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경음악은 이거 추천합니다. ㅎㅎ
틀어놓고 보면 더욱 재미나요.
http://www.youtube.com/watch?v=ffLbdhP0auc
-0.프롤로그
용이 세상을 지배하던 시절.
잿빛 세상은 아무런 색이 없으며 빛도 없고 어둠도 없으며 생명도 없었던 시절.
고룡들과 나무들만이 존재했었다.
어느날 세상 어딘가에서
최초의 불이 생겨났다.
최초의 불은 수많은 새로운 생명을 잉태하였고, 그 생명들중 최초로 죽은자가 생겨났다.
최초로 죽은자 '니토' 는 자신을 잉태한 불에서 신비로운 영혼의 힘을 발견하였고, 그것을 가졌다.
불을 다스리던 이자리스의 마녀, 그리고 그의 딸들. 그들은 생명을 만들어내는 최초의 불이
가진 힘에 깊이 매료되었고 최초의 불에서 영혼의 힘을 찾아냈다.
번개의 힘을 다루던 태양 왕 '그윈'. 그도 역시 최초의 불을 찾았고 그곳에서
신조차 무너뜨리는 거대한 영혼의 힘을 발견해내었다.
그리고
아무에게도 알려지지 않은 난쟁이.
아주 작고 보잘것 없던 자는 모두가 가져가고 얼마 남지 않은 불씨에서
아주 작게 타고 있는 불꽃을 찾아내어 소중히 간직했다.
그리고 잊혀졌다.
남은 최초의 불은 최초의 화로라 불리는 곳에 옮겨져 불타게 되었다.
드래곤들은 생명을 가진자들이 불에서 찾아낸 영혼의 힘을 무시하고 있었다.
세상은 드래곤들의 것. 생명을 가진자들은 죽지않는 드래곤들에게 상대도 되지 않았다.
태양의 왕. 그윈은 최초의 불에서 영혼의 힘을 찾아낸 '니토'와 '이자리스'의 도움을 받아
드래곤에게 대항했다. 그러나 드래곤들은 불사의 힘을 가지고 있었고, 생명을 가진자들은 점점 쓰러져 갔다.
드래곤들중 불사의 힘을 지니지 못한 비늘없는 드래곤이 있었으니, 그 드래곤의 이름은 '시스'.
그는 불사의 힘을 가지지 못했기 때문에 생명을 가진자들에게 굴복하고, 자신의 종족들이 가진
불사의 비밀을 털어놓으며 동족을 배신했다.
시스의 배신으로 인해
그윈과 이자리스, 니토는 숨겨진 불사의 힘을 알아내게 되자,
드래곤들을 하나씩 제거해 나갔다.
태양의 왕 그윈은 번개의 힘으로 드래곤들의 비늘을 벗겨버렸고,
이자리스의 마녀들은 화염의 폭풍으로 엄청난 불을 일으켰으며,
묘왕 니토는 죽음의 장기를 풀어 용에게 죽음을 선물하였다.
그윈은 이 전쟁에서 가장 용맹하게 싸웠던 기사들을 불러,
4기사로 임명하고 그들에게 각각 그들의 문장 반지를 선물해주었다.
용맹한 검사 '아르토리우스'에게는 늑대의 반지를,
암흑의 칼날 여기사 '키아란'에게는 말벌의 반지를,
용 사냥꾼 '온슈타인'에게는 사자의 반지를,
매의 눈 '고'에게는 매의 반지를 주었다.
이 기사들은 남은 드래곤 제거의 임무를 띄고 세상을 돌아다니며
용들과 괴수들을 사냥했고,
결국 마지막 남은 고룡마저 사라지자
생명을 가진자들의 세상이 열리게 되었다.
평화롭게 생명을 가진자들이 시대를 지배하고,
고룡들은 전설속에만 남은 시절이 되었다.
최초의 불에서 거대한 영혼의 힘을 가졌던 자들은
모두 왕이 되었다.
그윈은 태양왕으로 아노르 론도를,
니토는 묘왕으로 거대한 지하 묘지를,
마녀 이자리스는 자신의 이름을 딴 도시를
각각 다스려 나갔다.
그렇게 수백년의 세월이 흘러갔다.
그리고
알려지지 않은 검은 영혼.
어둠의 불꽃은 조용히 그 힘을 키워갔다.
평화롭던 시절이 수백년간 지속되었고 세상은 점점 활기를 띄고 문명을 발전시켜나갔다.
그러던중 알수없는 이변이 일어나게 되었는데, 죽지 않는 불사의 힘을 가진 자들이 생겨나
게 된 것이었다.
불사의 힘을 가지게된 자들은 죽지않아도 되는 축복을 받게되는 것이 아니었다. 정신이
점차 죽어버리게 되어 자신을 잃고 영혼의 힘만을 갈구하는 망자가 되어버리는 것이었다.
망자가 된자는 저주 받았다 하여 사람들로 부터 두려움과 공포의 대상이 되었고, 이들은
먼 북쪽의 끝. 불사자들의 수용소에 가두고 세상이 끝날때까지 감시하고 격리하였다.
대왕 그윈은 이러한 이상한 현상이 바로 최초의 화로에 문제가 생겼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바로 그들을 태어나게 했던 최초의 불이 꺼져가고 있었던 것이다.
대왕 그윈은 여러 준비를 시작했다. 그는 용들, 괴물들과 싸웠던 기사단을 다시 모아 최초의
화로로 여정을 떠나게 된다. 묘왕 니토는 죽은자들의 도시에서 그윈의 대답에 불응했고,
이자리스의 마녀는 스스로 최초의 불을 살리려는 시도에 실패하여 혼돈의 마귀로 변해 자신의
나라를 마귀들의 나라로 만들어 버렸다.
그리고 인간들의 도시를 다스리던 4인의 공왕들은 인간들을 다스리는 조건으로 대왕 그윈에게
영혼의 힘, 왕의 영혼을 물려받았다. 그러나 물려받은 힘은 그다지 큰 힘이 아니었기에 그들은
더 큰 힘을 갈망했다. 그래스 그들은 어둠의 영혼을 찾아내었고, 그것에 깊이 심취하여 거대한
심연을 만들어 심연으로 숨어들어 그 힘을 키워나갔다. 그리고 어둠의 세상을 꿈꿨다.
대왕 그윈은 점점 퍼져가는 심연의 힘을 막아내기 위해 그의 기사 아르토리우스를 파견했다.
4인의 공왕이 가지고 있는 심연의 힘을 상대하기 위해선 끝나지 않는 어둠인 심연을 걸어야
했는데,그 심연을 걷기 위해선 심연의 악마와 계약을 해야했다. 아르토리우스는 심연의 악마를
찾아나섰다.
그때 마법의 왕국 우라실에 깊게 퍼져있던 심연은 심연의 창조자, 마누스에 의해 생겨난 것이었는데,
마누스는 심연의 계약을 한 아르토리우스를 심연의 힘으로 타락시켰고, 결국 대왕 그윈은 4인의 공왕을
봉인하기 위해 3명의 봉인자를 4인의 공왕이 다스리던 나라 작은 론도로 보내 공왕이 있던 심연과 함께
작은 론도를 봉인해 버렸다.
최초의 화로에 도착한 그윈은 꺼져있는 화로를 보게 되었다. 이제 빛의 세상이 끝난것이다.
세상은 불사자로 가득했으며 이자리스의 마녀에 의해 태어난 혼돈은 마녀들의 도시 이자리스를
집어삼켰다. 이자리스의 악마들이 서서히 세상 밖으로 기어나오고 있었고, 대왕 그윈은 불사의
저주와 악마들을 막아내기 위한 영웅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성도 아노르 론도의 입구에 위치하고 있던 센의 고성에 거대한 미로를 만들고, 그 성의
꼭대기에 거대한 철의 거인을 세워지키게 하였다. 철의 거인의 임무는 아주 단순했다.
아노르 론도로 가기 위한 유일한 길이었던 센의 고성에 친입한 자를 죽인다.
강인하기로 소문난 흑철의 타르카스, 날렵한 칼솜씨로 최고의 명성을 누렸던 리카드
그리고 전설의 마법사 로건 모두 이 성에 자신의 이름을 걸고 도전한뒤 소식이 끊겼다.
그리고 자신의 계승의 제단이라 불리는 교회의 위쪽과 아랫쪽에 거대한 종 2개를 설치하여
불사의 사명을 전파했다.각각의 종은 강력한 악마들에 의해 자연스레 봉인되어 버렸다. 본래
의도했던 바와는 달리 기사로서 사명을 띄고 종을 지키던 불사의 도시 바델의 기사들은 모두
망자가 되어버리고 말았고, 지하 깊숙한 곳에 숨겨둔 종은 폐허의 도시 이자리스에서 튀어나온
악마들로 가득하게 되어버렸다.
모든 준비를 마친 그윈은 최초의 화로로 향했고 자신을 불태워 이미 꺼져버린 불씨를 살리려
했다. 그러나 수백년이 지나며 그의 희생은 헛수고였음이 드러났다.
그 누구도 눈여겨 보지 않았던 어둠의 불꽃이 가졌던 힘은 바로 '불사'의 힘이었고, 그것을
발견했던 난쟁이는 바로 최초의 인류였다. 그러나 최초의 인류가 아끼고 아꼈던 작은 불씨가
가져다준 불사의 힘은 그들을 세계의 지배자로 만들어 주지 못했다. 불사가 된 인간은 정신이
피폐해지며 자신을 잃고 모든 기억을 잃은 망자가 되어 영혼의 힘만을 갈망하게 되었다. 그렇게
해서 인간에게만 나타나는 검은 원형의 낙인. 불사의 낙인은 그를 망자로 만들어 버리는 저주로
모두가 두려워하는 재앙일 뿐이었다.
그 힘은 빛의 힘이 아닌 어둠의 힘.
어쩌면 그것은 인간을 모든 세계의 지배자였던 드래곤처럼만들 수 있는 최고의 힘이었을지도
모르지만 그저 걸어다니는 시체가 될뿐 어디에도 힘은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그 사실을 알게된 자는 어디에도 없었다. 어둠의 힘에 가장 근접한 자들은 4인의 공왕,
인간들의 왕이었으나 그들은 이미 모두 그윈의 봉인자들에 의해 봉인당했다.
그 후 또다시 수십 세대가 교체되며 세월이 흐르고...
세계의 모든 나라들 아스토라, 카림, 카타리나, 솔론드에서도 불사는 멈추지 않고 나타났고
'아스토라'라는 나라에는 불사자들의 사명은 불사의 땅 로드란에서 순례를 마치는것이라 하였는데...
'불사의 저주를 멈추기 위해서는 불사자들의 땅에서 두개의 종을 울려야한다.
그것이 바로 불사의 사명이다.'
-1. 불사자들의 수용소.
인간들의 나라 '아스토라'에서도 불사자는 나타났다.
수많은 기사들과 영웅들, 이름난 전사들이 로드란으로 향했다. 그들은 불사의 저주를 멈추기
위해 로드란으로 향했으나 끝없는 고난과 고독으로 점차 자신을 잃고 망자가 되어갔다.
아스토라의 상급기사 '오스카' 역시 불사자가 되어 사명을 받게 된다. 머나먼 이국땅 로드란을
찾았다. 수많은 미로와 역경을 겪으며 그는 점점 망자처럼 변해갔다. 자신의 이름도 잊혀져가고
무엇을 위해 이곳에 왔는지 점점 희미해져갈때 북쪽끝에 위치한 수용소를 발견하게 되었다.
수용소에는 거대한 악마가 배회하며 타인의 접근을 막고 있었다. 공중을 날며 배회하는 거대한
악마를 피해 수용소로 들어간 오스카는 기억을 잃기 직전 그는 다른 불사자들 처럼 눈에서 붉게
이글거리는 분노의 영혼이 보이지 않는, 아직 망자가 되지 않은 불사자를 발견하게 된다. 그에게
감옥을 탈출할 열쇠를 던져준 그는 수용소의 문지기 역할을 하는 악마를 상대하기 위해 나섰으나
심각한 부상을 입고 몸을 움직일 힘이 남지 않게 되었다.
어느 어두운 지하 감옥, 밖은 절망에 몸부림치는 불사자들과 기억을 잃고 바닥에 뒹굴어 죽지도
못하는 망자들이 가득했다. 감옥의 안은 썩어가는 것들과 부패한 쥐가 지나다니고 불결한 해충들
이 드글거리고 있었다. 주인공은 멍하니 감옥 위쪽으로 뚫린 곳에서 부터 내려오는 한줄기 빛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때였다. 순간 위에서 갑작스럽게 시체가 떨어졌다.
위에선 강철갑옷으로 완전히 무장한 기사가 감옥안을 내려다 보고 있었다. 오스카였다.
시체를 살펴본 주인공은 시체가 옆구리에 열쇠를 차고 있음을 발견하고는 열쇠를 끌러내었다.
열쇠를 손에쥔 주인공은 감옥 문을 열고 나섰다. 누구하나 제지 하는 자 없는 감옥은 망자로
가득했다. 이제는 아무런 생각없이 바닥에 뒹구는 망자. 철장에 매달려 허공을 향해 손을 할퀴는
망자. 벽에 기대 절망에 빠져 계속 머리를 찧어데는 망자... 사방이 망자들이었다. 주인공은
망자들을 헤치고 지하감옥에서 지상으로 오르는 사다리를 타고 위로 올라갔다.
그곳엔 화톳불이 있었다. 화톳불은 알수없는 시체의 뼈들을 모아 놓고 그곳에 칼을 꽂아넣은
형태로 생겼다. 주인공은 본능적으로 화톳불로 다가가 손으로 열기를 느껴보려고 했다. 순간
화톳불 아래쪽에서 작은 불꽃이 일어나며 불이 붙여졌다.
화톳불에 불을 붙이자 조금이나마 과거의 기억들이 되살아 나는 것을 느꼈다. 주인공은 로드란
으로 향하던 중이었다. 얼마동안 수용소 안에 갇혀있었는지 기억도 안나던터라 도저히 더이상의
과거가 기억나지 않았다. 알수없는 자에 의해 바닥에 써진 글씨를 보며 점차 기억을 회복해갔다.
'지치면 화톳불에서 휴식을 취하라. 정신을 차릴 수 있을 것이다.'
주인공은 화톳불 앞에 앉아 휴식을 취하며 생각했다. 우선 로드란에 가면 자신의 과거를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잠시 휴식을 취한 주인공은 수용소를 나가기 위해 큰 문을 열고 수용소 강당에 들어섰다. 수
용소의 강당은 텅 비어서 여기저기 물을 받아놓기 위해 사용한 커다란 물항아리들만 잔뜩 모여
있었다.수용소의 이곳저곳을 살피던 주인공은 바닥에 급하게 휘갈겨 쓴 글씨를 발견하게 되었다.
'도망쳐!'
글씨를 보고 있던 주인공은 자신을 덮쳐오는 거대한 그림자를 발견하고 위를 쳐다보았다. 공중
으로 부터 집채만한 악마가 건물 기둥보다 큰 철퇴를 내려찍었다. 충격파로 인해 비틀거리며
쓰러진 자신쪽으로 악마가 다시금 철퇴를 치켜들었다. 가까스로 철퇴를 피해 옆으로 몸을 뒹굴
렸지만 한번이라도 저 철퇴에 맞았다간 그대로 정신을 잃고 망자가 될것 같았다. 그때 강당
왼쪽의 작은 철장문이 열렸고 주인공은 급히 그곳으로 피신했다. 안으로 들어서자 곧 문이 닫혔고,
집채만한 악마로 부터 간신히 피할 수 있었다. 강당의 악마는 분한듯 옆의 기둥을 철퇴로 내리쳐
부수며 소리를 질렀다.
"쿠와아악!"
주인공은 철창 안쪽의 길을 따라올라가며 버려진 무기들을 주워 망자들에게 대비할 수 있도록
차비를 갖추게 되었다. 그곳엔 작은 철제 방패와 장검이 있었다.
그때 앞쪽에서 날아온 화살이 주인공의 어깨에 박히며 주인공은 비틀거렸다. 주인공이 통로
앞을 쳐다보자 망자가 화살을 활에 메기고 있는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망자가 다시 화살을
쏘려던 순간 주인공은 옆쪽의 감옥 안쪽으로 굴러 피했다.
장비들을 줍긴했지만 아직 제대로 쓰기위해 장비하지 않았던 주인공은 철제 방패 안쪽의 가죽
걸쇠에 팔을 넣고 손잡이를 든든히 잡았다. 그리고 장검을 왼쪽 허리띠에 걸치고 검을 뽑아 확
인했다. 운좋겠도 이 검은 날이 상하거나 녹이 슬지 않았다. 아직 쓸만한 상태였다.
제대로 장비를 장착한뒤 방패를 세워들고 다시 통로로 나왔다.
그러자 화살을 쏘던 망자는 뒤돌아 반대편 돌아가는 길목쪽으로 달려 도망가버렸다. 주인공은
세워든 방패를 내리고 가볍게 달려 쫓아갔다. 망자는 돌아가는 통로의 계단 위쪽에서 다시
주인공을 맞추기 위해 화살을 쏘려고 했다. 그러나 제빠르게 간격을 좁힌 주인공이 장검을 크게
휘둘렀고, 그대로 망자의 허리를 끊어버렸다. 앞쪽엔 흰색의 안개가 보였다. 알수 없는 기분이
들었지만 들어설 수 있을것 같았다. 다가가 손으로 안개를 만지자 안개는 스스르 사라지고 뒷
편의 풍경이 보였다.
주인공은 앞쪽의 감옥안에 자신에게 열쇠를 건내어 주었던 기사를 보게 되었다. 기사를 풀어
주려던 주인공은 감옥이 안쪽에서 잠겨진 것을 발견했다. 그래서 열쇠를 찾아보려 수용소 이쪽
저쪽을 찾아보았다. 그때 주인공이 2층을 조사하려고 올라가던중 거대한 철구가 덮쳐오는 것을
발견하고 가까스로 옆으로 굴러 그것을 피했다. 철구가 있던 쪽을 찾아보니 망자가 기다리고
있었다. 주인공은 부러진 검을 들고 아무렇게나 무기를 휘둘러대는 망자를 처리하고 철구가
부셔버린 벽쪽을 보았다. 벽안쪽에서는 기사의 고통에 찬 신음소리가 들려왔다.
주인공은 벽안쪽으로 들어섰다. 그리고 감옥안에서 자신을 구해준 기사를 발견했다. 기사
역시 주인공을 알아보고 말을 꺼냈다.
"자네군. 쿨럭. 무사히 감옥을 나오다니 다행이야. 역시 자네는 망자가 아니었군."
주인공은 뭔가 말을 하려고 했지만 수년인지 수십년인지 말을 꺼낸적이 없어서 인지 말이
기억이 나지 않았다. 그리고 입도 벌어지지 않았다.
"후우... 난 이제 글렀어. 더 이상 못갈것 같네. 자네에게 부탁하고 싶은게 있는데 들어주겠나?"
주인공은 말하기 힘들었지만 고개를 끄덕여 긍정을 표시했다.
"내 나라에서는 불사의 사명이라는 것이 있네. 바로 로드란에 가서 종을 울리는 것이지. 그
종을 울리면 불사의 사명은 끝이 나고 불사자들은 저주에서 해방되게 된다고 하네..."
주인공은 서서히 기억나기 시작한다. 언제였는지 모를 가족들과의 이별, 그리고 저주받은자로
몰려 이곳 수용소에 갖히게 되게 까지의 기억들. 너무나 오래되어 무엇이 먼저인지 그것인
자신의 이야기인지 타인의 이야기인지도 잘 기억나지 않는 과거의 이야기들...
"이것을.. 가져가게."
기사는 자신의 허리춤에 차고 있던 은은히 빛나는 작은 병을 건네 주었다.
"이 병은 '에스트'라고 하네. 우리 가문에 전해내려오는 불사자의 보물이지. 쿨럭."
기사는 이제 말하기도 힘들정도로 피를 토해내고 있었다.
"자네가 정신을 잃고 망자가 될것 같을때 이 병의 물을 마시면 정신을 차릴 수 있을거야. 그리고
이 열쇠도..."
녹이 슬고 닳은 열쇠였다. 쓰인적이 있는지 의심갈 정도로 오래되었지만 제 구실을 할 수는 있을
것 같았다.
"이 열쇠는 2층으로 가는 열쇠네. 2층으로 올라가면 지금 수용소 강당에서 쉬고 있는 악마의 머리를
노릴 수 있는 지점으로 갈 수 있어. 만약 자네가 그것을 해낸다면 수용소 끝의 까마귀 둥지로 가길
바라네. 그 까마귀가 자네를 로드란으로 데려다 줄거야."
기사에게 더 물어볼 것이 있었다. 그래서 주인공은 뭔가 말을 해보려고 했으나 도무지 말을 할수가
없었다. 말은 커녕 입조차 제대로 벌어지지 않았다.
"난.. 난 더이상 안되겠네. 먼저 가게. 망자가 되어서 자네의 영혼을 뺏어가게 되지 않도록
...가게... 쿨럭..."
기사는 이 말을 끝으로 그대로 옆으로 쓰러져 버렸다. 그리고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기사가 가지고
있던 남은 영혼의 힘이 자신에게로 빨려들어오는 것을 느꼈다.
영혼의 힘이 빨려들어오자 주인공은 자신이 강해졌음을 느낄 수 있었다. 더 많은 영혼의 힘이
있다면 더 강해질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세상의 구원이나 사명도 중요하지만 주인공은 아주 강렬히
원하는 것이 있었다. 바로 과거의 기억. 자신이 누구였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 주인공은 로드란에
자신의 과거가 있음이 아주 강하게 기억이 났다. 그러나 그것이 너무나 희미해서 도무지 기억나지
않았다.
정신을 차리고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으로 올라가 수용소의 2층 열쇠로 문을 열고 들어섰다. 많은
부분이 파손되어 발을 잘못 디디면 끝도 없는 낭떠러지로 떨어질 것 같은 수용소의 2층은 매우 위험해
보였다. 그나마 덜 부셔진 왼쪽으로 돌아갈 수 있는 길을 따라 들어서자 갑작스레 망자들이 튀어나와
덮쳤다. 앞쪽의 망자가 미친듯이 칼부림을 하며 뛰어들어 가까스로 피했지만 뒤쪽에서 느리지만
정확하게 겨냥한 화살에 다리를 맞아버리고 말았다. 잠시 절뚝거리는 순간 뒤따라 날아들어온 망자를
가까스로 피해 손에 들고 있던 검으로 내려쳤다. 옆에 있던 망자는 엉뚱한 곳에 헛손질을 하고 있었다.
그를 뒤에서 칼로 찔러 처리하고 화살을 겨냥하던 망자를 향해 방패를 들고 접근하여 칼로 내리쳤다.
그들은 모두 여기에 수용되어있던 불사자들처럼 보였다. 활이라고 불렀지만 그것은 이미 너무나 낡아
버려 못쓰게 된 것이었고, 망자들이 들고 있던 무기들은 부러져있거나 망가진 것들이었다. 활을 들고
있던 망자 옆으로는 흰빛의 안개로 결계가 쳐져 있었다. 이곳이 바로 그 기사가 말하던 악마의 머리를
노릴 수 있는 지점이었던듯 하다. 안개 밑으로는 기사의 미쳐 다 못쓴 글씨가 있었다.
'악마는 이곳 아래에...'
흰색 안개에 들어서려 준비하는 순간 오른쪽 문안쪽에서 갑옷이 내는 잘그락 소리를 들었다.
주인공은 바로 그 무너지지 않은 구조물 문안쪽으로 조심스레 들어섰다. 안쪽에는 낡았지만 완전히
무장하고 있는 병사가 있었다. 그리고 그 병사의 눈은 붉게 이글거리고 있었다. 망자였다. 병사가
손에든 칼에서는 시뻘건 피가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아마도 주인공을 도왔던 기사에게 치명상을
입힌것은 바로 이 망자 병사인듯 했다. 망자라도 병사였을때의 기억을 정확히 가지고 있는건지
병사는 방패를 들고 천천히 주인공쪽으로 걸어왔다. 바닥에는 무엇인가 쓰려다가 실패한 흰색 줄이
그어져 있었고 그 옆엔 글씨를 쓰려고 시도했던 납으로 만들어진 분필이 놓여있었다.
칼이 닳을 정도의 거리까지 좁혀가려는 목적으로 주인공쪽으로 천천히 다가오는 병사는 갑작스레
칼로 찌르기 공격을 했다.피할 겨를도 없이 주인공의 허리를 찔렀고, 주인공이 비틀거리는 사이 병사는
그대로 칼을 치켜들고 주인공의 머리를 향해 내리쳤다.방패를 들어 칼을 막은 주인공은 병사의
다리를 향해 칼질을 했지만 병사는 재빨리 뒤로 뛰어 공격을 피했다.
이제까지와는 다른 상대다. 너무나 낡아 옷인지 살갗인지 구분도 되지 않을 정도로 색이 바래고
말라비틀어진 천조각들이 덕지덕지 달라붙어있는 몸위로 녹슬고 부셔진 갑옷을 입고 있는 병사
였지만 그 방패와 칼은 왠지 모르게 잘 손질되어 있었다. 뒤로 피했던 병사는 다시 방패를 세우고
주인공쪽으로 천천히 다가왔다. 이번에 공격을 당한다면 꼼짝없이 쓰러지게 된다.
여기서 쓰러지면 악마를 쓰러뜨릴 시도도 못해보고 망자가 되어버리고 만다. 굳은 결심을 하고
방패를 등에 메고 양손으로 굳게 검을 쥐었다. 양손으로 검을 들고 방어를 포기한 주인공을 본 병사는
갑작스레 주인공의 목을 향해 칼을 휘둘렀다. 주인공은 한손으로 칼날을 옆으로 비껴세우고 병사의
칼을 돌려막은 다음 양손으로 든 검으로 병사의 머리를 갈랐다.
잠시 주춤하던 병사는 그대로 멈추어 뒤로 쓰러졌다. 주인공은 병사가 쓰던 방패를 주워들었다.
분명히 낡고 무겁지만 이것은 아직 쓸만하다. 주인공은 악마의 머리를 노릴 수 있는 지점인 흰색
안개로 가려진 수용소의 강당 2층으로 들어섰다.
수용소 2층에 들어서자 악마의 숨결이 들려왔다. 거대한 악마는 집채만한 몸집으로 강당의
기둥보다도 두꺼운 철퇴를 들고 주인공을 찾아 두리번 거리고 있었다. 살며시 다가가 악마의
머리를 노리려 아래를 내려다 본 순간, 주인공의 발에 굴러 떨어진 돌이 악마의 머리를 두들겨
악마가 고개를 들어 주인공을 쳐다봤다. 악마가 도약을 하기 위해 몸을 굽힌 순간 주인공은 악마의
눈을 향해 칼을 겨냥하고 뛰어들었다. 왼쪽눈에 깊숙히 박힌 칼 때문에 쳐절한 비명을 지르며
몸부림 치는 악마가 휘두른 철퇴는 강당옆 기둥과 2층의 주인공이 있던 자리를 순식간에 박살
내버렸다. 악마가 쓰러지자 주인공은 칼을 뽑아 기둥뒤로 숨었다. 칼에 찍힌 상처에 몸부림 치며
일어난 악마는 주인공을 찾아 몇번을 두리번 거리다가 주인공이 숨어있던 자리를 발견했다.
그리고는 거대한 철퇴를 휘둘러 기둥째 주인공을 날려버렸다. 기둥덕에 큰 충격을 받지 않았지만
방금전 병사의 공격으로 허리에서 피를 흘리고 있던 주인공은 서서히 정신이 나가는 것 같았다.
아릿한 정신속으로 기사의 말이 흘러들어왔다.
'자네가 정신을 잃고 망자가 될것 같을때 이 병의 물을 마시면 정신을 차릴 수 있을거야'
허리춤에 차고 있던 에스트 병을 들어 급히 마셨다. 갑자기 모든 것이 분명해지기 시작했다.
과거의 기억을 찾아야 한다. 여기서 물러날수는 없어. 로드란의 종을 울리고 불사의 저주를
끝내야한다. 악마는 치명상을 입었다. 눈도 보이지 않아 아무렇게나 철퇴를 휘두르는 악마의
뒤쪽은 무방비 상태다. 그곳을 공격해라. 주인공이 점점 정신을 차릴때 악마는 왼쪽눈이 고통
스러운지 계속 비명을 지르며 아무렇게나 철퇴를 휘두르고 있었다. 다시 정신을 차린 주인공은
검을 고쳐들고 방패를 들어 악마의 뒤쪽으로 파고 들었다. 순간적으로 위험을 느낀 악마가
양손으로 철퇴를 들고 땅을 후려쳤으나 주인공은 옆으로 굴러 공격을 피한뒤 악마의 다리를
노리고 양손으로 검을 내리쳤다. 다리가 잘리는 끔찍한 고통에 악마가 무너져 내리자 주인공은
그 틈을 노려 악마의 목에 칼을 꽂아 넣었다.
악마는 기괴한 비명을 지르며 점점 밝게 빛나기 시작하더니 그 육체는 영혼으로 바뀌어 주인공
에게 빨려 들어왔다. 그리고 악마가 옆구리에 차고 있던 열쇠가 떨어졌다. 수용소의 큰 철문이었다.
주인공은 수용소 문을 밀어냈다. 육중한 철문이 끔찍한 마찰음을 내며 밀어내어졌고,
주인공의 눈 앞에 언제였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 오랜 시간끝에 외부의 세계가 들어왔다. 그것은
바로 무너져 내린 폐허. 수용소가 지어질 당시와는 너무나도 다른 모습. 수용소까지 올 수 있는
유일한 길은 너무나도 낡아버린 외줄다리 였는데, 이제 그마저도 끊어져 이곳은 절벽위에 세워진
공중의 섬이나 다름이 없었다. 멍하니 사방에 무너져내린 절벽을 둘러보던 주인공의 발밑에 기사의
글씨가 눈에 들어왔다.
'절벽끝 까마귀 둥지. 계승의 제사장.'
아무래도 이것은 기사가 자신이 어디에서 왔고 어디로 갈 수 있는지 표시하기 위해 적어놓았던
표시 같았다. 주인공은 절벽 끝을 향해 걸어갔다. 그리고 절벽아래를 내려다 보고 있을때쯤
뒤쪽에서 삐약삐약 거리는 소리를 듣게 되었다. 모두가 절망에 빠지고 악마가 사방에 가득한
이 세계에 아직도 생명이 남아 있는가. 주인공은 알수 없는 느낌으로 소리의 근원지인 까마귀
둥지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새의 둥지라기엔 많이 큰 그 둥지의 사람 머리만한 알에서
사람의 말소리가 들려왔다.
"이봐. 이봐."
주인공은 자칫 놀라 절벽으로 떨어질 뻔했다. 까마귀 둥지의 알은 계속 말했다.
"따뜻한걸 줘. 부드럽고 푹신푹신한걸 줘."
주인공은 알이 말하는줄 알았는데, 잘보니 알 옆에 아주 작게 웅크리고 있는 새끼 까마귀가
있었다. 둥지엔 푹신한것이 있긴 했지만 새끼 까마귀는 덜덜 떨고 있었다.주인공은 머리에
걸치고 있던 넝마를 일부 찢어서 새끼 까마귀에게 건내주었다. 새끼 까마귀는 부리로 넝마를
쪼아내어 넝마에 구멍을 내고는 그걸 머리에 뒤집어 써서 옷처럼 입었다. 만족스러운듯 고개를
몇번 까딱이더니 날갯죽지를 부비적데고는 말했다.
"기다려!"
새끼 까마귀가 길고 크게 울기 시작했다. 얼마였을까 한참뒤 낭떠러지 아래쪽인지 건너편
절벽의 끝인지 모를 곳에서 새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새끼 까마귀는 삐약거리며 말했다.
"따뜻한거, 푹신푹신한거 가지고 돌아와. 좋은거 준다."
그리고 갑작스레 날아온 까마귀가 주인공을 낙아챘다. 까마귀는 주인공을 절벽 너머 모든
불사자들이 향한다는 전설의 나라.
로드란으로 데려갔다.
그것은 아스토라에 전해져 내려오는 이야기이다.
극히 드물게 선택받은 불사만이 수용소를 벗어나 불사자들의 땅. 로드란을 방문할 수 있다.
그리고 로드란을 순례할 자격이 주어지는데, 그 순례를 마치게 되면 불사의 저주는 끝이
나고 다시 평화의 시대를 열 수 있다.
이 이야기는 모든 순례를 마치고 평화의 시대를 열었던 알려지지 않은 자의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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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지 모르게 막 이야기가 하고 싶어서 술을 퍼마시고 미친듯이 글을 써댔더니 14시간 동안 써버렸습니다.
제대로 쓴건지 모르겠는데 아마 다크소울이랑은 npc들의 대화내용도 다르고 구간들도 완전히 일치하지 않을거에요.
다크소울을 모르고 처음보시는 분들을 위해 일부 아이템과 게임에 등장하는 용어도 변경이 되었습니다.
재미있다고 해주시면 다음 내용도 계속 나올지로 모르구요... 헤헤...일단은 소머리 악마까지 써놨는데
이게 꽤 오래 걸리네요. -ㅅ-;;;
그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전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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