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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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던파 스토리 총정리 1부 - <지난편 링크>
- 던전 앤 파이터 : 세계관
■ 던파 스토리 총정리 2부 - <지난편 링크>
- 아라드 역사 전반기 (아라드력 0~600년)
■ 던파 스토리 총정리 3부 - <지난편 링크>
- 아라드 역사 후반기 (아라드력 650~990년)
■ 던파 스토리 총정리 4부 - <지난편 링크>
- 모험가 이야기 1 (엘븐 가드~시간의 문)
■ 던파 스토리 총정리 5부 - 현재 페이지 ●
- 모험가 이야기 2 (안톤~루크)
■ 던파 스토리 총정리 6부
- 모험가 이야기 3 (천계 내전~제2차 마계회합)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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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계로 가는 길은 사도 ‘안톤’에 의해 막혀 있었다. 즉 마계로 가기 위해선 먼저 천계의 안톤을 쓰러뜨려야 했다. 모험가는 안톤이 있는 황도의 동쪽 대륙, 이튼 공업지대로 향했다.
메카닉들의 산업단지가 조성되어 있는 <이튼 공업지대>
안톤이 점거한 파워스테이션 근처의 <슬라우 공업단지>에는 안톤을 상대하기 위해 진지를 구축해놓은 황도군이 자리 잡고 있었다. 모험가는 그곳의 병영 책임자인 니베르 중장과 멜빈의 여동생 리아, 세븐 샤즈의 전기공학자 페럴 웨인으로부터 구체적인 상황을 전달받았다. 안톤을 상대하는데 있어 가장 큰 문제는 그의 육체적 크기가 아니라 그가 모든 에너지를 흡수한다는 사실이었다. 그동안 황도군은 안톤에게 엄청난 수의 미사일과 레이저를 발사해 봤지만 안톤은 이를 모두 흡수하고 자신의 에너지로 만들어 버렸다.
황도군과 모험가는 어쩔 수 없이 파워스테이션의 발전소들을 모두 파괴하고 그곳을 지키던 안톤의 4인의 수호자를 쓰러뜨려 더 이상 안톤에게 에너지를 공급하지 못하게 했다. 그러자 안톤은 파워스테이션을 떠나 어디론가 향하기 시작했다. 그곳은 바로 황혼의 바다 너머에 있다는 마계로 향하는 통로, <죽은 자의 성>이었다. 안톤이 마계로 다시 도망치려 한 것이다. 천계를 위협할 위험분자를 이대로 보낼 수 없다고 판단한 황도군 총사령관 잭터 이글아이는 부관 운 라이오닐, 그리고 세븐 샤즈의 멤버 나엔과 함께 군함 <노블 스카이>를 끌고 급히 그 뒤를 쫓았다.
잭터가 직접 대(對)안톤용으로 개조한 기함 <노블 스카이>
잭터의 부관 운 라이오닐은 불행한 남자였다. 무법지대 출신인 그의 모친은 운의 아버지가 왼쪽 다리를 잃은 후 황도군에 지원하여 집에 잘 돌아오지 않았고, 사냥꾼이었던 부친은 술주정에 운을 때린 뒤 집에서 쫓아내는 일이 잦았기 때문에 운은 동네에서 곧잘 괴롭힘을 당하곤 했다. 그것을 안쓰럽게 여기던 같은 무법지대 출신이자 잭터의 딸인 레베카와 그녀의 어머니는 운을 데려와 보살펴 주었다. 이때부터 레베카의 어머니는 운에게 있어 친모보다 더욱 소중한 사람이 되었다. 그러나 오래 못가 레베카의 어머니는 카르텔에 의해 목숨을 잃었고, 이에 분개한 레베카와 운은 제이라는 남자와 함께 <체인피스>라는 자경대를 만들어 카르텔에 항거했다. 레베카의 아버지인 잭터는 오래전에 무법지대를 떠나 겐트에서 돌아오지 않았기에 고향은 스스로 지켜야 했다. 이때부터 세 사람은 ‘라이오닐’이라는 성(姓)을 함께 썼으며, 운은 레베카의 어머니의 유품인 목걸이를 무엇보다 소중히 여겼다.
이후 체인피스는 규모를 늘리고 웨스피스 군과 함께 협력하며 카르텔을 상대로 자경 활동을 이어갔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뛰어난 과학력을 손에 넣어 더욱 막강해진 카르텔의 공세는 더욱 심해졌고, 도망친 동료들은 시체가 되거나 적이 되어 나타났다. 심지어 창단 멤버였던 제이조차 배신하여 카르텔에 붙어 습격을 해왔다. 이로 인해 체인피스는 결국 완전히 와해되었고, 레베카는 실종되고 말았다. 그날 이후 운은 삶의 목적을 잃어버리고 방황하다가 혹여 레베카가 살아있을지도 모른다는 한 가닥 희망을 안고 그녀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황도군에 입대했다. 그러나 레베카는 사실 천계에 없었다. 그녀는 카르텔 습격 당시 자신을 죽이려던 제이를 죽이고 도망치다 바다에 뛰어들어 아라드로 떨어졌었다. 그리고 이후로는 기억을 잃은 채 우연히 만난 캡틴 루터가 이끄는 레지스탕스에 가입하여 은밀히 정보원으로 활동했다. 때문에 운은 레베카의 소식을 전혀 듣지 못한 채 황도군의 대령이 된 지금도 과거의 트라우마와 상실감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었다.
서로의 생사를 모르는 운과 레베카
노블 스카이에 탑승한 안톤 추격대에는 잭터의 부대 외에도 카르텔 소탕 당시 큰 활약을 했던 <해안 수비대>도 합류해 있었다. 해안 수비대를 이끄는 해군 사령관 하이람은 이튼 출신으로, 어렸을 때부터 기계에 재주가 있어 천계 최고의 기술자라는 헤르만의 후계자가 될 것으로 기대받은 자였다. 그러나 그의 나이 16세 때 스승 헤르만은 카르텔에 의해 살해당했고, 이후 하이람은 스승이 유작으로 남긴 무기 설계도를 직접 완성한 뒤 해안경비대에 지원하여 수년 만에 수비대 대장직까지 올랐다. 그의 최대 목적은 단연 카르텔 일당을 일망타진하는 것이었다. 하이람을 따르는 해안수비대원 허크, 뮤우, 코엔들도 모두 마찬가지였다.
하이람을 따르는 해안 수비대
그러나 카르텔이 와해된 지금, 운과 하이람 이들 모두는 이제 함께 안톤을 쫓았다. 그들은 잭터 사령관의 지휘 아래 안톤의 보호막을 뚫고 들어가 그의 거대한 육체 위에서 필사의 혈전을 벌였다. 새롭게 개발한 마그토늄 미사일도 한몫을 톡톡히 했다. 에너지를 흡수했다가 질량의 몇 만배 이상으로 폭발하는 마그토늄의 독특한 성질을 이용해 안톤이 저 자신의 힘에 의해 타격을 받도록 설계된 덕분이었다. 또한 게이볼그 프로젝트도 마침내 완성되어 안톤의 발을 묶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처음으로 전장에서 실전 운용된 게이볼그의 위력은 상상 이상이었다.
군대를 총동원한 안톤 토벌전
이미 승리한 전투이므로 그만 회군하자는 유르겐과의 설전이 잠시 있기도 했지만, 잭터는 후환을 남기지 않기 위해 도망치는 안톤을 끝까지 추격했다. 안톤 완전 토벌에 가장 큰 장애물이 된 것은 안톤의 몸에 공생하다가 안톤 그 자체가 된 타르탄 일족이었다. 특히 상급 타르탄의 리더 전능의 마테카는 그야말로 안톤과 완전히 동화되어 안톤의 뇌로써 기능을 하는 자였다. 마테카는 생존을 위한 자신들의 행동을 왜 ‘악’으로 규정하냐며 일전의 사도들과 비슷한 말을 했다. 마테카의 입은 곧 안톤의 의지였으므로 그 역시 모험가를 힐더의 도구이자 자아 없는 칼날이라 비난하며 모험가를 적대하는 모습을 보였고, 이후 이전의 사도들이 그러했듯 모험가의 손에 완전히 스러졌다.
안톤의 자아는 사라졌지만 안톤의 육체는 황혼의 바다 위에 그대로 남았다. 안톤의 시신은 그가 수백 년간 삼켜온 에너지가 들끓어 올랐고, 종국엔 끝없이 매캐한 연기를 뿜는 화산섬이 되었다. 워낙 몸집이 거대했던 탓에 바다에 모두 가라앉지 못하고 일종의 섬이 된 것이다. 천계인들은 그 화산섬에 자신들의 신화 속 거인의 이름을 따 <젤바>라는 이름을 붙여주었다. 그리고 그 섬 위로, 마침내 모험가가 다다르고자 했던 목적지가 안갯속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거꾸로 지어진 성, <죽은 자의 성>이었다.
마계로 가는 통로, 죽은 자의 성.
곧 젤바에 다양한 군상들이 모여들었다. 마계로의 길을 조사하기 위해 황국와 제국이 동맹을 맺고 함께 꾸린 <합동 조사단>, 모험의 냄새를 맡고 달려온 <모험가 길드>, 여전히 사도를 지키고자 하는 조직 <그림시커> 등등. 이들 대부분은 모험가와 구면인 자들이었다. 특히 합동 조사단에는 천계의 대표로 나선 귀족 유르겐, 그리고 제국의 대표로 나선 이자벨라 황녀가 모험가를 반갑게 맞았다. 또한 그 뒤로 이자벨라 황녀를 보필하는 호위무사 사이러스와 아이언울프 기사단의 반, 하츠도 모습을 보였다. 천계의 선발 조사단에 의하면 죽은 자의 성에는 ‘루크’라는 또 다른 사도가 존재할 가능성이 있었기에 황국과 제국은 이처럼 본격적인 조사단을 꾸릴 수밖에 없었다.
사도 루크는 마계인들에게 인기가 매우 좋은 자였다. 어두운 마계에 전력을 공급시켜 빛을 찾아준 것은 물론 뛰어난 건설 능력과 지치지 않는 성실함으로 마계인들이 살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준 자였기 때문이다. 젤바 조사단은 죽은 자의 성에서 루크가 창조한 많은 인공 생명체와 방어 시스템을 뚫고 나아가야 했다. 특히 죽은 자의 성 초입구에서 만난 호문쿨루스 소녀 베키는 루크를 그 누구보다 매우 따랐기에 루크를 해치러 왔을 것이라 추측되는 모험가 일행에게 매우 적대적인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죽성에서 엄청 심심해 했던 터라 내심 반가워하기도...
한편 그림시커의 야영지에선 노스마이어에서 만났던 아젤리아, 그리고 그녀를 따르는 그림시커 온건파 멤버인 에리카와 로이를 만나볼 수 있었다. 이중 에리카는 본래 마계 센트럴파크 출신의 배틀메이지였다. 카쉬파와 대적하는 과정에서 우연히 아라드의 절망의 탑으로 텔레포트하게 된 그녀는 그곳에서 아젤리아를 만나 그림시커에 가입했고, 지금은 다시 마계로 돌아가 자신이 한때 따랐던 힐더에게서 직접 진실을 확인하고 싶어 했다.
또 한 명의 멤버 로이는 천계 출신이었다. 그는 마찬가지로 방황 중에 우연히 아젤리아를 만나 그림시커의 조직원으로 활동하게 된 자였으며 84세라는 고령의 나이를 가졌지만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절망의 탑의 영향으로 외모는 여전히 20대에 머물러 있었다. 이들 그림시커 멤버들은 죽은 자의 성에서 사도 루크를 찾는 것이 우선 목적이었다. 기존의 사도들과 달리 싸움을 싫어하고 마계인들에게 이로운 일을 해온 루크라면 함께 협조하여 멸망으로 치닫는 운명의 방향을 바꿀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 것이다.
젤바에 모여든 다양한 사연을 가진 자들
세 번째 진영인 모험가 길드의 캠프에는 부길드장 다나, 그리고 로이가 사랑하는 여자이자 세븐 샤즈의 원로 멤버인 메릴이라는 자가 모습을 보였다. 로이와 마찬가지로 83세라는 고령의 나이를 가진 메릴은 로이와 달리 제 나이에 맞는 외모를 가지고 있었다. 기계학에 통달한 과학자임에도 모험심 역시 남달라 일찍이 세계를 여행하다가 모험가 길드의 길드 마스터 카라카스와 만나 인연을 쌓으며 둘도 없는 친우가 되었고, 최근 안톤이 쓰러져 죽은 자의 성이 보이게 되자 누가 말릴 새도 없이 짐을 꾸려 달려온 상태였다. 마지막으로 메릴의 곁에는 마계 출신의 헌터 폰이라는 작은 수인도 만날 수 있었는데, 그가 모험가 길드에서 활동하게 된 계기 역시 소규모 전이 현상에 휩쓸렸다가 모험가 길드의 부길드장 다나를 만나게 됐다는 우연한 인연 덕분이었다. 호기심 많고 적극적인 성격을 가진 폰은 처음 보는 모험가와도 곧잘 어울리는 붙임성 좋은 모습을 보였다.
이처럼 낯익은 자들, 또는 낯선 자들도 가득한 젤바였지만 그들 대부분은 무엇보다 모험가의 명성을 익히 들어 잘 알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모험가는 그동안 벨 마이어의 대마법진을 지켜내고, 베히모스를 진정시키고, 인간과 흑요정과의 전쟁을 중재하고, 반투족과의 동맹을 이끌어내고, 사룡과 냉룡을 물리치고, 전염병 사태를 해결하고, 다른 차원에서 흘러나온 검은 악몽을 막고, 카르텔을 물리쳐 천계 전쟁을 승리로 이끌고, 황녀를 구하고, 사도를 토벌하고, 시간 여행을 통해 마침내 이 모든 일의 진의를 밝혀낸 영웅으로써 어느새 세간에 이름을 날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즉, 모험가는 모든 집단에서 인기가 좋았으며 그들이 누구보다 탐낼 만한 인재였다. 그런데 이는 곧 모험가를 곤란한 입장에 놓이게 했다. 초반 서로 협력하며 죽성 조사를 진행하던 세 진영이 불화로 인해 갈라서더니 서로가 각자 모험가를 회유하려 들었기 때문이다.
불화의 원인은 역시 그림시커의 사도에 대한 입장 차이 때문이었으며 그 계기는 바로 ‘검은 악몽’이었다. 죽은 자의 성 조사를 진행하던 중 일전의 아라드를 위협했던 검은 악몽을 발현시킨 범인이 바로 루크였다는 사실이 밝혀지자 여전히 사도를 두둔하고 그들과 대화를 우선하려 하는 그림시커를 못마땅하게 여기는 분위기가 되어버린 것이다. 결국 그림시커는 제국과 천계의 합동 조사단과 완전히 갈라서게 되었고, 모험가 길드는 누구와도 손을 잡지 않는 중립적인 입장을 취했다.
검은 악몽을 퍼뜨린 진범이었던 사도 루크
아젤리아는 모험가를 불러 자신들의 입장을 다시 한 번 강하게 피력했다. 성서의 예언에 따라 종말을 불러오려 하는 힐더가 어떤 자인지, 따라서 사도를 함부로 해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를 설명하며 모험가에게 그림시커에 입단할 것을 권유했다. 그녀의 말에 따르면 현재 그림시커는 절망의 탑에 강자들을 모아 마지막 전쟁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즉 그림시커는 누구보다 거시적인 관점에서 세상을 지키는 것을 목표로 했다.
합동 조사단 대표 유르겐의 제안은 좀 더 현실적이고 매혹적이었다. 정식으로 천계와 제국의 지원을 받아 루크를 쓰러뜨리고 함께 마계 탐사를 무사히 마치면 자자손손 천계의 영웅에 걸맞는 대접을 해주겠다는 것이다. 또한 이자벨라 역시 제국 황녀의 이름으로 모험가에게 지위, 명예, 돈 무엇이든 가질 수 있게 해주겠노라고 약속했다. 이들의 제안을 받는다면 모험가는 제국과 천계를 잇는 가교 역할 또한 하게 될 터였다. 비록 벨 마이어의 스카디 여왕과는 조금 멀어질지도 모르지만 남은 여생은 확실히 보장받는 셈이었다.
다나 도나텔은 모험가의 본질에 대해 파고들었다. 모험가가 지금껏 자유롭게 모험을 해온 그 본능을 상기시킨 것이다. 뭣보다 국가 간의 정치적인 이해관계에 모험가들이 희생되지 않고 마음 가는 대로 즐거운 모험을 즐길 수 있도록 최대한 돕겠다는 게 그녀의 제안이었다.
세 진영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플레이어
한편 그동안 마계에서 묵묵히 메트로센터를 복구해오던 루크는 어느 날부터인가 자신의 실험실 속으로 자취를 감췄다. 그리고 자신만의 세력을 형성하기 시작했다. 오래전, 그는 헤블론의 왕이었다. 또한 빛과 어둠의 위대한 군주였다. 그러나 그는 힐더의 꼬드김으로 힘과 기억을 잃고 초라한 노인의 모습이 되었고, 오랜 시간이 지나 우연한 계기로 겨우 기억만을 되찾았다. 그가 그동안 검은 악몽을 세상에 흩뿌린 이유는 본색을 숨기고 빛의 힘을 차근히 채집하여 자신의 진정한 힘을 되찾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지금, 힘을 충분히 모아 때가 되었다고 판단한 루크는 마계 각지에서 자신을 따르는 광신도들을 모으기 시작했다. 오래 지나지 않아 검은 악몽에 의해 현혹된 많은 강자들이 루크의 앞에 모여들어 그를 광적으로 찬양하기 시작했다.
힐더와 카시야스는 이러한 루크의 움직임에 수상함을 느끼고 루크의 추종자 무리가 있는 곳에 조용히 숨어들었다. 얼마 후 마침내 추종자들 사이에서 루크가 모습을 드러냈을 때, 힐더와 카시야스 또한 그들 앞에 나섰다. 루크는 힐더가 무슨 일로 자신을 찾아온 건지 알지 못한다는 태도를 취했다. 하지만 이미 힐더는 모든 것을 알고 있었다. 낌새를 눈치챈 추종자 무리가 루크의 앞을 막아섰지만 그들의 목은 카시야스의 천귀살 일합에 모두 땅에 떨어졌다.
루크는 재빨리 도망쳐 죽은 자의 성으로 향했다. 카시야스는 루크를 바짝 추격했지만 그의 오래전 적수이자 벗이었던 ‘달빛을 걷는 자 – 야신’이 막아선 탓에 더 이상 뒤쫓지 못했다. 루크에 의해 개조되어 그의 충실한 심복이 된 야신은 이미 카시야스가 알던 그때의 야신이 아니었다. 그동안 루크는 자신의 성소의 문을 열어 그동안 모았던 빛과 어둠의 힘을 한꺼번에 흡수해 마침내 최전성기의 모습을 되찾았다. 헤블론의 왕이 다시금 세상에 재림한 것이다.
본래의 힘을 되찾은 루크
힐더로써는 나쁘지 않은 상황이었다. 비록 루크가 본색을 숨기고 있었다는 사실을 이제야 알게 됐지만, 마침 아라드에서 온 칼날들도 마계에 거의 당도한 상황이었기에 그들에게 뒷일을 맡기면 되리라 생각했다. 어차피 사도는 사도를 해할 수 없다. 물론 그림시커라는 조직이 자신을 적대하고 있기는 했지만 그들은 같은 아라드인들에게조차 신용이 없는 자들이었다.
그 시각 젤바 원정대는 황국의 해안수비대까지 합류해 죽은 자의 성을 거의 돌파한 상황이었다. 이즈음 힐더는 모험가의 앞에 조용히 나타났다. 그리고 단도직입적으로 루크의 토벌을 의뢰했다. 루크가 검은 악몽으로 아라드와 천계, 그리고 마계까지 어둠으로 물들이려 한다는 것이 그녀의 이야기였다. 하지만 모험가는 힐더를 신용할 수 없었다.
“당신 말대로, 루크를 막아야겠죠. 하지만 의심이 드는군요. 아이리스처럼 저를 조종하려고 하는 게 아닌가요?”
갑작스러운 힐더의 등장.
모험가는 그간의 여행으로 힐더의 이면을 목격한 바 있기에 그녀의 말을 쉽사리 믿을 수 없었다. 모험가는 의심 가득한 눈빛으로 힐더의 의중을 떠보았으나 힐더는 당황하지 않았다. 그녀는 마계를 통치하는 제2사도 답지 않게 매우 정중한 태도로 답했다.
“모험가님. 지금까지 제가 모험가님을 도와드린 적은 있지만 조종한 적은 없습니다. 만약 그리했다면 저의 목적도 쉽게 이루었겠지요. 하지만 저에겐 그럴 힘도, 마음도 없습니다. 저는 그저 악한 사도를 막아 세상을 평화롭게 하고 싶을 뿐입니다.”
“도움이 필요하다면 왜 앞으로 나와서 도움을 요청하지 않았죠?”
“저는 바칼이나 안톤처럼 강한 힘을 가진 사도가 아닙니다. 제가 전면적으로 나선다면 그들이 저를 위협했겠지요. 사도는 사도를 죽일 수 없습니다. 하지만 죽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다른 사도의 뜻에 동조하는 강력한 누군가가 저를 해하려 했을 수 있지요. 그래서 뒤로 숨은 것입니다. 그동안은 아이리스가 오랫동안 저의 수족이 되어주었습니다만... 현명하신 모험가님 덕분에 그 아이는 자유를 찾았지요.”
힐더는 마치 대답을 준비해온 듯, 모험가의 되물음에도 차근히 자신의 입장을 설명했다. 하지만 모두 궤변이었다.
“당신이 조종한 아이리스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죽었습니다.”
그 누구도 희생되어도 어쩔 수 없는 자란 없었다. 게다가 사도를 전이시킨 것도 모자라 그란플로리스에 대화재를 일으키고 천계 전쟁까지 유발할 이유가 무엇이란 말인가. 왜 아라드가 희생되어야 했는가.
“저의 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으셨군요. 이해합니다. 저 또한 괴로웠습니다. 하지만 모험가님. 저의 힘도 한계가 있습니다. 세상의 모든 이를 구하는 것은 신이 아니면 불가능합니다. 신이어도 가능할지 모르겠군요. 더욱 많은, 선량한 이들을 구하기 위해 저의 개입은 필수불가결했습니다. 과거에 희생된 이들이 안타까우시다면 그런 사태를 만든 원흉을 쓰러뜨려야 합니다. 미래에 쓰러질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모험가는 여전히 납득하지 못했다. 그녀의 말로 설명되지 않는 것들이 너무 많았다. 하지만 지금 루크의 검은 악몽이 세계의 안위를 위협하고 있다는 건 여지없는 사실이었다. 결국 모험가는 마지못해 힐더의 청을 받아들였다.
“...루크를 막기는 막겠지만, 쓰러뜨릴지 어떨지는 내가 판단하겠어요. 그가 있는 실험실의 봉인은 어떻게 풀죠?”
“마계에 가셔야 합니다.”
루크는 다른 곳에서 흡수한 빛의 기운을 차곡차곡 쌓아두는 한편, 마계에 그 힘을 일부 풀어놓았다. 자신의 추종자를 위해서였다. 미약하지만 사방으로 퍼진 그 빛의 기운을 한 곳에 집중할 수만 있다면 루크가 있는 성소의 봉인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 힐더의 설명이었다. 힐더는 모험가를 마계의 사막 너머에 있는 <센트럴 파크>로 가는 길로 안내했다. 그리고 그곳에 있는 소환사 케이트라는 여성을 찾으라 했다. 그녀가 루크의 봉인을 풀 방법을 알고 있었다.
8개의 지역으로 나뉘어 있는 마계
센트럴 파크로 가는 길은 순탄치 않았다. 수인, 플레임스킨, 뱀파이어, 돌연변이들을 비롯한 많은 마계인들이 모험가의 앞을 가로막았다. 특히 전직 카쉬파의 간부였던 호랑이 수인 그라골은 자신을 따르는 플레임스킨의 노르닐 3자매 엘다,베르딜, 스쿨디와 불고양이 샤론, 여우 수인 마르첼라 등을 앞세워 방해를 해왔는데, 사실 그라골은 평소 거짓과 폭정을 일삼아왔던 터라 불만을 가진 수하들이 많았다. 그 불만은 결국 그가 지금까지 숨겨온 진실(자신이 마시라 종용했던 생명수가 사실은 테라나이트의 독소라는 것)이 밝혀짐과 함께 터져 나왔고, 끝내 그라골은 노르닐과 모험가의 손에 쓰러졌다.
다음 지역인 공포의 은신처에선 테라나이트 중독으로 그 어떤 뱀파이어보다 강력한 흡혈 괴물이 되어버린 소녀 레야(도미나 헤일리)와 그녀를 찾아온 친구 피피를 만날 수 있었다. 센트럴 파크에 거주하는 소환사인 피피는 레야를 데리고 돌아가고 싶어 했다. 하지만 이미 레야의 상태는 되돌릴 수 없는 지경이었다. 결국 피피는 모험가의 도움을 받아 친구를 쓰러뜨려 안식을 취하게 해주었다. 그런데 이때, 피피마저 루크를 추종하는 아슬란이라는 남자에게 납치되어 끌려가고 만다. 아슬란은 앞으로 루크에게 방해 요소가 될 센트럴 파크의 마법사 케이트를 찾고 있었고, 그 위치를 피피가 알고 있으리라 생각한 것이다.
테라나이트 방사능과 변이 괴물로 가득한 마계
모험가는 아슬란과 피피를 쫓아 사막의 돌풍지대를 건넜다. 그리고 센트럴 파크로 가는 마지막 길목인 붉은 마녀의 숲에 도착했다. 마녀의 숲은 본래 녹색 마녀의 것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 저 멀리 아라드 세계에서 로리안이라는 이름을 가진 소녀가 숲에 전이되어 왔고, 강력한 마법적 재능을 가졌던 그 소녀는 녹색 마녀가 죽은 이후 숲을 지키는 임시 후임자가 되었다. 자칭 ‘붉은 마녀’가 된 것이다. 붉은 마녀는 처음엔 낯선 이방인인 모험가를 적대했으나 곧 피피를 구하기 위해 모험가와 함께 아슬란을 추격하여 그로부터 피피를 되찾았다. 같은 여마법사 친구들인 배틀페이지 니우와 막내 엘레멘탈 마스터 파이도 나타나 도움을 주었다. 이후 모험가는 그들과 함께 마침내 센트럴 파크에 도착한다.
황량한 마계 한복판에 위치한 초록 정원, 센트럴 파크
센트럴 파크는 본래 마계의 다른 지역과 같이 황무지나 다름없는 폐허였다. 그러나 지금은 소환사 케이트의 노력으로 작게나마 초록이 싹트고 있었으며 마법에 의한 인공적인 빛도 곳곳에 뿌려져 있었다. 이 희귀한 초록 정원은 브룩클린에서 마수들이 들이닥치지 않는 유일한 곳이기도 했다. 마계를 여행하는 사람들에겐 사실상 기적과도 같은 곳이었다. 이 모든 건 이런 공간을 만들기 위해 오랜 시간 공을 들여온 소환사 단체 서클메이지의 리더, 케이트 덕분이었다.
센트럴 파크에 거주하는 마녀들
케이트는 마계인들에게 평판이 좋은 사도 루크를 죽이겠다는 젤바 원정대의 목적에 선뜻 공감해주지 못했다. 대부분의 마계인들은 루크가 검은 악몽을 통해 아라드에 벌인 일을 모르고 있었다. 아마 안다고 해도 별 관심이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케이트는 알고 있었고, 또한 아라드인들의 고통에 공감하기도 했다. 그녀는 긴 고민 끝에 결국 모험가에게 루크의 성소의 봉인을 풀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었다. 이에 모험가는 즉시 케이트가 건네준 마법 구슬에 센트럴 파크 주변의 빛을 모아 루크가 있는 성소의 봉인을 풀었다. 그리고 원정대에 지원을 온 해안수비대와 함께 죽은 자의 성 최심부로 진입했다. 모험가를 몰래 뒤따라온 호문쿨루스 베키와 왜인지 홀로 움직이고 있는 반 발슈테트도 함께였다.
성소 내부는 루크의 창조물과 추종자들로 가득했다. 루크는 좀 더 완벽한 각성을 위해 시간을 벌고 있는 듯했다. 루크가 있는 죽은 자의 성 최심부 <솔리움 마키나> 앞에 도착하자 검은 악몽이 매우 짙은 농도로 깔려 있어 더 이상 접근하기 어려웠다. 때마침 나타난 힐더는 단 한 명만을 자신의 가호로 감싸 나아가게 해줄 수 있다며 원정대의 최대 전력인 모험가에게 가호를 내렸다. 덕분에 모험가는 홀로 루크의 방 안에 들어섰다. 그리고 마침내 본모습으로 완전히 각성한 헤블론의 왕을 마주했다.
마침내 대면한 검은 악몽 사태의 주범, 제9사도 루크.
이때 힐더는 루크의 본의를 끌어낸다는 명목으로 함께 솔리움 마키나에 진입했다. 루크는 힐더에게 ‘이번엔 내 차례니 순순히 죽으라는 소리냐’며 강력하게 응수했고, 이에 설득의 여지가 없다고 판단한 모험가는 루크를 처치하기로 결심한다. 루크는 강건한 육체와 지금까지 모아온 빛과 어둠의 힘을 이용해 모험가에 맞섰다. 그러나 에너지 제어실, 저장소 등 성의 핵심 시설이 모두 파괴되어 온전한 힘을 낼 수 없었기에 최대 전력은 내지 못했다.
만약 모험가가 이전의 진영 선택에서 그림시커를 선택했을 경우, 힐더는 루크를 자극하지 말라는 아젤리아의 말 때문에 밖에서 상황을 지켜보게 된다. 이 경우 루크는 자신을 찾아온 모험가와 카시야스의 말에 조금씩 설득되기 시작한다. 그는 본래 마계에 빛을 내려주는 이로운 사도였기 때문에 마계에 그의 죽음을 바라지 않는 이들이 아주 많았다. 때문에 지금이라도 아랫세계에 뻗친 마수를 거둔다면 루크를 적으로 돌릴 이유가 없다는 것이 설득의 골자였다. 이전부터 무관계한 이들을 사지로 몰아서 힘을 취하는 것에 심적인 고뇌를 가지고 있었던 루크는 카시야스의 제안과 수천 년간 진행해온 자신의 계획을 저울질하게 되었고, 결국 자신의 포부에 의구심을 품은 채로 노인의 모습으로 되돌아가 모험가와 대화를 시도하게 된다. 그러나 이때, 그들 뒤에서 예기치 못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반 발슈테트였다.
“만약은 없습니다. 안타깝지만 말이죠.”
비밀리에 힐더의 가호를 받은 반이 후방에서 난입하여 노인의 모습으로 되돌아간 무방비 상태의 루크를 기습했다. 힐더는 처음부터 루크를 살려둘 생각이 없었다. 이 사정을 몰랐던 루크는 검에 찔린 채 카시야스에게 자신을 속인 것이냐며 괴성을 지르며 처참하게 사망한다. 루크는 오랜 시간 악몽을 꾸어왔다. 작고 늙은 노인의 모습으로 누군지도 모르는 이에게 죽임을 당한다는 예언... 이 운명을 거스르고자 그동안 부단히 노력했지만, 결국 루크는 자신의 운명을 바꾸지 못한 채 비참한 최후를 맞이하고 만다.
진영 선택에 따라 조금 달라지는 스토리. 그림시커 루트가 메인인 듯하다.
반 발슈테트는 루크가 죽으면서 흩어진 사도의 기운을 ‘정체불명의 반지’로 흡수하곤 현장에서 유유히 모습을 감췄다. 그리고 원정대 캠프로 돌아가 부단장 하츠에게 자신은 개별 행동으로 자신의 연인 에밀리를 보러 갈 것이니 아이언울프만 젤바에 남게 되었다며 약을 올렸다. 하지만 모험가는 일전에 이자벨라 황녀로부터 우연히 들은 이야기로 진실을 알고 있었다. 반이 매일같이 이야기하는 그의 연인 에밀리는 사실 이미 죽고 이 세상에 없었다. 모험가가 이를 알고 있다는 사실에 반은 매우 놀라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그는 그 이상 자세한 이야기를 하는 것을 거부했다.
반이 사도를 죽이는 족족 그 기운을 흡수하고 있었다는 암시는 이전에도 있었다. 혼자 로터스의 시체를 구경하러 갔다던가...
루크가 죽자 베키를 비롯해 수많은 마계인들이 슬픔과 비통에 빠졌다. 그가 아라드에 저지른 일이 무엇이었든 간에 마계인에게 있어서 루크는 은혜로운 신 그 자체였다. 죽은 자의 성은 이후 주인을 잃고 방치되었으며, 검은 악몽은 서서히 사라졌다. 그런데 사건 이후, 아무도 없는 솔리움 마키나에 차원이동 포탈을 통해 한 명의 남자가 나타난다. 천계 전쟁에서 아이리스와 함께 카르텔의 배후로 활약했던 과학자 지젤이었다. 그는 솔리움 마키나에서 루크가 만들었던 ‘무언가’를 가지고 조용히 사라졌다. 이 사실을 아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그보다 원정대에게 충격적인 소식은 그림시커의 수장이었던 아젤리아의 죽음이었다. 그녀는 온건파와 반대되는 이념을 품고 있던 그림시커 강경파에 의해 공격을 당하고 솔리움 마키나에 쓰러져 있었다. 강경파가 물러난 후 자신에게 다가온 모험가에게 아젤리아는 솔도로스를 찾아 설득해달라는 말을 남기고 정신을 잃었다. 모험가는 서둘러 아젤리아를 그림시커 캠프의 로이에게 데려갔으나 상태는 매우 좋지 않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의 사망 소식이 원정대 전체에 알려졌다. (여러 가지 떡밥상 아젤리아가 죽지 않고 자신을 지키기 위해 죽음을 위장했을 거라는 이야기가 있으나 확실치는 않다.)
사건 이후 제4사도 카시야스는 모험가를 조용히 외진 곳으로 불러냈다. 그리고 충고했다. 힐더를 경계하라는 것. 그리고 그녀의 계획이 무엇인지 알아내라는 것. 물론 카시야스는 힐더의 계획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고 신경 쓰지도 않는다고 했다. 자신은 어디든 싸움만 할 수 있으면 아무래도 상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카시야스는 모험가를 마음에 들어 했고, 그 모험가는 자신과 입장이 다르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는 모험가가 힐더에게 이용만 당하고 버려지는 것을 원치 않았다.
“살아남아라. 시련을 이겨내라. 더욱 강해져라. 카인과 겨루기 전에 베어낼 상대가 네가 되길 바라고 있겠다.”
카시야스는 마지막 충고를 전하고 숲 너머로 모습을 감췄다.
점차 심화되는 마계와 아라드의 이야기.
한편 아라드의 천계에서 급작스러운 소식이 들려온다. 모험가는 서둘러 천계로 되돌아가야 했다. 지벤 황국에 반란이 일어난 것이다.
<6부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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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도를 인피니티 잼으로 만들어서 인피니티 반지 만드는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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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 스토리가 중국에서 제제가 들어갈 소재가 있어서 진행하지 않고 방치한다는 분석이 있습니다.(왕이 있는 독재 국가의 귀족들이 연합하여 왕과 대립하는 내용과 그 사이에 있는 제국의 내용으 주 배경이라) ㅋㅋㅋㅋ | 19.05.02 09:3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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