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하면 몰아서 써보렵니다
마더 로씨아를 위해
외박의 단꿈과 선잠의 피곤함을 애써 털어내고 지휘실 문을 열었다
-좋은 아침이야 수오미
몇일 전 사준 하늘색 크리스마스 드레스가 마음에 들었던지
매일 그 옷을 입고 나를 반겨주는 수오미였다
'지휘관동지, 방 정리를 끝냈어요. 일을 시작해주세요.'
으 으응? 지휘관님이라고 해야하지 않나
아직 잠이 덜 깨서 그런지 헛것을 들었나 하는 찰나
수오미는 헛것이 아니에요! 라는 결정타를 내게 날렸다.
'지휘관동지 왜 그러세요? 아직 잠이 덜 깨신 것 같네요. 얼른 정신차리고 오늘 하루도 인민들을 위해 힘차게 시작하는거에요'
-수오미 너. 무슨 일 있었던거야? 동지라니. 소련의 소자만 들어도 난리를 치는 네가 동지에 인민이란 말을 다 쓰네. 뭔 일 있었던거야?
수오미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대답했다
'저는 소련 출신인데 당연한거 아닌가요. 그리고 제가 우리나라 이야기를 들으면 난리를 친다구요? 후훗 무슨 말씀이신지 모르겠네요. 차가운 물로 세수나 하고 오시는게 좋겠네요. 시간은 짧다구요
이상한 일이다.
어제 외박을 다녀온 사이에 무언가 불가항력의 일이 수오미에게 일어난 것 같다.
급하게 핸드폰을 꺼내 페르시카를 찾았다.
머리를 긁적이며 내짓는 난처한 웃음
사고쳤을때의 그녀는 항상 이랬다
페르시카씨 또 한건 하셨군요
'그게 말이지 어제 지휘관이 외박도 갔겠다해서 몇몇 인형들을 점검했었거든 '
커피잔을 들고 한모금을 마신 페르시카가 말을 이었다
'근데말이야 수오미를 점검하던 중에 갑자기 메모리쪽이 말썽을 일으켜서...말이지
-페르시카씨 본론만 이야기해주세요
말을 끊는건 내 적성이 아니지만 지금만큼은 페르시카의 말을 끊어야할 필요가 있었다. 그렇지 않으면 어떤 핑계들의 향연이 계속해서 펼쳐질지 모르니까
'아 그래 결론만 이야기하자면 큰 문제는 아니야 단지 기억을 담당하는 데이터에만 약간의 버그가 발생한것 뿐이고 운용에는 아무 문제는 없어. 버그도 오늘 중으로 해결할 수 있구말이지
나름 바깥세상을 맛보고 오느라 해이해진 지휘관을 다잡아주기위한 서프라이즈라 생각하라구. 재미있잖아. 소련 인형을 보면 광끼를 일으키는 수오미가 소련 인형이 됐다는게'
저 능글함은 정말 크루거씨도 당할 수 없을것이다
-네네 재미있겠죠. 암튼 준비가 되는대로 연락을 주세요
페르시카는 씨익 웃으며 말을 받아주었다.
'그렇게 걱정된다면 수오미에게 하루 휴가라도 주는건 어때?'
- 글쎄요 생각해보구요'
뒤돌아서며 나는 이 곤란한 미팅을 끝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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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오미 동무도 같이 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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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오미 동무도 같이 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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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그런 내용으로 갈듯 | 18.03.20 13:34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