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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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던파 스토리 총정리 1부 - <지난편 링크>
- 던전 앤 파이터 : 세계관
■ 던파 스토리 총정리 2부 - <지난편 링크>
- 아라드 역사 전반기 (아라드력 0~600년)
■ 던파 스토리 총정리 3부 - 현재 페이지 ●
- 아라드 역사 후반기 (아라드력 650~990년)
■ 던파 스토리 총정리 4부
- 모험가 이야기 1 (엘븐 가드~시간의 문)
■ 던파 스토리 총정리 5부
- 모험가 이야기 2 (안톤~루크)
■ 던파 스토리 총정리 6부
- 모험가 이야기 3 (천계 내전~제2차 마계회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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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도적인 전력 차이에도 불구하고 데 로스와 펠 로스의 전황은 의외로 팽팽했다. 과거 펠 로스의 영광을 기억하는 수많은 영웅들이 펠 로스를 지원했기 때문이다. 결국 결정적인 승패가 판가름 난 것은 최대의 격전지였던 <칸티온>에서였다. 당시 최초의 소울브링어라 불리던 신관 지그는 펠 로스의 편에 서서 중요한 전선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었다. 그러나 데 로스의 공작으로 몸이 많이 쇠약해진 상태에서 ‘광폭의 블라슈’를 소환했다가 제어하지 못해 잡아먹히는 바람에 지그는 그대로 명계로 끌려가고 말았다. 이로 인해 힘의 균형이 무너지자 데 로스는 이때를 놓치지 않고 맹공을 퍼부어 칸티온 전투에서 승리, 최종적으로 펠 로스를 흡수하는데 성공했다. 그렇게 아라드력 655년, 데 로스는 마침내 공식적으로 제국을 선포했다.
로스 제국의 운명을 결정지은 칸티온 전투
데 로스 제국 영토는 팔로만을 중심으로 남부의 제 1령과 북부의 제 2령으로 나뉘었다. 수도 황금의 도시 비탈론이 있는 남부 지역은 엄격한 군사문화가 발달했으며, 반면 북부는 밝고 개방적인 분위기였다. 하지만 국민 모두가 국가에 대한 자부심이 매우 강해 무슨 일이 있으면 금세 뭉치는 성향을 보였다. 그러한 면모를 보인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제국의 대륙 통일 전쟁 추진이었다.
966년, 레온 하인리히 3세가 15세의 나이로 데 로스 제국의 황제로 즉위했다. 그는 대단한 추진력을 가진 야심가였다. 수년 후 성인이 된 레온 황제는 과거 펠 로스 제국의 영광을 재건한다는 명목으로 대대적인 영토 확장 정책을 펼쳤다. 비록 첫 단추에 완전한 성공을 이루진 못했지만 언더풋을 향해 1차 침략전쟁을 일으켰으며, 제2차 눈빛전투에선 반투족의 도시 암로스를 공격해 반투족의 8할 이상을 죽였다. 나아가 제국은 아라드뿐만 아니라 언젠가 천계까지 정복할 야망을 보였다.
아라드 통일을 꿈꾸는 데 로스의 황제, 레온
이러한 제국의 공격적 행보에는 점술가 아이리스의 영향력도 있었다. 그녀는 뛰어난 점술 능력으로 제국에서 신뢰와 명성을 얻어 갔다. 그녀가 제국에서 본격적으로 두각을 드러낸 것은 이즈음부터 아라드 대륙에서 발견되기 시작한 <전이 현상>이 나타나고부터였다. 전이란, 언젠가부터 시작된 차원이동 현상으로 생물을 비롯하여 건축물, 지역 등 온갖 것들이 아라드의 세계로 넘어오는 현상을 말했다. 이는 각종 혼란을 야기했으나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건지는 아무도 알지 못했다.
아라드 곳곳에 나타나기 시작한 전이 현상
아이리스는 레온 황제가 전이 현상으로 나타난 힘인 ‘전이 에너지’에 관심을 보이도록 유도했다. 그 결과 레온 황제는 그란 플로리스 숲 근처에 <빌마르크 제국 실험장>을 세워 그곳에서 특정 부류의 인간에게 전이 에너지를 강제 주입하는 실험을 강행했다. 대상으로 선정된 것은 카잔 증후군 말기 증세로 인해 부모에게 버림받고 떠돌던 귀수 소년, 그리고 아이리스의 제안으로 실험에 참여하게 된 마계의 엘리트 마법사 소녀들이었다. 곧 많은 제국인의 참관 속에 아이리스의 전이 실험이 시작되었다. 실험의 결과는 대실패였다. 빌마르크 실험장은 대폭발이 일어나 수많은 제국 기사와 병사, 그리고 견습 왔던 아이들이 죽거나 실종되었다.
빌마르크에서 벌어진 대참사. 이후 황제는 실험장을 완전 폐쇄한다.
실험의 대상자였던 소년소녀는 시간의 틈에 빠져 다시는 볼 수 없었다. 하지만 다행히 그들은 <시간의 문>이란 곳으로 흘러 들어가 존재를 잃지 않았으며 오히려 그곳에서 초월적인 힘을 얻어 각각 다크나이트와 크리에이터라는 존재로 거듭났다. 그들은 그곳에서 세상의 비참한 종말을 보고 그것을 막기 위해 다시 아라드로 되돌아가고자 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힘의 상당수를 잃었으며 그 힘은 시간의 조각이 되어 각지로 흩어졌다.
시간의 힘을 얻은 다크나이트와 크리에이터
실험 이후 제국은 뜻밖의 현상을 발견하게 된다. 실험장에서 생존한 아이들에게서 전이의 힘이 담긴 ‘마수’라는 증상이 나타난 것이다. 제국 기사단은 이 아이들을 전부 사망자 혹은 실종으로 처리한 뒤 수감 시설에 가두고 비밀리에 생체실험을 진행했다. 이처럼 비인륜적인 대우를 받다가 그곳에서 탈주한 소녀들이 있었다. 그녀들은 추격대를 피해 끊임없이 도망치던 중 아라드 각지에서 싸우는 법을 익혀 그녀들만의 독특한 유파를 만들어냈다. 베가본드라 불리는 귀검사들이었다. 또한 이들 여성 귀검사 중에는 제국에 의해 갇혀 있는 동안 제국 최고의 검술 ‘발검술’을 전수받아 마수의 힘으로 개화시킨 소드마스터, 마검을 자유로이 다루는 데몬슬레이어, 죽음의 신 우시르의 힘을 받아들인 다크템플러도 있었다. 이들의 공통점은 제국에 대한 복수심이 그 누구보다 강하다는 사실이었다.
귀수 대신 ‘마수’라는 설정을 가진 여귀검사
이러한 제국의 부도덕한 행위는 도중 한 번 세간에 알려져 논란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레온 황제는 몇몇 실험 진행자들에게 책임을 모두 뒤집어씌워 꼬리를 잘라내고 나머지 기사단원들을 반 발슈테트라는 젊은 백작의 밑으로 재편성시켜 비밀리에 실험을 계속했다. 본디 평민 출신인 반은 어린 나이에도 상당한 실력과 재능으로 제국에서 주목을 받는 자였다. 그러나 그가 황제의 총애를 받아 백작의 작위를 받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바로 ‘비명굴 사건‘이었다.
제국 기사단장 반 발슈테트. 본래 설정에선 남작위었으나 이후 백작으로 설정이 변경되었다.
아라드력 977년, 마계 메트로 센터에 거주하던 제5사도 시로코가 느닷없이 아라드 대륙의 비명굴로 전이되었다. 비명굴은 그란 플로리스 지역 지하 깊숙한 곳에 존재하는 거대 동굴이었다. 빛조차 들지 않는 춥고 어두운 곳이었기에 에너지를 양분으로 삼는 시로코에겐 그야말로 최악의 환경이었다. 때문에 급속도로 쇠약해진 시로코는 비명굴에 서식하는 포악한 벌레인 누골들의 공격까지 받으며 지옥 같은 생활을 하게 된다. 이 누골들은 비명굴 밖으로 나올 경우 아라드 대륙의 먹이사슬을 뒤집어 버릴 수도 있을 정도로 위험한 벌레들이었다. 천신만고 끝에 시로코는 자신을 공격하는 누골들을 몰아냈다. 하지만 이 여파로 누골들이 비명굴 밖으로 도망쳐 나오자 불길함을 느낀 제국은 비명굴에 군대를 파견했고, 이들 군대는 시로코에게 모조리 궤멸당한다.
영문을 모른 채 아라드로 전이된 제5사도 시로코.
위기감을 느낀 제국은 궁정마법사 르네와 반 발슈테트에게 새 조사단을 꾸릴 것을 명령하고 제국 전체에 공고를 내려 시로코의 목에 엄청난 포상금을 걸었다. 이에 수많은 모험가들이 시로코 토벌에 나섰으며 여기엔 용병집단 <미스트>, 그리고 당시 반과 함께 ‘4인의 웨펀마스터’란 이름으로 대륙에 명성을 떨치던 귀검사 시란, 브왕가, 아간조도 포함되어 있었다. 시란은 수쥬 출신의 도검사였고, 브왕가는 둔기의 달인으로 유명한 반투족 족장이었다. 다만 브왕가는 스스로 참여한 것이 아니라 무턱대고 찾아온 시란에게 행선지도 모른 채 끌려간 것이었다.
대검 마스터로 잘 알려진 방랑자 아간조는 엘븐 가드로 향하던 중 우연히 록시라는 카잔 증후군에 시달리는 여성 흑요정 버서커와 만나 비명굴에 이끌리듯 들어섰다. 그들이 만나게 된 계기는 조금 남달랐다. 록시는 자신의 카잔 증후군을 고치기 위해 여행을 하던 중 빈털터리가 되어 강도질을 했는데 하필 그 대상이 아간조였던 것이다. 그에게 패배한 록시는 이후 아간조와 동행하면서 점차 가까워져 그와 연인 사이가 되었다.
아간조의 썸녀 록시.
이렇게 다양한 세력이 모여 비명굴을 함께 수색하게 되었으나 그들은 불안정한 동맹일 뿐이었다. 특히 용병 미스트의 리더 케인은 애초부터 조사단 모두의 목숨을 희생시킬 작정으로 비명굴에 들어온 광기에 미친 자였고, 결국 그의 농간으로 르네와 대부분의 제국군이 비명굴 내부에서 비명횡사했다.
케인의 실력은 정말 뛰어났다. 아직 어리다지만 그래도 명색이 4인의 웨펀마스터 중에 하나였던 반을 순식간에 제압했고, 궁정마법사 르네 역시 케인의 손에 목숨을 잃었다. 하지만 결국 그조차도 시로코를 홀로 상대하진 못했다. 케인은 시로코에게 패배하여 온몸이 찢기며 죽음을 맞이했다. 다만 그는 마지막까지 살육과 싸움을 즐긴 것에 만족했다는 듯 웃으며 죽음을 맞이하는 싸이코패스의 기질을 유감없이 보여주며 사망했다.
4인의 웨펀마스터에 필적하는 실력을 보여준 용병 케인.
마지막까지 시로코와 전투를 벌인 건 4인의 웨펀마스터였다. 시로코는 케인을 죽이고 자신의 장기인 신체변형과 정신지배 능력으로 4인의 웨펀마스터를 밀어붙였다. 비록 쇠약해졌다고는 하나 사도는 사도였다. 이때 마지막 순간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다름 아닌 록시였다. 그녀는 아간조가 위험에 처하자 스스로 카잔 증후군 상태를 발동했다. 그리고 시로코에게 치명타를 가하여 동귀어진하고는 아간조의 품에서 결국 숨을 거두었다. 정말로 안타까운 일이었지만, 이후 왜인지 그녀의 존재는 모두의 기억에서 완전히 사라진다. 시란과 브왕가는 물론, 아간조조차 ‘잊어버려선 안될 것을 잊어버린’ 답답함을 호소할 뿐, 록시에 대한 그 어떤 것도 기억하지 못했다. (현재 록시는 설정집에서조차 기록이 완전 말소되었다. 추후 시로코 관련 콘텐츠 업데이트를 위한 밑작업으로 보인다.)
비명굴의 시로코는 매우 약화된 상태였으니 차후 레이드급 콘텐츠를 기대해본다.
비명굴 사건 이후 사람들은 4인의 웨펀마스터를 아라드 대륙을 구한 영웅으로 칭송했다. 특히 반은 제국 황제로부터 직접 백작 작위를 하사받았다. 신분이 급상승한 반이 기뻐한 이유는 권력을 가져서가 아니라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 에밀리 폰 크루거와 결혼을 할 수 있게 됐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귀족집 자제였던 그녀는 반이 백작위를 받은 이후 집안의 허락을 받아 마침내 그와 약혼했다. 그러나 결혼식을 앞두고 에밀리가 놀러 간 친구의 별장이 괴한들에게 습격 당하는 사건이 벌어진다. 반은 화마에 휩싸인 저택의 불길을 뚫고 들어가 정신을 잃은 에밀리를 찾아내 탈출했다. 정황상 에밀리는 남성들에게 몹쓸 짓을 당할 뻔한 것으로 보였으며 그 때문인지 이후 그녀는 정신이 나가 극도의 남성 혐오에 시달리게 된다.
에밀리의 부모는 반에게 파혼을 권했다. 그러나 반은 이를 거절하고 끝까지 그녀와 결혼을 고집했다. 이에 황제는 이 사건에 관련한 정보가 세간에 떠돌지 않도록 통제해주고 시골에서 소소한 결혼식도 올릴 수 있게 해주었다. 사실 황제는 반의 이러한 행동을 별로 탐탁지 않게 여겼다. 반이 여러모로 황제의 전폭적인 지원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은 황제의 배후에 있는 예언가 아이리스가 반을 밀어주어야 한다고 꾀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모종의 이유’로 에밀리는 결국 사망하고 만다. 반은 그녀의 사망 원인에 대해 함구했다.
알 수 없는 이유로 사망한 반의 아내 에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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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코가 죽은 이후 시로코의 육체를 유지하고 있던 정신체는 전 세계로 뿔뿔이 흩어졌다. 이는 우연히 7명의 인간에게 깃들게 되고 이들이 시로코의 기억과 능력을 일부 물려받게 되면서 <그림시커>라는 조직의 창설 계기가 된다. 그림시커는 사도라는 존재를 숭배하며 이들이 구원을 가지고 올 것이라 믿는 일종의 종교단체로 발전했다. 이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멸망한 고대 테라의 생존자 아젤리아 로트라는 여성이었다.
그림시커를 창시한 테라의 생존자, 아젤리아 로트.
그녀는 테라가 몰락하던 시기 우주선 제네시스를 타고 피신해 살아남은 자였다. 제네시스가 아라드에 착륙한 후 그녀는 고대 문헌을 통해 힐더의 계획을 알게 되었고, 마찬가지로 시로코의 기억을 통해 진실을 알게 된 7인의 인간과 함께 그림시커를 창설해 힐더의 음모를 막고자 했다. 이후 7인의 인간은 그림시커 지부장이 되어 아라드 각지로 파견되었으며 아젤리아가 타고 온 우주선 제네시스는 <절망의 탑>이 되었다. 또한 아젤리아는 다가올 결전의 날을 위해 아라드 최강의 검사를 그림시커의 전력으로써 회유해두었다. 바로 솔도로스였다.
“여긴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군.”
“맞습니다. 그리고 어느 정도 검사님의 시간을 붙들어 둘 수도 있죠.”
“이곳에서 ‘그자(카인)’와 싸울 수 있는 날까지 기다리라는 건가?”
최강의 검사 솔도로스.
대검, 소검, 도, 둔기, 광검 등 모든 종류의 무기를 완벽히 통달했다는 전설의 웨펀마스터 솔도로스는 타인과의 교류에는 무관심하며 오로지 무에 미친 외골수였다. (뒷골목의 G.S.D가 그의 제자다.) 솔도로스는 아젤리아로부터 카인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그와의 결전을 기다리며 절망의 탑에서 폐쇄 수련에 들어갔다. 솔도로스 외에도 아젤리아는 솔도로스에 필적하는 실력자라는 신검 양얼 등 많은 강자들을 그림시커에 끌어들여 절망의 탑에 거주하게 했다. 하지만 오래가지 않아 그림시커는 내부 분쟁이 일어나 온건파와 강경파로 분열되었다. 솔도로스를 위시한 강경파 그림시커는 절망의 탑에 남아 수련을 계속했고, 아젤리아를 위시한 온건파들은 사도를 지키기 위해 절망의 탑을 떠났다. (절망의 탑 앞에 있는 NPC 시모나가 아젤리아와 동일인물이다. 어떻게 된 경위인지는 아직 확실치 않다.)
떡밥만 가득한 절망의 탑.
시로코의 정신체는 그림시커의 7인에게만 깃든 건 아니었다. 정신체는 자신과 융합할만한 숙주들을 끊임없이 찾아다녔고, 시로코와 격돌한 적이 있어 그 힘의 강대함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던 제국은 시로코의 정신체가 깃든 아이들을 빠르게 색출하여 투기장으로 끌고 가 병기로 키워냈다. 이들은 자신의 힘을 ‘마창’이라는 형태로 발현했다. 이들 중에는 마창의 파괴력에 매료되어 그 힘을 유감없이 발휘하는 뱅가드, 마창의 힘을 억누르고 순수한 창술 본연의 능력을 극대화한 듀얼리스트, 마수 사냥을 통해 마창의 힘을 끌어올린 드래고니안 랜서, 마창의 힘을 무한정 폭주시킨 다크 랜서 등이 있었으며 이중 가장 높은 경지에 오른 일부만이 시로코의 경지에 도달한다고 알려져 있었다.
마창사들의 운명은 대부분 귀족들의 전유물이 되어 제국 투기장에서 죽을 때까지 싸우는 신세였다. 다만 승자의 보상은 대단한 것이어서 전투노예 마창사라도 제국의 간부가 되거나 자유의 몸이 될 수도 있었다. 그러나 동료를 죽여가며 마창의 힘까지 흡수해야 했던 탓에 죄책감에 괴로워하던 마창사들은 대부분 승리 후 부와 명예를 마다하고 제국을 떠났다. 물론 몸에 깃든 예기를 감출 수 없어 일반인들에겐 거부당했기에 어딘가에 정착해 쉴 수는 없었다. 따라서 대부분의 마창사들이 모험가로 떠도는 신세가 되거나 또는 제국에 대한 반감으로 ‘혁명군’에 들어가곤 했다.
이른바 시로코의 아이들이라 불리는 마창사들.
이 시기 제국은 계속되는 팽창주의 정책에 대한 반발과 점령지에 대한 가혹한 정책으로 반란 세력들이 다수 결성된 상태였다. 대표적으로 소드 마스터(여귀검)들이 창설한 반정부 단체인 <노블레스>, 나탈리아 수가 이끄는 강경파 테러 단체 <리전>, 그리고 거대 비공정 <세인트 혼>을 본거지로 둔 레지스탕스들이 있었다. 다만 나탈리아 수가 일찍이 세인트 혼에 승선하면서 리전과 레지스탕스는 하나의 혁명군으로 통합되었다.
세인트 혼의 항해사 신궁 루드밀라는 천해의 <선계> 출신이었다. (선계에 대한 정보는 아직 불분명하다.) 그녀는 제국의 철통같은 호위 속에서 제국야전군 제2사령관 발란의 미간을 자신의 궁으로 정확히 꿰뚫어 암살한 전력 때문에 무려 100억 골드라는 천문학적인 현상금이 걸려 있었다. 아마도 이정도 실력이면 언제 황제를 암살할지 모르기에 책정된 이례적인 금액임이 분명했다. 이밖에 세인트 혼의 선원 싸움개 로엘과 이름 없는 길잃은 전사도 혁명군에서 두각을 보이는 전력이었다.
세인트 혼의 선장 캡틴 루터는 바칼이 창조한 광룡 히스마를 호위하기 위해 만들어진 하급 용족의 후예였다. 선조들이 제국의 드래곤 슬레이어들에게 사냥당한 후 추격을 피해 숨죽여 살던 용족들 중 하나였으나 제국의 끈질긴 추적으로 그나마 남아있던 동족들이 거의 다 죽임을 당하거나 노예로 잡혀가버렸고, 이 때문에 루터는 제국에 대한 반감이 극에 달해 레지스탕스에 들어가 그들과 뜻을 함께 했다. 장난끼 많은 성격의 루터는 루드밀라에게 매번 잔소리를 듣곤 했지만, 그녀와 오랜 시간 생사의 고비를 함께 하며 실력을 인정받아 세인트 혼의 선장으로 추대되었다.
제국에 대항하고자 공중 함선 ‘세인트 혼’에 모여든 레지스탕스들.
하지만 이들 모두 혁명군의 진정한 리더는 아니었다. 사실 캡틴 루터는 혁명군의 부사령관이었으며 혁명군의 배후이자 진짜 지도자는 바로 벨 마이어 공국의 여왕 스카디였다.
스카디는 왕세자였던 남편에게 시집온 시민계급의 부유한 상인의 딸이었다. 남편이 즉위하자 병약한 남편을 대신해 국정을 살폈고, 남편이 일찍 세상을 뜬 후에는 자신을 옹호하는 세력을 모아 직접 왕이 되었다. 비록 여성의 몸으로 왕이 되었지만 그녀의 대중을 압도하는 카리스마와 유연한 정치수완은 역대 벨 마이어의 왕들 중에서도 가장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벨 마이어 공국이 데 로스 제국에 강제점령 당한 이후에 통치권을 넘기라는 황제의 협박에 응하지 않은 탓에 그녀는 헨돈마이어 시청에 구금되고 만다.
제국의 횡포에 시달리는 벨 마이어 공국의 여왕 스카디.
스카디와 레지스탕스의 인연은 스카디를 호위하는 나이트 로바토에 의해서였다. 본디 제국의 기사였던 로바토는 계속되는 제국의 정복 행위에 염증을 느끼던 찰나, 아이들을 이용한 전이실험을 목격한 후로 제국에 대한 적개심이 극에 달해 결국 제국을 탈주한 자였다. 이후 그는 벨 마이어의 스카디 여왕을 돕다가 잡히고 말았고, 스카디 여왕은 레지스탕스의 자금 원조를 돕는 조건으로 로바토를 구출해냈다. 이 일을 계기로 스카디는 제국에 대항하는 혁명군의 든든한 배후가 되었으며 벨 마이어의 밀사 버켄을 통해 그들과 은밀히 연락을 주고받았다. (다만 던파 스토리 작가가 바뀌고 리뉴얼 된 후엔 혁명군은 다시 레지스탕스로 호칭하며 스카디 여왕과 레지스탕스의 접점도 불분명해졌다.)
설정이 매번 바뀌니 머리가 아프다 ㅠㅠ
한편 제국 투기장에서 마창사들 외에도 두각을 보이는 자들이 있었다. 바로 격투가들이었다. 제국을 중심으로 많은 격투가 양성 기관이 난립했기 때문인데, 이는 한동안 제국의 결투장을 지배한 역대 최강의 챔피언 섀넌 마이어의 영향이었다. 신체를 극한으로 연마한 그녀의 강인한 격투술에 매료된 많은 사람들이 그녀와 같은 무술을 익히기 위해 도장으로 몰려들었다. 다만 섀넌의 격투술은 여성의 움직임에 특화되어 있었기에 남성들은 나름의 독자적인 형태로 바꿔서 익혀야 했다. 섀넌의 영향을 받은 이들 격투가들을 사람들은 스트라이커라 불렀다.
반면 정식으로 배움을 받지 않고 제국 수도의 슬럼가나 벨 마이어의 시궁창 골목에서 격투술을 발전시킨 자들은 스트리트 파이터라 불리곤 했다. 대표적인 유명 인물이 최초의 독왕이라 불리는 루이제, 그리고 시궁창 공주라 불리는 패리스였다. 패리스는 처절했던 성장 배경 때문에 부유층과 귀족들을 경멸했다. 하지만 하필이면 그녀가 살면서 유일하게 무승부를 기록한 상대가 그녀가 그토록 증오하는 높으신 분 중에서도 거의 정점에 있는 수쥬의 제1왕녀 쇼난 아스카였다. 쇼난은 고귀한 혈통을 가졌으면서도 동시에 천부적인 재능을 가진 격투가였다. 수쥬 고유의 넨을 격투술과 접목시킨 넨마스터 중에서도 그녀가 유독 돋보인 이유는 그녀의 신분 때문이 아닌 오로지 순수한 실력 덕분이었다. 패리스는 쇼난과의 결투에서 얼굴에 흉터를 입은 사실 때문에 언제나 그녀를 증오했다.
이외에도 초붕과 같이 잡기 기술을 특화한 격투가 그래플러도 있었다. 그들은 밀사 버켄을 통해 은밀히 벨 마이어를 돕곤 했다. 또한 이 벨 마이어의 격투가 길드장은 수쥬 출신의 넨마스터 풍진이라는 남자였는데 그는 한때 스트라이커를 우습게 보다가 섀넌 마이어에게 완패한 후로 고향을 떠나 헨돈 마이어에 정착해 다시금 무술에 정진했다. 이처럼 격투가들은 다양한 유파를 만들어내며 아라드 곳곳에 깊이 뿌리내렸다.
아직까지 게임 내에 전혀 등장하지 않은 최강의 격투가 ‘섀넌 마이어’
인간 왕국들이 이처럼 시끄러울 동안, 흑요정 국가는 새로운 지도자를 맞았다. 메이아 여왕이었다. 비록 219세의 어린 나이였지만 그녀는 매우 이성적이며 침착했다. 그녀는 흑요정의 미래를 위해 폐쇄적인 언더풋을 개방하고 인간들과 우호적으로 지내야 한다고 생각했다. 최근 전이와 같은 대륙의 이상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선 더더욱 그럴 필요가 있었다. 여왕의 직속보좌관 클론터와 궁정 마법사 샤란은 그런 여왕을 지지하는 몇 안되는 온건파들이었다. (다만 여왕은 난쟁이들에게만큼 매우 적대적이다.)
하지만 장로 사프란을 위시한 원로원은 인간들에게 매우 배타적이어서 여왕의 의견에 적극 반대하고 나섰다. 그들의 세는 대단해서 여왕조차 그들의 의견을 함부로 무시할 수는 없었다. 그럼에도 메이아 여왕은 인간들과의 관계를 촉진시키기 위해 샤란을 벨 마이어 공국에 파견했다. 그녀의 임무는 인간들에게 마법의 힘을 전수하여 관계를 돈독히 하는 것이었다. 특명을 받은 샤란은 벨 마이어에 마법학교와 마법사 길드를 세워 인간들에게 적극적으로 마법을 전파했다.
강경파와 온건파로 나뉜 흑요정 왕국.
한편 하늘 위 천계의 무법지대에서도 두각을 보이는 자들이 있었다. 모래바람의 베릭트와 새벽의 눈동자 엔조 시포였다. 그들은 생사고락을 함께 하며 하나의 조직을 결성했는데 바로 레인저들의 모임인 <에돈의 형제단>이었다. (노익장 하스 역시 형제단의 초기 멤버다.)
소수정예 집단이었던 에돈의 형제단은 수많은 무용담을 만들어내며 레인저들 사이에서 우상으로서 이름을 떨쳤고, 점차 무법지대에서 그 세력을 넓혀 갔다. 이런 에돈의 형제단의 성장을 눈여겨보던 무법지대 최대의 용병집단 <란제루스의 개>의 우두머리인 란제루스는 엔조 시포에게 함께 손을 잡을 것을 제안했다. 엔조 시포는 고민 끝에 이를 받아들였고, 이후 에돈의 형제단은 <카르텔>이란 이름으로 조직을 개편하여 무법지대에서 손꼽히는 대형 조직으로 발돋움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카르텔은 수많은 사건사고를 일으켜 로망이 아닌 사사로운 이익을 탐닉하는 범죄집단으로 변모해 갔다. 결국 이에 환멸을 느낀 베릭트는 끝내 조직을 탈퇴하고 만다.
카르텔의 원년 멤버들. 란제루스를 제외하고 대부분 리볼버를 다루는 레인저다.
그나마 카르텔의 야욕을 억제하던 베릭트가 탈퇴한 후 그들은 본격적인 무법지대 통일에 나섰다. 카르텔의 간부 스틱 반 플라틴은 부족한 물자와 인력을 보충하기 위해 우선 주변의 크고 작은 마을들을 수탈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곧 의외의 난적을 만나게 된다. 바로 <아르덴 마을>이었다. 아르덴의 주민들은 수비대를 고용해 마을에 굳건한 방어벽을 쳐놓은 상태였다. 수비대는 빌모츠 글래스라는 자가 이끌고 있었다. 작은 마을 하나를 약탈하는데 실패했다는 사실에 분노한 반 플라틴은 아르덴을 상대로 전면전을 선포했다. 빌모츠 역시 반(反) 카르텔 연합을 천명하고 함께할 무법자들을 모집했다. 이에 베릭트의 제자인 레인저 키리 더 레이디, 정의파 레인저 카투 저스티스, 흑발의 여성 거너 머신건 오드리, 저격수 닐스 스트레이트 등 수많은 유명 거너들이 아르덴 수비대에 참여했다. 결과는 카르텔의 참패였다. 이는 ‘1차 아르덴 회전’으로 기록된다.
카르텔과 아르덴 수비대 사이에 벌어진 전투.
카르텔은 2차 아르덴 회전에서 그들의 주력 부대라고 할 수 있는 란제루스의 개를 전장으로 전격 투입했다. 하지만 기세등등했던 란제루스의 개마저도 아르덴 수비대와의 전투에서 부대원 대다수가 사망할 정도로 처참한 패배를 경험했다. 정면승부에서 패한 란제루스는 이번엔 방법을 바꿔 당시 아르덴의 보급을 맡고 있던 페요 피에르를 비롯한 수비대원 몇몇을 회유해 카르텔 진영으로 끌어들였다. 이후 페요는 카투와 오드리를 암살하려 했으나 실패했고, 대신 다른 배신자들이 수비대의 대장 빌모츠를 암살하는 데는 성공한다.
이처럼 내부의 배신자들로 혼란에 빠지자 수비대는 얼마 안 가 한계에 도달했다. 반 플라틴의 간계에 빠진 키리와 카투가 결투를 벌이다 미들오션 아래로 추락하는가 하면, 닐스가 적군의 스나이퍼 이리가레의 저격으로 자신의 라이플과 오른팔을 잃는 등 수많은 악재가 겹쳤기 때문이다. 이리가레는 닐스의 오른팔을 빼앗은 직후 오드리의 머신건 세례를 받고 사망했으나 결국 아르덴 수비대는 무너지고 만다. 제3차 아르덴 회전은 이렇게 카르텔의 승리로 끝났다. 이후 무법지대 내의 반 카르텔 세력은 사실상 소멸됐으므로 카르텔은 무법지대 통일에 어렵지 않게 성공한다.
카르텔의 승리로 끝난 아르덴 회전. (오드리 일러스트는 옆동네 아트웍)
여세를 몰아 카르텔은 무법지대를 넘어 황도 침공까지 감행했다. 오래전부터 무법지대인들의 황도에 대한 반감은 매우 컸기에 명분은 충분했으며 때마침 세븐샤즈의 과학자 지젤이 황도를 배신하고 카르텔에 들어온 참이라 타이밍도 좋았다. 1차 황도 침공에서 카르텔은 황도 수비군을 끊임없이 패퇴시키며 수도 겐트 앞까지 밀어붙였다. 하지만 수도의 방어는 예상 이상으로 단단했고, 쾌속 진격을 거듭하던 카르텔도 여기선 발목이 묶일 수밖에 없었다. 이후 카르텔은 장장 3년 동안이나 겐트 공략을 감행했지만 끝내 겐트의 문은 열리지 않았다. 결국 카르텔은 보급 물자 문제 등을 이유로 잠정 퇴각을 감행, 1차 황도 침공은 카르텔의 판정패로 막을 내린다.
황도 측은 이 1차 침공 이후 무법지대로부터의 재침략에 대비하기 위해 해안지대 쪽에 런처를 중심으로 한 <해안 수비대>를 조직했다. 런처란 중화기를 다루는 거너들로 란제루스와 오드리, 닐스, 그리고 해안 수비대 대장 하이람이 대표적인 인물이었다. 물론 해안 수비대에는 런처들 외에도 메카닉이자 발명왕으로 유명한 뮤우, 레인저 계열의 거너 허크와 코엔 등 다양한 직군의 실력자들이 배치되었다. 탄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스핏파이어인 젤딘 슈나이더와 마를렌 키츠카는 각각 겐트 수비대장과 황녀 경호를 맡았다. 마를렌 키츠카는 황도 수비군 최정예라 불리는 <황녀의 정원>에서도 가장 뛰어난 수석 궁녀로 황실의 여성 거너들에게 특히 귀감이 되는 자였다.
다양한 거너들로 구성된 황도 수비군.
한편 천계 귀족들의 사설 경호조직인 <더 컴퍼니>의 첩보원들은 자신들의 비밀이 새어나갈 것을 우려한 귀족가에게 배신당하고 무법지대로 넘어가 카르텔에 참여했다. 하지만 엔조 시포가 점점 더 타락하자 더 컴퍼니의 수장 오코넬 파브릭은 대원들을 모두 천계 아래의 세계로 탈출시켰다. 더 컴퍼니 부대장 슈미트가 메카닉 지젤이 만든 잠수 기계 ‘호버 크래프트’를 탈취해 미들오션을 뚫을 수 있었던 덕분이었다. 이외에도 무법지대나 황도에서 몇몇 거너들이 피치 못할 급박한 사정으로 미들오션 아래로 뛰어드는 일이 종종 있었다.
이후 더 컴퍼니는 벨 마이어 공국의 의뢰를 주로 받는 용병 집단으로 탈바꿈했다. 정보조작 및 요인암살을 주 업무로 하는 요원, 대규모 전투를 특기로 하는 트러블 슈터, 첨단 신기술로 미션을 해결하는 스페셜리스트, 적대세력과의 이권 다툼을 위해 신설된 부서의 조직원 히트맨 등등. 이때 오코넬은 공국의 유명한 검사인 라올과의 인연으로 그에게 검술 기초를 배우고 총과 검술을 융합한 총검술을 만들어 제자들에게 전수했다. 이른바 총검사의 탄생이었다.
시간이 흐른 후 오코넬이 작전 도중 사망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더 컴퍼니는 후계자로 지목되었던 루퍼트를 새로운 리더로 삼았다. 루퍼트의 지휘 하에 더 컴퍼니는 아라드에서 제2의 부흥기를 맞았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더 컴퍼니의 소식통에 오코넬이 생존해 있다는 정보가 들려온다. 어떻게 된 걸까? 살아있다면 왜 돌아오지 않는 것일까? 진상을 파악하기 위해 더 컴퍼니는 즉시 제자들을 파견했다.
더 컴퍼니의 두 네임드, 오코넬과 슈미트.
천계와 아라드 대륙 사이에 존재하는 하늘의 바다 <미들오션>에도 주목할 만한 사건이 있었다. 레슬리 베이그란스라는 학자가 미들오션을 부유하는 거대 생명체 베히모스 위에 올라타는데 성공해 그곳에 지어진 고대 문명을 발견한 것이다. 레슬리는 그곳의 심오한 지식에 감화되어 연구에 매진했다. 그러나 양이 너무나 방대한 탓에 자기 대에 그 업적이 완성되지 못하리란 것을 깨닫고 후대에라도 궁극의 지식이 완성되길 바라며 위대한 푸른 지식이란 뜻을 가진 Grand Blue Lore. 약칭 ‘GBL 단체’를 설립했다. GBL은 레슬리 사후 그를 신격화하며 일종의 종교 단체로 발전했다. 물론 종교적 열정을 가졌을 뿐 그들의 목적은 엄연히 궁극의 지식 탐구였다. 적어도 ‘그’가 전이되기 전까지는 그랬다.
미들오션을 부유하는 정체불명의 거대 생명체 베히모스.
아라드력 985년, <그란 플로리스>에서 대화재가 일어난다. 아라드 최대의 대삼림으로 불리는 이곳은 수쥬, 벨 마이어, 데 로스 삼국의 중심에 오래전부터 존재했으며 행정상 벨 마이어 공국의 영토로 관리되었지만 실질적으론 중립지역에 가까웠다. 베누스의 저주를 받지 않은 요정들이 그곳을 터전으로 삼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란 플로리스 숲 깊은 곳엔 신비한 꽃과 약초, 그리고 수많은 고대 유적들이 존재했다. 고대 제국의 유산을 탐내던 제국이 가만 놔둘 리가 없었지만 숲속에서 엘프 레인저들을 도저히 제압할 수 없었기에 누구도 함부로 침범하지 못했다.
그러나 얼마 전부터 갑작스러운 전이 현상에 의해 생태계가 파멸하면서 그 수비력을 잃게 되자, 고대의 비보를 차지하려는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어 숲은 극도의 혼란 상태가 되었다. 그럼에도 그 이방인들은 아무런 성과를 얻지 못했다. 그란 플로리스라는 이름은 요정어로 ‘흐르는 숲’이라는 뜻이었다. 그 말 그대로 숲은 마치 스스로 흘러가듯이 통로와 길들을 끊임없이 바꾸어버렸기 때문이다. 요정들은 터전을 계속 지킬 수 있었다. 적어도 그 화재가 일어나기 전까지는 그랬다. 원인불명의 이유로 일어난 대화재는 숲에 서식하는 생명체가 거의 전멸하다시피 하고서야 끝이 났다. 이로 인해 엘프 세력 역시 자취를 감췄다. 이날 이후 그란 플로리스는 예전의 울창한 모습을 전혀 찾아볼 수 없게 된다.
대화재로 쑥대밭이 된 그란 플로리스
아라드에 시작된 이상 현상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대마법사 마이어가 펼쳐놓았던 마법진의 효과가 점차 사라지면서 전이 현상은 더더욱 심화되었고, 그 여파로 곳곳에 크나큰 혼란이 초래되었다. 예를 들면 베히모스 위에 고립된 GBL교가 단체로 미쳐버린 사건이라던가, 흑요정 마을에 시작된 역병의 조짐, 다시 깨어난 냉룡 스카사, 천계의 에너지 대공황 사태 등이 그랬다.
무엇보다 아라드 모험가들에게 가장 큰 이슈는 바로 하늘성이었다. 전이 현상의 여파로 하늘 속에 감추어졌던 탑의 윤곽이 드러나면서 천 년 만에 하늘성이 다시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미지의 세계로의 진출. 아라드의 모험가들에게 이보다 더 설레이는 소식은 없었다. 각자의 사정을 가진 모험가들이 벨 마이어에 몰려들기 시작했다.
<4부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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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잘 읽었습니다. 중딩때 정말 던파 열심히 하던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네요ㅋㅋ 다음편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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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재밌게 잘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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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9세의 '어린나이'에서 흠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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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겜 카인나오고 나오면 수명이 끝일텐데 뭐로 우려먹을지 참 .. 메이플도 다끝나간 마당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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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창기 시절이 더 우중충한 분위기였고 지금은 오히려 밝아진 것인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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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겜 카인나오고 나오면 수명이 끝일텐데 뭐로 우려먹을지 참 .. 메이플도 다끝나간 마당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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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프레이-이시스 레이드까지 나왔으니까 나올만한거 생각해보면 천계 내전이랑 떡밥 던진 시로코랑 힐더랑 카인 레이드? 그리고 레이드 나오기꺼지 또 일반던전이랑 스토리 업데이트 등등 어쩌면 칼로소까지 갈 수도? | 19.03.20 15:0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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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건 많은 듯... 카쉬파 얘네 이야기도 아직 남았고, 천계 내전에 코스모핀드도 다시 끄집어 낼 수 있는데다가 시로코부활이랑 디레지에도 완전히 소멸된 것도 아니고, 제국 이야기도 있는데다가 만들방법은 무궁무진 | 19.03.25 17:1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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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잘 읽었습니다. 중딩때 정말 던파 열심히 하던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네요ㅋㅋ 다음편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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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나소나다이아
초창기 시절이 더 우중충한 분위기였고 지금은 오히려 밝아진 것인디... | 19.03.24 16:5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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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나소나다이아
마계 들어오고 나서 어두운 이야기밖에 없다보니 그렇게 느껴지는듯. 예전엔 모험물스러운 느낌이 있었는데 사도 이야기 풀다보면 마계쪽으로 안갈순 없고.. | 19.03.25 03:5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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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나소나다이아
옛날 언더풋때는 어둡긴 어두워도 헨돈마이어나 웨스트 코스트에서 숨 돌릴 틈은 있었는데 지금은 우중충한 할렘 마을에 박혀서 어4미8 어4미8 노가다 뺑뺑이나 돌고있으니 더 우울할 수 밖에 없음 | 19.03.25 04:0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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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나소나다이아
이젠 계속 이런 분위기일듯 마계에 쭈욱 있을텐데, 매트로센터 빼곤 밝은 쪽이..... | 19.03.25 17:1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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