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 / 출국, 신주쿠, 요츠야, 하라주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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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 네즈 신사, 도쿄 대학, 우에노, 오다이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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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아침, 어학원에 나가는 W를 따라 밖에 나와 누마부쿠로의 ‘마츠노야’에서 아침을 때운다.
꽤 저렴한 편인데도 맛은 여느 식당 부럽지 않다. 튀김도 맛있었고, 맥주까지 곁들이니 여러모로 만족스러운 아침 식사다.
오늘은 3.1절인데, 이런 날에 ‘메이지진구’나 ‘고쿄’ 등 일본 황실과 관련있는 장소들은 그다지 가고 싶은 장소가 못되므로 오늘은 ‘지브리 미술관’에 다녀올 예정이다.
나카노 역까지 가는 길에 ‘아라이야쿠시바이쇼인’이 있다.
아침부터 기름진 음식에 맥주를 마셨더니 조금 찝찝한 입을 소프트로 달래고 소화도 시킬 겸 한 번 들러본다.
이곳은 1586년에 창건된 꽤 오래된 절이다. 나카노 구에서 가장 큰 사원이며, 안에는 ‘쿠카이’ 대사가 만들었다는 본존이 전해온다.
에도 막부 시절, 황후가 눈병을 치료하기 위해 이 절에서 기도했는데 눈병이 나은 뒤로, 눈병 치료에 관해 유명해졌다.
안은 벌써부터 봄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다시 나카노 역으로 향하던 중, 옆에 서점이 보여 들어갔더니 마침 ‘고독한 미식가’ 만화책이 보인다.
전부터 꼭 갖고 싶었기에 이참에 사기로 한다. 나카노 역에서 목적지인 기치조지 역 까지는 5 정거장, 그닥 먼 거리는 아니다.
우리나라에는 ‘길상사’라는 이름이 더 익숙할 것 같다. GTO (반항하지마) 시리즈의 배경인 이곳은 생각보다 훨씬 번화가였다.
나름 도쿄 도심에서 멀어져서 적당히 한적한 느낌일 것 같았는데 오히려 신주쿠보다 더 복잡한 것 같다.
‘이노카시라코엔’ 바로 옆에 있는 ‘챠이브레이크’라는 카페에 들어왔다. 커피보단 차가 주종인 것 같아 차 한 잔과 머핀을 시키고 잠깐 쉬기로 한다.
‘지브리 미술관’을 예약한 시간이 다 되갈 즈음, 한국에 있는 K에게서 화과자를 조금 사달라는 주문을 받았다.
근처에 살 만한 곳이 없을까 둘러보던 중 눈에 띄는 가게가 하나 있어서 내가 먹을 양갱과 K에게 줄 화과자 세트를 하나 사본다.
멀리서 봐도 딱 저곳이 ‘지브리 미술관’이겠거니 싶다. 인기가 많은 장소인 만큼이나 미리 예약을 하지 않으면 관람이 불가능하다.
운이 좋게도 여행 계획을 짜기 시작한 날이 예약 시작하기 하루 전날이어서 쉽게 표를 구할 수 있었다.
사이트가 열리고 반나절 만에 매진된 걸로 봐서는 예약 창이 열리는 날에 바로 구하지 않으면 사실상 힘들다고 봐야 할 것 같다.
(예약방법) / 블로그 링크 주의
입구는 토토로가 지키고 있다.
내부는 사진 촬영이 안 되기에 말로만 이 장소를 표현해야 된다는 점이 아주 아쉽게 남는다.
굳이 한 마디로 줄여서 표현하자면 ‘지브리, 그 자체.’라고 할 수 있겠다. ‘스튜디오 지브리’가 갖는 개성과 감성을 한 건물 안에 표현한 느낌이다.
티켓은 슬라이드 필름을 잘라 만든 것 같은 녀석,
개인적으로 제일 좋아하는 ‘하울의 움직이는 성’도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도 아니지만 캐릭터 제대로 나온 거에 감사하자.
제일 아래층에서는 단편 에니메이션을 상영하는데 종류는 매일 바뀐다.
이번에 보게 된 애니메이션은 ‘이스트와 달걀공주’. 대사 하나 없는 단편이지만 보면서 내내 웃음을 잃지 않게 되는, 그런 ‘지브리’의 매력이 가득 담긴 단편이었다.
적당한 기념품을 사기 위해 맨 위층의 상점에 갔지만 생각보다 가격이 무지 비싸다.
이왕 돈 쓸거면 가능한 오래 남길 수 있는 물건이면 좋을 것 같아 토토로가 들어가 있는 오르골을 하나 고른다.
아쉽지만 친구들 갖다 줄 선물은 다른 곳에서 사야지, 여긴 지갑 사정 상 무리다.
미술관 안에서 시간을 보내고 나와 보니 어느덧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다.
나카노 역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밤. 하지만 오늘의 일정은 지금부터 시작이다. 도쿄에서 가장 중요한 일정 중 하나인, 그것을 할 때가 됐다.
일본에서 맛집 다니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모를 리 없는 ‘고독한 미식가’.
이번 2017년 신년 스페셜로 나온 가게가 바로 이 나카노 역 근처에 있다.
‘사이사이쇼쿠도’ 라는 이름의 작은 가게, W에게 예약을 부탁했지만 이미 예약이 꽉 차 그냥 가게 문 열리자마자 돌파하기로 한다.
앞뒤로 예약이 가득 차있어 주어진 시간은 1시간, 뭐 충분하다. 먹어보자.
맛있는 음식을 보면 카메라가 아닌 젓가락이 먼저 나가는 것, 그것은 음식에 대한 예의다.
한밤중에 야경을 찍어도 흔들리지 않는 팔이 음식 앞에선 자비가 없다. 시작은 ‘스페아 립’이다.
교자로 짭짤해진 입 속을 달랜다. 왜냐하면 소흥주도 병으로 시켰고, 이제 겨우 10분 밖에 안 지났으니까.
‘레-바-니라’, 부추와 간의 조합이 이렇게 좋은 줄 오늘에 와서야 알았다.
‘바이체치’, 닭에 은은히 풍기는 고수의 향이 일품이다. 고수를 싫어하는 사람도 큰 거부감 없이 먹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무아지경으로 먹던 중, 옆자리로 옮기면 조금 더 드시고 갈 수 있다고 하기에 망설임 없이 자리를 옮긴다. 덩달아 소흥주도 한 병 더 시킨다.
무엇을 시켜도 후회가 없으니 놀라울 따름이다.
마지막으로 ‘고마당고’를 시키고 한시간 남짓의 시간동안 소흥주 두 병과 8품의 요리를 해치우는데 성공한다.
시간만 많았다면 눌러 앉아서 요리란 요리는 전부 다 먹었을지도 모르겠다. 배도 부른데 소화도 시킬 겸, W와 함께 집까지 걸어가기로 한다.
마침 가방에 기치조지에서 산 ‘쿨일라’가 한 병 있는데 이걸 양갱하고 먹어봐야겠다. 원래 술이란 이런 날 마시는 거니까.
4부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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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 | 17.05.16 10:4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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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뭐 도쿄타워도 못가고, 에비스 맥주관도 못가고 아쉬움이 많이 남은 여행입니다. 그래도 역시 여행은 좋은 것 같아요. 뭘 해도 결국엔 남는 장사니까요 ㅎㅎ. | 17.05.16 11:0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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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다 좋은 안주까지, 이러면 다음날도 멀쩡하죠. 감사합니다 ^^. | 17.05.16 19:4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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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란 언제나 즐겁고 좋은 것이죠. 안그래도 4부 올리러 접속했는데 마침 딱 댓글이 달려있네요 ㅎㅎ. | 17.05.16 20:4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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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ㅎㅎ, 네 안에 단팥이 들어가 있습니다. 보시다시피 물기도 많아서 먹기도 편하더군요. | 17.05.17 11:2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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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은지 오래되 착각했네요 ㅠㅠ. 팥이 아니라 깨였습니다. | 17.05.23 08:0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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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겁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ㅎㅎ. | 17.05.22 23:0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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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양갱으론 무리고, 확실히 좋은 양갱을 안주삼으니 정말 좋습니다. 가성비로는 견과류만 한 게 없지만요 ㅎㅎ | 17.05.22 23:0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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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나카노에도 하나 있었던 기억입니다. 고독한 미식가 로케지가 주오 도쿄다 보니 정말 곳곳에 있긴 하더군요! | 17.05.22 23:4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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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2-3월에 다녀왔습니다 ㅎㅎ. | 17.05.23 10:4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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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도 한 번 더 가보고 싶네요. 근시일 내에 도쿄에 갈 일이 또 있을 것 깉은데, 시도 해 봐야 겠습니다 ㅎㅎ. | 17.05.23 11:4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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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 | 17.05.23 11:47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