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밤에서 새벽까지-2-
불이 꺼진 1층의 로비를 나와 마주한 밤의 거리는 생각보다 쌀쌀한 기온이 감돌고 있었다.
기본적으로 단련되어 있어 더위나 추위에 그다지 영향을 받지 않는 나와는 달리 티레사의 경우에는 두껍게 차려입지 않으면 자칫 감기에 걸릴 수 있는 수준이었다.
“뭐냐? 할 말 있어?”
다행히 이 녀석 제법 두툼한 파카를 입고나왔으니 당분간은 괜찮아 보인다.
“야 근데 그거 저번에 빌려준 내 외투잖아!?”
어쩐지 안 보인다 했다, 덕분에 나는 후줄근한 후드티에 투박한 베스트나 걸치고 있는데......
그 와중에 고급품이긴 해도 성인 남성이 입는 가죽 외투에 프릴이 잔뜩 달린 보넷[19세기 유럽에서 사용하던 여성용 모자]을 쓴 티레사의 모습은 언벨런스 하기 그지없었다.
“그런데 보넷 프릴 너무 많은 것 아니야?”
“취향이다”
뭐, 그렇다면 할 말 없지만 워낙 프릴이 많다보니 위에서 내려다보면 표정이 잘 안 보일 지경이다.
그런 아무래도 좋은 대화를 하며서 바넬 아파트 앞의 큰 길에 선 우리들은 말 없이 인도를 걸어나갔다.
“흠, 여긴 정말 길이 엉망이군”
돌로 포장된 도로는 그녀의 말 대로 제대로 정비가 되어 있지 않아 여기저기 깨지고 뒤어나와 보기좋은 모습은 아니었다.
“뭐, 이쪽에는 화물차가 지나갈 일이 거의 없으니까.”
“아, 그러고 보니 나 이세계에 차 있는 것 보고 처음에는 엄청 놀랐다니까?”
“아~확실히 이세계 하면 떠오르는 중세 판타지랑 상당히 거리가 멀지?”
티레사가 말 한 대로 이 세계에는 차, 정확히는 내연기관이 존재한다, 물론 지구의 것과는 닮은 듯 하지만 많이 다르다,
기본적으로 지구의 내연기관과 같이 석유 석탄과 같은 에너지원을 투입하고 열을 가해서 에너지를 생성한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이 그렇게 생긴 열에너지를 지구의 내연기관과 같이 기계장치의 기동에만 쓰는 것이 아닌 마법이 새겨진 플레이트에 전해서 작동시킨다는 것이다.
이렇게 기계장치에 사용하는 플레이트는 통상의 마력이나 생명력에 반응해서 작동하는 물건이 아닌 열에 반응해서 작동하는 특별제다.
마력이나 생명력에 반응하는 플레이트와는 달리 효율도 떨어지고 고도의 복잡한 마법을 발동시킬 수는 없지만 이것만으로도 이 세계의 문명레벨은 어마어마한 도약을 이루어냈으며 아직도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바넬아파트 뒤쪽에 있는 공업지구 쪽에 가보면 대단하다구? 군용 비함선[飛艦船]이랑 여객용 비함선[飛艦船]들 규모가 장난이 아니거든.”
“비함선이라~아아! 타보고 싶어라, 이것도 이세계물 정석인데!”
확실히 자주 알아들을 수 없는 이세계물 상식을 말하는 티레사지만 비함선에 대한 의견만은 동의한다, 스팀 펑크 판타지의 정석이니까.
그렇게 아무래도 좋은 대화를 하는 사이 우리는 바넬 아파트가 있는 언덕을 내려와 에이던의 상업지구 중 하나인 비블 스트리트까지 도착해있었다.
“와 여기는 새벽인데도 사람들이 꽤 있네?”
“그렇지 사람들이 에이던을 전형적인 던전도시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실제로는 던전으로 나오는 수입보다는 수출 수입의 중심지점으로서의 가치가 훨씬 높은 곳이거든”
그렇다보니 상업지구같은 곳은 기본적으로 불이 꺼지지 않는 거리라고 불리고는 한다.
“으와......이세계 근무 환경 헬이네”
“뭐 그런 법이지...”
그렇게 아무래도 좋을 대화를 나누면서 걷고 있자니 문득 의문이 들어서 물었다.
“너 그러고 보니 발이 아프거나 하지는 않아? 우리 꽤 오래 걸었는데?”
게다가 이 녀석 가죽 구두를 신고 있다, 이 녀석의 신체 능력을 생각하면 상당히 지칠 것 같은데.
“후후~약보지 말아라, 왜냐하면 지금 난 살짝 공중에 떠 있거든!”
“아아 역시나, 아까부터 왜 주변에 정령들이 맴도나 했더니 역시 그런 꼼수를 쓰고 있던 거였군?”
어쩐지 바넬 아파트가 있던 언덕을 내려올 즈음부터 주변에 정령들이 얼쩡거린다 싶더니 바람의 정령들을 이용해 자신의 몸을 살짝 띄우고 있었던 건가.
“어쩐지 걷는 게 좀 이상해서 혹시나 했는데....”
“지금의 나라면 사자의 미궁에서 너만큼은 아니더라도 제법 빨리 움직일 수 있다고! 좋아! 이 참에 같이 속도를 내볼까!?”
“아니, 그러지마 그거 매너위반이야, 그리고 그런 기술 자주 쓰다보면 근육 퇴화한다.”
“칫~! 쪼잔하네, 여자한테 인기 없겠어.”
“냅둬.”
그렇게 이야기 하는 사이 우리의 발걸음은 자연히 익숙한 거리에 향하고 있었다.
“어쩌다보니 결국 여기에 왔네.”
“뭐 모험가의 숙명이지.”
던전거리 어비스 스트리트.
이 거리에는 좋든 싫든 모험가의 발걸음을 당기는 뭔가가 있기는 있는 모양이다.
“음, 뭐 여기까지 왔으니까.”
“응?”
“술 한 잔 할래?”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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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쾌하고 흥이 나는 스윙의 선율 속에서 홀의 사람들은 각자 담소를 나누거나 술을 마시거나 하면서 분위기를 즐기고 있었다.
“으으......”
지금 우리가 있는 곳은 난의 단골바인 폴 던전러쉬였다.
나와 티레사는 바의 롱 테이블의 한 쪽 끝에 앉아있었다.
나는 전번에 킵 해두었던 럼주를 마저 마셨고 티레사는......
“재,잭슨 나 진짜 여기 있어도 되는 거야!? 아,알잖아! 나 17살이라구! 미성년자야!!”
“아니, 그러니까 지구에서나 17살이 미성년자고 여기선 기본적으로 17살부터는 성인 취급이야”
“그,그치만 봐! 나 몸은 17살이지만 이 세계에서 산지는 실질적으로 3년 좀 더 밖에 안됬고!”
“지구에서의 나이는 엿 바꿔먹었냐?”
“으으으으, 그,그게...”
음, 티레사의 반응을 보니 이런 자리가 좀 거북한 모양이다,
이 녀석이 오늘해준 이야기에서 유추해보면 음주 경험 그 자체가 없을 수도 있을 것이다.
“레이커”
“네 잭슨씨 부르셨습니까?”
나는 마침 이 시간에 일 하던 중인 미청년 바텐더 홀 레이커를 불렀다.
“베이스는 진으로 해서 로우 알코올 톰 콜린스 한 잔 만들어줘 이 아가씨 생에 첫 술이니까 완벽하게 부탁할게.”
“후후, 그건 영광이군요, 최고의 퀄리티로 대접해드리죠~”
아직도 주위 눈치를 보면서 옆에서 내 옷자락을 살짝 쥐고 있는 모습이 귀엽기도 우습기도 했다.
분명 처음 말을 꺼냈을 때는 기세등등해서 ‘좋아 좋아! 가자 가 보자! 술집에서 싸움이 나서 무쌍하는 건 이세계물 정석이지!’ 같은 이상한 소리나 하더니 막상 오니 이러고 있으니 말이다.
귀엽고 우습기도 했지만 어쩐지 이런곳의 즐거움을 조금 알려주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10년 만에 처음만난 지구인.
이 녀석에게 내가 여기서 알게 된 즐거움이나 주의점을 조금 즘은 알려주고 싶다고 마음속으로 생각하게 되었다.
그렇게 아직도 얼어있는 티레사의 긴장을 풀어주기 위해 아무래도 좋을 바의 이야기나 어비스 스트리트에 대한 얘기를 하는 사이 주문했던 톰 콜린스가 완성돼어 나왔다.
“우와...예쁘다, 그리고 술이 아니라 꼭 쥬스같아!”
그녀의 말대로 레이커가 내 온 톰 콜린스는 마치 레모네이드 같은 색을 하고 있었다, 거기에 특별히 부탁한 부분을 신경 쓴 것인지 원래는 수수한 외관의 톰 콜린스를 레이커 나름대로 이런저런 토핑을 더해 예쁘게 장식한 부분도 플러스 포인트였다.
홀짝!
그 모습에 감탄한 티레사는 아까까지의 얼어있던 모습과는 달리 의외로 선선히 칵테일을 한 모금 마셨다.
“맛있다! 맛있어 잭슨!”
“그야 맛있겠지 이 바의 에이스가 만든거니까~”
내 칭찬이 쑥스러운 건지 홀 레이커는 살짝 얼굴을 붉히고 헛 기침을 하며 다른 손님의 주문을 받으러 갔다.
그렇게 조금 긴장이 풀린 티레사와 이런 저런 잡다한 이야기를 하며 술잔을 기울이는 사이.
던전러쉬로 의외의 인물들이 들어왔다.
“저 녀석들은......”
“아, 오늘, 아니 어제 봤던 그 녀석들이네~”
A급 모험자 카리아 파티가 던전러쉬로 들어왔다.
그러자 순식간에 주변의 시선이 그들에게로 쏠렸다, 그들은 그런 시선의 주목이 익숙한 것인지 짐짓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이 자기들끼리 이야기를 하면서 홀에 자리를 잡았다.
“이야~ 역시 한 밤의 ‘붉은 달의 지하도시’는 공략하기 빡세다니까~”
붉은 갑주를 입은 장신 거구의 30대 초반 정도로 보이는 남자가 어깨에 짊어진 도끼를 고쳐 쥐면서 그렇게 말했다.
“뭐~거기 공략한 게 이걸로 몇 번째인데 그렇게 불평이야?”
그런 붉은 갑주남의 말을 받아친 것은 검은색 실크햇을 쓴 20대 중반 정도로 보이는 늘씬한 몸매의 아름다운 여인이었다,
모험용으로 개조된 마법사 로브는 그녀의 발육을 대놓고 드러나도록 몸에 딱 맞게 만들었는지라 보는 사람을 민망하게 만들었다.
그런 실크햇녀의 말을 들은 붉은 갑주남은 ‘칫’ 하고 혀를 한 번 차더니.
“너야 후방에서 마법만 빵빵 쏴대니 별로 힘들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일선에서 흡혈종이랑 싸우는 내 입장에서는 항상 피가 마른다 이 말이야! 쳇 어째서 별로 한 것도 없는 너만 던전 탐색에서 그런 좋은 아티펙트를 얻고 나는 완전히 공 치는거야!?”
“아앙~!? 이 혈성의 지팡이는 애초에 니가 찾은 것도 아니잖아!? 카리아가 찾은 물건을 네가 찾은 것 마냥 잘난 척하지 말아줄래!?”
그렇게 둘이 다투고 있으니 안경을 쓴 침착한 인상의 기사정복을 입은 여인이 그들의 싸움을 말렸다.
“자~자~ 두 분 다 적당히 해 주세요~ 이렇게 사람들의 이목이 몰려있는데 그의 파티원이 이렇게 꼴사나운 모습을 보이면 그의 이름에 누를 끼치는 일이라구요?”
물론 그렇게 안경녀가 신경 쓰는 인물은......
“둘 다 그 정도로 해 둬 누가 힘들고 누가 덜 힘들고가 중요한게 아니잖아? 중요한 건 우리가 오늘도 성공적으로 던전 공략을 마쳤다는 사실 하나지”
청년이라고 하기에는 어린, 그렇다고 소년이라 하기에는 좀 더 자란 인상의 카리아의 말에 실크햇녀와 붉은 갑주남은 둘 다 부끄러운 것인지 말싸움을 멈추고 자신의 뺨을 긁적일 뿐이었다,
“맞아 맞아! 둘 다 철 좀 들라구!”
그렇게 말하는 것은 아직 10대 중반정도로 보이는 무투가 복장의 활동성 좋은 복장을 입은 단발머리 소녀였다.
“후후 이런이런 다들 활력이 넘치는 군요~”
그런 동료들의 모습을 보며 흐뭇하게 웃음짓는 것은 금발이 아름다운 드레스와 닮은 모험가복을 입은 여인이었다.
“오~과연 유명 모험자는 리더쉽이 보통이 아니네?”
“흠~전형적인 이고깽 주인공상인데? 쌍검은 너무 전형적이잖아?”
그렇게 그들의 모습을 지켜보던 우리는 각자 감상을 한 마디씩 주고 받았다.
“응? 이상하다...”
그렇게 유명인들의 모습을 안주삼아 홀짝 거리다 문 듯 이상한 사실 하나가 떠올랐다.
“7명? 내가 알기로는 카리아 파티는 6명인 걸로 아는데......”
아까전의 대화에는 참여하지 않았지만 카리아의 일행은 그를 포함해서 총 7명이 있었다.
딱히 관심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저들은 이 거리의 유명인 들이다 자연히 특별히 조사하거나 하지 않아도 그들에 대한 정보는 얻을 수 있었다.
그리고 분명 그 정보대로라면 저들은 6인 파티였을 텐데......그 사이 파티원이 한 명 추가된 모양이다
나는 그 7명을 찬찬히 둘러보다 아까전의 티레사처럼 잔뜩 얼어있는 소녀 한 명이 7명 째의 파티원이라 확신할 수 있었다.
이런 저런 종류의 동물의 뼈나 뿔, 그리고 깃털과 여러 자연물로 만든 부적들을 몸에 착용한 소녀는 그 커다란 녹색 눈을 불안한듯 굴리면서 바의 내부를 살펴보고 있었다.
“정령사네, 저 부적들 보니”
“아, 어쩐지 주변에 제법 강한 정령이 몇 있더라니~”
대게 정령사라는 인물들은 기본적으로 세속적인 걸 싫어한다, 정확히는 그들의 힘이 되어주는 정령들이 세속적인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런 정령들은 달래면서 데리고 다니기 위해 정령사들은 저런 식의 강한 자연의 힘을 담은 부적들을 몸에 주렁주렁 달고 다니는 경우가 흔하다.
그런 식으로 아무래도 좋은 분석을 하는 와중에 그들이 주문한 술과 음식이 테이블로 서빙되어 왔다.
“하아~그런데...카리아 던전에서 말 한 그 건은 어쩔 생각이냐?”
처음 그런 이야기를 꺼낸 것은 붉은 갑주남이었다.
“아~그러고 보니 그게 있었지, 정말 뭐냐고~A급인 우리들이 왜 그 딴 D급 던전 탐사따위를~”
그렇게 말한 실크햇녀는 동의를 원하는 건지 주변 사람들을 둘러보았다.
모두 비슷한 의견인지 구태여 실크햇녀의 말을 부정하지 않았다.
“그만해 뱅크, 아일리, A급 랭크 모험가로서 당연히 해야 되는 일이잖아”
저들이 말하는 것은 아마 사자의 미궁의 사룡에 대한 건일 것이다.
“상식적으로 붉은 갑주가 뱅크고 실크햇이 아일리겠지?”
“반대라면 이상할 것 같은데~”
티레사의 말에 ‘과연’ 맞장구치면서 그들의 다음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다행히 그들의 자리가 롱 테이블과 가까웠기에 나나 티레사나 별 수를 안 써도 말이 잘 들렸다.
“파티의 새로운 맴버가 들어온 날이잖아? 모두 좀 더 기분을 내자구.”
그렇게 파티원을 독려한 카리아는 그 신입이라고 불린 소녀, 부적 덕지덕지녀를 일어나게 했다.
“자 건배하기 전에 한마디정도 해달라구”
“아아! 네,넵!! 불초소생 하나 호루모루! 오늘하루 많은 걸 배웠습니다! 모두 잘 챙겨줘서 고맙습니다!!”
“하하! 너무 긴장하지마 하나!”
붉은 갑주의 뱅크가 웃으면서 긴장한 하나를 달래줬다, 뭔가 아이를 다루는 모습이 능숙한 것을 보니 아이가 있을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들었다.
“후후~귀엽다니까, 다음에 정령술 좀 가르쳐줘”
하나라는 소녀를 귀엽다는 듯이 바라보는 아일리라는 여인의 복식을 보건데 아마 그녀는 검은 마탑 아크노미아의 일원, 그 중에서도 중급마법사일 것이다, 그런데 아크노미아에 정령마법이 있던가?
“아아 그런데 이번에도 또 여자애라니 카리아씨는 엉큼하네요?”
안경녀는 아무래도 파티의 성별비가 마음에 들지 않는 모양이다, 하긴 7인 파티에 남자가 2명 그와중에 그 남자는 유부남 추정이라면......영웅호색이군
“뭐, 뭔소리를 하는 거야 로리씨! 그런 게 아니라니까!”
아무래도 안경녀의 이름은 로리인 모양이다, 그리고 아마...상당히 강하다.
“와아! 하나 멋져! 다음에 같이 케이크 먹으러 가자!”
하나라고 불린 소녀와 비슷한 나이로 보이는 무투복의 단바머리 소녀는 자신과 동연배의 소녀가 추가된 것이 기쁜 모양인지 상당히 기뻐보였다.
“신주 케이크 먹으러 갈 때에는 저도 불러줘요~”
느긋한 어조의 드레스 여자의 말에서 추측해보면 저 무투가 단발녀의 이름은 신주인 모양이다, 이름과 복식에서 추측하건데 동방쪽 사람인 모양이다.
“플레어~그 이상 단 걸 먹었다간 더 이상 그 옷 못 입을걸~”
아일리의 놀림에 플레어라 불린 드레스녀가 ‘정말~아일리는 못됐어요!’ 라고 말하며 볼을 부풀렸다.
그렇게 그들의 모습을 몰래 구경하는 사이 킵 해두었던 럼주도 슬슬 바닥을 드러내려 하고 있었다, 티레사가 마시고 있던 칵테일도 슬슬 바닥을 보여가고 있었으니 이제는 집에 돌아가야 할 시간이다.
내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즈음.
옆을 보니 티레사가 골몰하는 표정으로 인상을 찌푸리고 있었다.
“으으, 역시 좀 아닌가? 아니, 그치만......”
“넌 혼자 뭐라는 거야 이제 슬슬 정리해 집에 가자.”
내가 그렇게 말하는 순간.
벌떡!
“좋아 결심했어!”
“어?”
그렇게 말하고 티레사는 자리에서 일어나 당당하게 홀 쪽으로 걸아가...어어어? 너 왜 거기로 가냐? 야야 잠시만...!
“이름이 하나라고 했지”
“네,네!?”
“너 잠깐 나 좀 따라와!”
어비스 스트리트의 유망주이자 현재 주목받는 A급 에이스 파티가 앉아있는 테이블에 가서 깽판을 쳤다.
카리아 파티의 사람들은 물론 바에 있던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티레사에게로 모였고 동시에 그녀가 따라오라며 가리킨 방향, 즉 내가 있는 곳에도 시선이 쏠렸다.
나는 테이블에 고개를 처박고 후드를 뒤집어쓰고는 그 시선들을 피하면 서 생각했다.
“......씨, 오지 말 걸......”
어이쿠 입 밖으로 나왔네......
네이버 첼린지 리그에서도 연재하고 있습니다, 시간 나실때 한 번
들려주시면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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