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인류연방 수도 부산.
연방 정부청사. 대통령 비서실장/특별보좌관 집무실.
“무슨 일이예요, 베타? 갑자기 이렇게 연락을 다 하고?”
- “아무래도 연방이 알아야 할 내용이 있어서요.”
“무슨...?”
레모네이드 베타로부터의 갑작스러운 연락을 받은 알파는, 곧 충격을 금치 못하였다.
“철충을 유인하는 장치라구요...?!?!”
- “저도 그게 뭔지 자세히는 잘 모르겠는데, 오메가와 제타의 이야기륻 들어보니 멸망 직전에 철충을 연구하던 사람이 있었었나봐요. 그 사람이 연구하던 걸 가져와서 제타가 그 장치를 완성시켰구요.”
“제타가 가져왔다구요?”
- “아뇨, 철충을 연구하던 사람의 연구자료를 가져온 건 오메가고, 그걸 토대로 장치를 완성시킨 건 제타예요.”
- “오메가는 이 장치로 미 서부 전선에 상륙할 연방군을 상대로, 펙스와 철충이 연합해서 섬멸시키려는 작전을 세우고 있어요.”
- “그나마 불행 중 다행으로, 연방군은 서부 전선 일대로 상륙할 계획이 없다면서요.”
“맞아요, 그건.”
레모네이드 베타.
카라카스 산업의 회장인 시몬 블랑코의 비서.
그리고 연합전쟁 전에 태어난 보르비예프 세 자매 중 둘 째로, 알파의 동생이고 감마의 언니인 사람.
이미 알파가 감마를 데리고 오르카에 합류할 때부터 그녀가 펙스에 남아있던 것은, 특유의 기가 약하고 유약한 성격으로 위장한 그녀가 펙스의 동향을 알파에게 전달하기 위함이었다. 암암리에 연방을 도와주고 있는 것은 오메가의 비서인 유미도 있지만, 사실 페어뱅크스 폭격 이후 본격적으로 연방의 존재를 알리는데에 크게 일조한 사람은 바로 레모네이드 베타였다. 이미 진즉에 그녀를 비롯한 카라카스는 범인류연방으로 넘어올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는 상태였다.
문제는 결국 양 측 사이의 회담이 결렬되면서 전쟁이 발발했다는 것이고, 이 때문에 베타는 연방으로 넘어올 계획을 조금 미루게 되었다. 그 대신 알파와 감마를 대신하여 레모네이드 비서 평의회에 참석하여 펙스의 동향을 파악하고 이를 뒤에서 은밀하게 알려주는 역할을 도맡았다. 연방에 합류하기 전 몰타 섬에서 감마가 델타의 함대와 치열하게 싸우다가 붙잡혀왔을 때 그녀를 구해준 것도 바로 베타였던 만큼, 다른 자매들에게 나약하고 무르다고 손가작질을 받을 지언즉 썩어도 레모네이드 비서였다.
반대로 진짜 친자매인 알파와 감마는 베타가 유약하다기보단 그냥 유들유들한 성격의 소유자 정도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 장치가 어디에 있는지, 어떻게 작동하는 건지는 모르구요?”
- “네, 그것까지는 모르겠어요. 자세한 건 오메가랑 제타 정도만 알고 있는 모양이예요.”
“그건 좀 큰일이네요. 펙스가 철충과 함께 협공해온다면 아무리 감마라고 해도 힘든 싸움이 될 거예요.”
- “그건 제가 해킹을 해서 뚫어보던 어떻게든 알아내볼게요.”
- “정 안 되면 철충이 카라카스 관할 구역에 침범한 걸 명분 삼아서 병력을 일부 출동시키도록 하죠.”
“괜찮겠어요? 괜히 그랬다간...”
- “걱정하지 말아요. 철충 공세를 막아낼 정도의 전력은 충분하니깐.”
- “거기다가 멕시코부터 시작되는 중남미 지역은 엄연히 저희 카라카스 산업의 관할이예요. 연방군이 멕시코를 통해서 상륙한다고 해온 이상, 카라카스는 어쩔 수 없이 연방과 엮이게 되어있어요.”
“펙스는 아직 우리가 서부 해안으로 상륙할 거라고 알고 있죠?”
- “예, 거의 그렇게 믿고 있어요. 한술 더 떠서 병력을 알래스카로 출동시킨 델타가 원정군을 뒤에서 공격할 거라고 생각하고 있더라구요.”
- “사실 제가 생각해봐도 서부 해안 말고는 답이 없어요. 오히려 감마가 머리를 잘 쓴거죠.”
“감마만 머리를 잘 쓴게 아니죠. 그녀를 보좌하는 모든 참모진들이 다 똑똑한 사람들이니까요.”
“누구들처럼 제 고집만 부리는 것과 다르게요.”
- “사실 그것 말고도 또 알아야 될 게 더 있어요.”
- “제타가 이번에 MIRV를 개발한다고 하더라구요. 핸포드에 있는 핵연료 재처리 시설을 재가동시킨다면서...”
“펙스가 드디어 핵무기도 보유하는군요...”
- “다만, 예상과 다르게 오메가는 핵무기를 사용하는 것에 대해서 회의적이예요.”
- “아무래도 제1차 연합전쟁 때 타이런트들이 유럽 전선에서 날 뛰는 걸, NATO 사령부에서 핵무기를 투하해서 진압하는 광경을 눈 앞에서 직접 목도해서 그런 건지는 몰라도 말이죠.”
“핵무기를 쓴다는 건, 피차 상대방도 핵무기를 쓴다는 의미이니, 함부로 사용할 수가 없는거겠죠. 아무리 오메가라도 그 정도는 알 거예요.”
- “그래서 일단 개발은 하되, 교섭이나 협상용 카드로 먼저 사용하고, 실사용을 할 때에는 레모네이드들이 전원 만장일치를 해서 사용하는 걸로 하기로 했어요.”
- “델타와 제타는 이번 전쟁에서 바로 사용하기를 원하고 있어요. 물론 저는 당연히 반대를 할 거구요. 앱실론도 반대할 거라고 하더라구요.”
“그건 다행이네요.”
철저하게 자신의 이익을 계산하는 제타의 성격 상, 그녀가 핵무기를 먼저 개발에 나선 이유도 분명 연방군을 손쉽고 빠르게 처리하기 위해서였으리라. 그 후에 제타는 핵투발 이후 퍼질 방사능 낙진을, 일명 “로봇” 이라고 불리우는 방사선 제거 부대를 투입하여 핵 투발 지역에 퍼진 방사선을 제거할 계획이었다. 사실 핵폭발로 퍼진 방사능 낙진은 생각하는 것보다 그렇게 방사능 오염이 심한 편이 아니었다. 굳이 따지자면 체르노빌이나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오히려 더 방사선 오염률이 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메가마저도 핵무기 사용을 주저했던 이유는, 위에서도 말했듯이 양측의 공멸을 가지고 올 수 있는 무기이기 때문이었다. 빈말로라도, 만약에 펙스가 먼저 핵무기를 쏘아올리면, 그것이 명중을 하고 말고를 떠나서 연방도 죽기살기로 핵무기를 쏘아올릴 것이고, 그렇게 되면 이 지구 상에는 또 다시 인류가 멸망하는 일이 벌어지고 말 것이다. 연방도 마찬가지지만, 오메가 또한 인류 멸망 후 겨우 세워올린 자신들의 세력을, 단 한 순간의 선택으로 모조리 잃고 싶은 마음은 추호도 없었다.
“1억명의 사람이 1세기에 걸쳐 쌓아올린 것을, 단 한 사람이 하루 만에 부숴버리는 일이 가능한다.” 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것이 아니다.
차라리 연방이 처음부터 핵을 보유하지 않았더라면 모를까.
핵은 그 어떠한 경우에라도 사용하였을 때에 당장 얻을 수 있는 이익보다 그 후에 잃게되는 손실이 더 큰 무기였다.
- “아마 핵미사일을 개발하고 나면, 가장 먼저 콜로라도 스프링스에 있는 옛 미군의 NORAD(North American Aerospace Defense Command :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기지에 배치시킬 게 분명해요.”
- “철충이 침공하는 와중에도 멀쩡할 정도로 견고하게 지어진 곳이니까요. 아무리 제타라고 해도 핵연료 재처리 시설을 재가동하고 핵미사일을 개발하면서, 발사 기지를 다시 만들기에는 시간이 부족해요.”
“그렇다면 펙스 입장에선 더더욱 중부전선을 사수하려고 들겠군요.”
- “맞아요.”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는 철충이 침고하였을 때 철충으로부터 가장 강력한 공세를 펼쳤던 곳들 중 한 곳이었다. 중앙으로 들어가는 문 입구부터가 두께 1m 짜리에 두께 25톤짜리 무게로 만들어진 견고한 지하 기지였으며, 그 지하 기지도 애초에 화강암 지하 수백 미터 아래에 위치한 곳이라 철충이 인간들을 몰살하기 위해 쳐들어갔을 때에도 상당히 애를 먹었던 곳이었다.
결과적으로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에서 철충으로부터 공세를 펼치던 이들이 몰살당한 결정적인 이유는 역시나 휩노스 병 때문이었다. 멸망 후에도 기지 자체가 온전하니 펙스 입장에선 건들지 않을 이유가 없었고, 모두의 예상대로 이미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 기지는 오메가가 점령한지 오래였다. 미사일 기지로서 뿐만 아니라 멸망 전에 항공 우주 관제를 맡았던 곳인 만큼 오메가가 점령하지 않을 이유는 없었다.
이런 중요한 곳을, 원정군이 가만히 놔둘 이유는 없었다.
이번 펙스와의 전쟁에서 연합원정군이 중부전선을 가장 먼저 타격해야 할 이유가 생겼다.
“감마에게도 말해놓을게요. 특이사항이 생기면 계속해서 알려주세요.”
- “알았어요. 맡겨만 주세요.”
- “저... 그나저나 감마는 요즘 어떤가요?”
“감마요?”
“후훗, 오메가 족칠려고 아주 그냥 살판 났죠, 뭐.”
“그것보다, 연합전쟁 전의 모습으로 돌아온 것 같아서 저도 마음이 놓이네요.”
- “다행이예요, 정말.”
- “저도 목소리로 뿐만 아니라 다시 얼굴을 볼 수 있음 좋으련만.”
“후훗...”
“꼭 그렇게 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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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 중 삽화로 사용되는 그림과 사진의 출처는 구글링과 핀터레스트입니다.
??? : 똑똑똑
오메가 : 누구세요?
연방 : 민주주의 배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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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여튼 마굴입니다(???) 하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우리의 연방군은 언제 어디든 민주주의를 전파하러 갑니다!!! | 24.03.19 20:59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