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티니차일드, 카카오를 선택한 이유

“몇몇 분들께서 갑자기 카카오의 투자를 받게 된 이유를 물으시기에 이번 인터뷰를 요청하게 됐다.”고 말한 그는 “8월의 CBT에서는 전투와 성장 시스템을 공개하게 될 텐데, 오늘은 어느 정도 완성이 된 전투 시스템을 보여드리려 한다.”며 설명을 시작했다.

데스티니차일드의 전투는 액티브 턴제로 진행되는 기본 공격을 통해 쌓인 스킬 게이지를 모아 발동하는 것이 핵심이며, 노멀 스킬, 슬라이드 스킬, 크리티컬, 약점 공격, 드라이브 스킬 등을 사용하면서 드라이브 스킬 사용에 따라 누적되는 피버 게이지로 피버 타임에 들어가는 흐름이다.



슬라이드 스킬은 차일드 직업, 속성 특징의 대표 스킬로 강력한 대신 쿨타임이 존재하고, 차일드에 따라 효과가 다른 드라이브 스킬은 타이밍에 따른 터치 조작으로 추가 데미지를 줄 수 있으며, 노멀 스킬 연타로 막판 역전을 노릴 수 있는 피버 타임은 장기전에서 승부를 판가름 내는 요소이다.



아래는 iOS 빌드 시연 후 이어진 질의 응답을 정리한 것이며, 참고로 시나리오 파트는 풀보이스를 지원한다.

[라디오 드라마 장면]
근본적으로는 크게 다르지 않지만, 이전에는 캐릭터의 개성을 살리기가 쉽지 않았고, UX가 좋지 않다는 의견도 나와서 고민을 많이 했다. 이전 것이 목표의 50%라면 지금은 70%까지 온 것 같다. 약간 차분하지 않은 감도 있지만, 모바일 게임의 특성에는 지금이 더 어울린다고 판단하고 있다.
● 전투 이외의 부분은 어떻게 만족도를 높일 것인가?
게임의 재미에는 많은 요소가 작용한다. 평소 체감하지는 못해도 로딩 속도라던가 반응 속도, 그리고 성장 시스템과 모험 등. 이들에 대해서도 계속 신경 쓰고 있다.
● 전투 시스템을 변경할 때 중점을 둔 부분은?
일단 전투 화면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피드백이 가장 와 닿아서 중요도가 떨어지는 화면 하단의 타임라인을 삭제하고, 캐릭터의 상태와 스킬, 팀 상태와 스킬 등을 배치해 현황을 직관적으로 알 수 있게 했다. 또 캐릭터를 조작한다는 느낌을 주기 위해 캐릭터의 얼굴을 배치했으며, 스킬을 자유롭게 운용할 수 있도록 했다.
● 생각보다 전투에서 조작하는 요소가 많은데, 피로도가 높지는 않을까?
완전 수동일 경우라면 피곤해지는 것이 맞다. 하지만 모바일 게임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자동 전투를 사용하면 드라이브 스킬과 피버 게이지만 컨트롤 하면 된다. 이 부분은 CBT에서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 카카오로부터 투자를 받게 된 배경 스토리가 궁금하다. 투자액과 조건에 대해 알려줄 수 있다면 더 좋고.
투자의 경우 우리 회사만의 이야기가 아니라서 많은 말을 할 수 없지만, 카카오와 케이큐브로부터 투자를 받은 것이 for Kakao가 된 이유는 아니라는 점만은 분명히 하고 싶다. 카카오 플랫폼은 여러 가지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는 플랫폼이라고 생각하며, 이전의 게임들이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것이 아닐까 하던 차에 지인으로부터 투자 제안을 받았다. 그리고 이것이 서로 협력이 가능한 좋은 제안이라고 판단하여 카카오를 선택한 것이다.
질문이 나온 김에 카카오에 대해 좀 더 이야기하자면, ‘친구한테 스팸 메시지를 보내는 플랫폼’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데스티니차일드에서는 친구를 팔아서 보상을 얻는 시스템이 들어가지 않는다. 그리고 자기 정체성을 드러내는 부분에 대해서도 카카오 측과 상의하여 가급적 그러지 않는 쪽으로 조율하고 있다. 카카오의 단점을 막을 수 있다고 판단했기에 가기로 한 것이다.
역으로 카카오의 장점이라면, 김형태라는 사람을 모르는 분들이 데스티니차일드를 접할 수 있게 해준다는 것이다. 팬이 아닌 다른 분들께 우리 게임을 보여드릴 수 있다는 점은 정말 매력적이다. 그리고 카카오는 강력한 미디어 플랫폼이다. 멜론과의 협력, 카카오 프렌즈 등 카카오는 단순한 채팅 메신저의 위치에서 벗어나 굳건한 입지를 확보하고 있다. 그래서 많은 일을 꾸미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추후 결과물로 보여드리고 싶다. 그리고 분명한 점은 카카오의 선택 여부와 관계 없이 데스티니차일드는 지금 모습 그대로일 것이라는 점이다.
● 카카오 플랫폼을 선택하면서 달라진 점은?
콘텐츠 측면에서는 게임 내외적으로 달라지는 부분이 있지만, 과금 측면에서는 없다.
● 카카오 프렌즈와의 콜라보레이션도 가능한가?
개인적으로는 하고 싶지만, 이 부분은 우리만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 성장 시스템은 어떤 식으로 달라지는가?
오늘 이 부분까지 다 이야기하기는 어렵지만, 외형 변경과 스킬 등이 시스템에 자연스럽게 녹아 들어가는 등 깊이가 더해졌다.
● 유저 정보 노출을 최소화하고, 카카오 특유의 소셜 시스템을 탑재하지 않는다면, 시스템 적으로 기존 카카오 게임과의 차별점은 무엇인가?
for Kakao라고 하면 친구 초대가 대표적인 시스템인데, 초기에는 신선했지만 지금은 사람들이 스팸처럼 느끼고 있다. 이것을 제외시켜 유저들이 불편하게 생각하던 것을 제거하고, 대신 미디어 플랫폼으로서 카카오의 강력함을 살리고 싶다.
● 현재의 모바일 게임 시장을 어떻게 보고 있나? 그리고 데스티니차일드는 어떤 장점을 가지고 있나?
게임 개발을 20년 했지만, 모바일은 정말 내일을 예측하기가 힘들다. 개인적으로 인그레스를 플레이 해봤음에도 불구하고 포켓몬 GO가 이렇게 성공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그래서 트렌드를 뒤쫓기 보다는 IP의 가치에 집중하려 한다.
그리고 캐릭터에 매력을 부여하는 것이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기에, 데스티니차일드에서는 캐릭터들 간의 관계와 이야기가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도록 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지금 우리가 VR이나 AR을 시도할 수는 없지만, 어떤 기술이 나와도 대응할 수 있는 가치 있는 IP를 만드는 일은 해볼 수 있으니까.
● 섹시한 여성 캐릭터가 화근이 된 경우도 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데스티니차일드에는 귀엽고, 여성스러운 캐릭터도 있지만 섹시한 캐릭터도 많다. 타사 게임에 대해 뭐라고 말할 수는 없으나, 캐릭터 자체가 문제가 됐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처음에는 과격한 그림도 그렸지만, 지금의 그림들이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킬 정도는 아니라고 본다.

● 시로 마사무네와 무라타 렌지가 참여한 작품들이 아직 공개가 안 됐다. 언제쯤 볼 수 있나?
시로 마사무네가 보내준 그림은 잘 도착해서 어레인지 하고 있고, 무라타 렌지의 그림은 아직 작업 중이다. 다만 공개 시점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으며, 건스미스 캣츠의 켄이치 소노다도 우리 게임에 도움을 주기로 했다.
● 서비스 일정에 대해 이야기 해달라.
현재 CBT 빌드는 마무리 중이고, 광복절 이후에 CBT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 이후에 대해서는 아직 말하기 어렵다.
● 풀보이스를 지원한다면 성우에 대해 알려줄 수 있나?
유명한 분들의 목소리는 대부분 들을 수 있을 것이다.
● 기존 개발사와 비교했을 때 카카오 측에서 혜택을 준 것이나 마찬가지 아닌가?
혜택이라기보다는 노력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우리 게임만을 위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앞으로의 비전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 데스티니차일드는 세로형 게임이라 가로형 게임과는 이야기 전달 방식에 차이가 있을 것 같다. 어떤 고민이 있었나?
3D를 사용하지 않다 보니 전투 시 세로형의 위화감이 더 적었다. 그리고 캐릭터를 잘 보여주려면 세로형이 나을 것 같았다.
● Live 2D 게임 영상이 공개됐을 때 너무 과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맞는 말이다. 그래서 과격했던 움직임은 일괄적으로 수정 해나가고 있다. 그리고 모니터보다 작은 모바일에서 볼 때 좀 더 잘 보이기 위해 의도한 부분도 있다.
● CBT 연기 이유는 피드백을 받아 수정하기 위함이었다. 어떤 부분이 달라졌는가?
가장 큰 지적은 전투와 성장이었는데, 처음에는 우리 개발팀의 실력이면 금방 될 수 있을 줄 알았으나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
● IP 이야기를 꺼냈는데, 이 IP를 어디까지 확대하고 싶나?
찾는 사람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끝까지 가져가고 싶다. 원한다면 콘솔로 못 낼 이유도 없고, 타 게임과의 콜라보에 대해서도 문을 열어놓고 있다. 다만 이 모든 것은 유저 여러분의 사랑이 있을 때 가능하다.
● 오늘 공개된 빌드에 대한 넥스트플로어의 평가는?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기 위해 함께 노력했으며, 캐릭터의 성격을 보다 잘 드러내고, 전투에 재미를 더하기 위한 시도들이 상당 부분 반영되었다고 본다.
● 넥스트플로어의 초기 투자만으로는 부족했나? 그리고 앞으로는 카카오나 케이큐브와도 협의해야 하지 않나?
넥스트플로어와의 만남은 좀 특별해서 일반적인 투자와는 많이 다르다. 그리고 카카오와 케이큐브도 게임 개발에 대해서는 우리를 신뢰하고 있다.
● CBT에서 개인적으로 이용자들이 봐주었으면 하는 부분이 있다면?
모바일 게임의 특성 상 작은 화면에서 몰입하는 것이 쉽지 않지만, 캐릭터들이 펼치는 이야기에 조금만 더 귀 기울여주신다면 재미를 느낄 수 있지 않을까 한다.
● 해외 진출 시에도 카카오와 함께 하나?
해외 시장에 대해서는 아직 이야기 할 단계가 아니다. 일단은 우리나라에서 잘 서비스 되는 것이 중요하다.
● 블루스택 같은 안드로이드 가상화도 지원할 생각인가?
이 부분은 카카오의 정책에 따르게 될 것 같다.

| 이장원 기자 inca@ruliweb.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