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머] 조혈모세포 기증 썰풀.

[Insanus]

얼마 전 조혈모세포 기증을 했따.

서약 자체는 지금 찾아보니 2013년에 했더라고.

그러고 나서 19년도에 한번 연락이 왔었음. 당근 빠따죠 쒸바! 를 외치며 승낙했는데… 기증이 필요한 환자가 건강이 갑자기 나빠졌다면서 잠시 보류하겠다고 하더라고. 그 이후로 연락이 없었음. 아마 그대로 돌아가셨나봐. 안타깝게도.

하여튼 그 뒤로 그냥 저냥 먹고 살다가, 올해 8월에 연락이 왔슴. 또 당근 빠따죠 쒸뽜! 를 외치며 승낙.

이때부터 코디네이터라는 사람하고 열심히 연락을 주고받음.사는 곳은 어디고, 병원은 어디로 잡는 게 좋고, 지병은 있니 없니, 평소에 먹는 약이 있니 없니… 그런 거 열심히 조사받고(?), 실제로 유전자형이 맞는지 확인하려고 채혈검사를 함.

다행히 일치해서 기증 가능한 거로 확인됨. 그 뒤로는 머 한동안 기다림의 시간이었음.

그러다가 실제로 기증을 진행하는 병원을 정하고, 병원에 직접 가서 혈관이 좋은지(=피 뽑기 좋게 혈관이 잘 잡히는지) 확인도 하고… 이 병원까지 왕복 3시간이었따… 크아아악… 사실 택시를 타고 다녀와도 경비 처리가 되긴 했는데, 그 돈을 환자가 낸다고 하더라고(건강보험으로 지원이 많이 된다곤 하지만). 그래서 걍 지하철 탔슴. 내 돈 아니라지만, 그 사람 돈이거나 세금이니까…

하여간 그러다 기증 일자가 완전히 결정되고, 그 직전의 사전준비로 백혈구촉진제라는 걸 맞았음. 맞으면 조혈모세포가 한동안 많이 나오게 해주는 약이라더라고. 그걸 내가 퀵 택배로 받아서 하루이틀 보관하다가, 집 주변 병원에 들고가서 주사를 놔달라고 하는 거임.

근데 여기서 좀 골때렸음. 코디네이터가 사전에 병원하고 연락을 잡아서, 해주겠다고 답변을 받았는데… 막상 가니까 의사양반이 못해주겠다고 하는 거야.

자기가 다뤄본 약품이 아니라 부작용 같은 거 생기면 책임질 수 없다고… 뭐 그 입장도 이해는 가지만…

결국 2만원인가 내고 근처 종합병원 응급실로 찾아가서 맞았음. 별 수 없었지.

그리고 병원에 입원했음. 교대근무를 하는 직종이라, 1회 근무표가 끝나면 2일을 쉬는데, 그걸 활용했지. 오후 근무 퇴근을 좀 일찍 해서 병원에 입원하고, 바로 다음 이틀(비번인 날)동안 기증을 하는 거로.

여기서부터는 사진 첨부.

"처음 보는 천장이다…" (개인적으로 이 드립 졸라 쳐보고싶었슴)

입원하고 받은 팔찌. QR코드가 있어서 병동 드나들 때나 환자 인식 때 쓰더라고.

영?광의 상처. 기증 전에 추가로 혈액검사한다고 발에서(팔 혈관은 기증에 써야되니까) 채혈했는데, 혈관이 안 잡혀서 혼났다…

…살쪄서 그렇겠지. 응.

난생 처음 타본 휠체어. 사지 멀쩡한 놈인데 휠체어 태워서 이동시키시더라구. 이유는 나도 몰?루.

병원밥. 의외로 맛 괜찮았음.

내 조혈모세포를 뽑아가는 기계. 우상단의 저 케첩같은 색의 물건이 조혈모세포. 진짜 케첩 색깔임.

기증 중에 간호사님한테 부탁해서 한 장. V 사인은 식상하고 손꾸락 하트는 별로 안 좋아해서, 샤카 사인 취해봤는데 잘 안 보이네.

이 상태로 누워서 5시간동안 뺐음. 오른팔뚝(그 왜 헌혈 바늘 꽂는 거기)에서 피를 빼서, 조혈모세포만 분리한 다음 남은 피는 다시 왼손의 바늘로 집어넣는 방식이었음.

듣기로는 뭐 드라마같은 데서 존내 아픈 거로 묘사해서 오해가 있다는데(허리 척추에서 골수를 직접 뽑아서 아프다던지) 전혀 그렇지 않음. 그냥 시간 오래 걸리는 성분헌혈임.

…돼지라는 나쁜 말 금지.

다 끝난 후에 왼손 바늘만 남았을 때. 이것도 금세 뺐었음.

이건 본가로 날아온 증서.

선 카르마가 ???만큼 증가했습니다? 우와아아앙?

뭐… 그렇다.

이번 기증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혹은 쇼킹한) 경험은… 그거 왜 하냐? 는 주변인의 굉장히 냉소적인 반응이었음. "내가 안 해주면 그 사람 죽는데요."라고 하니 말이 없어지긴 하더라마는, 이런 일을 위선… 착한 척, 잘난 척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주변에 진짜 있는 걸 확인해서 좀 착잡했다.

어쨌든. 그랬다고.

[GWAK P]

뽀뽀라도 해줘야쓰겄구마

[볼빨간중년기]

아니 착한일한 사람한테 왜 처벌을!!

[Insanus]

칭찬의 의미지?

…맞지?

[🙂Jinn]

[약쟁이_맥켄리]

감사합니다!
복받으세요!

[Insanus]

아리가또.

[ORA-06508]

혈액에서 그냥 분리하는 거였네. 나도 지금까지 골수 채취하는 줄 알고 있었는데

[baka1]

정확히는 옛날에는 그랬어.

[baka1]

91년에 지금과 같은 방식이 나왔고 00년대쯤 되면 일부 특수상황 빼면 사라진거.

[코스모스창고]

어쩔수 없이 골수 체취를 해야 하는 경우도 있긴 한데,
요즘은 이쪽이 굉장히 특이 케이스고,
보통은 저렇게 혈액에서 분리함..

헌혈하러가면, 저 기증 받는 거 물어보거나 책자 비치되어 있는데,
거기서 강종하는 내용임.
사람들이 대부분 골수에 직접 바늘 꼽는지 알지 기증서약을 잘 안해서.

[하늘나무1]

와 대단함
난 여름쯤에 연락왔는데 유전자검사 불일치 떠서 중단됨

[자원재활용]

복받으세요 ~

[지나가던사람]

[버거머거용]

나도 19년도에 헌혈의집에서 요즘 헌혈처럼 해요 골수 안뽑아요 해서 해놨는데. 연락 한번도 안오는중. 확률이 0.몇퍼대라고 하더라.

[코스모스창고]

서약하고 수십년 동안 안오는 경우도 많으니까..

그리고 오래 안오는 사람일 수록 왔다? 그럼 님 아니면 그 사람 죽어야 되니까, 건강 문제 아니면 하는게 좋음.

[☆치히로☆]

[우리집고양이보고갈래??]

네가티브 A형에 조혈모세포 기증하겠다고 서약한게 2005년인데 서운하게도 아직 연락이 안옴.
아니 서운할 건 아닌가...? ㅋㅋ

[구려]

좋게생각하자구 기증받을 환자가 없거나 적다는 이야기니까....

[Quroi]

선한 유게이는 개추야!

[Archsage]

너 이 자식 디첩이구나!

[polynik]

혈장혈소판 헌헐처럼 하는구나...그런데 5시간이면 엄청 길긴하네

[코스모스창고]

거꾸로 5시간 앉아서 헌혈만해도 한명 살린다고 생각하셈.
그럼 개꿀도 이런 개꿀이 없음.

[가람가랑]

[구려]

멋지다

[루리웹-2578729255]

난 올해 4월에 등록해는데 아직도 등록증이 안 옴 ㅠㅜ

[미류시즈]

사람이 사람 살린다는데 어디가 착한 적이지?

[Archsage]

최고다 유게이짱.

[앙토리아]

착한 유게이상!

[멍-멍]

우아 고생했다

시간을쓰는게 가장 귀한걸쓰는건데
조금선을 쌓은게아니라 많이 쌓은거지!

[루리3864웹]

고생하셨습니다 좋은일은 추천이야

[듣기로는 뭐 드라마같은 데서 존내 아픈 거로 묘사해서 오해가 있다는데(허리 척추에서 골수를 직접 뽑아서 아프다던지) 전혀 그렇지 않음.]
이거... 지지난달이던가? 이거 그대-로 들고와서
'조혈모세포기증은 골수주사로 어마어마하게 아프고 고통스럽다!' 로 베스트 갔다가

반박 베스트 다시 올라오니까
추하게 댓글에서 '너희들이 잘못 알고있는거야아아아-!' 하던 사람 있었는데
지금은 제대로 알고있으면 좋겠구만...

[배신하고싶어라]

나도 서약은 했는데 생각보다 연락은 안오네

[요가화이야]

나도 신청은 엄청 옛날에 해 두긴 했는데 연락 온 적 한번도 없었네.
두 번이나 연락이 오다니 굉장한 유전형인가

[꿀먹고싶다]

선행을 안 하는 건 상관없는데 지도 찔리는 게 있는지 굳이 하는 사람 내려 깎는 넘들이 있지. 쓴이는 진짜 말그대로 생명을 구했네. 행복한 일만 가득하길bb

[코스모스창고]

이런 일에 추천을 주지 않는다면, 어디에 추천을 줄수 있을까 싶다.
추천 한개 밖에 못주는게 아쉬움..!!!

[조제]

ㅈㄴㄴ 보고 있으면 오른쪽 보내줘라

[Insanus]

오른쪽은 무리일 듯~

가면 자선냄비에 5만원 꽂고 인증한다.

[🙂Jinn]

가라!!

[띵크마스터]

나도 얼마전에 연락 와서 부모님 허락 기다리는중
고생많았어 ㅊㅊㅊㅊ

[죄수번호-745705044]

ㅊㅊㅊㅊㅊㅊㅊㅊ

[Castor]

저런 식으로 하면 조혈모세포 채혈 전에 맞는 약물 때문에 채혈 후 컨디션이 좋아진다고 하더라

[그럼못써]

추천을 하나밖에 못줘서 미안해!

[운드르]

'그거 왜 하냐'는 사람은 자기 스스로 뭔가 찔려서 그러는 것일 테니 너무 신경쓰지 마십쇼. 대단하십니다. 짝짝짝

[유이련]

당신이 있어 이 세상이 조금 더 따스합니다.

[루리웹-5437961680]

대학생때 헌혈하면서 등록전 물어보니까 골수꽂는다고 답변받아서 호고곡하고 등록 안했는데
어느새 이방법 생겨있어서 등록함. 아직 연락은 안오지만 혈소판혈장을 꾸준히 하고있지

[Insanus]

훌륭합니다.

[루리웹-5437961680]

한번 간수치 넘어서 잠긴거풀고 해외출장도 다녀온김에 휴식중인데
아픈 유게이를 봐버리는바람에 해외기간 끝나면 또 달려야됨..
또 제한 안걸리게 체중감량도 해야된다 흑흑

[🤔?]

코이츠www 본인의 시간과 재산을 이용해 남을 살리다니 제법인

[지옥에서온친절한이웃스파이다마ㄴ]

난 쇄골에 직접 관을 꽂았음
뽑고 보니 빨대만 한 관이 내 몸 속에서 나오더라

부모님 몰래 한 거라 증서도 파일로 받았다

[Insanus]

훌륭해.

근데 부모님이 반대하셨나벼? 뭐어 그럴만도 한데…

[루리웹-2578729255]

쇄골에 ㄷㄷㄷ

[루리웹-2809288201]

[이팡]

글보고 나도 등록할까 하고 찾아봤더니 나이제한 걸리네.
아죠씨 울어요..

[로얄가드]

조혈모세포 기증 받는 사람은 기증 받기전에 자기걸 싹 죽여버려야 기증 받을수 있어서 상당이 위험 하다고함...
그런데 자기꺼 싹 죽였는데 기증 한다던 사람이 거부해버리면... 자기꺼 싹 죽인 사람은 그대로 죽는다고...

[Insanus]

맞아, 코디네이터 분이 그 얘기를 거듭 강조해주시더라.

[樓淚]

20년쯤 전에 기증 동의는 했는데 연락이 안오더라. 최근에는 혈압 때문에 100회까지 3,4회 남기고 헌혈도 못하고 있는데 좀더 지나면 내 몸뚱아리의 연식이 지날듯?;

[樓淚]

찾아보니 이미 연식이 지났구나...

[로얄가드]

기증은 55세 까지 가능

[루리웹-0844614899]

복많이많이 받아~~~

[gdend]

당뇨 있어도 되나요?

[Insanus]

ㅁ… 몰라…

[파도토끼]

귀찮아서 로그인 잘 안하는데.. 오랜만에 로그인 하게 만드시네요. 정말 멋지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