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막힌 숨통이 다시 트일 때에는
등줄기가 사정없이 서늘해진다.
오오하라 삼등육조가
자세를 바짝 낮추고
전방에 펼쳐져 있는 소나무 숲 속을 응시한다.
그가 좌에서 우로 천천히 살펴볼 때,
사카모토는
그의 어깨 너머로
그가 주시하는 반대편을 경계했다.
오오하라와 사카모토의 거리는,
불과 2미터 정도.
그의 뒤에도
역시 비슷한 거리를 유지하고 경계 중일 다른 대원들도 있을 것이다.
오오하라 삼등육조는
이상 없다는 수신호를 한번 보이고는
천천히 몸을 일으킨 후
다시 이동을 속개했다.
그런데
이 놈의 소나무 숲은 끝이 없는 것 같았다.
가뜩이나
땀과 긴장으로
숨통이 꽉 틀어 막혀 있는 것 같은데
진한 솔 향을 계속 맡고 가려니
질식할 지도 모른다는 생각까지 든다.
그럴수록
89형 소총 손잡이를 꽉 쥐고
방아쇠 가까이에 걸쳐 둔 손가락의 긴장을 유지하고자
무던히 애썼다.
수풀 바닥에는
마른 솔방울들이 밟혀 부서지고 있었다.
의식적으로
발 밑에 있는 솔방울이나 나무 가지들을 한쪽으로 쓸어 내며 걷던 중,
그렇게
아주 잠깐
사카모토 삼등육조의 주의가 발 밑으로 향할 때에
"퍼펑!"하고
엄청난 폭발음이 귀청을 때렸다.
그대로 귀가 먹었다면
수류탄 따위가 폭발한 것이고
이후에
다른 폭음이 들리면
십중팔구 총성이다.
"타타타탕! 타타타타탕! 타타탕!"
폭발음의 진원지는
사카모토 삼등육조의 2미터 앞이었다.
나무줄기에 기대어 선 채,
전방을 향해 불을 뿜고 있는 텐쿠치 일등육조의 뒷모습이 보였다.
사카모토도
그 자리에서 몸을 낮추고
이미 어깨에 견착되어 있는 자신의 총기의 총구를 전방으로 신속히 쳐들었다.
여기까지는
그의 사고 작용과 관계없이,
그저 4년 넘는 시간 동안,
지겹던 훈련들로 숙달된 반작용과 같은 것이었다.
다음,
방아쇠를 당기는 건
순간적인 그의 판단이었다.
탄창 하나의 총탄을 다 비운 텐쿠치 일등육조가
수풀 바닥으로 몸을 날리면서 소리쳤다.
"11시 방향에 적!"
텐쿠치 일등육조가
그 자리에 몸을 눕히자
사카모토 삼등육조 전방의 시야가 시원스럽게 뚫렸다.
그리고
텐쿠치 일등육조가 말한 것처럼
전방 11시 방향,
10여 미터의 거리에 추적이는 나뭇가지들이 보였다.
처음에는 바람 때문인 줄 알았으나
본능적으로 그곳에 뭔가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방아쇠를 덜컥 당겼다.
"타타탕! 타타탕! 타타타타탕!"
사카모토의 89형 소총 총구에서
화염이 쏟아져 나가면서
천둥 같은 총성이 고막을 울렸다.
총성이 무지하게 크다고 느껴질 때에는
총의 개머리판을 견착한 사카모토의 우측 어깨는
다듬이 방망이질을 당하는 듯한 격렬한 충격에 익숙해진 상태였다.
순식간에
스물 여덟 발의 실탄이 발사되고
노리쇠가 후퇴 고정되었다.
그것도 총성이 멎은 걸 듣거나
총구 화염이 더 이상 쏟아져 나오지 않는 걸 봐서 알게 된 게 아니라
어깨를 두들기는 반동이 뚝 멎었기 때문에
알 수 있었던 것이다.
사카모토 삼등육좌도
그 자리에 몸을 날려 눕히면서 목청껏 외쳤다.
"11시 방향에 적!"
사카모토의 후방에서
그 다음으로 사격을 개시할
키쿠오카 일등육좌를 위한 경고가 끝나기도 전에
그의 89형 소총이 역시 불을 뿜었다.
사카모토의 바로 뒤통수 위쪽에서
총성이 무지막지하게 울렸다.
그 사이에
새 탄창을 총기에 삽입하고 장탄한
선두 첨병 오오하라 삼등육조는
단발 사격으로
전방의 적 지점을 견제했다.
사카모토는 혹시 몰라
새 탄창 대신
특전조끼의 포켓에서 J400 수류탄을 하나 꺼내어
안전클립을 제거하고
안전핀에 검지를 걸었다.
여차하면
곧바로 투척하려고
몸도 대충 일으켰던 상태였다.
그렇지만
등 뒤쪽에서
세 번째로 키쿠오카 일등육좌가
전자동 사격으로 적 출현 지점을 두들길 때,
전방 일대의 수목들 때문에 수류탄 투척이 불가능하다는 걸
얼른 깨닫고
사카모토는 자신의 엉성한 판단에 허탈해 했다.
"타타타탕! 타타타타타탕!"
아마 텐쿠치 일등육조로 생각되는
사격수의 전자동 사격이 계속될 때에
사카모토는
새 탄창을 갈아 끼우고 사격 준비를 마쳤다.
그러나
텐쿠치 일등육조가 사격을 하지 않고 있는 걸 확인하고서
방아쇠를 깊게 당기지 않고
살짝 당긴 채 대기했다.
오오하라 삼등육조가
빈 탄창이 될 때까지 사격을 하고
그 녀석까지
장탄을 하기 위해 몸을 눕히자
일대에 갑작스러운 정적이 찾아온다.
더럽게 썰렁한 정적 때문인지
아니면
갑작스럽게 놀라서인지
순간적으로 양어깨가 움찔하고는
이후로 등줄기가 서늘해진다.
저 수풀 속의 북한 공작원이 수류탄을 투척할까
사카모토는 내심 걱정이 되었지만
나무 줄기들이 빼곡한 곳은
저쪽도 마찬가지이기에
큰 걱정거리가 아니라고 스스로를 안심시켰다.
아니, 그렇게 믿고 싶어했다.
사카모토 삼등육조의 온 몸 중에서
허리 아래로는 아무런 느낌이 오지 않았다.
하지만
엎드려 쏴 자세를 하고 있느라
그의 상체의 체중이 실린 양 팔꿈치는
더럽게 아려 온다.
교전에 대비해서
헬기 투하 전부터 소매를 내려 두었는데
대체,
뭐가 팔꿈치 밑에 깔려 있는지
양 팔꿈치가 더럽게 아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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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봤습니다. 쪽지 받았습니다. 그리고 필력은 여전히 고수 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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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시는 진짜 마굴입니다. 규칙이 없어서 막갑니다.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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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긴 정리가 좀 덜 되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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뉘신지는 몰라도 진짜 심통 꽝이네..... 캡쳐? 뭐 보이스피싱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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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IP보기클릭)203.210.***.***
3rdimpact
원래 산악전은 처음부터 보지 못하면 잘 이해가 안 되지요. 강릉 무장공비 침투사건 당시의 한국 육군의 소탕전을 상상하시면 될 겁니다. | 20.04.13 07:2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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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제된 댓글의 댓글입니다.]
3rdimpact
뉘신지는 몰라도 진짜 심통 꽝이네..... 캡쳐? 뭐 보이스피싱이냐? | 20.04.19 12:1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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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제된 댓글의 댓글입니다.]
루리웹-8056024119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20.04.19 12:2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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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rdimpact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as | 20.04.19 12:2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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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리웹-8056024119
진짜 간만에 사이다를 봤네요. ㅋㅋ을 어떻게 쓰느냐에 사이다와 고구마가 갈리는 모습 통쾌합니다. 그리고 캡쳐와 보이스 피싱? 그부분에서도 또 한 번 터졌네요. 역시 현인의 말씀은 틀리지 않는 법인가 봅니다. '뿌린 대로 거둔다.' ㅋㅋ을 맘대로 쓰시던 3rdimpact 님은 그대로 ㅋㅋ으로 돌려받으셨네요. 거기에 ㅎㅎ까지 포함해서 곱배기로요. | 20.04.19 13:0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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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봤습니다. 쪽지 받았습니다. 그리고 필력은 여전히 고수 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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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제된 댓글의 댓글입니다.]
에단 헌트
디시는 진짜 마굴입니다. 규칙이 없어서 막갑니다. 조심하세요. | 20.04.13 13:42 | |
(IP보기클릭)61.255.***.***
감사합니다. 진짜로 마굴이네요. 정보도 여기보다 부실하기도 하고 말이지요. 저 3erdimpact 저 분도 거기 출신이 아니신가 하네요. | 20.04.13 16:33 | |
(IP보기클릭)175.204.***.***
에단 헌트
거긴 정리가 좀 덜 되서 말입니다. | 20.04.14 00:18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