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7일 목요일.
친형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모하노?"
"와!"
"인천 좀 갔다온나"
"인천은 와!"
"차 좀 보고 사온나"
"뭔 차!"
"엄마차"
"맞나"
그래서 전 급히 팀장님께 구두 반차를 내고 인천을 갔고,
대낮에 나비공원(?)에서 '미니' 실물면접을 본 뒤,
"모꼬, 그냥 계약하자"
"와, 괘안나"
"그냥 새차같다."
"아라따, 사온나"
그리고 그 다음날 찾는걸로 바로 계약금 50만원을 송금했습니다.
다음 날 완전한 오후 반차를 내어,
차고지인 양천구청에서 젊은 부부와 소유권 이전을 완료하고,
저는 그 날 밤 11시경 이 차를 몰고 어머니가 계시는 경주로 내려갔습니다.
원래는 어머니 몰래 갖고가서 서프라이즈(!!)를 하려 했으나,
집에서 밥을 먹던 형과 통화하던 중 형이 무의식적으로 내뱉는 바람에 어머니의 눈치에 걸려버렸지요.
바로 전화가 와선,
"그냥 이번에 새로나온 모닝이로 하지~ 그게 웬 말이야~ 안돼~ 사지마~ 사지마~~"
"나도몰라, 연휴전에 바빠죽겠는데 형 때문에 이게 뭐야대체.. 뭐, 이미 샀으니 그냥 타요.."
"아냐~ 사지마~~ 엄마 큰 차는 못 몰아~"
"엄마 이거 되게.. 작아요...."
"그래도 안돼~~"
진심이 80%정도 되었던 어머니의 간곡한(?) 만류에도,
이미 차는 경부고속도로를 100km이상의 속도로 내달리고 있었습니다..
저는 SUV를 선호해서 쏘렌토를 타는데, 이 날 고속도로에서 몰아본 이 미니는 정말 한대 갖고 있고 싶더군요.
펀 드라이빙이 뭔지 알것같아요.
실은, 어머니 친구분이 하늘색 미니의 1세대 버전 디젤을 타고는 집에 놀러오십니다.
두 분이 꽤나 가까운 사이여서, 이미 울 엄마의 마음에 미니가 들어와있었던거죠..
"얘, 저 차는 얼마니..? 저건 기름 많이 먹어..? 요즘 시내나가니까 정말 많이 보이더라.. 저 눈알봐, 귀엽지않니..?"
등등 지대한 관심을 두시는 걸, 우리 형제는 이미 알고 있었고,
이번 기회에 새차로 5년타던 모닝도 무려 8만키로에 육박하면서 각종 센서들이 고장나던 찰나,
차를 바꿔드리기로 한 것이죠.
4월말 이 차(미니쿠퍼s 3세대) 매물이 전국에 극히 적었고,
또한 하얀색은 더더욱 없었습니다.
매물이 3대 정도뿐이었고, 공교롭게도 그 3대의 상태와 시세가 동일했지요.
그래서 다른 매물도 볼 필요없이 실내에서 새차냄새가 풀풀나돈 이 차로 결정하였고,
무엇보다 나비공원에서 만난 젊은 차주분이 아무런 욕심없는 얼굴로 저를 맞아주셔서,
사람을 믿고 바로 가져와버린겁니다.
실은 지난 모닝은 운전을 전혀하지 못하시던 어머니가,
다시찾은 늦은 갱년기처럼 우울증세를 많이 보이셔서,
운전이라도 하면서 시내 나가시라고 어버이날 선물로 우리가 사드린 것입니다.
서울에 사시는 이모분들은 모두 운전하시는데 어머니가 가끔 그걸 되게 부러워했다고 언질을 해주시더군요.
처음엔 정말 힘들었습니다.
60대 여성이 처음 운전을 한다는게, 또 그걸 가르쳐야 한다는게.. 많이 힘들었지만,
어머니도 유투브영상들 보면서 주차연습하시고,
선천적으로 타고나신건지 정말이지 놀라울 정도로 실력이 늘고 운전에 대한 개념을 잡아가시더라구요.
물론 지금도 후방주차는 어려워하십니다........(;;)
이제는 가끔 아버지가 밖에서 술 드신 날엔 아버지차도 직접 몰고 들어오십니다.
밟으면 엄청 잘나간다고 모닝처럼 가속에 대한 스트레스가 없다고 좋아하시죠..
저는 기왕 사드릴거 SUV(컨트리맨)를 추천해서 형이랑 의논했지만,
그건 정말 어머니의 생활패턴에도 맞지 않고 갑자기 커져버리면 다시 운전이 어려워지실까봐,
보다 작은 미니 3도어로 선택했습니다.
비록 중고이나 저 차도 싼 가격이 아니지만,
왜 더 비싼차로 못해드렸나.. 지금도 후회는 있네요. 참 희한해요.
제 차라도 팔아서 해드릴껄...이라는 비현실적인 생각도 드는거 보면 참 희한해요 정말..
이 차는 생각보다 문짝도 두껍고 안전합니다.
또한 실내도 예쁘고, 이번 쿠퍼S가 3세대에선 엔진도 바껴서 저 조그만 차체가 힘이 200마력에 육박합니다.
외관도 눈에 띄게 이뻐졌고, 무엇보다 아직 새차같은 느낌이라 참 좋네요.
저 빨간 백미러커버가 참 마음에 든다고 먼지묻은걸 맨손으로 쓰다듬는 모습을 보면,
어머니가 어린애 같기도 합니다...
제가 받은 내리사랑 깊은은혜를 비록 물질적인 것으로 모든걸 커버할 순 없지만,
가끔은 이런식의 표현과 그에 대한 반응을 보고 있자면,
뭐........ 세상 행복합니다.
그럼 이만..
ps. 차 구입비는 거~~의 형의 지갑에서.......... 저는 그저 운반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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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도르는 추천!! 그나저나 미니를 타 버리시면 이제 다른 차는 많이 힘들 것 같아 보입니다 ㅎㄷㄷ 미니의 재미를 알아버리시면..... 더 좋은 차로 넘어가는 순간이 두렵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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