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옛적 어느 기지에 애정으로 캐릭터 키우는 지휘관과 레벨 100에 호감도 150이 되는 나강 리볼버가 살았다.
지휘관은 회사 방침에 따라 2성 인형이 100레벨이 되면 군수 지원역으로 방출해야 했으나, 정든 나강할미가 중노동을 하게 될 것을 알고 망설였다.
이는 이른바 「군수장」 이라 불리는 것으로, 전투능력이 비교적 후달리는 2성 인형은 군수지원 대성공 확률만을 위해 100레벨까지 키운 뒤
가동이 중지될 때까지 노동을 시키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여겨져 온 데에서부터 비롯된 잔혹한 규칙이었다.
결국 지휘관은 회사의 규정을 거스를 수 없었고 나강 리볼버는 외딴 지역 군수처로 가게 되었다.
마지막까지 조금이라도 더 같이 있고 싶었던 지휘관은 나강할미를 옆에 태우고 자신이 차량을 직접 운전했다.
그렇게 가는데, 나강 리볼버가 자꾸 내비게이션 모듈에 무슨 루트 정보를 입력하는 것이었다.
지휘관이 뭘 하느냐고 묻자 나강 리볼버가 대답했다.
"동지, 지금 가는 길은 어두워지면 인권단체가 나와서 통행세를 걷는다우. 돌아올 때엔 이 할미가 표시한 경로를 거치면 그 도적들과 만나지 않고 무사할 게요."
이 말을 들은 지휘관은 목이 메고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30렙부터 100렙이 되도록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거지런 버퍼로 여러 지역을 다니면서 얻은 지혜로 마지막까지 지휘관을 챙기는 것이었다.
결국 지휘관은 차를 돌려 그대로 기지로 돌아왔다.
그리고는 춘전에게 부탁해 나강 리볼버를 카페 창고에 숨긴 다음 매일 식량을 날라다 주며 보살폈다.
본사에는 카리나에게 보석을 쥐어주고 날조한 서류를 제출해, 나강 리볼버가 잠금 해제 실수로 그만 해체된 것처럼 꾸몄다.
기지 내 모든 인형들이 이 사실을 알았지만 평소 자신들을 지극히 보살펴 주는 지휘관을 위해 다들 모른 척했다.
그러고 있기를 약 한 달, G&K 본사가 초 비상사태에 빠졌다.
정규군과의 합동작전에 파견한 인형들의 상당수가 우산에 감염되어 정규군을 공격하기 시작한 데다,
심층투영 작전지역에 투입한 인형들도 철혈공조공단의 대규모 포위에 발이 묶이고 말았기 때문이다.
두 작전지역에서부터 아직 무사한 전력들이라도 어떻게든 회수하지 못하면 회생 못할 큰 타격을 입을 판이었으나,
철혈공조공단의 가이아와 가름, 그리고 정규군의 히드라 무리가 각각 길막을 시전하는 바람에 철수조차 할 수 없었다.
헬리안투스가 결국 각 기지 지휘관들에게 공문을 띄웠다.
"저들을 무찌르는 지휘관에게는 거액의 성과급을 보석 스킨 가구 등 원하는 모든 형태로 지급하겠습니다"
"만약 이 사태를 이겨내지 못할 경우 회사가 망하며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이 공지는 나강 리볼버를 숨겨놓은 지휘관에게도 전달되었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애정이 이끄는 대로 캐릭터를 키워온 이 지휘관에게 저 무서운 몹들을 물리칠 노하우는 없었다.
지휘관은 수심에 잠긴 얼굴로 나강 리볼버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
"여차저차 해서 회사가 큰 난을 당했으니 어찌하면 좋겠는가?"
자초지종을 들은 나강 리볼버는 깔깔 웃었다.
"우리 강아지께서는 하늘이 무너질 것을 두려워하고 계시우. 천하의 G&K에 어찌 만에 하나라도 변이 있을까?"
"아무 염려 말고 이 할미가 이르는 대로 따르시구랴."
나강 할망이 빌려준 지혜를 얻은 지휘관은 입이 귀밑까지 벌어졌다.
지휘관은 즉시 휘하의 인형들을 모아 브리핑을 했다.
"10지역의 히드라 부대는 M1911을 포인트맨으로 해서 M9과 캘리코가 버퍼, 스프링필드와 모신나강이 딜러인 랍딱 팀으로 습격하라."
"가이아는 우유곽 MP5를 메인탱으로 세워놓고 마카로프, 그리즐리 MkⅤ, 콜트 리볼버의 버프를 받는 ST AR-15가 힘껏 공격하라."
"가름은 메인탱인 M590 뒤에서 MG4, 네게브, 글록 17이 공격한다. 아멜리는 따라가서 버프만 준 뒤 즉시 퇴각하도록 하라."
인형들은 지시에 따라 자신들의 적수와 대치했고 이 모양을 본 다른 기지 지휘관들이 웃었다.
"우선 히드라가 편성된 폭주중갑 부대는 장갑 199에 체력 9000인 것들이 6마리씩 뭉쳐다니는 무리들이다."
"본사에서 이유식 팀이 와도 잡을까 말까 한 것을 어찌 춘전나강 따위로 대적할 수 있겠는가?"
그러나 히드라가 도발표적을 부수고 돌진해 오자 운명쟝과 엠구쟝이 즉시 연막탄과 섬광탄을 차례차례 던졌다.
방산비리로 인해 광학센서가 저질이고 대섬광 능력도 열악한 히드라는 연막에 걸음이 더뎌지고 섬광에 3초나 동작이 정지된 뒤 카메라 아이 재부팅을 시작했다.
여기에 권총들이 땡기기로 시간을 더욱 버는 동안 춘전나강의 10렙 스킬이 꽃히니 히드라는 인형들을 건드려 보지도 못하고 픽픽 쓰러지는 것이었다.
이 모양을 본 다른 지휘관들은 놀라고 감탄했지만 다음 상황에 근심했다.
"히든 가이아의 화력은 발당 300이다. 지상렬씨나 톰슨으로도 버티기 어려울 것을 우유가 감당할 수 있겠는가."
"실제로 리베롤과 잠탱이, 지상렬씨가 포함된 팀이 벌써 패주한 상태이니 저들은 살아나기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우유곽과 수호요정 만으로도 회피가 182에 달하고 더욱이 진형버프까지 업은 우유는 가이아의 유탄에 피격될 확률이 기본 24%에 불과했다.
여기에 역장, 마카로프의 시야봉쇄가 합세한 결과 가이아는 스킬을 포함해서 전투 내내 우유를 3번 밖에 맞추지 못했다.
어차피 한 방 맞을 때마다 링크가 하나씩 터질 상대라면 회피가 높은 인형일수록 생존성이 높은 것이었다.
그런 우유 뒤에서 4번 자리에 위치한 스타쟝이 버프를 산더미처럼 받은 채 죽어라 쏘아대니 가이아는 견딜 수 없었다.
로켓탄을 피해서 상하로 와리가리 하느라 제대로 사격하기 어려운 리베롤 팀과는 달리,
스타쟝은 처음부터 끝까지 그 자리에 가만히 선 채 고속사격 T 10렙으로 끊임없이 흑속탄을 퍼부었다.
결국, 중상은 입었지만 끝까지 버티고 서서 자신을 내려다보는 우유의 시선을 마지막으로 느끼며, 가이아 즉 디스트로이어의 의식은 끊어졌다.
이제는 모든 지휘관들이 이 기지를 응원했다.
그러나 모두가 이번에야말로 이겨내기 어려울 것이라 생각했다.
"빅댕이의 화력은 60인데, 흑누나의 자체 장갑은 날고 뛰어도 33이다. 체력 20만을 깎는 동안 어찌 배겨날 수 있겠느냐."
하지만 방패요정 버프, 아멜리 망가포 네게브의 진형버프에 힘입은 흑누나가 집중방어 10을 켜니 가름의 총격은 1 데미지밖에 주지 못했다.
스킬 쿨타임 동안에는 퇴각한 아멜리 자리로 피신한 글록이 기선제압 10을 켜니 역시 발당 피해량은 1에 불과했다.
그 후열에서 스킬 10을 찍은 네게브와 망가포가 철갑탄을 퍼부었다.
평소에는 아무 짝에도 쓸모없는 천한 스킬이라 타매를 받는 준비만전과 혈류가속도,
몇 번이고 재장전을 할 정도로 시간이 걸리는 전투에서는 금은보화마냥 찬란히 빛나는 활약을 보이는 것이었다.
결국 가름 타입 켈베로스도 벌러덩 넘어져서 기능이 정지되었고 본사와 각 기지에서는 격한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다음 날 사장실로 호출된 지휘관은 크루거 사장 앞에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저는 성과급은 바라지 않습니다. 다만 사칙을 어긴 저희를 불쌍히 여기시고 나강 리볼버의 목숨을 살려주셨으면 합니다."
"이번 성과는 모두 나강 리볼버의 마인드맵에서부터 비롯된 것이니, 2성 인형이 아무 쓸모도 없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무턱대고 군수장을 시키지 않고 모든 인형에게 공평하게 활약할 기회를 주신다면 회사에 더 큰 이익이 있을 것입니다."
크루거는 강철같이 엄숙한 얼굴을 웃음으로 누그러뜨리며 말했다.
"자네의 주장은 합리적이며, 실적으로 이미 증명도 해 보였네. 내 어찌 자네들을 탓할 수 있겠는가?"
"나는 이번 사태에 책임을 지고 법정에 출두해야 하니, 아마 한동안 자리를 비우게 될 걸세. 자네에게 사장 대리를 맡기지."
"회사의 인형자원을 애정으로 대하는 자네라면 믿고 맡길 수 있는 일이네. 한 번 자네 생각대로 열심히 해보게."
이렇게 해서 사장 대리를 맡게 된 지휘관에 의해 군수장은 폐지되고, 군수지원은 모든 인형들이 공평하게 교대로 담당하게 되었다.
숨어 지낼 필요가 없게 된 나강 리볼버도 지휘관과 매일 뽀뽀하며 알콩달콩 오손도손 잘 먹고 잘 살았다고 한다.
- 끝 -
다음 이 시간에는 정의의 인형 매지컬 그리폰쨩☆ 이 방영됩니다(아님)
▲ 모두 경험담이라 논란이 되지 않았다고 한다
요즘 나강할망 주가가 오르는 것 같길래, 5링크 달성한 기념으로 응원 삼아서 적어봤습니다.
나강할매 예쁩니다. 애낍시다.
...
유치한 글로 실례했습니다 (- -)(_ _)(-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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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의 인형 매지컬 그리폰쨩☆도 기대하겠습니다 | 18.03.04 19:3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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