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훈(LG)이 6억원을 받는다. 그러면 이승엽(27·삼성)은?
김재하 삼성 단장은 30일 오전 이상훈이 6억원에 연봉 계약했다는 소식을 듣고 “놀랍다. 예상보다 훨씬 높은 금액이다”며 당황하는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삼성은 연봉을 백지위임한 간판타자 이승엽에게 국내 최고 대우를 약속한 바 있다. 김단장은 그동안 “이상훈의 연봉에 1,000만∼2,000만원 정도를 살짝 더하지는 않겠다. 명실공히 최고 연봉자로서 이승엽의 자존심을 세워줄 것”이라고 공언해 왔다. 이승엽의 지난해 연봉은 4억1,000만원이었다.
삼성은 당초 6억원 이내 수준에서 이승엽의 연봉을 결정할 생각이었다. 이상훈의 연봉이 5억원을 조금 넘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 연봉 산정을 담당한 구단 실무진은 “팀내 다른 선수들과의 형평성을 고려할 때 6억원까지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이상훈이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금액인 6억원을 받게 됨에 따라 삼성은 골머리를 앓게 됐다.
삼성은 이승엽과 팀내 다른 선수들의 눈치를 동시에 봐야하는 곤란한 입장에 빠졌다. 이승엽에게 약속대로 ‘이상훈보다 충분히 많은 연봉’을 주려면 6억5,000만원 수준에 이르는 거액을 줘야 한다. 간판타자의 자존심을 살리기 위해 그 수준을 뛰어넘는 초고액 베팅을 할 가능성도 없진 않다.
하지만 그럴 경우 이미 계약한 다른 선수들의 불만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승엽의 연봉을 6억원 이내 수준으로 묶는 것을 전제로 다른 고액 연봉자들과 계약했기 때문이다. 삼성이 구단과 간판스타의 자존심을 중시하느냐,팀내 다른 선수들의 입장을 우선시 하느냐에 따라 이승엽의 연봉 수준이 결정될 전망이다.
김단장은 “갑자기 기준점이 달라져 혼란스럽다. 현재 이승엽에게 어느 정도의 대우를 해줄 것인지 결정하지 못했다”며 “며칠간 여러 문제를 면밀히 검토한 뒤,설 연휴가 끝나는 다음달 3일쯤 이승엽의 연봉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백호 whitetiger@sport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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