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프라모델의 전시와 감상에 관하여

[서퍼123]

약 1년 전, 새로운 취미를 찾던 중 워해머 스타터 세트를 계기로 프라모델 조립과 도색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해보니 제 취향에 딱 맞는다는 걸 느꼈고, 그 뒤로는 워해머, 전차, 건담 등 다양한 프라모델을 수집해오고 있습니다.

저는 인테리어에도 관심이 많아, 프라모델을 단순히 수납하는 것이 아니라 인테리어의 일부로 전시하면서 그 전시 퀄리티를 어떻게 높일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여러 방법을 찾아보고 직접 전시 방식을 바꿔가며 시행착오 끝에 나름의 좋은 방법들을 정리하게 되었습니다.

이 글에서는 제가 주관적으로 전시에 효과적이라고 생각한 방법들을 공유해보려 합니다.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의견이므로 각자의 전시 취향과는 다를 수 있음을 참고해주세요.
이 글은 수납이 아닌 '전시'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1. 백드롭 설치

전시 퀄리티를 가장 가성비 좋게 높일 수 있는 방법은 바로 백드롭 설치입니다.

예를 들어, 워해머 모델에는 전쟁터 배경, 건담에는 격납고나 우주 배경 등 프라모델의 세계관과 어울리는 배경을 설치해 주면 전시 효과가 크게 향상됩니다.

단순히 모델을 돋보이게 할 뿐만 아니라, "이 모델이 어떤 상황에 놓여 있는가" 하는 스토리를 부여하게 되어 감상하는 재미도 함께 높아집니다.

A4 이하 크기의 백드롭은 직접 프린터로 출력이 가능하고, 그보다 큰 사이즈는 인쇄소에 의뢰해 프린트할 수 있습니다.

오른쪽 이미지처럼 배경이 추가되면 모델이 전쟁터 한가운데에 있는 듯한 생동감 있는 연출이 가능해집니다.

2. 프라모델은 베이스로 완성된다 — 프라모델 개수를 늘릴 돈으로 베이스에 투자하기

백드롭과 마찬가지로, 베이스 또한 모델에 상황과 스토리를 부여하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특히 베이스는 2D인 백드롭과 달리 3D 구조물이기 때문에, 전시 퀄리티를 훨씬 더 강하게 끌어올릴 수 있습니다.

적절한 베이스는 모델의 컨셉을 극대화해줍니다.

예를 들어, 전쟁터의 잔해를 표현한 베이스 위에 워해머를 올리거나, 우주 기지 바닥 위에 건담을 전시하면 단순한 완성품에서 하나의 장면으로 전환됩니다.

베이스는 3D 모델링을 직접 하거나, 인터넷에서 적절한 STL 파일을 찾아 3D 프린터로 출력하면 됩니다.

미니어처처럼 작은 모델은 레진 프린터로, 건담처럼 큰 모델은 FDM 프린터로 출력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프린터가 없다면 3D 출력 전문 샵에 의뢰해도 되고, 직접 디오라마 형태로 제작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비용이 조금 들긴 하지만, 프라모델 1~2개를 더 사는 대신 한 개를 완성도 높게 전시하는 데 투자해보는 것도 만족도가 꽤 높습니다.

오른쪽처럼 퀄리티 높은 베이스를 사용하면 단순한 전시를 넘어, 장면의 몰입도와 감상 경험이 훨씬 살아납니다.

3D 프린터를 활용해 베이스를 출력하거나, 직접 디오라마를 제작해 더욱 생동감 있는 장면을 연출할 수 있습니다.

3. 전시 시작 높이 조절

많이들 사용하는 이케아 전시장 같은 장식장은 보통 바닥부터 전시 공간이 시작되는데, 이럴 경우 아래쪽 2~3칸에 전시된 프라모델은 시야에 잘 들어오지 않아 감상이 어렵습니다.

그래서 저는 아래 칸은 수납용으로 활용하고, 시선이 자연스럽게 닿는 허리 높이 이상의 공간부터 전시를 시작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이렇게 하면 프라모델의 디테일을 눈높이에 가깝게 즐길 수 있어 감상 퀄리티가 훨씬 올라갑니다.

많은 프라모델을 수납할 수 있지만, 아래쪽 칸의 모델은 시선이 잘 가지 않아 감상이 어렵습니다.

아래 칸은 수납 공간으로 활용하고, 허리 높이 이상부터 전시하면 시선이 자연스럽게 닿아 감상에 유리합니다.

벽걸이형 장식장도 좋은 선택입니다. 공간 활용이 뛰어나고, 시선과의 거리 유지에도 효과적입니다.

4. 프라모델 1개마다 충분한 공간 주기

프라모델 전시 사진들을 보면, 모델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경우를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전시하면 각 모델의 개성과 디테일이 묻히고, 감상하는 즐거움도 반감됩니다.

박물관이나 미술관을 떠올려보면, 예술 작품들은 각자 고유의 공간과 여백의 미를 갖고 전시됩니다.

프라모델도 마찬가지로, 적절한 간격과 공간을 부여해야 각 모델의 존재감이 살아납니다.

공간이 부족하다면, 가장 애착이 가는 모델 몇 개만 선택해서 전시하고 나머지는 창고등에 수납해두는 방식을 추천합니다.

전시 수는 줄더라도 감상 퀄리티는 오히려 올라갈 수 있습니다.

한정된 공간에 너무 많은 모델을 배치하면 수납은 효율적일 수 있지만, 감상에는 오히려 방해가 됩니다.

각 모델이 자신만의 공간을 가지면, 디테일과 개성이 더 잘 드러나며 감상하는 즐거움도 커집니다.

지금까지 저가 좋다고 생각하는 전시 방법에 대해 적어보았습니다.

여기서 마음에 드는 방법이 있다면 참고해보시고, 여러분에게 가장 만족스러운 전시 방법을 찾으셔서 더 만족도 높은 프라모델 취미를 즐기시기를 바랍니다.

[직구지온잔당군]

전시도 이게 뭐 한두개일때나 멋있게 포징하고 전시하고 하지만
결국 마지막은 도때기 시장이 되는......

[서퍼123]

저도 모델들 전부 전시하기에는 공간이 부족해서 가장 마음에 드는 모델들 몇개만 공간 넉넉히 전시해두고 나머지는 창고에 넣습니다. 그러다 질리면 다른 모델로 바꾸고요.

[척 노리스]

일단 집이 넓은지부터 물어보셔야

[오쿤]

최종적으론 그만한 공간이 확보 되어있는가 겠지요

[루리웹-8204875876]

형광등이라도 하루종일 저리 비추면 황변 빨리 올겁니다

[용하지]

최종
큰 부동산이 필요하다

[건담mk2]

취미는 다양하니까요.
전 그래도 다양한 조립이 좋아요(프라벽을 바라보며)

[CyberFrontKorea]

프라모댈, 피규어 같은 취미의 최종 목표가 부동산인 이유...

[[srw]Dark]

이게 결국 수집품이 3자리수를 넘어가는순간 말씀데로 전시하려면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죠.

그때부터는 전시로테이션돌리는게 더 일이되고....

게다가 수집가들의 가장 큰 고질병이죠.

로테돌리는것보다 신제품나오는속도가 언제나 더 빠릅니다.
물욕을 좀 버리면 괜찮겠지만 그게가능하면 우리가 그렇게 반다이의 행태에 분노하지도 않겠죠.

결국 어지간해선 장식장이 도때기시장으로 변하기 마련입니다.

글쓴분처럼 관리하려면 진짜 부지런해야되요.

[leejet]

좋은 노하우 공유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리는짹짹]

3번은 저도 매우 공감합니다 저도 맨 하단부는 수납공간을 만드는게 좋을 것 같은데 기존 장식장들은 그런게 전혀 없더군요

[라이넥]

그래서 아래쪽 칸은 혼자서 다 차지하는 대형 킷 위주로 넣게 됩니다.

어떤 장식장은 아래쪽칸은 아예 서랍장으로 해서 나오기도 하더군요

[포스21]

아무래도 수집취미는 부동산과의 타협이 문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