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는 날짜는 8월 27일이지만 병원에서 사망 판정은 8월 5일에 나왔습니다.
7월 한 달 동안 편의점 알바라도 해보자 해서 밖에 나다니고 짬짬이 아버지 간병도 다녔는데
4월 25일에 최초로 입원하고 3개월+열흘만에 돌아가셨어요.
지금은 탈상도 다 끝났고 고인의 뜻에 따라서 장례도 다 치르고 납골당에 안치도 했습니다.
영정은 저희 집에 갖다놨고 유품 정리는 덜 끝나긴 했는데 아직은 조금 더 갖고 있으면서 떠올리려고요.
마침 알바나 시장 보러 동네 나가면 지나다니는 길 근처로 아버지가 생전에 납골당을 안배해둬서 자주 보고 다닙니다.
일단 밥버러지 신세를 벗어났고 스스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으니 어느 정도 걱정은 덜고 보내드린 셈이긴 한데...
살면서 아버지한테 못해줬던 것들이 너무 후회되고 그것 때문에 너무 미안해서 납골당 들를 때마다 면목이 없어요
편바는 지금도 다니고 있기는 합니다만 일을 잘하나 못하나는 둘째치고 집에 오면 항상 영정 보면서 미안하다고 우는 게 거의 일상이고요.
제가 아버지께 못해줬던 것들 해준다고 무사히 낫기만 해달라고, 힘든 거 알지만 이제야 자리 잡았는데 조금만 더 오래 살자고 했더니
아버지가 했던 말이 저는 사고 안 치고 무사히 잘 커주기만 했고 그거면 충분히 해줬다고 하면서
1년동안 그렇게 무사히 살았으면 1년만큼 자기에게 해준 거고 그래서 삶이 힘들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막상 저는 그 얘기를 듣고도 영정이나 유골함을 볼 때마다 못해준 것만 떠오르고 잘못한 것만 떠오릅니다.
편의점 알바 붙었다고 아버지께 전화했더니 그리도 기뻐할 수가 없었어요.
이제야 내가 뭔가 해준 것도 같았지만 이제야 자리를 잡겠구나 싶어서 저도 기뻤고요.
지금이 8월 27일이니 그때 전화하고 편바 시작한 게 대략 2개월 약간 안 됐는데 그 사이에 그렇게 돌아가실 거라는 생각도 어느 정도 하긴 했고
그래서 필사적으로 하긴 했는데 그게 보내는 길에 걱정을 좀 덜어드린 게 되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아버지가 아픈 걸 실시간으로 보고 있을 때마다 차라리 저 병을 제가 가져갔으면 어땠을까 싶기도 했어요.
차라리 내가 대신 아프면 괜찮을 텐데, 차라리 내가 대신 병에 걸렸더라면 저렇게 아파하지 않아도 되는데.
이혼한 후에 삶에서 아버지가 어머니 역할까지 대신했던 비중이 너무 커서 그랬는지 다시 생각해보면
'네가 대신 아프다고 치면 그럼 멀쩡한 아버지는 어쩌라고? 몸이 멀쩡해도 마음이 아플 텐데?' 하는 생각이 들기는 합니다만
그때는 그냥 하도 경황이 없고 심각하게 아파서 힘들어하는 그 모습이 눈에 들어오니까 그냥 마냥 제가 대신 아프고 싶다는 생각밖에 안 했어요.
두서없이 얘기하느라 말이 길었는데 요약하자면 저는 밥버러지 신세를 (일단은) 벗어났고 아버지는 돌아가셨습니다.
그리고 저는 여태까지 효도의 ㅎ도 안 꺼낸 것은 둘째치더라도 못해준 것들 잘못한 것들만 떠올리면서 후회하고 있습니다.
제 욕하고 뭐 그런 것도 상관없습니다 어차피 자식새끼랍시고 효도의 ㅎ을 인생에 단 한번을 꺼낸 적이 없으니 욕 먹어도 싸다고 생각해요.
그래도 돌아가시기 직전 1개월+앞으로 안 짤리거나 다른 일로 자리잡거나 하면 더해질 기간들 빼고는 만년 밥버러지였던 자식새끼
그런 밥버러지도 보물이랍시고 등에 업고서 고생했을 저희 아버지 안 좋은 일들 다 잊어버리고 좋은 곳에서 푹 쉬시게 명복 한 번만 빌어주세요.
본문
[인생] 아버지가 결국 돌아가셨습니다 [38]
추천 62 조회 10466 댓글수 38
ID | 구분 | 제목 | 글쓴이 | 추천 | 조회 | 날짜 |
---|---|---|---|---|---|---|
118 | 전체공지 | 업데이트 내역 / 버튜버 방송 일정 | 8[RULIWEB] | 2023.08.08 | ||
8628262 | 인생 | 장난 & 잡담 게시물에 대해서는 징계 조치 하겠습니다. (46) | 루리 | 85 | 494161 | 2009.05.05 |
30538610 | 인생 | 쿠아곰 | 158 | 101364 | 2017.08.22 | |
8754326 | 인생 | 난웃고있다` | 137 | 2935 | 2009.06.06 | |
30564229 | 인생 | 루리웹-5770750090 | 114 | 41327 | 2020.10.12 | |
30560756 | 인생 | 10EMT | 114 | 15925 | 2020.05.23 | |
10766820 | 인생 | 1994 | 105 | 3421 | 2010.06.03 | |
11101140 | 컴플렉스 | ARITAUM | 101 | 2431 | 2010.07.24 | |
11043732 | 컴플렉스 | ARITAUM | 101 | 2914 | 2010.07.12 | |
30559555 | 인생 | 루리웹-7614261910 | 91 | 15249 | 2020.03.21 | |
8628262 | 인생 | 루리 | 85 | 494161 | 2009.05.05 | |
30563914 | 인생 | 다시밑바닥부터시작 | 77 | 19482 | 2020.09.25 | |
30579338 | 인생 | 만타사마 | 73 | 10346 | 2023.11.30 | |
30574976 | 신체 | Kuha | 72 | 22586 | 2022.11.14 | |
30544232 | 인생 | Unwa | 70 | 12347 | 2018.04.21 | |
30561545 | 취미 | 태엽장치 돌고래 | 68 | 27229 | 2020.06.18 | |
30556253 | 취미 | 카림무스타파 | 67 | 7851 | 2019.09.20 | |
30578473 | 인생 | 퍼퍼 | 66 | 8171 | 2023.08.27 | |
30573302 | 인생 | 하얀장미 | 65 | 17178 | 2022.07.04 | |
7127751 | 인생 | 스위치 오작동 | 65 | 4710 | 2008.05.12 | |
30561250 | 인생 | calypse66 | 63 | 28253 | 2020.06.07 | |
30552713 | 인생 | 루리웹00939310 | 63 | 65075 | 2019.04.17 | |
30578479 | 인생 | 요시다그란도시즌 | 62 | 10466 | 2023.08.27 | |
30555015 | 이성 | 락쇼락쇼 | 61 | 29759 | 2019.07.24 | |
30549120 | 인생 | 공기밥소리밥 | 60 | 12424 | 2018.10.14 | |
30562490 | 인생 | Vague Hope | 59 | 7039 | 2020.07.19 | |
30576641 | 취미 | 구독종료확인 | 57 | 11936 | 2023.03.21 | |
30573441 | 인생 | 멀데요원 | 55 | 8331 | 2022.07.16 | |
30580524 | 인생 | 금발 미소녀 | 54 | 5225 | 2024.04.17 | |
30559250 | 인생 | 게임사는아재 | 53 | 28104 | 2020.03.08 |
(IP보기클릭)221.161.***.***
삼가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IP보기클릭)49.172.***.***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아버지께 못해드린거 후회되는거 너무 마음에 담지 말고 앞으로 행복한 일만 있기를 기원합니다
(IP보기클릭)118.235.***.***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예전에 유튜브 보다 좋은 글귀가 있어 올립니다 "죽은 사람을 슬퍼하지말라 그 사람은 너와 함께한 순간부터 인생의 후회는 없었을 테니." "그는 죽어서라도 당신의 행복을 빌어줄 테니, 슬퍼하지 말고 다음을 기약하며 따스한 미소로 보내주거라."
(IP보기클릭)121.172.***.***
삼가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저도 작성자분이랑 비슷한 상황으로 아버지가 몇년 전에 돌아가셨는데 너무 힘들었는데 시간이 지나서 많이 나아졌습니다 그냥 울고 싶으면 울고 아버지께 미안하고 싶으면 미안해 하는게 저는 나쁘지 않다고 봅니다 힘내세요
(IP보기클릭)14.32.***.***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아버님께서 참 좋은 아들을 가지신 분이셨네요.
(IP보기클릭)221.161.***.***
삼가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IP보기클릭)49.172.***.***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아버지께 못해드린거 후회되는거 너무 마음에 담지 말고 앞으로 행복한 일만 있기를 기원합니다
(IP보기클릭)106.102.***.***
(IP보기클릭)1.239.***.***
(IP보기클릭)118.33.***.***
(IP보기클릭)183.109.***.***
(IP보기클릭)211.216.***.***
(IP보기클릭)182.231.***.***
(IP보기클릭)223.39.***.***
(IP보기클릭)118.176.***.***
(IP보기클릭)218.147.***.***
(IP보기클릭)124.80.***.***
(IP보기클릭)118.235.***.***
(IP보기클릭)1.232.***.***
(IP보기클릭)180.229.***.***
(IP보기클릭)119.71.***.***
(IP보기클릭)175.198.***.***
(IP보기클릭)220.78.***.***
(IP보기클릭)49.246.***.***
(IP보기클릭)211.243.***.***
(IP보기클릭)121.163.***.***
(IP보기클릭)218.51.***.***
(IP보기클릭)118.235.***.***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예전에 유튜브 보다 좋은 글귀가 있어 올립니다 "죽은 사람을 슬퍼하지말라 그 사람은 너와 함께한 순간부터 인생의 후회는 없었을 테니." "그는 죽어서라도 당신의 행복을 빌어줄 테니, 슬퍼하지 말고 다음을 기약하며 따스한 미소로 보내주거라."
(IP보기클릭)36.39.***.***
(IP보기클릭)221.157.***.***
(IP보기클릭)211.48.***.***
(IP보기클릭)211.218.***.***
(IP보기클릭)211.212.***.***
(IP보기클릭)118.91.***.***
(IP보기클릭)14.32.***.***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아버님께서 참 좋은 아들을 가지신 분이셨네요.
(IP보기클릭)221.148.***.***
(IP보기클릭)221.160.***.***
(IP보기클릭)211.105.***.***
(IP보기클릭)14.6.***.***
(IP보기클릭)121.172.***.***
삼가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저도 작성자분이랑 비슷한 상황으로 아버지가 몇년 전에 돌아가셨는데 너무 힘들었는데 시간이 지나서 많이 나아졌습니다 그냥 울고 싶으면 울고 아버지께 미안하고 싶으면 미안해 하는게 저는 나쁘지 않다고 봅니다 힘내세요
(IP보기클릭)39.123.***.***
(IP보기클릭)106.102.***.***
(IP보기클릭)222.2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