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차 코스
6일차 아침
숙소를 나서며
다시 길 위를 걸어간다
다시 올게 세화야 잘 있어
하계휴가는 세화랑 남원을 만나러 오고 싶었다
그냥 와서 숙소를 잡고 낮에는 방에서 쉬다
해가지면 파소 소리와 함께
음악을 좀 듣다 취해 시간을 보내고 싶은 마음이었다
아직 동이 트기 직전이라 달이 떠 있다
슬슬 날이 밝아진다
학교 전경
여기가 유명하다는 비자림이라고 하네요
해뜨기 직전 구름 있을 때
쭉쭉 직진 제법 빠른 페이스였다
아직까지 그늘이 계속됐다
슬슬 하늘에 구름들이 퇴근 준비를 한다
너희들 너무 일찍 퇴근하는 거 아님?
제주는 당근도 유명하다고 합니다
잠시만요? 구름님 어디 가는데요
돌담길에 사진 찍고 고개를 돌리자
시작됐다
집요하고 치밀하게
꼭 맨살인 종아리만 공격했다
오전 9시도 안됐는데
최대한 체력이 있을 때 조금이라도 더 찍어본다
걷다 그냥 하늘 이뻐서 찍었다
가방을 멘 등에 벌써 땀이 흘렀다
이제 그늘이 사리지는 시간 때였다
이때부터였나 보다
오리들 수영 잘하네 ~ 시원해 보여서 찍었다
원래 오리도 바다에 살았나 생각했지만 빠르게 걷는데 집중했다
풍경을 찍다 ㅁㅊㄴ처럼 그림자를 찍었다
그냥 가 제발~!
그러다 인어공주를 만났다 에헤이~
다 큰 처녀가 가슴을 다 드러 내놓고 있노
그 옆에 거주하시는 무천도사님
도사님 옆집에 인어 누나랑 친하세요?
다음에 만난 소시지 학교
아~ 이미 전 뜨거운 상태라ㅋㅋ지나면서 무수한 드립이
떠올랐지만 걸음을 매우 빠르게 옮겼다
안녕?
좀 살살하라니까 이러다
사람 죽는다고
슬슬 바다가 보였다
소방서도 지나고
해수욕장 옆 운동장
9단계 클리어
이제 함덕 하나 남았다
해변가 바로 뒤에 편의점
역시 뭐든 위치 선정이 중요하다
오늘 첫 식사 + 커피 보급
배경이 좋아서 그런가 김밥이
엄청 맛있게 느껴졌다
야무지게 먹고 바다를 보며 커피를 마셨다
김녕 해변을 나서면서
잘 먹고 간다
김녕 초등학교를 지나
김녕리 동네를 가로지른다
특별할 거 없는 거리였다
사실 찍을 게 없어서
이런 게 셀프 카메라 맞나요?
이런 길이 한동안 계속됐다 땡볕이랑
심심하고 너무 뜨거워서 그림자랑 놀았다
사실 오늘 일정이
제주도 마지막 일정이다
진짜 막날
종아리는 제삿날
제가 더 미쳐버리기 전에
그늘 좀 부탁드릴게요
싫으면 말고
나도 오늘 막날이라 빠꾸 없거든?
자꾸 괴롭혀도 끝까지
쥐어 짜내서라도 갈 거야
동복 해안 도로
시원시원한 파도 소리다
지금 날이 더워서 그렇지만
한 겨울에 오면 쓸쓸할 거 같은 바다를 뒤로하고
해안 도로를 거슬러 올라갔다
해안가 빠져나와서 한 장
다리 끝에 반가운
버스 정류장이 보인다
잘 익은 다리 상태 좀 보고
다리한테 끝가지 갈 수 있겠나?
물어봤는데
딱히 말이 없다
말수가 평소에 적으신가 봐요?
사실 승강장이 아니라 마을 초입에 있는
그냥 이런 조형물에 기대어 잠시 쉬었다
다시 길 위로
쉬어도 이제 더위만 가실 뿐
더 이상 다리는 회복 안되는 느낌이다
쉬는 건 좋은데 쉬다가 다시 걸으면
몸이 천근만근
함덕까지 시팔 키로 남았네
아니구나 1.8이었네
택시 좀 태워주실?
이상하다 구름이 분명 이렇게 많은데
아따 마지막 단계라 난이도 빡시네
야자수 말고
다음에는 가로수 부탁드릴게요
끝판왕을 만나러 가는 길
나 엄청 지금 설레! 막 두근거린다고
펼쳐진 아름다운 바다 풍경 보다
인증센터만이 내 눈에 들어왔다
30미터
이젠 끝내자
10단계 클리어
모든 인증센터는 내 발로 전부다
찍었다는 뿌듯한 느낌이 들었다
10군데 다 찍어서 이젠 빈칸이 없다 ㅎㅎ
이제 잠시 휴식이다
한잔 시원하게 마시면서
내가 찍은 수첩도 보고 숙소도 잡으면서
지나가는 사람들을 한동안 구경했다
날이 좋아 사람들이 많았다
이제 슬슬 집으로 가기 위해
이제 17km 정도만 더 가면 된다 ㅎㅎ
걸어서
메인 스테이지는 전부 클리어했고
이 구간은 보너스 게임 개념이랄까
시작점이자 종착점 용두로 가는 길
나가는 길에 해수욕장 한 장
미국 마이애미 비치다
주차장에서
세상에 이런 일이 나올 거 같은 차량을 지나
다시 길바닥
용두로 가는 길 내내
가는 길에 아버지랑 아들
나한테 인사를 해주셔서 공손하게 인사드렸다
강아지 수영장? 난 한 번도 못 가봤는데
요새는 사람보다 진짜 개가 상전인 시대가 됐다
끈질기고 집요하게
햇빛 친구가 뒤에서 날 잡아 끈다
종아리 우는소리가 들렸다
이제 와서 어쩔 수가 없다
버스 승강장에서 물만 살짝 마시고
걸음을 재촉한다
부처님 헬프요!!
딱히 말씀이 없으셔서
나는 다시 걸어갔다
도로에 차량이 많아졌다
슬슬 시내 쪽에 가까워 지나 보다 생각했다
여기부터 걷는 내내
내 숨소리만 들렸다
저 멀리 아파트도 보이고
강아지 같은 인형도 만났다
슬슬 시내 진입
사실 시내가 걷기에 최악이다
그냥 익숙한 길들
바다 풍경은 출연 끝났습니다
걷고
한참 전에 놓친 점심을 먹고
테라스에 기대 잠시 쉬었다
아까 함덕에서 먹을걸
슬슬 체력이 바닥에 이르는 시간 때였다
둘에 차리자는 구호가 생각이 나서
웃음이 얼굴에 잠시 번졌다
오르막 내리막이 반복됐는데
둘 중에 내리막이 더 힘들다
내리막에서 하체 털리고
반복되는 신호등에 체력을 털려 버렸다
힘들어도 걸을 때 리듬감 있게 계속 걸어줘야 덜 쳐지는데
가다 서다 반복돼서 거리도 잘 안 줄었다
그렇게 용두암 부근에 이르러서
손등에 뭔가 불쾌한 수포가 올라왔다
슬슬 손등도 이상 신호를 보낸다
아직 안 돼 조금만 더 가자
용두암 올라가는 신호등
신호등을 건너는데도 이제는 힘에 겨웠다
그래도 머리 위에 청명한 하늘이
내 마음을 시원하게 해주는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렇게 용두암으로
여정의 시작이자 끝을 향해
1일차에 건넌 구름다리
400미터
이번 여정의 시작이자
종착점 용두암 인증센터
11번째 스탬프를 가운데 찍어 버렸다
6일간 걸었던 수많은 걸음들이 모여
나를 여기로 이끌어 왔다
한걸음 한걸음
걷고
또 걷고
그렇게 걷다 보니
시작점 이자 종착점에 다시 섰다
이렇게 내 여정은 끝이 났다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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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족한 여행 글 읽어 주셔서 너무 감사 드립니다 !!
항상 행복 하시고 일상에서도 즐거운일만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행복하세요 !!
끝으로 마지막 에피소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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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연고 열심히 바르고 ㅎㅎ덕분에 많이 회복했습니다 ^^ 즐거운 금요일 보내시고 글 읽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 25.10.17 08:51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