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유P가 말하는 ‘섬란' 신작과 ‘폭유질주’ 업데이트
올해 초, 게임물관리위원회로부터 등급분류를 거부당하며 적잖이 화제를 모은 방치형 모바일게임 ‘섬란카구라 폭유질주’. 당초 IP 자체가 워낙 자극적인 면이 있다 보니 선정성 문제가 아니냐는 추측이 많았으나 실상은 게임 내 일부 표현이 파치슬로(카지노 슬롯머신)를 연상케 한다는 이유에서였다. 다행히 이 일은 개발사 디비전 오가 관련 디자인을 전면 교체해 재심의를 받음으로써 막간 해프닝으로 마무리됐다.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첫 발을 내디딘 ‘섬란카구라 폭유질주’가 어느덧 서비스 100여 일을 넘겼다. 세간의 평가는 원작이 지닌 아찔한 매력 요소를 잘 살렸다는 칭찬과 함께, 방치형 게임의 한계를 넘어서지 못했다는 질타가 혼재된 상황. 이에 디비전 오 김동천 개발팀장은 물론 마벨러스 ‘폭유P’ 타카키 켄이치로와 코자카이 쇼고 프로듀서가 직접 내한하여 향후 ‘폭유질주’의 새로운 재미를 더할 대규모 업데이트에 대해 소개하는 자리를 가졌다.
이날 대담에서는 ‘섬란카구라 폭유질주’는 물론 8월 초 신작 발표회를 통해 공개된 ‘섬란카구라 세븐’, ‘피치볼 섬란카구라’에 대한 흥미로운 정보도 들어볼 수 있었다.
디비전 오 김동천 개발팀장, 마벨러스 '폭유P' 타카키 켄이치로, 코자카이 쇼고 프로듀서
● 며칠 전까지 진짜 엄청나게 더웠는데 타이밍 좋게 내한했다
폭유P: 일본은 연일 30도 후반에서 40도라 참 괴로웠는데, 오늘 한국 공항에 내려보니 정말 시원하더라. 한국도 꽤 덥다고 들었으나 예상 외로 기분 좋은 바람을 느끼고 있다. (※인터뷰가 진행된 8월 17일 한국은 실제로 시원했으나 안타깝게도 이튿날부터 다시 더워졌습니다)
● 지난 5월 내한 팬미팅이 있었는데 조금 늦었지만 소감이 듣고 싶다
폭유P: 첫 한국 팬미팅이었는데 예상을 뛰어넘는 열기와 성원을 받아 대단히 기뻤다. ‘섬란카구라’ 특유의 가슴이라던가 이러저러한 구호를 부끄러워하면서도 함께 연호해주었다.
● ‘폭유질주’가 어느덧 서비스 100일차를 맞았다
폭유P: 그간 좋은 일도 나쁜 일도 있었겠지만, 한국 개발사를 통해 ‘섬란카구라’ 신작이 만들어진 것 자체가 기쁘고 즐겁다. 다만 ‘섬란카구라’의 매력을 게임 내적인 콘텐츠로 완벽히 녹여내지 못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반성한다.
김동천: 방치형 게임으로서 실질적인 지표는 나쁘지 않은 상황이다. 다만 장르 특성상 RPG를 비롯한 여타 장르에 비해 라이프사이클이 짧더라. 유저가 평균 두 달 정도면 게임에 질리기 때문에 롱런이 힘들 수밖에. 그래서 아예 새로운 모습으로 재탄생하고자 이번 대규모 업데이트를 준비하게 됐다.
● 그렇다면 ‘폭유질주’ 대규모 업데이트가 대체 무엇인가
폭유P: 방치형 게임이라는 정체성은 유지하면서 ‘탐험 모드’라는 완전히 새로운 콘텐츠가 추가된다. 기존 모드가 캐릭터 1인이 달리며 여러 액션을 펼치는 것을 감상하는 형태였다면 ‘탐험 모드’는 여럿이 팀을 짜서 플레이하는 액션 RPG에 가깝다. 시스템적인 변화뿐 아니라 그래픽면에서도 크게 발전한, 그야말로 대규모 업데이트라는 표현으로도 다 담을 수 없는 막강한 파워를 담아냈다.
김동천: 새로운 게임을 하나 만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열심히 준비했으니 기대해달라.
● 서비스 100일을 넘긴 시점에서 그래픽을 갈아엎었다는 얘기인가
김동천: 물론 그렇지는 않고 ‘탐험 모드’에 한하여 새로운 그래픽이 적용되는 것이다.
● 그러면 신규 캐릭터를 추가할 때마다 작업량이 배가 될 텐데
김동천: 감수해야할 부분이다. 기존 업데이트 주기가 늦춰지지 않도록 개발 공정도 개선 중이고.
● 그간 방치형 모드에서 육성한 결과가 ‘탐험 모드’에 반영될까
김동천: 이미 방치형 모드로 라이브를 해왔는데 이제와 ‘탐험 모드’를 완전히 분리한다면 우리 게임을 사랑해주신 분들을 배신하는 일이다. 직간접적으로 많은 부분이 연계되기 때문에 방치형 모드를 소홀히 했다면 ‘탐험 모드’에서 원활한 진행이 어려울 것이다.
● 올해 초 인터뷰 때 매달 캐릭터를 하나씩 업데이트한다고 했는데, 약속은 지켜졌나
김동천: 론칭 이후 매달 한 캐릭터씩 꾸준히 업데이트하여 총 여덟 명에 이르렀다. 다만 라이브 와중에 한차례 또 심의 거부를 받는 바람에 관련 이슈부터 해결하느라 6~7월 시점에서 살짝 지연되기는 했다. 아마도 무라사키 업데이트 즈음이었을 거다.
● 최근 사숙월섬여학관의 요자쿠라가 추가됐는데, 그녀의 매력을 어필한다면
폭유P: 겉보기에 귀여운 여자아이지만 소년들이 좋아할 법한 거대한 로봇 주먹을 장착한 반전 매력의 소유자다. 어머니처럼 동료들을 돌보는 모성애까지 지니고 있어 개발자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굉장하다.
● 공식 카페에서 누가 미라이를 달라고 1인 시위 중이더라. 다음 캐릭터는 누군가
폭유P: 과연 누구일까(웃음)…
● 최근 들어서 부쩍 접속 불량을 호소하는 유저가 많아졌는데
김동천: 맞다. 접속 불량 빈도가 근래 확 늘어났다. 내부적으로 원인을 파악 중인데 우리 프로그램이 문제가 아니라 특정 디바이스나 구글 네트워크 에러로 보인다. 이 부분은 최대한 빨리 개선토록 하겠다.
● iOS 버전 출시는 여전히 무리일까
김동천: 알다시피 iOS로 가려면 캐릭터 의상을 전부 수정해야 한다. 방치형 게임치고는 그래픽 리소스가 상당한 게임이라 당장은 불가능에 가깝다.
● 최근 ‘시노마스 섬란카구라 뉴링크’가 ‘DOA’와 콜라보했다. ‘폭유질주’는 계획이 없나
폭유P: 재미있는 콜라보는 언제나 환영이다. 꼭 일본에서 유명하지 않더라도 ‘폭유질주’와 잘 어울리는 한국 IP가 있다면 콜라보를 추진하고 싶다.
● 모처럼이니 본가 얘기도 해보자. 최근 신작발표회 영상이 유튜브에서 차단되는 일이 있었다
폭유P: 아…(웃음). 차단당한 것은 아쉽다면 아쉬운 일이지만, 역으로 그 때문에 흥미를 가져주는 분들도 많아서 오히려 잘됐지 싶다. 원래 보지 말라면 더 보고 싶은 게 사람 심리니까.
쇼고: 덕분에 웹상에서 굉장히 화제가 됐고, 내부에서도 좋은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다.
● 신작 ‘섬란카구라 세븐’에 대한 보다 자세한 소개를 부탁한다
폭유P: 아직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기는 이른 시점이다. 캐릭터와 시스템 모두 전면적으로 바꾸는 중으로, 세계적으로 섹슈얼 요소의 규제가 심해지는 분위기여서 조심스럽게 만들고 있다. 앞으로도 충분한 시간을 들여 하나하나 완성해가겠다.
● ‘섬란카구라 세븐’을 기하여 이제까지의 이야기가 종결된다는 소식이 있던데
폭유P: 좋은 의미에서의 종결이다. 억지로 이야기를 질질 끌며 연명하기 보다 어느정도 결말을 짓고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가고자 한다.
● ‘섬란카구라’ 시리즈 자체를 여기서 끝내겠다는 선언인가
폭유P: 그럴리가. ‘섬란카구라’는 계속된다. 앞으로의 전개가 어떻게 바뀔지 기대해달라.
● 캐릭터 모델링을 일신했는데 어떤 부분에 가장 신경을 썼나
폭유P: 일러스트레이터 야에가시 난(八重樫南)의 테이스트를 어떻게 해야 3D로 표현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 그리고 이제는 가슴뿐 아니라 머리카락이나 몸의 움직임도 부드럽게 구현하고 싶었다.
● ‘섬란카구라 버스트 리뉴얼’이 한국어화 호평 발매됐는데, 다음 신작도 기대해도 좋을지
폭유P: 그렇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한국어화를 이어갈 계획이다. 일본에서 12월 발매되는 ‘피치볼 섬란카구라’도 가능하면 한국에 선보이고 싶다.
● 이 자리를 빌어 ‘피치볼 섬란카구라’에 대해 살짝 소개한다면
폭유P: 소녀들의 몸을 이용해…(웃음) 핀볼을 즐기는 ‘섬란카구라’ 외전이다.
● ‘시노비 리플레’에 이어 다시금 닌텐도 스위치를 선택한 이유는
폭유P: 스위치의 HD 진동의 손맛이 굉장한지라 이걸 활용한 게임을 만들고 싶었다. 또한 ‘섬란카구라’는 아무래도 거치형으로 즐기기에 난감한 순간도 있기 마련인데 스위치는 휴대용 모드가 있어서 안성맞춤이었다.
● ‘피치볼 섬란카구라’ 캐릭터들의 가슴이 원작에 비해 풍만하다는 제보가 있다
폭유P: 기본적으로는 같은 사이즈다. 연출적인 과장 때문에 커보이는 걸까.
● 닌텐도 스위치의 특징 중 하나가 기기 하나로 둘이 즐기는 기믹인데
폭유P: 우리 게임은 좋은 의미로도 나쁜 의미로도 혼자 즐기는게 좋겠다(웃음).
● 혹시 TVA ‘섬란카구라 시노마스 도쿄 요마편’ 제작에도 직접 참여하고 있는지
폭유P: 예전에 애니메이션화 되었을 때는 크게 관여하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원작 각본가가 직접 플롯을 쓰므로 ‘섬란카구라’ 색이 훨씬 강한 작품이 될 것이다. ‘시노비 마스터’라는 부제 때문에 오해할 수 있는데 현재 서비스 중인 ‘시노마스’만이 아니라 시리즈 전체를 아우르는 애니메이션이다.
● 여담이지만, 아직도 한국 아이돌 가운데 트와이스를 가장 좋아하는가
폭유P: 트와이스를 향한 사랑은 전혀 변하지 않았다. 쯔위와 나연을 가장 좋아한다. 아, 최근에는 블랙핑크도…(웃음)
● 끝으로 ‘폭유질주’와 ‘섬란카구라’를 성원하는 팬들에게 인사를
김동천: ‘폭유질주’ 서비스가 어느덧 100일을 넘어섰다. 그간 여러 사건이 있었고 ‘섬란카구라’ 게임으로서 유저 여러분의 눈높이에 맞추지 못해 실망을 드린 부분도 있을 것이다. 우리 역시 누구보다 이 게임을 잘 만들고 싶고, 이제 보다 게임다운 게임으로 나아가려 하니 모쪼록 즐겁게 플레이해주면 좋겠다.
폭유P: 앞서 ‘섬란카구라 버스트 리뉴얼’을 통해 그간 발매하지 못한 초기작을 선보일 수 있었다. 콘솔과 모바일게임 모두 야한 요소만 있는 것이 아니라 다른 즐거움이 많은 게임이니 이런 점을 찾으며 즐겨주면 기쁘겠다.
김영훈 기자 grazzy@ruliweb.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