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마기어DE 제1장 칼날의 각성 EPISODE 1~2
아니마기어DE 제1장 칼날의 각성 EPISODE 3~4
아니마기어DE 제1장 칼날의 각성 EPISODE 5~6
아니마기어DE 제1장 칼날의 각성 EPISODE 7~8
아니마기어DE 제2장 갑옷의 군세 EPISODE 9~10
아니마기어DE 제2장 갑옷의 군세 EPISODE 11~12
아니마기어DE 제3장 신념의 증명 EPISODE 14~15
아니마기어DE 제3장 신념의 증명 EPISODE 16~17
아니마기어DE 제3장 신념의 증명 EPISODE 18~19
아니마기어DE 제3장 신념의 증명 EPISODE 20~21
아니마기어DE 제3장 신념의 증명 EPISODE 22~23
아니마기어DE 제4장 숙정의 빛 EPISODE 25~26
아니마기어DE 제4장 숙정의 빛 EPISODE 27~28
아니마기어DE 제4장 숙정의 빛 EPISODE 29~30
아니마기어DE 제5장 빛과 어둠의 해후 EPISODE 31
아니마기어DE 제5장 빛과 어둠의 해후 EPISODE 32~33
아니마기어DE 제5장 빛과 어둠의 해후 EPISODE 34~35
아니마기어DE 제5장 빛과 어둠의 해후 EPISODE 36~37
아니마기어DE 제5장 빛과 어둠의 해후 EPISODE 38~39
아니마기어DE 제5장 빛과 어둠의 해후 EPISODE 40~41
아니마기어DE 최종장
강철의 창세기 EPISODE 42
드라기어스 제노프레임이
전쟁터가 된 거리를 가로지르듯
날아가 정복한다.
울려 퍼지는 전투음과 달리
거리 분위기에서 받는 인상은 고요했다.
엄청난 수의 액터는 인간을 찾듯 배회하고
그 액터와 항전하는 거리의 아니마기어들.
거기에 인간이 지르는 비명이나 노호가 없다.
이유는 단순 명쾌하다.
비기어스와 가르기어스의 협력 아래
코지로우가 정보를 가져와
확산시켜 주었기 때문이다.
사전에 액터들의 습격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면 먼저 주민 대피를 시작하는 데
어려움이 없었다.
지금은 무려 90% 이상의 대피가 완료되었다.
나머지 주민들도 경찰기관과
ABF의 협조로 신속하게
안전권으로 보내질 것이다.
어쩌면 함께 액터들과
싸우고 있는 사람도 있을지도 모른다.
드라기어스 "...훌륭하군"
거리에 배치돼 있던 펭기오스의 유도가
훌륭했던 것은 물론이지만
무엇보다 사람들의 의식이
예전과는 사뭇 다르다.
피난 장소, 이동 경로, 긴급 연락망,
반출용 비상식량과 물, 그 외 여러가지.
과거 마기아 계획이라는 대난을 이겨낸
이들은 앞으로 무슨 일이 생길 때를
대비한 대비에 소홀함이 없었다.
우리로서도 지키기에 용이하고,
다가오는 적에의 대응에 집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안심하고 창을 흔들 수 있다.
드라기어스
"델타 부대장 드라기어스 제노프라임으로부터
전대에 통달!
호위 대상을 육안으로 확인했다,
앞으로 접근한다!
델타부대는 M2지구에서
기어틱스사까지의 액터를 배제하라!
길을 터는 것이다!!"
통신기
"라저!!"
비스트 모드로 변형했던 드라기어스는
주위의 적을 동료들과 함께 밀어내며
주행 중인 지프로 다가갔다.
운전석에 앉아 있는 것은,
조금 전에 이곳에 호위 의뢰를 보내 온
아즈나=오거스트=키리에다.
아무래도 전속력으로
기어틱스사로 향하고 있었지만,
액터의 수가 너무 많아서
제대로 진행할 수 없게 되어 버린 것 같다.
드라기어스
"기다리게 했군!
전방의 적은 우리 부대가 물리치고 있다,
이대로 나아가는 것이다!!"
아즈나
"나이스 드라치! 언제나 프라페가 신세지고 있어요"
드라기너스
"마음이 편한가보군. 키리에.
그 호칭은 그만두라고
몇 번이나 말해야 아나!"
평소 찡그린 얼굴로
비즈니스 라이크한 대응을 하기 쉬운
아즈나라는 여성이지만
오프 모드인 그녀가 내뿜는 쾌활함은
어딘지 아마쿠사 쿄우와 비슷해 보인다.
요점은 싫어하는 타입이다.
아즈나
"딱딱한 소리 하면 안 돼,
우리 애들의 친구는 별명으로 부른다고
시세가 정해져 있으니까"
드라기어스
"내가 알바아니군"
아즈나
"그럼 나이트군의 드라치도 온 거니까
다시 속도를 낼께!
꼭 잡고 있어 모미지 박사! 사쿠라짱!"
짐칸에 탄 모미지 부녀가 고개를 끄덕이자
운전석의 아즈나가 액셀을 세게 밟았다.
이야기가 끝나지 않았다는
말을 내뱉는 것을 삼키고 화룡은
나란히 달리는 것처럼 비행속도를 높인다.
말하는 것이 쓸데없는 상대인 것은
충분히 알고 있었다.
프라페
"잘 부탁드립니다, 드라기어스 님"
드라기어스
"...인간과 비전투용 아니마기어의 보호는
ABF인 우리에게 당연한 의무다"
그래, 당연한 의무라면
완벽하게 전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콜라테
"위험해!"
방위선에서 새어나온 액터가
아즈나들을 보자마자 달려든다.
시속 80km 아래로는 내리지 않았지만
그런 일은 상관없다.
커스터마이징된 액터는
이 속도를 어렵지 않게 따라와 보인다.
드라기어스
"과연 확실히 멋진 속도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이 천명을 빼앗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마라!!
인스틴크트 오버라이드 어웨이크닝!!"
순간적으로 비스트 모드에서
노멀 모드로 변형을 완료한다.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다시 태어난 이 몸을
지금이야말로 힘껏 쓸 때다.
누군가에게 주어진 사명이 아닌
자신만의 그 신념을 이 창과 함께.
드라기어스
"관철!!!"
선언대로 드라기어스의 창이
액터의 약점인 머리를 파괴한다.
관통한 적에게 걸 말도 없이 창을 뿌리쳤다.
적의 잔해가 차의 뒤쪽으로 사라져 간다.
야마토
"화려한 창솜씨, 훌륭하군 드라기어스"
드라기어스
"훗, 아직 그 정도는 아니지만..
기다려! 멈춰라 키리에!!!"
아즈나 "앗!!!"
차량 앞쪽에 어느새 나타난 그림자가 있다.
검은색 닉카울로 온몸을 감싸고 있는
액터라고 부르기엔 너무 거대한 인형의 기체.
그것들이 허공에서 정지하면서
이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 수, 실로 세 구.
통신기
"대장!! 방금 거대한 액터가
세 대 방어라인을 돌파했습니다!!
경계 바랍니다!!"
드라기어스
"보고가 늦다.
이미 조우했어 바보같는 놈들"
아즈나
"......뭐야, 저 큰건...."
보기만 해도 전해지는 위압감.
분명히 다른 액터와 다르다.
저 넘실거리게 짜여진
엄청난 수의 적색 본 프레임은 뭐지?
저 겹쳐있는 무수한 딱정벌레 같은
칠흑색 닉 카울은 뭐지?
그것들을 제어하는 시스템만으로
상상을 초월하는 대물일 것이다.
그리고 곳곳에 사용되고 있는 클리어 닉 카울.
저것은 아마 세라핌 레이기어와
같은 것일 것이다.
저 거구를 움직이는 에너지를
블러드 스티커뿐만 아니라
저 파츠에서 보충하고 있는 것 같았다.
한눈에 이형, 이상, 이단이라고 이해한다.
드라기어스는 시험삼아 공격을 시도했지만,
상관없다는듯이 창을 피해 버렸다.
그대로 세 대의 액터는 교묘하게
이쪽을 둘러싸려고 움직여 보인다.
급히 지프 곁으로 이탈하다.
드라기어스
"혼자로선 무리인가!"
사쿠라
"드라기어스!!뒤에서도 오고 있어!!"
그 소리에 돌아보면 조금 전까지
상대했던 것 같은 통상적인 액터가
무리를 지어 후방에서 다가온다.
드라기어스
"칫 계속해서!"
앞문의 호랑이, 뒷문의 늑대.
바로 사면초가라는 놈이다.
드라기어스
"델타 부대에서 전대로,
현재 정체불명의 거대 액터를 비롯한
적의 증원에 둘러싸여 있다.
시급히 구원을 요청한다."
통신기
"라저! 어떻게든 버티세요, 대장!"
그 드라기어스라도 단기로
이 상황을 타파할 방법은 떠오르지 않는다.
보통의 액터의 무리라면,
약간의 고생은 있겠지만
도망칠 자신은 있었지만...
드라기어스
"문제는 저 흑의 액터들이다."
묘하게 숙련된 연계를 하는
세 대의 검은 적을 어떻게든 하지 않으면
아즈나들 모두 여기서 끝난다.
ABF 도착이 먼저인가,
이쪽이 쓰러지는 것이 먼저인가.
드라기어스
"목숨을 건 근간 비교인가, 재미있구..."
나, 라고 다 말하기 전에,
하나의 외침이 목소리를 잠재웠다.
소년의 목소리
"배리어블 엑사버스터!!"
직후 지프 뒤에서
일섬의 빛이 밤거리를 질주했다.
그 빛은 다가오는 액터의 무리를
한꺼번에 베어내고 검은 액터 두 대를
순식간에 파괴해 보인다
여성의 목소리
"으윽 세이프~"
액터 무리의 더 안쪽에서 이번에는
2인승 바이크가 돌진해 왔다.
그 바이크는 옆으로 미끄러지면서
지프 옆에 세워 보인다.
탑승자 두 명이 헬멧을 벗자
거기에는 낯익은 소년의 얼굴이 있었다.
라이더 슈트에 몸을 감싼 여성도 기억이 난다.
다만 이 자리에 있다는 게 믿어지지 않아
저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다.
드라기어스
"히다 소우야라고!?"
사쿠라
"코노에씨!!"
그들은 둘이서 해외 출장 중일 것이다.
그 출장도 원래는 IAA의 요청이었고,
결국은 폭스로어가
국내 전력을 깎기 위한 골칫거리였는데...
소우야
"아즈나씨한테 연락이 와서 긴급 귀국했어"
코노에
"심야 도착 편으로
몇 시간 전에 공항에 도착한 참이었는데,
마침 코지로우의 중계가 나오고 있었고
너무 당황해서!!
짐 맡기고 여기까지 날라왔어!!
위험할 뻔했네!"
이들이 바이크를 내리자 옆에서
아니마기어 몇 구가 주위의 적을 향해
줄줄이 튀어나갔다.
소우야
"나이스 조준 어시스트였어 볼가"
볼가
"아닙니다. 여러분의 힘이 되어야죠.
그럼 계속 대처해 나가겠습니다."
색적과 정보전 전문가 블레이드 볼가.
지라파이어
"하지만 이제-난 한계.
이 기술 역시 두 번은 못 쏴......
뭐, 나머지는 붙어서 싸울 뿐인가.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전설의 병장 아니마기어,
기간틱 지라파이어.
기가톱스
"배리어블 엑사 버스터는
한 번이면 충분해!
남은 거물은 한 대 남았고
무리도 협력해 싸우면 문제없습니다!
그럼 출진입니다!"
지식이 뛰어난 중량급 아니마기어
탱커 기가톱스.
랩트
"저쪽에서는 지루했으니까,
오랜만에 난동을 부려볼까!!!"
원거리 포격 스페셜리스트
버스터 기가랩트.
그 누구나 현역 최강으로 유명한
히다 소우야의 파트너를 맡아온
쟁쟁한 면면이다.
그리고 이 아니마기어들을 묶는
리더야말로.
레오스
"오랜만이네 드라기어스.
컨디션은 어때?"
순수 전투용으로 조정된,
제2세대 아니마기어의 필두,
갈레오 스트라이커 오닉스 리벤지......
레오스다.
드라기어스와도 인연이 깊은 기체지만
이제는 만나면 서로 말을 주고받을 수 있을 정도로
관계가 회복됐다.
드라기어스
" 맛없다고 한 참이다.
네 얼굴을 보고 흥이 떨어졌어"
레오스 "여전히 매섭네
그래도 핀치에 빠진 친구에게
달려갈수 있어 다행이야.
그럼 갈까?
레오스가 남겨진 거물을 향해
망설임 없이 돌진한다.
타이밍을 맞춰 드라기어스도 돌진했다.
드라기어스
"....잘 와줬다"
레오스
"네가 솔직해지다니
창으로 찌를러 하는거 아냐?"
드라기어스
"크하하하! 그렇다면 찔러주지
무수한 창격!! 네놈이 따라올 수 있을까 레오스!!!"
레오스
"아, 기대하고 있어......
가자, 드라기아스!!!"
그리하여 레오스와의 공투가 시작된다.
과거의 적끼리 손을 맞잡고
공통의 벽을 뚫기 위해 칼을 빼들었다.
드라기어스
"길은 넓힌다, 키리에!!
다시 전력으로 밟아라!!
밟았으면 늦추지 마!!
우리와 맹우, 그리고 동료들이
반드시 무사히 기어틱스사로 보내주마!!"
아니마기어DE 최종장
강철의 창세기 EPISODE 43
기어틱스사의 정면 현관은 큰 유리로 되어 있어,
이중으로 된 자동문이 네 쌍이나 늘어서 있다.
거기서 들여다볼 수 있는 안에는
여러 장의 모니터가 설치되어 있었다.
낮에는 AI를 탑재한 접수 아바타가
내방객을 맞고 있지만 지금은
전원이 꺼지면서 화면마다 침묵하고 있다.
그 현관 앞, 업소 반입 주차장으로 이어지는
로터리 옆에 주저않은 흰색 롱코트에
몸을 감싼 청년의 그림자가 있다.
히카리 타스쿠다.
조금 전 동생인 마코토와의 기어 배틀에서
패배한 그는 자신의 지시로 부하를
너무 많이 건 나머지 움직이지 못하게 된
파트너 트랜스만티레이드를 보고 있었다
이 거리는 지금, 액터와 아니마기어들의
전쟁터로 변하고 있다.
마코토들이 폭스로어=넘버라이트-아니마기어스와
싸우기 시작한 것도 중계를 통해 알고 있었다.
그 와중에 기어틱스사 현관 앞은
귀울림이 날 것 같은 고요함을 유지하고 있다.
그래서 타스쿠의 머리는
생각으로 가득 차 있었다.
질 리 없는 상대(마코토)에게 진 것으로
자신이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동요하고 있었던 것이다.
말을 가리지 않고 표현하면 동생이
자신보다 아래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오직 이기기 위해서만 자기연찬을 계속해 온 타스쿠.
대조적으로 바로 몇 달 전에
기어 배틀을 시작한 마코토.
경험의 차이는 역력했다.
한 번 손을 맞댄 단계에서
그의 한계도 살폈을 것이다.
하지만 타스쿠는 졌다.
무사시가 본 적이 없는 기축의 시스템을 채용한,
새로운 기체로 파워업한 것이 패인이었는지......
그렇게 물으면, 타스쿠는 고개를 저을 수밖에 없다.
레이드랜스도 충분한 성능을 가지고 있다고
자부하고 있었던 것이다.
어쨌든 레이드랜스는 IAA의 라보에서
타스쿠가 처음부터 설계한 기체다.
그리고 자신이 원하는 스펙을 실현할 수 있도록
아슬아슬하게 조정했고,
FBS 일부를 탑재하는 것으로
엠페러 기어 못지않은
우수한 아니마기어로 개발됐다
-그것이 트랜스만티레이드라는 존재다.-
그래서 사우전드 글라디에이터와의
성능 차이에서 졌다고 보기 어려웠다.
그러면 왜.
답은 간단하다.
결국 처음 손을 맞댄 뒤 패배에 이르기까지
타스쿠는 마코토의 가능성을 계속 잘못 본 것이다.
상대는 지키기 위한 전투밖에
할 수 없다고 단정하고 있었다.
임시방편의 전투 자체에서
계속 도망치는 전투에 짜증이 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전투에서는 그 스타일 자체를
다음 차원으로 승화시켰던 것이다.
지키기 위해 지키는 전투에서
지키기 위해 공격하는 전투로.
그 결과 동생은 비범한 재능인
기어블라스트를 발현시켜
타스쿠와 레이드랜스를 철저히 때려눕혔다.
타스쿠
"........."
'형이 혼자 싸우는 줄 착각했으니까
나 따위한테 지는 거야!'
동생의 비명 같은 성토가
언제까지나 귀에 맴돌고 있다.
나는 싸우는 것은
나 자신만으로 좋다고 생각했다.
처음에는 순수한 마음으로
경기에서의 기어 배틀을 즐겼던 것 같다.
거기서 벗어나 자신이 강해지고 싶었던 것은....
동생을 지키기 위해서다.
마코토와 마찬가지로 무언가를 지키기 위해
단련을 계속하고 있었을 것이다.
이유(그것)는 왜일까.
왜 지키기 위한 단련을 시작했을까...
자신이 기어 배틀 대회에서
이름을 올리기 시작했을 무렵,
세간에서는 아니마기어를 사용한 범죄가
늘기 시작하고 있었다.
몇 번 휘말린 경험도 있었다.
그 무렵 활약하던 랭커와 그 파트너는
여러 가지 문제에 휘말리기 일쑤였다.
같은 대회에서 뛰었던 자신보다
나이 어린 소년의 아니마기어가
누군가에게 납치된 사건이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적도 있다.
그것이 타스쿠에게 있어서
결정적인 사건이 되었다.
자신들과 겨우 나이가 다른 소년이
사건에 연루됐다는 소식을 듣고 나서
타스쿠는 의식을 바뀌었다.
기어 배틀에서 진다는 것의 의미가
너무 무거워져 있었던 것이다.
경기장에서의 강함은 더 이상 필요 없었다.
그래서 과거의 히카리 타스쿠는
파트너였을 무라마사를 버렸다.
약함은 필요 없다.
자신의 싸움에 따라올 수 없는
아니마기어는 생각하지 않는다.
파트너에서 지켜야 할 대상으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마코토도, 무라마사도, 가족도, 친구도.
모든 것을 버리고 왔다.
지켜야 할 대상이 가까이 있으면
반드시 자신의 싸움에 휘말리게 된다.
그렇다면 싸우는 것은 나 자신만으로 좋다.
강해져야 한다.
강해져야 한다.
강해져야 한다.
강하지 않으면 악의와 계속 싸우는 것은
도저히 이루어질 수 없다.
강해져야 한다.
강해져야 한다.
강해져야 한다.
누군가 싸우고 상처받고 일어서면
그 싹을 밟기 위해 악의는 반드시 찾아온다.
그렇다면 그 업은 자기만 짊어지면 된다.
그러니까 그냥 그저
강해져야 한다.
마치 저주처럼 그 말이 내 발을 앞으로 내딛게 했다.
그렇게 파트너를 버린
타스쿠 앞에 나타난 것은 IAA였다.
실력을 내다본 이들이 스카우트하러 왔다는 얘기다.
처음에는 강해지기 위해 조직에 속했다.
최신 설비, 훈련 상대, 정보,
모든 것이 부족하지 않은 아니마기어의
모든 것을 관장하는 중앙 조직.
거기에 투신하는 것은 이치에 맞았으니까.
하지만, IAA의 톱이
그 폭스 로어=넘버 라이트로 바뀌면서,
조직의 질 자체도 바뀌어 버렸다.
그리고 타스쿠는 IAA의 실체가
폭스 로어에 의해 악의에 물들어버렸다는 것도
재빨리 깨닫게 된다.
운이 좋다고 말해야 할까,
이것도 업이 운반한 인연인가.
그때부터 IAA는 강해지기 위한 수단에서
쓰러뜨려야 할 목표로 변질됐다.
강해져야 한다.
저주가 두려움을 용기로 바꾸어 간다.
더 이상 멈출 수 없고 멈출 생각도 없었다.
폭스로어를 쓰러뜨리고
이 세상에서 악의를 없애기 위해서라면
자신의 몸이 아깝지 않다.
왜 이렇게 됬을까..
왜 나는 혼자가 됬을까...
왜 자신은 강해져야할까....
그 이유가 IAA에 있다면
기꺼이 이 몸을 저주에 바치자.
타스쿠
"그렇게... 생각했을 텐데..."
......무라마사.
모습을 바꿔 다시 내 앞에 나타난 과거의 파트너.
그것과 확실한 인연을 맺은 동생.
지키기 위해 멀리해 온 자신을
그들은 부정했다.
타스쿠
"더 이상 싸울 수 없어..."
마코토한테 졌다, 그 순간부터.
머릿속에서 계속 울리던
"강해져야 한다"라는 망집의 소리가
들리지 않게 되어 있었다.
자신의 가치관을, 존재 이유를.
다른 누구도 아닌 지켜야 할 대상이었던
이들이 쳐부순 것이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주위에 아무도 없었던
타스쿠에게 마코토는
'혼자 싸울 생각이야'
라고 던져왔다.
사실 혼자 싸웠을 텐데...
동생은 타스쿠가 혼자가 아니라고 말해 버렸다.
'혼자가 되는 것이다'라고
수년간 품고 있던 각오를 일축한 것이다.
타스쿠
"나는 어처구니없는 광대로군..."
듣고 보니 당연한 일이다.
기어 배틀은 아니마기어가 싸운다.
인간이 싸우는 게 아니다.
그 시점에서 나는 결코 혼자가 될 리 없었다.
그런 간단한 일을 동생에게 지적받기 전까지
깨닫지 못한 자신이 몹시 한심하게 느껴진다.
타스쿠
"레이드..랜스.."
이기기 위해 혹사했다,
지금의 파트너는 움직일 수 없다.
FBS의 연속 사용으로
닉카울에 건 부담이 너무 컸다.
블러드 스티커는 너덜너덜해져
최소한 부팅할 만큼의 에너지조차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전쟁터가 된 이 세계에서
타스쿠는 홀로 남겨져 있다.
유일한 존재 이유였던 전투를 잃었기 때문이다.
그러니 이렇게 생각에 잠긴 채
가만히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럴 때다.
거리 저편에서 요란한 엔진음을
울리는 무언가가 온다.
짙은 녹색의 각진 바디에
네 개의 바퀴.
커스텀한 지프 픽업트럭이다.
뒷부분은 화물을 싣기 위한 공간이 있고
여덟 개나 탑재된 라이트가
밤길을 눈부시게 비춰준다.
라이트가 방해가 되어 잘 볼 수 없지만,
무려 짐칸에는 사람이 둘이나 타고 있는 것 같다.
그것이 기어틱스사를 향해 곧장 돌진해 온다.
액셀을 풀 기미는 없다.
운전석에는 낯익은 인물.
옛 동료 아즈나=오거스트=키리에가
운전대를 잡고 있다.
사옥으로 다가오면서 그녀와
짐칸에 탄 인물들은 자세를 극한까지 낮췄다.
타스쿠
"뭐......
타스쿠는 저도 모르게 일어섰다.
끔찍한 광경을 상상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은 현실이 됬다.
유리를 부수는 소리가
고요함을 완전히 쓸어버렸다.
기어틱스사 정면 현관으로 차가 돌진한 것이다.
로비 벽에 충돌하기 직전에
차가 멈추자 운전석에 있던 아즈나와
짐칸에 타고 있던 두 인물
모미지 야마토 박사와 모미지 사쿠라가
황급히 트럭에서 튀어나온다.
그대로, 타스쿠를 눈치채지 못하고
사내의 안쪽으로 사라져 갔다.
이유는 금방 알 수 있었다.
트럭이 지나간 궤적을 따라잡듯
여러 개의 아니마기어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적게 잡아도 20구는 된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이
일체의 거대한 액터에 맞서고 있었다.
파란색 본 프레임에 흰색 닉 카울로
구성된 비행형 액터다.
다리는 없고, 거창한 네 팔을 가진
규격 외의 액터가 이쪽으로 돌진한다.
아마 아즈나들을 쫓고 있을 것이다.
아니마기어들은 그것을 막고 있는 것이다.
절대 그녀들에게 향하게 두지 않겠다는
강철의 의지가 느껴진다.
모든 아니마기아가 지켜야 할 자를 위해
싸우고 있었다.
그들이 이길 가능성은
분명 절망적이라고 생각했다.
숫자에서 이기고 있어도 한눈에도
저 액터가 이상하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아마도 엠페러 기어 수준의 성능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타스쿠의 오랜 감이 말하고 있다.
그러면 왜 싸우느냐.
그것은 묻지 않아도
타스쿠 자신이 답을 알고 있을 것이다.
결국, 자신들은 싸우지 않으면
소중한 것을 잃고 만다.
서투르면, 야만적이라고 비난받더라도
악의가 가차없는 폭력으로
대체할 수 없는 것을 빼앗으려 하는 이상,
자신의 손을 더럽히지 않으면
안 될 때가 반드시 온다.
지금이 그때다.
타스쿠
"나는... 일어나려 하는 것인가.."
무의식중에 스친
자신의 생각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한다.
자기 손바닥에 누워 있는 레이드랜스.
싸울 수단도 남아 있지 않았고,
무엇보다 자신 때문에 상처받은 그를
다시 전쟁터로 내보내려는
자신의 모습에 구역질마저 난다.
마코토에게 진 후에도
전투에서 벗어나려 하지 않는다.
하지만.
타스쿠
"도망칠수는 없겠네..."
생각했다
다른 것을 철저히 배제하고,
혼자 싸우는 지금까지의 자신의 생각과는
정반대의 것을 안고 있는 것에.
나는 지금, 액터와 싸우는
많은 아니마기어에 "가세"하고 싶다고,
그렇게 느끼고 있다.
열이 가슴속에서 소용돌이치고 있다.
타스쿠
"...저것은"
그때다.
시야 구석에 비쳐 있던
푸른 닉카울에게 의식을 돌렸다.
그것은, 마코토의 파트너가
사우전드 글라디에이터로 교체했을 때 분리된,
듀얼라이즈 카부토 대시의 닉 카울이었다.
상처가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거기에 붙은 블러드 스티커는
확실히 아직 숨쉬고 있다.
타스쿠
"용서...해줘......"
가만히 있을수 없었다.
타스쿠의 손은 망설임 없이
듀얼라이즈 카부토 대쉬의 파츠를
손에 들고 손상이 심한
레이드랜스의 파츠와 교체해 나갔다.
안되겠어.
여기서 전투를 포기하다니.. 도저히 못하겠어
나는 어쩔 수 없는 인간이다...
싸우는 것만으로 존재를 확립할 수 있는
어리석은 남자다...
타스쿠
"용서해줘....!!"
하지만 지금까지와는 다르다.
앞으로 싸우려는 자신의 의지는
앞서 저주에 사로잡혀 있던
히카리 타스쿠와는 사뭇 다른 것이다.
그걸 증명하기 위해서...
지킬 수 있는 생명을 지키기 위해서.
가슴을 펴고 그 마코토의 형임을
자랑할 수 있는 자신으로 있기 위해서.
그리고 예전에 버려버린
그 파트너에게 보답하기 위해서.
타스쿠
"다시 한번 도와줘 레이드랜스!!"
커스터마이징이 한창이었다.
몇 개의 파츠를 다 붙였을 때
레이드랜스의 눈에 빛이 깃든다.
레이드랜스
"알겠습니다, 마스터."
어느새 재부팅이 완료되어 있었다.
타스쿠
"레이드랜스......나는......"
레이드랜스
"....의식을 잃은 동안
꿈을 꾸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파트너는 타스쿠의 손바닥에서
일어나 말을 돌렸다.
레이드랜스
"마스터의 목소리가 계속 들렸습니다.
당신이 줄곧 품고 있던 마음이 들려온 것입니다."
타스쿠
"내 목소리가..."
레이드랜스
"망설이지 마십시오, 마스터.
저는 당신과 일심동체.
지금까지도, 그리고 앞으로도"
고맙다는 말을 타스쿠는 삼켰다.
대신 타스쿠도 그 자리에서 힘차게 일어선다.
사례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파트너의 마음에 부응하고 나서라도
늦지는 않을 것이다.
타스쿠
"...... 오더다, 레이드랜스.
저 아니기어들과 힘을 합쳐 액터를 멈춘다!!"
레이드랜스
"예스 마스터!!"
타스쿠와 레이드랜스는 달리기 시작한다.
지금이야말로 진정한 의미로
지키기 위해 자신은 힘을 쓰는 것이다.
......보고 있어줘.
그 맹세는 마코토를 향한 것인 동시에.
지금은 죽은 과거의 파트너를 향한 것이었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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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생각에는 아니마기어 시리즈가 애니로 나온다면 아마 탑블레이드 시리즈나 골판지 전기 시리즈처럼 되지 않을까 싶네요. 이런 장난감들로 세상을 지배하겠다고 깽판치는 정신나간 중2병들이 흑막으로 등장하는 것을 보면요. | 22.11.27 16:44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