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게 사실인가?”
“예, 그렇습니다...”
“오마에자키 레이더 사이트에서 확인해본 결과, 태평양에서 미 해군의 3개 항모전단이 접근하고 있고, 괌에서 B-2 폭격기 편대 출격했다고 합니다.”
“다만 태평양에서 오는 항모전단 3개 중 2개는 방향을 틀어서 일본해 쪽으로 가는 중이라고 합니다. 나머지 하나는 7함대와 합류를 할 것 같다고...”
“총리 각하, 워싱턴에서 계속 연락이 오는데 어떻게 하면 되겠습니까...?”
“놔 둬. 어차피 자위대 물리느니 마니 하는 소릴 하겠지.”
“쟤들이 암만 미군이라고 해 봐야 설마 직접 선제 타격을 하겠어? 안심하게 다들. 오늘 일본에 불이 떨어질 일은 없을 테니깐.”
“하지만 각하, 일단 그래도 워싱턴이랑 대화를 해서 미국을 진정시켜 보는 것이...”
“시끄럽네. 우리가 미국의 속국인줄 알아?? 그 빈센트 할링인지 오링인지 그 답답한 양반이랑 무슨 대화를 해서 뭘 어찌하려고??”
“미국에서 오늘 우리가 치를 이 위대한 거사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이해를 해줄 거라고 생각을 하는거야, 자네는 지금??”
“그, 그건...”
“막료장, 치요다구 쪽은 어찌되어가나?”
“예, 지금 제1공정단과 중앙즉응연대가 궁내청에서 대기하고 있습니다. 명령만 내리신다면 언제든 에도성을 점령할 수 있습니다.”
“진행하는 데 차질없이 준비할 수 있도록.”
“예, 알겠습니다.”
“그나저나... 어찌하여 한국에서는 이토록 연락이 없는 거요, 구 소장?”
“그게, 저도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제가 마지막으로 들은 것은 7기갑군단이 서울로 진격한다는 내용이었는데, 그 뒤로 연락이 되질 않고 있습니다.”
“저 쪽에서도 뭔가 급한 일을 처리하고 있나보구만 그래.”
한국의 차경재 대통령과는 다르게 일본의 키리시마 총리는 한 껏 여유로움이 느껴졌다.
키리시마 총리는 이미 일본이 UN 상임이사국인 것 마냥 미국의 수차례 경고를 무시하고 있었다. 당장 까딱 잘못하면 미국과 전쟁이 일어날 수도 있을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키리시마는 미군이 결코 선제 공격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었다. 막말로 자기들이 뭐 언제 하와이에 폭격을 가했나. 한국과의 일은 어디까지나 일본과 한국 사이의 문제지, 미국이 끼어들 상황이 결코 아니라고 생각했다.
자주국가인 일본이 언제까지 미국의 그늘 아래에서 살아갈 수는 없었다.
그래서 키리시마 총리는 한국의 은하수의 혁명에 자위대의 지원을 해주는 것을 대가로 한국의 일본의 UN 상임이사국 진출 지지를 얻어내기로 하였다. 정확히는 은하수에 의해 전복될 대한민국으로부터 말이다. 그 이후에 20세기 일본제국이 그랬듯이 한반도를 다시 일본의 땅으로 합병하여 영토를 확장하고 대동아공영을 이룩하여 일본의 힘을 키운 뒤, 세계 무대에서 미국에 강력한 목소리를 내고 제국 시절의 일본으로 다시 회귀할 것이다.
그러면서 눈엣가시 같은 존재들인 바이오로이드들을 법적으로 노예로 만드는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었다. 덴세츠 엔터테인먼트에서 만든 족쇄 장치를 모든 바이오로이드들에게 착용시키는 것 뿐만 아니라, 제3세계 국가들과 손을 잡아 국제 사회에 여론을 형성하여 바이오로이드가 가진 인간으로서의 지위를 모조리 박탈하고, 세계 무대에 덴세츠 엔터테인먼트를 국제적인 기업으로 끌어올려 일본의 외교적/경제적 위상을 드높힐 생각이었다.
일단 그럴려면 한국 쪽의 쿠데타 상황 뿐만 아니라 일본에서도 미리 밑작업을 해야했기에, 키리시마 총리는 한국 쪽의 전황도 실시간으로 전해받을 겸, 그리고 만에 하나 벌어질 천황파와 야당 쪽 의원들의 반발에 대비해서 아예 일본의 법 자체가 닿지 않는 곳인 대한민국 국방무관 외교공관으로 향했다.
한국 쪽의 거사가 모두 끝나면, 이젠 일본 쪽의 거사도 치를 생각이었다.
본디 일이란, 따로따로 하는 것이 아닌 연쇄적으로 일어나야 하는 것이 맞는 법인 거늘.
키리시마는 한국의 쿠데타가 끝나면, 곧 바로 에도성을 점령하여 천황을 끌어내리고 쿠데타를 일으킬 생각이었다.
* * *
한 편...
“여기야?”
“어, 지도에서 찾아보니 확실해.”
“여기가 대한민국 국방무관 외교공관이야.”
사라카엘 이모에게 뒤를 부탁한 뒤, 유빈과 피에트로, 셜록과 토모는 미나토구에 있는 외교공관촌으로 향했다.
그리고 다소 한적한 골목길로 접어들어, 크기에 비해 비교적 수수하게 생긴 2층짜리 독채 건물 앞으로 향하였다.
대한민국 국기가 걸려져 있는 것을 보니, 유빈이가 제대로 찾아온 게 확실했다.
“정말 키리시마 총리가 여기로 온게 맞을까?”
“제 아무리 키리시마라고 해도 일일이 한국 쪽 전황을 확인하기는 힘들 거야.”
“그렇다면 실시간으로 은하수의 쿠데타 상황을 전달받을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겠지. 아무리 외교사절이라고 한다지만, 일개 국방무관이 총리와의 술자리에 나오는 것 자체가 이상하잖아?”
“그렇긴 하지.”
“근데 어떻게 들어갈려고? 여기 담 넘는 순간 경찰들 몰려오는 거 시간 문제야. 설령 무시하고 안으로 어찌저찌 들어간다 해도 엄연히 타국 영토를 불법적으로 침입한 꼴이 되어버린다고.”
“그러게. 오는 것까지만 생각하고 들어가는 건 생각을 못 했는데...”
“이를 어쩐다...”
키리시마 총리라면 아직 은하수 쿠데타 상황에 온 신경이 곤두서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애초에 은하수의 쿠데타의 군사적 지원을 위하여 자위대까지 출동시킨 마당에, 키리시마 총리가 자위대의 통수권자로서 한반도의 전황을 보고 받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리고 한국의 쿠데타 상황이 끝난다고 해서 키리시마 총리가 그냥 박수나 짝짝짝- 치고 가만히 있을 것이라고 생각이 들지는 않았다. 셜록과 피에트로가 키리시마 일당에게 납치당했을 때, 키리시마는 그들에게...
“아무렴, 장차 새로운 천황이 될 수도 있을진데.”
라고 말을 했었다.
피에트로와 셜록 뿐만 아니라, 유빈과 토모도 키리시마가 그냥 허풍을 떨 듯 하는 말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키리시마는 일본이 핵무장을 한다는 소리 만큼이나 무시무시한 계획을 세우고 있었던 것이었다. 애초에 왜 키리시마가 한국에서 일어나는 쿠데타 상황에 대해 보도지침을 내리고 언론통제를 하였을까? 키리시마 총리는 일본이 핵무장을 한다는 소리 만큼이나 무시무시한 계획을 세우고 있음이 틀림없었다.
유빈이는 은하수 쿠데타 이후 키리시마의 다음 타자는 다름 아닌 천황이라고 추리를 했다. 키리시마에게 있어서 일본이 군대과 핵을 보유하고, UN 상임이사국으로 진출하여 제국 시절 일본으로 회귀하는 것에 가장 큰 걸림돌은 다름아닌 천황의 존재일테니 말이다. 그렇다면 키리시마로서는 한반도에서 일어난 쿠데타의 연쇄작용으로 천황을 향하여 쿠데타를 일으킬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괜히 피에트로와 셜록을 향해 천황이 될 자라고 자부한 것이 아니었다.
시간은 흘러가고 상황은 급박한데, 하필 치외법권지대인 외교공간으로 도망간 키리시마를 어떻게 저지해야할지 넷이서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던 찰나, 유빈이의 주머니에 있던 휴대폰의 벨소리가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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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야?”
“어...”
“... 한국에 있는 내 동생.”
키리시마 총리를 어떻게 막을 지 고민하고 있는 급박한 상황 속, 동생 동생 라인하르트로부터 걸려온 전화.
셜록과 피에트로의 납치로 인해 잠시 잊고 있었던 한국의 상황을 상기하며, 유빈은 조심스럽게 스마트폰의 패널을 밀고 동생의 전화를 받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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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 중 삽화로 사용되는 그림과 사진의 출처는 구글링과 핀터레스트입니다.
키리시마 넌 이제 ㅈ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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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그것보단 시라유리와 토모는 일본 080 소속이라고 생가해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예시가 조금 많이 상이하긴 하지만, 스위스 용병이라고 생각해주시면 될 것 같네요 | 24.02.25 19:45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