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
“여기... 있어...!!!!”
“... 빈아...!!!!”
“... 유... 빈... 빈아...!!!!”
“... 유빈아...!!!!”
“유빈아!!!!”
“으, 으윽...”
자신을 애타게 부르는 외침에 천천히 눈을 떠보았다.
눈 앞에 용 이모와 감마 유모가 서 있었고, 제 몸을 깔고 누운 잔해들을 작은 엄마 세아와 마키나 이모가 합세하여 치워주고 있었다.
“뭐, 뭐야... 감마 유모랑... 용 이모도 있었네...?”
“근데... 이거 가상현실 맞아요? 진짜 아픈데...”
“말 하는 거 보니 아직 멀쩡하구만.”
“일어날 수 있겠어?”
“어으... 잘 모르겠어요...”
“으이구~ 내 손 잡아, 아들. 일으켜 세워줄테니깐.”
감마 유모가 건네는 손을 잡고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고 나서야, 유빈은 그제서야 토모를 찾았다.
“아, 맞아...!!!”
“토모?!?! 토모!!!!”
“와, 왓슨...”
“토모!!!!”
다행이도 토모는 무사한 듯 했다. 토모는 유빈과 마찬가지로 폭발에 휘말려 건물 잔해에 깔려있던 걸, 다미 이모랑 아르망 이모가 잔해 속에서 꺼내 무사히 유빈이의 앞으로 데려왔다.
“에헤헤... 머리가 조금 어질어질한 거 빼면 괜찮아...”
“그래도 왓슨한테 이렇게 이모들이 많이 계신 줄 몰랐어, 헤헷.”
“어... 그...”
“내가 친척들이 많거든. 이모들 다 패키지 여행으로 오셨다가 찾아오신 거 같아.”
“그, 그쵸, 작은 엄마?”
“그, 그럼! 그렇고 말고.”
유빈이의 물음에 작은 엄마 세아는 맞장구를 쳐주었다. 유모랑 작은 엄마랑 이모들이 우리들 도와주려고 가상현실에 접속했다고 대놓고 말을 할 수는 없을 노릇이었으니깐 말이다. 유빈이는 토모에게 작은 엄마와 유모와 이모들이 일본에 친척들끼리 자유 여행으로 단체 관광을 온 거라고 설명하였다. 덕분에 토모는 건물이 폭발한 현장 한 가운데에서 왓슨네 이모들 한 분 한 분에게 인사를 드리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다행이 둘다 바이오로이드 인간과, 1세대 슈퍼솔져와 바이오로이드 인간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아인 덕분에 폭발에 휩쓸렸음에도 불구하고 찰과상 조금 입은 것 외에는 크게 다치지 않았다. 하지만 덕분에 셜록 키무라의 신문사 건물 뿐만 아니라 옆 블록 건물까지 피해가 가버려 일대가 아수라장이 되어버렸다. 주위를 둘러보니 유빈과 토모 뿐만 아니라 다른 시민들도 적잖게 피해를 입은 모습들이 눈에 들어왔다.
피를 흘리고, 잔해 속에 깔려 여전히 고통받는 시민들의 모습이 비춰진다.
이 정도로 시내에 큰 폭발이 일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소방차는커녕 구급차 한 대 조차 보이지 않았다. 흔한 사이렌 소리 조차 들리지 않는다.
시민들을 구조해야할 소방관과 경찰이 오지 않는다는 건, 지금 정부가 시민들이 죽던 다치던 전혀 신경쓰지 않고 있음을 의미했다.
이는 무언가 목적이 있는 폭탄 테러였다.
그 만큼 정부가 지금 일본 내부에서 뿐만 아니라 한일 양국 간에 벌어지고 있는 일에 대해서 숨기기에 급급하다는 뜻이기도 하였다.
그리고 이를 방증하듯...
“이상하군요, 저희 쪽 정보에는 당신이 이렇게나 많은 사람들을 데리고 있을 것이라곤 전혀 예상하지 못했는데...”
시라유리가 유빈과 토모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아까 역 압 돈키호테 입구에서 봤을 때와 다르게 그녀 혼자 뿐이 아니었다. 그녀 혼자 뿐만이 아니라 무장한 장정 여럿을 대동하여 유빈의 일행 앞에 나타난 것이었다. 유빈은 그들의 3색 화강암 패턴 전투복에 얼굴은 검은색 민무늬 발라클라바로 가리고 고글에 방탄모를 보고, 그들이 사관학교 군사사 시간 때 배웠던 일본의 육상자위대, 그것도 자위대 유일의 공수부대인 제1공정단 소속 병력들이라는 것을 단 번에 알아차릴 수 있었다.
키리시마 총리가 자위대를 한국에 출동시키겠다고 한반도와 가까운 서부지역의 주요 부대들에게 출동 대기 명령을 내렸다고 했었는데, 설마 자국 내에서까지 키리시마 자신의 안위를 위하여 군부대를, 그것도 정예 공수부대 병력을 도쿄 시내 한 복판에 출동시켰을 줄이야. 기가 차고 코가 찰 노릇이었다. 유빈은 시라유리가 자위대까지 대동해서 온 모습에 어이가 없으면서도 그녀의 물음에는 친절하게 답해주었다.
“일본 여행 차 잠깐 얼굴 보려고 들린 우리 이모들이거든? 네 녀석 못지 않게 다들 이 바닥에서 한 따까리들 하시거나 하셨던 분들이셔.”
“만난 김에 인사나 해.”
“이모들이라니 참나, 어이가 없어서...”
“시라유리!! 키무라는 어쨋어...?!?!”
토모가 무섭게 쏘아붙혔지만, 시라유리는 오히려 여유롭다는 듯 어깨를 으쓱해보이며 말했다.
“키리시마를 적으로 돌리면 어떻게 되는지, 당신도 잘 알잖아요?”
“그렇다고 무고한 시민들 마저도 다 같이 휘말리게 해?!?!”
“시민들 따위의 안위는 중요하지 않아요. 중요한 건 총리의 의사죠.”
“필요하다면, 시민들 몇 백은 물론이고 몇 천, 몇 만 정도 죽이는 건 일도 아니예요.”
“ㅁㅁ, 잘도 그런 말을 씨부려?!?!”
“국가가 왜 존재하는 지를 몰라?!?!?!”
“좋을대로 생각하세요. 미개한 시민 여럿이서 의사 표방해서 배가 산으로 가는 꼴을 보느니, 차라리 능력있는 사람 한 명이 이끄는 편이 훨씬 더 좋지 않겠어요??”
“당장 키무라를 구하러 가야만 해, 모리아티도!!!!”
“그건 허락 못해요, 토모 양.”
시라유리는 등에 매단 장궁을 꺼내어 겨누었다.
토모는 그녀가 자신 뿐만 아니라 왓슨도 같이 겨누고 있다는 것을 눈치챘다.
“화살을 한 번에 두 발 씩이나...?”
“그만 둬, 시라유리!!! 왓슨은 아무 상관 없잖아!!!!”
“상관있어요!!!!”
“셜록 키무라도 그렇고, 모리아티라는 사람도 그렇고!!!!”
“토모 당신 뿐만 아니라 왓슨 당신도, 너무 많은 것을 알아버렸어요!!!!”
“그러니깐 이 위대한 거사를 순조롭게 진행하기 위해서는 여기서 제거해버리는 수 밖에 없습니다.”
“걱정마세요. 당신도 곧 뒤 따라 갈테니깐. 그리고 여기 계신 분들도 모두요.”
그러고는 시라유리는 당기고 있던 활사위를 놓았다.
“안타깝네요, 당신의 친한 누님이 시라유리 분이시라서 저도 조금 마음에 들었었는데 말이죠.”
“하지만 여기까지네요.”
“왓슨!!!!”
“유빈아!!!!”
“!!!!”
마지막 말을 끝으로 시라유리의 손에서 벗어난 화살 두 발은 정확하게 토모와 자신을 향해 날아왔다.
토모와 이모들의 외침이 들리고, 시라유리의 등 뒤에서 대기하고 있던 자위대의 병력들이 총을 겨누며 다가오는 것을 끝으로 순간 눈 앞이 새하얗게 바뀌어버렸다.
----------------------------------------------
https://novelpia.com/viewer/3280892
댓글과 추천은 작가에게 큰 힘이 되어준답니다!
가시는 길에 댓글 꼬옥! 추천 꼬옥 한 번 부탁드리겠읍니다!
작 중 삽화로 사용되는 그림과 사진의 출처는 구글링과 핀터레스트입니다.
(IP보기클릭)223.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