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합동참보본부로부터 연락이 오기 약 30여분 전.
서울특별시 종로구. 국군서울지구병원.
“지금 밖에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야...?”
“어우씨, 엉덩이야...”
마취가 풀리고 깨어나보니 세상이 아수라장이 되어있었다.
어두운 병실 안에서 깨어나 협탁 위에 리모컨에 손을 뻗어 TV를 켜보니, 자신이 수술을 받고 있는 동안 전국에는 비상 계엄령이 선포되어있었고, 그걸로도 모자라서 전투준비태세 1단계가 발령되어져있었다. 육군참모총장인 윤도철 대장을 위시로 한 군 내 사조직 은하수가 합동참모의장을 전 정권 내란 방조 혐의라는 말도 안 되는 죄목으로 강제 연행했고, 그 과정에서 서울에서는 아군 부대끼리 총격전이 벌어졌다는 충격적인 소식이었다.
충격적인 뉴스는 거기서 그치지 않고, 개성대에서 수도군단 예하 사단들과 5군단 예하의 사단들끼리 전면 충돌이 일어났다는 소식까지 접하고 나서야 보통 상황이 벌어졌음이 아님을 직감한 그는, 침대에서 일어나 곧장 환자복에서 전투복으로 환복하였다. 군화를 신기 위해서 자세를 수그릴 때 신경이 약간 거슬릴 정도로 엉덩이의 민감한 부위가 아려왔지만, 지금은 그런 아픔 따위 중요한 상황이 아니었다.
환의 대신 야상 위에 요대를 채우고, 은빛으로 은은하게 빛나는 별 네 개짜리 철제 계급장이 붙은 베레모와 지휘봉까지 챙긴 뒤, 병실을 빠져나왔다.
복도로 나오자, 때 마침 야간 당직 근무를 서고 있던 간호장교와 마주쳤다. 병실을 나온 4성 장군을 마주하자, 간호장교는 부동자세를 취하며 경례를 해보였다.
“어?! 추, 충성!!!”
“아, 간호장교. 혹시 지금 바로 지작사에 연락을 좀 할 수 있겠나???”
“지, 지작사로 말씀이십니까...?”
“예, 예! 알겠습니다!!!”
* * *
- 뚜루루루루루~...
- 뚜루루루루루루루루루루루~... 뚝!
“...”
국군서울지구병원 지휘통제실에서 지상작전사령부로 통하는 핫라인부터 무전, 심지어 본인 개인 전화기로까지 지작사 참모장과 예하 참모들에게 전화를 걸었음에도 그 어떠한 연락이 닿지 않았다. 느낌이 마치 일부러 연락을 무시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한참을 계속 지상작전사령부 지휘통제실에 연락을 취하다가 연락을 받지 않자, 이번엔 지작사 예하 부대의 지휘통제실에 연락을 취하였다.
하지만 지작사 예하 다섯 개 군단들 중 연합사의 통제를 받지 않고 순수하게 자신이 지휘하는 부대인 5군단, 6군단, 7기갑군단 모두가 부대 지휘통제실부터 부대장들까지 지작사와 마찬가지로 일제히 연락을 받지 않았다.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일제히 연락을 받지 않고 무시하는 예하 부대들을 보며 점점 자신의 의심이 확신으로 변해갔고, 결국 그는 자신의 부대와 예하 부대들 대신, 계엄사령부가 있는 합동참모본부로 연락을 시도하였다.
핫라인으로 연락을 시도하니, 몇 번의 연결음 끝에 지통실 상황장교가 연락을 받았다.
- “예, 합동참모본부 지휘통제실 상황장교입니다.”
“어, 나 지상작전사령관이야.”
- “예, 충성!”
“내가 지금 서울지구병원에서 방금 막 깨어나서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 지를 몰라 그러는데, 혹시 지금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설명을 좀 해줄 수 있겠나??”
- “상황 말씀이십니까? 아...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
- “예... 그... 서울지구병원에서... 지작사령관께서... 예, 방금 깨어나셨다고... 예...”
- “... 아 여보세요, 지작사령관? 나 민하준이요.”
“아, 하준이 옵ㅃ...”
“아차, 아아아~! 네, 연부사님!!”
“대체 이거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 겁니까? 병원에서 깨어나서 소식을 듣곤 내 부대에 연락을 해봤는데, 참모장부터 그 밑에 참모진들은 물론, 예하 부대장들까지 싹 다 연락을 받지 않고 있어요! 마치, 이것들이 일부러 나를 피한다는 느낌이 들어요!!”
“거기다가 5군단은 지금 개성대 3군 합동본부에서 수도군단 병력들과 충돌이 벌어졌다고 하는데, 이 말이 사실입니까, 지금?!”
- “사령관님, 놀라지 말고 잘 들으십시오. 지금 지상작전사령부는 사령관님께서 부재 중이신 틈을 타서 참모장 주도하에 예하 군단과 직할부대 전부가 다 은하수에 넘어간 상황입니다.”
“뭐, 뭐라구요...?!”
- “반란군 주도자 윤도철을 비롯한 반란군 녀석들이 합참의장님을 전 정권의 친위 쿠데타에 대한 내란 방조 혐의로 강제로 연행하는 과정에서 살해했고, 이 사실을 계엄사에서 인지하기 무섭게 육군본부로 도망쳤습니다.”
- “5군단은 현재 3군 합동본부를 점거하기 위해 지작사 참모장 지시에 따라 개성대로 출동했고, 나머지 6군단과 7기갑군단도 서울로 진격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 그렇습니까?”
- “아직 몸이 회복되지도 않으셨을텐데, 일단 지구병원에서 대기하시길 바랍니다. 지금 좀 상황이 많이 골치아프긴 한데... 반란군 진압은 일단 계엄사 쪽에서 어떻게든 해보겠습니다.”
“... 알겠습니다.”
“... 그렇단 말이지...?”
계엄사와의 연락을 끝내고 잠시 머릿 속으로 생각 정리를 하다 무언가 번뜩 떠오른 지상작전사령관은, 곧 당직사령에게 말하였다.
“... 당직사령.”
“예, 사령관님.”
“의무사령관이 지금 전화를 받을까?”
“의무사령관께서 말씀이십니까?”
“... 한 번, 병원장님께 연결해보고...”
“아니다, 됐다. 내가 직접 연락해볼게.”
그러고는 당직사령자리에 있는 비상전화기로 가서 의무사령관에게 전화를 건 지상작전사령관은, 곧 수화기 너머 전화를 받은 의무사령관에게 본론을 말하였다.
“아, 의무감? 나 지작사령관이요. 지금 데프콘 발령된 거 알고 있죠??”
“거 다름이 아니고, 우리 용인에 있는 의무후송항공대 소속 헬기들이요...”
“... 내 거기 헬기 한 대만 좀 급하게 빌릴 수 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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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 중 삽화로 사용되는 그림과 사진의 출처는 구글링과 핀터레스트입니다.
예. 한 동안 계속 분량 조절 실패할 것 같습니다.
그래도 슬슬 대단원의 막이 내려갈려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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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말 안하고 이 이미지로 대체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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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02.19 01:0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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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02.21 18:1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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