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호라는 우등생이 같은 취미를 공유하고 있는 세토우치라는 남학생을 좋아하게 되어 고백을 하였지만, 이미 안즈라는 다른 여학생을 좋아하고 있었기에 고백을 거절당했다는 이야기는 학생회장인 시라유리를 흥미롭게 만드는 데 충분했다. 그저 흔하디 흔한 10대 소년, 소녀들의 연애 이야기일 뿐이었지만, 청춘의 또 다른 한 페이지를 장식하는 달콤씁쓸한 사랑 이야기 만큼, 듣는 이의 가슴을 콩닥 거리게 만드는 것이 또 어디 있을까?
학생회장 시라유리는 유빈과 피에트로, 그리고 토모가 가져온 정보에 만족한 듯 수첩을 꺼내 받아적으며, 미소를 지어보이며 말했다.
“좋아요, 아주 마음에 들어요. 이 정도면 충분해요.”
“정말 이 정도로 충분하나요?”
“그럼요~ 시호 양에게 이런 달콤쌉쌀한 일이 있었을 줄이야, 누가 알았을까요?”
“차인 건 조금... 안타깝긴 하네요...”
“그럼 다음은...”
모든 거래에는 주고 받는 게 있어야 한다.
시라유리의 부탁대로 학생들 사이에서 떠도는 풍문을 확인하여주었으니, 이번엔 시라유리 쪽에서 자신들에게 정보를 줄 차례였다.
“응! 이제 우리가 테이크야!”
“후훗, 그래요. 제가 기브하죠.”
“몇 주 전에 현 이사장님과 키리시마 내각총리대신의 통화를 들었었어요. 늘 모이던 술집에서 몇몇 대신들과 자민당의 일부 인사들, 다른 재계 인사분들과 함께 모이자는 내용이었죠.”
“특이하게도 이 자리엔 주일한국대사관 소속의 국방무관도 참석한다고 하더군요.”
“붉은 아레나의 사업을 완전히 접기 전에, 바이오로이드들로부터 접대라도 받으면서요.”
“...”
분명 카사하네구미의 오야붕인 카사사키 후쿠다는 키리시마 총리가 최근 붉은 아레나 사업을 축소시키고 이윽고 사업을 완전 중단하라고 하였다고 했었다.
그런 사람의 입에서 저런 소리가 나온 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았다. 사업을 중단하라는 것은, 분명 다른 속셈이 있는 것이 틀림 없었다.
거기다가 주 일본 대한민국 대사관 소속의 국방무관이 술자리에 참석이라니.
이건 대놓고 뭔가 한국과 커넥션이 있다는 소리처럼 들리지 않는가?
“정확하게 못 들었는데, 일단 하나 확실한 건 대한민국 국방무관이 참석하는 만큼 대한민국과 관련된 이야기가 섞여 있었어요. 요즘 옆 나라의 정치가 어떻고 안보가 어떻고 하면서 말이예요.”
“혹시 거기서 은하수라는 단어를 들으시지 않으셨나요?”
“은하수요?... 그건 잘 모르겠네요. 처음 듣는 단어예요.”
“그, 그렇군요...”
“대신에 육군사관학교 출신 장교들로 이루어진 조직이 뭔 일을 꾸미고 있고, 자기네들은 거기에 맞춰 지원을 해준다는 이야기를 듣긴 했었어요.”
“지난 번과는 다르게 이번에는 확실하다면서.”
“맞아, 은하수가 맞아...!”
“키리시마가 대한민국의 사관학교 사조직에게 무슨 지원을 해준다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문맥상 어렴풋이 추측은 할 수 있겠더라구요.”
“자위대가 쿠데타를 지원해주는 거야. 확실해.”
“분명한 건 지금 키리시마 내각이 벌이고 있는 일이, 비단 일본만의 문제로 끝나진 않을 거라는 것예요. 까딱 잘못하면 동북아시아의 안보 문제로 번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시라유리의 말에 유빈과 피에트로는 두 눈을 날카롭게 번뜩이며 진지하게 들었다.
어느새 토모도 웃음기 싹- 뺀 표정을 짓고서 진지하게 이야기를 듣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시라유리의 확인 사살로, 키리시마 내각총리대신과 윤도철 육군참모총장 사이에서 은하수의 쿠데타와 관련해 연결점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셜록 일행이 하토모리 전 총리의 집에서 발견한, 서울에서 쿠데타 발생 시 자위대가 출동해서 은하수 세력을 도와준다는 문건의 내용은 거진 사실이었다. 그리고 그것을 대가로 은하수는 일본의 자위대의 군대화를 도와주는 것이 최초 거래의 조건이었다.
장기적으로는 은하수가 군부 쿠데타로 전복한 대한민국이 일본과 손을 잡아 중국의 NATO 관할 점령지역을 확보하고, 대한민국이 일본의 연방국가화로 흡수통일되면서 일본은 제2차 세계대전 시절의 제국으로 회귀하여, 최종적으로 한국에서 일본의 UN 상임이사국 진출과 핵무장을 도와 미국과 대등한 국가로 성장하며 한일합방을 이루는 것이 키리시마 내각총리대신의 목표였다.
“참고로 오늘 저녁이 바로 그 술집에서 모이기로 한 날입니다. 아직 해가 중천에 떠있긴 하다만, 서두르셔야 할 겁니다.”
“이건 혹시 몰라서 제가 그 때 녹음한 녹음 파일이예요.”
“정말 감사합니다.”
“후훗, 받은 만큼 드렸을 뿐이예요.”
“그리고 또 다른 시라유리 분과 친하다고 하시니, 저도 모르게 좀 친근감이 느껴진달까?”
“아, 아하하하...”
“그럼 여기서 우리 헤어지도록 해요. 단서를 잡으시려면 서두르는 게 좋을 테니까요.”
“아, 그리고 곧 AGS 경비원 분들이 순찰을 도실 시간이니, 가급적 나가실 땐 뒷문으로 나가도록 하세요.”
“도와줘서 감사합니다.”
“응! 도와줘서 고마워!!”
시라유리의 배려로 유빈과 피에트로와 토모는 학생회실 건물 뒷문으로 빠져나갔다.
“고맙기는요~...”
“... 토모.”
*
*
*
*
*
“잘했어, 정말 잘했어!! 역시 믿고 있었다고!!!!”
사무실로 돌아와 시라유리로부터 건네받은 USB를 셜록 키무라에게 건네주니, 셜록 키무라는 신나서 유빈과 피에트로의 어깨를 두드렸다.
그야말로 쾌재였다.
“아주 대박이야! 모든 매체에서 우리의 기사를 이야기하는 날이 머지 않을 거야!!!”
“이 USB도 물론 중요한 단서겠지만...”
“아직 이 정도 가지고는 부족하지 않을까?”
“물론 이 정도만 가지고는 겨우 중박 정도라고 할 수 있겠지만, 나도 너희가 학교에 나가있는 동안 나름대로 돌아다니면서 탐문수색을 좀 해왔지.”
“음?”
셜록 키무라가 두툼한 서류 뭉치 파일을 유빈이와 피에트로와 토모의 앞에 당당히 내밀어 보였다.
서류의 형식을 보아하니, 일종의 회계 장부 같아 보였다.
“나도 가만히 띵까띵까하고 놀고 있던 것 만은 아니라고.”
“이건 덴세츠 엔터테인먼트의 회계 장부야.”
“덴세츠 엔터테인먼트가 키리시마 한테 정치자금을 지원해주고 있다고 했었지? UN의 상임이사국 진출을 위해서 말이야.”
“그랬었지.”
“근데 이걸 보니깐, 단순 정치자금으로 끝나는 게 아닌 모양이다.”
“우선 어제 모리아티랑 토모가 갔다던 그 사이비 종교. 코헤이 교단 말인데...”
“그 코헤이 교단의 운영 기업이 바로 덴세츠 엔터테인먼트야.”
“그리고 이 장부는, 그 코헤이 교단에서 헌금을 통해 들어온 돈에 대한 각종 거래 내역들이 기록되어져 있어.”
“특이하게도 여기 교단에서 들어온 헌금들이 향하는 곳은 단 하나야.”
“경제산업성 산하 자원에너지청.”
“참고로 경제산업성 대신이 키리시마 계파의 일원이고, 키리시마 총리처럼 일본회의의 일원이기도 해.”
“코헤이 교단에서 들어온 헌금이 경제산업성 자원에너지청으로 들어간다라...”
“... 아, 설마?!”
“맞아, 그 설마야.”
유빈이 눈을 번뜩 뜨며 묻자, 셜록 키무라가 설명을 이어나갔다.
“한국군 사관학교 출신 사조직인 은하수가 자위대의 쿠데타 지원에 대한 약속으로, 일본 정부에게 자위대의 군대화와 일본이 핵무기를 보유할 수 있도록 개발 기술 이전을 약속했어. 하지만 기술 만으로는 일본이 핵무기를 개발하는 데에는 역부족이지...”
“가장 중요한 시설이 일본엔 없거든.”
“핵연료 재처리 시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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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 중 삽화로 사용되는 그림과 사진의 출처는 구글링과 핀터레스트입니다.
슬슬 결전이 다가오는 군용...
포풍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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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려드리지 않스빈다! | 24.02.07 18:23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