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땅, 애리조나로.'
한국인 메이저리거 '빅3'가 봄을 향해 날개를 폈다. LA에서 머물던 '코리안 특급' 박찬호(30·텍사스)는 11일(이하 한국시간) 팀의 스프링캠프지인 애리조나주 서프라이즈로 이동한다. 소집일은 13일이지만 지난시즌의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서둘러 짐을 꾸렸다. 플로리다에서 캠프지를 옮긴 첫해인 만큼 12일에는 캠프장 전체를 둘러보는 것으로 꼬박 하루를 보낼 계획. 13일에는 신체검사를 받고 한달반 동안의 캠프생활을 시작한다.
선발 입성을 향해 전진하는 김병현(24·애리조나)은 12일 투산으로 이동한다. 피닉스 자택에서 약 2시간30분 거리의 캠프지까지 자신의 벤츠 승용차를 직접 몰고 간다. 지금 당장 전력 피칭을 해도 무리가 없을 만큼 몸을 만들어 놓았기 때문에 캠프에서의 선발 테스트 통과를 자신하고 있다.
에이전트 이치훈씨를 만나기 위해 오리건주 포틀랜드에 들렀던 '히맨' 최희섭(24·시카고 컵스)은 11일 메사로 돌아와 정상 훈련을 시작한다. 메이저리그 타격코치인 개리 매슈스가 이미 합류한 만큼 본격적인 '메이저리그 수업'을 시작한다. 최희섭이 풀타임 주전으로 활약해 줘야 전력의 조화가 극대화되기 때문에 팀에서 거는 기대가 크다.
한국인 '빅3'가 맞붙는 장면은 국내팬들에게 또 다른 관심거리가 될 전망이다. 김병현은 기량평가를 위해 여러차례 선발로 나설 것이 확실시돼 박찬호와 선발 맞대결을 펼칠 수도 있다.
게다가 '박찬호-최희섭' '김병현-최희섭'이 맞붙는 투타대결도 가능성이 높다. 최희섭이 주전 1루수를 꿰차고, 컵스전에 박찬호 또는 김병현이 등판한다면 첫 한국인 투타대결이 펼쳐지게 된다.
한국인 '빅3'는 또 캠프 기간 중 야구장 밖 모임을 한차례 가질 것으로 알려졌다. 평소 크고 작은 일이 있을 때마다 서로 격려해 온 만큼 한꺼번에 한자리에 모이는 기회를 놓칠 리 없다.
애리조나에서 열리는 스프링캠프는 '캑터스 리그(Cactus League)'라고도 한다. 지난해까지 10개팀이 참가했지만 올해는 텍사스와 캔자스시티가 가세해 12개로 늘어났다. 김선우(26) 송승준(23)이 속한 몬트리올과 서재응(26)의 뉴욕 메츠, 봉중근(23)의 애틀랜타 등은 플로리다의 '그레이프 플루트 리그(Grapefruit League)'에서 뛴다.
한편 일본의 스타들도 속속 애리조나로 합류, 한·일 슈퍼스타들이 총출동할 전망이다.사사키 가쓰히로는 이미 피오리아에 둥지를 틀었고, 이치로 스즈키(이상 시애틀)는 11일 도착한다.
피닉스(미국)〓김우석 특파원 kwooseok@ho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