그러면 플레이어들이 정말로 어떤 선택이 더 나은지 결과에 대해서 심각하게 고민하게 된다.
내가 이 사람을 정말 싫어하지만 그렇다고 죽일 정도는 아니야, 이 사람을 좋아하지만 그 사람의 추구는 잘못됐어, 이런식으로 내가 어떻게 하는게 좋을까 심도있게 고민하는 과정이 생긴다. 가끔 선택을 위한 선택이 될 수도 있지만 플레이어가 선택에서 자신의 가치관을 반영한다고 생각한다.
조쉬 : 불법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는 캐릭터가 또 그렇게 매력적이지 않을 수도 있고 선택에 따른 결과가 부정적이라 하더라도 그런 선택을 할 수 밖에 없는 결정이 다가오기도 한다.
마틴 : 이런 게임에서 그런걸 만드는게 정말 어려운데 대사를 짜고 선택지를 넣고 하다보면 굉장히 넓은 범위의 가능성을 가지게 되고 그저 대사 뿐만 아니라 표현 법에서 제스처 등 모든걸로 상황을 표현할 수 있게 된다. 그저 흑백 논리로 선택을 고를 수 있는게 아니라 여러가지 모든 가능성을 따지며 선택에 임하게 되는 것이다.
● 선택지가 몰입을 돕지만 때로는 오히려 몰입을 저해하는 경우에 대하여.
조쉬 : 메카닉이 뛰어난 부분도 좋지만 내러티브와 연결이 되어야 한다. 준비된 메커닉과 내러티브를 연결하고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가 잘 작동하는 것. 대표적으로 ‘고스트 오브 쓰시마’ 가 그랬다.
제이슨 : 저는 디자이너가 아니라 이야기하기 조심스럽지만, 결과가 예측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점프가 특정 키에 할당되어 있어 누르면 확실히 점프가 나간다는 확실성이 있듯 내러티브에서도 플레이어가 어떤 선택지를 고름에 따라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예측 가능해야 한다. 하지만 동시에 예측하지 못한 결과도 있어야 한다.
마틴 : 쉽지 않은 부분인데, 내러티브에 메카닉을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은 많다. 아이템을 얻을 때 살 수 있고, 훔칠 수 있고, 말로 협박해 뜯어낼 수도 있다. 이처럼 대화란 플레이어가 가진 툴이라고 생각한다.
제이슨 : 하나 흥미로운 사례는 ‘워킹데드 시즌1’ 이다. 에피소드1 의 마지막에 중요한 선택을 해야 하는데 둘중 하나를 죽이고 살리면 된다. 보편적으로 괴짜가 있고, 전쟁기자가 있다. 괴짜는 실제 사람을 기반으로 했는데 그 옷을 입고 있다. 모두가 그 사람을 모두 죽게 놔둘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
조쉬 : 플레이어가 선택할 때의 성과를 확인하곤 하는데, 누군가 범죄를 저질렀다고 할 때 누가 저질렀는가는 명확하지 않아도 플레이어는 자기가 좋아하지 않는 이를 범인으로 지목했다. 대부분의 경우 실제로 악인인 경우도 있었지만 범인 같더라도 고통스럽게 하고 싶지 않은 사람은 지목하지 않고, 다른 할머니도 마찬가지고, 그러니까 그냥 마음에 안드는 놈을 찍자. 이런식으로 그런 사람을 죽게 만들지만 내 기분은 나아지지 않는거다. 그러한 사례가 얼마나 많은가 보면 정말 놀랍다.
마틴 : 데이터를 저도 많이 보는건 아니지만 선택의 범위에 대한 실질적인 결과를 볼 수 있다. 최대한 플레이어들에게 다양한 옵션을 제공하고자 하는데 당연히 안좋은 선택을 할 수도 있고 악의에 찬 선택일 수도 있고, 이익이 되지만 게임이 더 어려워지는 선택일 수도 있다. 그런 여러 선택지를 제공함으로서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인데, 소수의 사람들만 이상한 선택을 하고 대부분은 대세를 따르곤 한다. 하지만 낭비라고 할 수도 있어도 그런 소수의 선택을 볼 수 있어야 한다고 본다.
개발 측면에서는 딜레마라고 할 수 있다. 이런 비인기 선택지까지 준비한다고 해서 누가 이걸 고를까? 리소스의 낭비는 아닐까? 리소스가 무한하다면 정말 많은 선택지를 만들 수 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개발자들도 결국 선택을 해야 한다.
마틴 : 플레이어들은 모든 사람들을 자기가 이기길 바란다. 그래서 우리 게임을 보면 시작하자마자 마을에 가서 싸움을 건다. 근데 가로막히고 승리를 할 수가 없는거다. 유일한 선택은 도망가는 것인데, 그런데 모든 플레이어들은 일단 싸운다. 진짜… 이 사람을 무조건 내가 죽여야돼 그런 생각을 하나보다. 그래서 플레이어들은 자기가 힘이 있다고 느끼고 싶어한다. 일종의 환상인데 이걸 선택지로 잘 채워주는게 좋다.
● 워킹데드를 비롯한 텔테일의 게임에서 유명한 부분은 ‘~는 이를 기억할 것입니다.’ 하는 안내문이다. 얼마나 효과가 있다고 생각하나?
제이슨 : 제가 이건 특정 회사에 기반한 선택이라고 하진 않는데 결론이 있고 결과가 있을거라고 인식하는게 중요하다. 이 선택이 나중에 나에게 어떤 결과를 가져올 것인가, 아니면 문제를 만들 것인가? 그리고 이 시리즈가 얼마나 오래 이어져서 이 내용을 시퀄에서도 기억할것인가? 그렇게 이게 캐릭터라는걸 이해하게 되고 각 캐릭터는 내면에 여러가지 선택에 따른 결과가 축적된다는 것을 고려하게 만든다. 물론 그 기억 모두가 다 분기를 선택하는데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하지만 플레이어가 신중하게 선택하고 캐릭터를 이해하게 하는 역할이다.
마틴 : 분기에 따라서 정말 많은 결말이 달라질 수 있겠지만, 그러면 그만큼 재미가 떨어질거다. 플레이어마다 너무나 다른 결말을 맞이하고 파편화될 것이며, 때문에 어느정도는 정형화가 되어야 한다. 어떤 선택으로 가든 동일한 대화가 나와야 한편으로는 플레이어가 선택할 수 있는 상황도 있다.
조쉬 : 이 게임이 플레이어의 선택, 플레이에 반응하고 있지 않다면 안된다. 플레이어가 선택을 시간낭비라고 생각하면 안된다. 올바른 선택이 아니어도 자신이 어떤 과정에 속하고 있다는걸 느끼게 해야 한다.
● 게임 진행 중 갑작스레 등장하는 내러티브 드라이브에 대해
마틴 : 게임이 항상 플레이어를 기다리기만 하는게 아니라 어느정도는 이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항상 기다리는게 아니라 이때 이정도는 와있어야 한다라고 제시하고 리드 하는 순간도 있어야 한다.
● 자신의 가치관을 얼마나 게임에 넣을 수 있는가?
조쉬 : 당연하게도 어느정도 들어가기는 한다. 완전히 나와 반대되는걸 만들 수는 없다. 하지만 자신이 만드는 것과 어느정도 거리를 두어야 한다고 본다. 개발자 개인의 선택만 넣을 수는 없다. 내가 취향에 맞는 선택지가 들어가기도 하지만 내 가치관과 반하더라도 매력적인 선택지를 넣어야 한다. 그리고 그 선택지들의 가치를 내가 결정하고 비교하면 안된다. 내가 좋아하는 선택지만 좋게 만들고 나머지는 그렇지 않다면 플레이어들에게 그리 매력적인 선택지가 되지 못할 것이다.
한편으로 게임이 도덕에서 또 너무 멀어지면 사람들이 즐겁게 플레이하지 못한다. 도덕적 가치관과 거리를 두면서도 너무 동떨어지지 않게 균형을 잡아야 한다.
마틴 : 플레이어들에게 여러 옵션을 주는걸 항상 원하는데 그들이 안좋은 선택을 할 수도 있다. 플레이어들의 이상향도 있고 합리적인 선택지도 있고 모든 가능한 선택지를 다 생각해야하고 둘러보게 해야 한다.
● 플레이어 초이스의 미래는 무엇일까? 앞으로의 게임에서 선택은 얼마나 변화할까?
제이슨 : 게임 개발에서 굉장히 많은 자동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를 통해 우리가 업무를 빠르게 할 수 있고 더 많은 선택지를 제공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눈에 멍이 든다 하면 이걸 구현하는데 여러가지 방법이 있다. 이런 디테일을 넣게 되면 선택을 더 잘 어필할 수 있고 그런 표현, 단순한 개선은 매우 빨리 이루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가치관, 세계관 등이 어디서 본거 같은데 하는 생각이 들거나 너무 학술적이거나 교조적이거나 하면서 이게 좋은 선택, 나쁜 선택이라고 나누지만 플레이어에게는 정작 하나도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 종국에는 게임은 감동을 주어야 한다.
조쉬 : 비슷한 견해인데, 게임 플레이에서 시네마틱을 쓸 수도 있고 대화문도 있고 여러가지 구현 선택지가 있다. 모든 요소를 다 좋아하지만 게임, 엔진, 기술들은 모두 점점 포괄적이 되어가고 있고 샌드박스로서 더 발전된 형태가 되어갈 거다. 그럼 플레이어들이 원하는 바를 구현하는게 더 확장될거라 본다.
조쉬 : 바즈 테일을 많이 플레이 했었다. 또한 오리지널 폴아웃도 매우 좋아한다. 캐릭터 빌딩, 음악 등이 매우 좋고 그 당시 제가 재미있게 했던 기억이 난다.
제이슨 : 루카스 아츠 게임을 좋아했고, 오픈월드 게임에 처음 빠진건 쉔무였다.
마틴 : 턴 페이스 전략 게임을 정말 좋아하고 많이 했다. 문명 1도 많이 플레이 했고, 굉장한 경험이었다. 내가 처음으로 빠저든 게임이 그런거였고 스토리를 전하는 게임, 롤플레잉 게임에 대해서는 조금더 나중에 빠져들게 된 것 같다.
● 게임에서의 플레이어 초이스, 선택이라는걸 어떻게 정의해야 할까?
마틴 : 플레이어 선택은 여러가지 방식 중에 내가 고르는건데, 게임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다. 영화, 다른 선형적인 매체와 게임의 큰 차이다. 플레이어가 선택권을 가지고 있고, 그 선택에 따라 스토리가 달라지는 것. 그건 게임의 본질이 아닐까?
조쉬 : 제가 참여한 게임들을 보면 결국 선택이란 플레이어들이 어떤 의미있는 순간에 반응하는거라고 본다. 그런 선택을 지지하기 위해 게임이 뒷받침을 해주어야 한다. 내가 게임에 무엇을 했을 때 게임이 반응하는, 엎구리 포크로 찌르면 반응하는 그런게 게임의 역할이다.
제이슨 : 좋은 플레이어 선택도 있고 뭔가 보상이 걸려있는 선택도 있다. 플레이어가 어떤 선택을 할지 이미 예상할 수 있는가? 아니면 보상에 대한 어떤 기대를 할 수 있는가? 그런 부분이 중요한 것 같다. 아니면 잘못 선택하여 내가 그 결과를 감내해야 할 때도 있다. 처음에는 느껴지지 않아도 나중에 변화가 보여질 수도 있다.
조쉬 : 이해관계라고 하였는데, 플레이어들이 자신의 선택에 따라 무엇이 일어난다고 예상하는 것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부수적 효과가 있을 수도 있다. 이런 결과가 있을 수 있다고 예상, 이해하는 것. 그리고 반대로 예상하지 못한게 다가오는 것 둘다 필요하다.
마틴 : 저도 동의한다. 모든 결과가 예상 가능하면 안되고 모든 결과가 모두 선택을 따르지만 않아도 아니어도 좋다.
● 각자 개인적으로 플레이어 선택을 통해 감동받았던 사례를 하나씩 생각해본다면?
조쉬 : 오리지널 폴아웃 정크타운에서의 결정이 상당히 좋았다고 본다. 어떤 캐릭터가 선역 같지만 악인이었고, 그 악인이 나쁘긴 해도 이 커뮤니티에 반드시 필요한 역할이고, 반대로 선인이라고 생각한 자가 망가지고 그런 상황들이 예측한 부분도, 못한 부분도 있어서 좋았다. 물론 제가 굿엔딩을 위해 선인의 편을 들었지만 항상 그렇게만 흘러가는건 아니다.
제이슨 : 고스트 오브 쓰시마에서 모든 전통을 깨고 섬의 삶을 위해 선택한 순간이 있었다. 규칙을 깨야만 시스템을 유지할 수 있는, 그런 결말이 제게 매우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마틴 : 저도 고스트 오브 쓰시마에서 제가 선택을 해야했는데 하지 못한 선택들도 있었다. 특정 대화를 선택하는 것 뿐만 아니라 정말 영향을 미치는 선택지를 고르는게 재미있다고 생각한다. 그 선택지에 따라 물론 새 이야기가 나올 수도 있고 명시적이지 않은 선택지도 많을 것이고 그게 바로 영화와 책과는 다른 부분이다. 선택권이 잘못 쥐어지면 실제 플레이어들에게 좋은 서프라이즈를 주지는 못한다.
조쉬 : 어제도 이야기한 흥미로운 부분인데, 우리는 과거 게임에 시네마틱을 많이 썼지만, 그건 게임을 상호작용할 수 있을만큼 만들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스크립트와 기술 발전으로 선택을 하며 이야기를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그런 표현을 잘해내고 있고 이걸 매우 잘 해내는 게임들이 있다.
마틴 : 게임 내에서 액션 시퀀스를 지나야 해결되는 경우도 많지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가지 수단을 동원할 수도 있다. 디자이너로서 문제을 해결하는 최적의 방법이 무엇인지 디자인 해야 하는데, 개인적으로는 샌드박스적으로 여러가지를 선택할 수 있도록 판을 깔아주는게 낫다고 생각한다. 플레이어에게 퀘스트를 던져주고 플레이어가 어떤 방식으로 갈지는 스스로 선택하도록하는 것이다.
조쉬 : 캐릭터가 잘 짜여진 스크립트대로 행동하는 것, 언제 일어나서 어떤 행동을 하고 이런걸 플레이어가 예측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스토리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제이슨 : 그래서 파벌, 세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영화나 소설이라면 메인 캐릭터의 생각을 직접적으로 표현하는게 더 많이 가능하다. 소설에서는 독백처럼 말이다. 하지만 게임에서는 그걸 플레이하는 플레이어가 직접 자신에게 말하지는 않기 때문에 스스로 표현할만한 기회를 주어야 한다.
예를 들어 폴아웃 등에서는 플레이어가 자신과 동일한 생각을 가진 파벌에 합류하고 그들과 함께 행동하는데 이게 바로 플레이어가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고 정당성을 부여하는 과정이다.
● 게임에서 선택을 통해 어떠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작용은 얼마나 효과적인가?
마틴 : 항상 다르겠지만 일단 킹덤컴에서는 어떤 결정에 따라 영지가 사라지고 연인이 사라진다. 어떤 경우에는 슬프고, 매우 어려운 결정을 해야하는 순간도 있다. 윤리적, 도덕적 선택을 강요받을 수도 있고 그런 부분에서 굉장히 다양한 감정이 나온다고 생각한다.
조쉬 : 여러 게임에 참여하여 어려운게 많았는데, 플레이어에게 여러 선택권을 주며 캐릭터의 성격도 고르도록 할 수 있고 좀더 어려운 선택, 결정들로 가는게 더 재미있는 상황을 만든다고 본다. 그리스의 비극처럼 선택 자체가 너무 어려운 상황에서도 반드시 선택을 해야하고, 그러면 플레이어들이 정말로 어떤 선택이 더 나은지 결과에 대해서 심각하게 고민하게 된다.
내가 이 사람을 정말 싫어하지만 그렇다고 죽일 정도는 아니야, 이 사람을 좋아하지만 그 사람의 추구는 잘못됐어, 이런식으로 내가 어떻게 하는게 좋을까 심도있게 고민하는 과정이 생긴다. 가끔 선택을 위한 선택이 될 수도 있지만 플레이어가 선택에서 자신의 가치관을 반영한다고 생각한다.
조쉬 : 불법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는 캐릭터가 또 그렇게 매력적이지 않을 수도 있고 선택에 따른 결과가 부정적이라 하더라도 그런 선택을 할 수 밖에 없는 결정이 다가오기도 한다.
마틴 : 이런 게임에서 그런걸 만드는게 정말 어려운데 대사를 짜고 선택지를 넣고 하다보면 굉장히 넓은 범위의 가능성을 가지게 되고 그저 대사 뿐만 아니라 표현 법에서 제스처 등 모든걸로 상황을 표현할 수 있게 된다. 그저 흑백 논리로 선택을 고를 수 있는게 아니라 여러가지 모든 가능성을 따지며 선택에 임하게 되는 것이다.
● 선택지가 몰입을 돕지만 때로는 오히려 몰입을 저해하는 경우에 대하여.
조쉬 : 메카닉이 뛰어난 부분도 좋지만 내러티브와 연결이 되어야 한다. 준비된 메커닉과 내러티브를 연결하고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가 잘 작동하는 것. 대표적으로 ‘고스트 오브 쓰시마’ 가 그랬다.
제이슨 : 저는 디자이너가 아니라 이야기하기 조심스럽지만, 결과가 예측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점프가 특정 키에 할당되어 있어 누르면 확실히 점프가 나간다는 확실성이 있듯 내러티브에서도 플레이어가 어떤 선택지를 고름에 따라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예측 가능해야 한다. 하지만 동시에 예측하지 못한 결과도 있어야 한다.
마틴 : 쉽지 않은 부분인데, 내러티브에 메카닉을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은 많다. 아이템을 얻을 때 살 수 있고, 훔칠 수 있고, 말로 협박해 뜯어낼 수도 있다. 이처럼 대화란 플레이어가 가진 툴이라고 생각한다.
제이슨 : 하나 흥미로운 사례는 ‘워킹데드 시즌1’ 이다. 에피소드1 의 마지막에 중요한 선택을 해야 하는데 둘중 하나를 죽이고 살리면 된다. 보편적으로 괴짜가 있고, 전쟁기자가 있다. 괴짜는 실제 사람을 기반으로 했는데 그 옷을 입고 있다. 모두가 그 사람을 모두 죽게 놔둘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
조쉬 : 플레이어가 선택할 때의 성과를 확인하곤 하는데, 누군가 범죄를 저질렀다고 할 때 누가 저질렀는가는 명확하지 않아도 플레이어는 자기가 좋아하지 않는 이를 범인으로 지목했다. 대부분의 경우 실제로 악인인 경우도 있었지만 범인 같더라도 고통스럽게 하고 싶지 않은 사람은 지목하지 않고, 다른 할머니도 마찬가지고, 그러니까 그냥 마음에 안드는 놈을 찍자. 이런식으로 그런 사람을 죽게 만들지만 내 기분은 나아지지 않는거다. 그러한 사례가 얼마나 많은가 보면 정말 놀랍다.
마틴 : 데이터를 저도 많이 보는건 아니지만 선택의 범위에 대한 실질적인 결과를 볼 수 있다. 최대한 플레이어들에게 다양한 옵션을 제공하고자 하는데 당연히 안좋은 선택을 할 수도 있고 악의에 찬 선택일 수도 있고, 이익이 되지만 게임이 더 어려워지는 선택일 수도 있다. 그런 여러 선택지를 제공함으로서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인데, 소수의 사람들만 이상한 선택을 하고 대부분은 대세를 따르곤 한다. 하지만 낭비라고 할 수도 있어도 그런 소수의 선택을 볼 수 있어야 한다고 본다.
개발 측면에서는 딜레마라고 할 수 있다. 이런 비인기 선택지까지 준비한다고 해서 누가 이걸 고를까? 리소스의 낭비는 아닐까? 리소스가 무한하다면 정말 많은 선택지를 만들 수 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개발자들도 결국 선택을 해야 한다.
마틴 : 플레이어들은 모든 사람들을 자기가 이기길 바란다. 그래서 우리 게임을 보면 시작하자마자 마을에 가서 싸움을 건다. 근데 가로막히고 승리를 할 수가 없는거다. 유일한 선택은 도망가는 것인데, 그런데 모든 플레이어들은 일단 싸운다. 진짜… 이 사람을 무조건 내가 죽여야돼 그런 생각을 하나보다. 그래서 플레이어들은 자기가 힘이 있다고 느끼고 싶어한다. 일종의 환상인데 이걸 선택지로 잘 채워주는게 좋다.
● 워킹데드를 비롯한 텔테일의 게임에서 유명한 부분은 ‘~는 이를 기억할 것입니다.’ 하는 안내문이다. 얼마나 효과가 있다고 생각하나?
제이슨 : 제가 이건 특정 회사에 기반한 선택이라고 하진 않는데 결론이 있고 결과가 있을거라고 인식하는게 중요하다. 이 선택이 나중에 나에게 어떤 결과를 가져올 것인가, 아니면 문제를 만들 것인가? 그리고 이 시리즈가 얼마나 오래 이어져서 이 내용을 시퀄에서도 기억할것인가? 그렇게 이게 캐릭터라는걸 이해하게 되고 각 캐릭터는 내면에 여러가지 선택에 따른 결과가 축적된다는 것을 고려하게 만든다. 물론 그 기억 모두가 다 분기를 선택하는데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하지만 플레이어가 신중하게 선택하고 캐릭터를 이해하게 하는 역할이다.
마틴 : 분기에 따라서 정말 많은 결말이 달라질 수 있겠지만, 그러면 그만큼 재미가 떨어질거다. 플레이어마다 너무나 다른 결말을 맞이하고 파편화될 것이며, 때문에 어느정도는 정형화가 되어야 한다. 어떤 선택으로 가든 동일한 대화가 나와야 한편으로는 플레이어가 선택할 수 있는 상황도 있다.
조쉬 : 이 게임이 플레이어의 선택, 플레이에 반응하고 있지 않다면 안된다. 플레이어가 선택을 시간낭비라고 생각하면 안된다. 올바른 선택이 아니어도 자신이 어떤 과정에 속하고 있다는걸 느끼게 해야 한다.
● 게임 진행 중 갑작스레 등장하는 내러티브 드라이브에 대해
마틴 : 게임이 항상 플레이어를 기다리기만 하는게 아니라 어느정도는 이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항상 기다리는게 아니라 이때 이정도는 와있어야 한다라고 제시하고 리드 하는 순간도 있어야 한다.
● 자신의 가치관을 얼마나 게임에 넣을 수 있는가?
조쉬 : 당연하게도 어느정도 들어가기는 한다. 완전히 나와 반대되는걸 만들 수는 없다. 하지만 자신이 만드는 것과 어느정도 거리를 두어야 한다고 본다. 개발자 개인의 선택만 넣을 수는 없다. 내가 취향에 맞는 선택지가 들어가기도 하지만 내 가치관과 반하더라도 매력적인 선택지를 넣어야 한다. 그리고 그 선택지들의 가치를 내가 결정하고 비교하면 안된다. 내가 좋아하는 선택지만 좋게 만들고 나머지는 그렇지 않다면 플레이어들에게 그리 매력적인 선택지가 되지 못할 것이다.
한편으로 게임이 도덕에서 또 너무 멀어지면 사람들이 즐겁게 플레이하지 못한다. 도덕적 가치관과 거리를 두면서도 너무 동떨어지지 않게 균형을 잡아야 한다.
마틴 : 플레이어들에게 여러 옵션을 주는걸 항상 원하는데 그들이 안좋은 선택을 할 수도 있다. 플레이어들의 이상향도 있고 합리적인 선택지도 있고 모든 가능한 선택지를 다 생각해야하고 둘러보게 해야 한다.
● 플레이어 초이스의 미래는 무엇일까? 앞으로의 게임에서 선택은 얼마나 변화할까?
제이슨 : 게임 개발에서 굉장히 많은 자동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를 통해 우리가 업무를 빠르게 할 수 있고 더 많은 선택지를 제공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눈에 멍이 든다 하면 이걸 구현하는데 여러가지 방법이 있다. 이런 디테일을 넣게 되면 선택을 더 잘 어필할 수 있고 그런 표현, 단순한 개선은 매우 빨리 이루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가치관, 세계관 등이 어디서 본거 같은데 하는 생각이 들거나 너무 학술적이거나 교조적이거나 하면서 이게 좋은 선택, 나쁜 선택이라고 나누지만 플레이어에게는 정작 하나도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 종국에는 게임은 감동을 주어야 한다.
조쉬 : 비슷한 견해인데, 게임 플레이에서 시네마틱을 쓸 수도 있고 대화문도 있고 여러가지 구현 선택지가 있다. 모든 요소를 다 좋아하지만 게임, 엔진, 기술들은 모두 점점 포괄적이 되어가고 있고 샌드박스로서 더 발전된 형태가 되어갈 거다. 그럼 플레이어들이 원하는 바를 구현하는게 더 확장될거라 본다.
| 이명규 기자 sawual@ruliweb.com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