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전투식량을 몇개 구매할일이 생겨서 샀다가 몇개는 지인들 나눠주고 두어봉지는 제가 갖게 되었는데
환경이 맛을 좌우한다고..
집에서 까먹는 전식은 왜 그리 맛없던지..
그래서 이 날은.. 아침을 일부러 거른 후 아주 배고팠을때.. (마치 고된 훈련을 받은 후 나눠받는 전식을 맛있게 먹었을때 처럼..)
산 정상위에서 전식을 아주 맛있게(?) 한번 먹어보기로...
보통 주 마다 한번은 운동삼아 동네 뒷산에 오르는 편인데..
이 날은 땀 좀 제대로 내고 싶어서 동네 뒷산 중에서도 높이가 제법 되는 산성산 정상을 목표로 하고 길을 나섰습니다..
저기 사진에 멀리 보이는 높은 봉우리가 산성산 정상..(해발 653m)
평일 오전이라 그런지 등산객 보기가 힘드네요..
고산골 방향으로 자주 등반하곤 했는데 오늘은 비교적 산세가 험한 코스인 용두토성 방향으로 등반..
등산로 초입.. 등반 시작..
사방에서 뿜는 녹색에너지와 함께 지저귀는 새소리 너무 좋아요..
전날에 비가 좀 왔던지라 땅이 축축하더군요..
조심해서 걸었는데도 이미 신발은 진흙으로 만신창이.. ㅠ
평일이라 등산객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조금 올라가니까 이렇게 많이 보이네요.. ㅎㅎ
산성산에 오르는것도 상당히 오랜만인데 그간 전망대라는 시설이 새로 만들어진 모양..
떨어진 솔잎이 잔뜩 바닥에 깔려있어서 발이 폭신폭신..
게다가 날씨도 제법 좋아서 이 날 등산 컨디션은 최상이었습니다...
어느새 0.6km를 올라왔네요..
모임이라도 있는지 꽤 시끌벅적했던 구간..
이 계단을 오르면 이제 하드모드 시작입니다..
길이 본격적으로 험난해지기 시작..
튀어나온 바윗돌이 많아서 정신 놓고 다니면 위험해짐..
거친 숨을 몰아내쉬며 조금 더 올라갔더니..
수성구쪽 전경이 살짝 보이기 시작하네요..
전망대까지 0.3km..
예전엔 이런 나무계단이 거의 없었는데.. 오랜만에 오니까 곳곳에 설치되어있더군요..
덕분에 등반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었네요..
엇.. 뭔가 낯익은 바윗돌?..
10여년 전에 이곳에서 도시 야경을 찍었던 기억이 어렴풋이 납니다..
조금 더 올라가니까 본격적으로 전경을 즐기라고 전망대가 설치되어있더군요..
oh...
아담한게 꽤 잘해놨네요..
포토존 푯말도 보이고..
앞산 전망대와는 비할바 못하지만.. 그래도 대구 전경의 반 이상은 한눈에 담을수 있는 뷰 포인트..
대구의 젖줄이죠.. 신천 부분..
저기 우측 네모 반듯한 거대한 연못이 바로 수성못..
파동 방향... 저 멀리 월드컵 경기장 지붕도 살짝 보이네요..
영상으로 남겨본 전경..
하지만 여기는 정상이 아니라는거.. 아직 산 중턱이라는거..
정상까지 반 정도 남았네요..
이 쯤 올라오니 이제 지나가다 만나는 사람들도 없더군요..
고독하고 심심함.. ㅜ
결국 음악을 친구삼아.. 등반하기로..
정상까지 1.3km 남았다..
아까 전망대에서 바라봤을때보다 도시의 건물 크기가 더 조막막해짐..
이쯤 올라오니 슬슬 기진맥진..
이 타이밍에 포션 한병까서 원기회복 해줍니다..
남은 힘 쥐어짜서 부스터 온..
탁 트인 하늘이 보이기 시작하네요..
저 멀리 산 능선들이 겹겹히 보이는거 보니 드디어 정상에 가까워진것 같은 그런 느낌?? 그런 착각!?..
다 올라왔다는 안도감 때문인지.. 여유도 생겨서 이제 눈에 예쁜 꽃들도 보이기 시작하고..
는.. 아직 정상까지 0.9km..
희망고문 오졌지요..
솔잎향 은은하게 퍼지던 숲길..
몸은 힘들지만 심신은 힐링됩니다..
마른 낙옆들이 바닥에 많이 깔려있더군요..
작은 불씨하나라도 떨어진다면 정말 큰 일 치룰꺼같음.. 산불조심합시다..
또 다시 대구 전경이 환하게 보이기 시작..
하늘 참 푸르릅니다... 이 맛에 꼭대기 올라오는듯..
여태 지나온 길을 훑어보니 많이 올라오긴 했네요..
그래서 정상은 어디냐??!...
아직도 멀었나??
조금 더 올라가니 뭔가 아랫쪽에 힐끗힐끗 움직이는게 보임...
여기가 어딘가 했더니 범물동에서 달서구 상인동까지 20분만에 주파할수있다는 그 앞산터널 입구더군요..
늘 보던곳이긴 하지만 이런 높은곳에서 바라보니 뭔가 생소하면서도 신기했음..
줌 땡겨서 찍은 사진..
자.. 여기까지 올라왔으면 이제 정상이 나와줘야 되지 않것니?.. ㅜ
오!..
오오~!!.
정상입니다.. 정상..
산성산 정상에는 이렇게 항공무선표지소 건물이 있죠..
산성산 등반 완료..
여기까지 올라오는데 2시간 정도 걸렸네요..
우측에 꽃길이 예쁘게 나 있더군요..
뭔가에 이끌리듯.. 꽃길로 들어섬..
내 남은 앞날도 꽃길과 같아라.. (걷고싶다..)
정상까지 도착했는데도 여전히 인적이 드문것이 아무도 없네요.. ㅎㅎ
나홀로 정상에.jpg
꼭대기에 서서 주변을 둘러보니 좌측에 달서구쪽 전경도 보이더군요..
예전에 살던 동네를 찾아보자.. 보자..
줌 땡겨서 찍어본 달서지구...
여기서 한창 사진찍고 있는데.. 발 아래에서 낙옆들이 바스락 거리는소리가 들리길래..
아래를 내려다보니 몸통 둘레가 빅팜만한 갈색 뱀이 스멀스멀 기어다니더군요..
발견 순간 비명은 안질렀지만.. 보자마자 머릿털이 쭈뼛서더군요..
뱀샷 한장 남겨볼까 싶다가 괜한짓에 아무도 없는 정상에서 위험에 처할수도 있을꺼 같아 황급히 자릴 이동했었습니다..
돌아가는 길 전투 호 발견..
슬슬 배고파지네요.. 가져온 전투식량을 꺼낼 타이밍이 된 것 같아요..
장소 물색중... 어디가 좋을까..
적당한 그늘에 평평한 바윗돌.. 밥상으로 쓸만한 장소 발견..
가져온 식량 간단하게 셋팅
음식물 찌꺼기 흘리지 않게 신문지도 따로 깔아주고..
가져온 전투식량은 불로 비빔밥입니다..
저 현역때 먹던 분말형 스프가 첨부된 건조 비빔밥이죠..
군생활 할때도 이 제조사것만 받아먹었던것 같네요..
챔기름과 스프는 여전하군요..
하지만 제일 중요한 초코볼이 민수품으로 나온 전식 비빔밥에는 빠져있어서.. 결국 초코볼은 따로 챙겨왔습니다.. ㅜ
보온병 물을 부어서..
말라 비틀어져있는 건조 비빔밥에 생명을 불어넣습니다..
된장국도 온수를 붓고 이렇게 10분정도 기다리면 완성..
사실 메뉴얼에는 10분정도라고 되어있지만..
진짜 그나마 더 맛있게 먹을려면 최소 20분정도는 불려줘야 먹을만합니다..
이번에 새로나온 러블리즈 신곡 뮤비나 보면서.. 그 긴 시간을 보냈네요..
지루한 시간이 가고 전식 개봉의 시간이 왔습니다..
참기름과 스프를 넣고 마구마구 혼합믹스..
배고프니까 비비는 일도 지치네요..
어쨌든 정성껏 비빈 비빔밥 한수저 크게 떠서..
한입 떠먹어 봅니다..
음..
아무리 환경을 바꾸고 배가 고파도.. 여전히 맛은 없구나..;;;
어쨌던 가져간 취식물은 남길수가 없었으므로 다 먹었습니다.. (그래도 배고프니 막 들어가더군요.. ㅎㅎ;;)
사실 전식은 파우치 팩에 들어있는 레토르드식이 최고였는데..
그 제조사의 제품은 요즘 민수품으로 끈을 당겨먹는 발열팩 형태의 제품으로 나오던것 같더라구요..
한끼 때우고 후식으로 입가심 해줘야 또 제대로 한끼 마무리 한것 같죠..
건빵에 별사탕 마냥 비빔밥 전식엔 초코볼이 포인트인데..
엠엔엠즈 초코볼은 그 특유의 락토향이 참 불호더군요.. 새알을 사올껄 그랬나..
파운드 케이크는 유통기한이 넉넉한것이 비상식 답네요..
사실 파운드 케이크는 현역때도 먹어본 경험이 없어 맛이 무척이나 궁금했던 녀석이기도 합니다..
케이크 먹는데 커피가 또 빠질수 없지..
보온병 물이 바닥나서 찬물로 대신..
잘 안녹아요.. ㅠ
기어코 구색을 맞춤..
파운드 케이크는 생각보다 양이 많더군요..
한입 베어물어먹어보니.. 와.. 비빔밥보다 훨 괜찮은듯..
맛을 시중제품이랑 비교하면 마가렛트 + 칼로리바란스의 느낌..
안에 견과류도 살짝 씹혔는데 맛이 좋았습니다..
맛있는 만큼 칼로리도 빵빵함..
모두 남김없이 먹었네요.. 설거지도 이렇게 물티슈로 잘 처리했습니다..
식사 끗.. 뒷정리 깔끔하게 하고 하산할 준비..
사실 산은 오르는것보다 내려가는게 더 힘들죠..
아휴.. 시원한 바람에 배도 부르고 몸도 노곤노곤한게 천국이 따로 없었는데 다시 내려갈생각하니 막막하군요..
또 다시 마주하는 수성구 전경..
아침에 봤을때보다 대기 상태가 안좋네요... 얼른 내려가서 편하게 쉬어야겠습니다..
등산로 입구부분이 보인닷!!..
아무사고없이 무사히 하산 완료..
쓰레기는 집으로 되가져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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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스러운 글 잘 읽었습니다. 전식을 대체 언제드시는지 한참 스크롤했네요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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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끔한 뒷정리에 ㅊ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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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 웃었다... 아무리 환경을 바꾸고 배가 고파도.. 여전히 맛은 없구나..;;; 라니...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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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스러운 글 잘 읽었습니다. 동네 뒷산 그러니 저도 총각때는 한번씩 뒷산(울산 무룡산)에 다녔었는데...산에 안가본지 참 오래된거 같아요...공기가 좀 좋아지면 아들래미랑 김밥 사들고 뒷산에 한번 가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글 잘 읽었습니다 . ㅊ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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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고산골 저도 많이 갔었는데..사진으로 보니 많이 바뀐거 같기도 하고 그러네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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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스러운 글 잘 읽었습니다. 동네 뒷산 그러니 저도 총각때는 한번씩 뒷산(울산 무룡산)에 다녔었는데...산에 안가본지 참 오래된거 같아요...공기가 좀 좋아지면 아들래미랑 김밥 사들고 뒷산에 한번 가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글 잘 읽었습니다 . ㅊ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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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스러운 글 잘 읽었습니다. 전식을 대체 언제드시는지 한참 스크롤했네요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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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작지요 | 18.05.04 14:4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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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은 차이없지만 민수품으로 나오는 제품은 용량이 군수품으로 제공되는것보단 작습니다.. 초코볼도 빠져있더군요.. ㅎㅎ | 18.05.03 10:0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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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고산골 저도 많이 갔었는데..사진으로 보니 많이 바뀐거 같기도 하고 그러네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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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끔한 뒷정리에 ㅊ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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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끔한 뒷정리에 따봉 드립니다. 지금 뽀글이 해먹으면 더럽게 맛없는데 현역땐 왜 그렇게 땡기던지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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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 100%입니다.ㅋㅋㅋㅋ 매일 먹어도 질리지 않던게 집에와서 먹으니 하루 지나 질리더라구요. 집 밖에 널린게 식당이고 시켜먹는어플 천지인데 뽀글이 먹을때 제가 뭘하고 있나 싶었습니다. | 18.05.05 09:3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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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우유랑 같이 먹었었죠 설영대라서 훈련중에 안 얼은 우유 빨리 찾아서 같이 먹으면 맛났어용 | 18.05.04 17:3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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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는 꼬라지가. | 18.05.05 14:4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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