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출.
성인인 보호자의 허락 없이 주거지를 떠나는 행동.
유사쿠는 자신에게 어울리지 않는 단어에 대해 생각하며 방송실을 바라보았다.
사방이 꽉 막힌 그 공간에서는 라디오의 진행자인 우즈키와 린, 그리고 ‘카리스마★갸루’라는 컨셉의 죠가사키 미카가 힘겹게 헤드셋을 쓰고 있는 니나를 도와주며 방송을 준비하고 있엇다.
[그래서 어떻게 할 거야? 유사쿠.]
“… 생각 중이야.”
[일단은 자이젠 아키라에게 접촉할 수 있는 방법이잖아? 거절할 이유가 ….]
위험한 말을 내뱉는 이그니스에 유사쿠는 입가에 검지를 올리고 쉿, 하고 목소리를 줄였다.
두 사람(?)이 이렇게 가출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이유는 바로 방송국에 들어오기 전에 들려왔던 ‘자이젠 아오이’로부터의 전화였다.
통화의 내용을 간략히 설명하자면 ‘오라버니인 자이젠 아키라에 의해 집 안에 감금된 상태이니 빠져나올 수 있게 도와달라.’는 것이었다.
유사쿠는 째깍째깍 움직이는 시계로 시선을 던지며 고민에 빠졌다.
자세한 사정까지는 알 수 없었지만 그녀의 행동은 사실상 가출이나 다름 없었다.
분명히 그녀의 가출을 돕게 되면 필연적으로 자이젠 아키라와 접촉할 가능성이 생겨난다.
어쨌든 아오이를 집으로 돌려보내는 과정에서 유일한 보호자인 아키라와 만날 수밖에 없을 테니까.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아오이를 팔아넘기는 수법으로 아키라에게 다가가 Sol 테크놀러지의 숨겨진 정보를 찾아내는 일도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의문인 점이 딱 하나 있었다.
[어이, 유사쿠. 니나 쨩이 손을 흔드는데?]
“아, 아아.”
유사쿠가 생각에 빠져 있는 사이, 어느 새인가 라디오 방송은 시작했고 인트로 음악이 울리는 사이에 니나가 유사쿠에게 손을 흔든 것이었다.
잠깐 머뭇거리던 유사쿠는 마찬가지로 그녀에게 손을 흔들어주며 인사의 답을 하곤 가장 의문인 부분을 떠올렸다.
바로 다른 사람도 아닌, 자신에게 도움을 요청했는가 …, 라는 부분이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봐도 그저 클래스 메이트에 같은 동아리 소속일 뿐인 그에게 그녀가 가출에 관한 도움을 요청한다는 것은 수상하기 짝이 없어보였다.
거기다 전화 번호도 알려준 적이 없지 않은가.
그녀의 말로는 듀얼부장에게 번호(동아리 가입 시에 서류에 전화 번호를 기재해야 하므로)를 얻어 전화를 걸었다곤 하지만 왜 요청했는가, 라는 부분은 해결되지 않는다.
혹시 자신의 정체를 파악한 하노이의 함정은 아닐까?
오만가지 생각이 유사쿠의 머리를 뒤흔들었지만 속 시원히 해결책은 나오지 않았나.
“하는 수 없나.”
[응? 뭐가 말이야?]
“아니. 언제나처럼 정면 돌파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되서 말이야.”
[그렇네. 그러면 일단 이 상황부터 돌파하는 게 어때?]
“이 상황?”
이그니스의 기이한 물음에 유사쿠는 의아한 얼굴로 시선을 옮겼다.
그러자 라디오 PD의 손짓이 보였고, 그제서야 들리지 않았던 방송 소리가 귓가에 들려왔다.
“헤에, 얼굴이 험악해보여서 몰랐는데 니나에게는 상냥하구나 ★”
“게다가 카드 가게에 귀여운 카드가 걸려 있어서 봤더니 유사쿠 오빠가 사준 검다! 이거!”
“와아. 니나 쨩처럼 정말 귀여운 카드들이네.”
“흐응, 마스터 오브 OZ. 의외로 강력한 카드도 있네.”
유쾌한 페이스로 능숙하게 니나의 발언을 유도하는 미카와 호응하며 분위기를 이어가는 우즈키, 거기에 의외의 지식을 뽐내며 흥미를 끌어내는 린까지.
틀림 없이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왔기 때문에 가능한 진행이었고, PD나 기획 의도대로 유쾌하고 발랄하게 이야기는 진행되고 있었다.
단지 이번 회의 게스트인 니나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되고 있는 지라, 최근 그녀와 가장 많은 접점을 가지고 있는 유사쿠가 화제에 자주 튀어나온다는 것이었다.
좀 더 성숙한 나이대의 아이돌이었다면 관계자라곤 해도 공식적인 미디어에 매니저나 프로듀서의 이름을 말하지 않겠지만 아직 어린 니나는 그러한 것에 대한 개념이 없는 탓에 자연스럽게 그의 이름이 방송에서 흘러나왔고, 한번 흐름을 탄 이야기가 폭주해버린 것이었다.
물론 유사쿠의 이야기만이 나온 것은 아니었지만 이미 그의 이름은 하나의 주제가 되어버렸다.
오로지 니나하고만 관련 있는 이름이었다면 모르겠지만, 어쨌든간에 사무소에서 몇 번이나 얼굴을 볼 수 있었던 것이 유사쿠였으니까.
“저기 ….”
유사쿠는 이그니스가 말했던 곤란한 상황이라는 것을 금새 눈치챌 수 있었다.
왜냐하면 라디오의 스태프들이 유사쿠를 즐거운 눈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었다.
라디오 프로그램의 작가가 어색하게 웃으며 다가왔다.
“후지키 씨. 잠깐 방송실에 들어갈 생각 없어?”
“제가 …, 말인가요?”
“어, 맞아. 다 아는 사이잖아? 가서 니나 쨩이랑 다른 애들이랑 편안하게 이야기해봐. 응?”
“하지만 라디오에 출연하는 건 생각해본 적도 없는 일이라 ….”
“괜찮아, 괜찮아. 위험하면 우리가 끊을 테니까. 게다가 니나 쨩이 입담이 터져서 호응이 좋은데, 이걸로 니나 쨩의 인지도가 높아지면 후지키 씨도 좋잖아?”
“그렇긴 하지만 역시 ….”
“자자, 안에 애들에게 자리 좀 마련해달라고 해주세요. 후지키 씨는 물이라도 마시면서 목 좀 가다듬고 있어?”
“아니, 저기. 그러니까 ….”
유사쿠가 당황하면서 그들을 막으려고 했지만 이미 이야기는 멋대로 정해진 듯 했다.
방송실 안에서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던 신데렐라들은 꺄르르, 웃으며 유사쿠에게 손을 흔들었고, 유사쿠는 하는 수 없다는 듯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이그니스가 놀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히히. 이걸로 전국 데뷔네. 유사쿠 쨩.]
“입 다물어.”
유사쿠는 뚱한 표정을 지으며 반항의 표시조차 머릿속에서 지워버렸다.
원치 않는 일이라고 하더라도 이제는 도망칠 수 없다.
***
아오이는 조심스레 현관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마치 고양이처럼 아주 천천히 움직였지만 가정 로봇은 금새 눈치채고는 그녀를 돌아보고 있었다.
녹색 시각 파츠가 은은한 빛을 내자 아오이는 그럴 생각이 없었다고 주장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반대편으로 걸어가 테이블에 올려둔 머그컵에 손을 대었다.
로봇을 만든 것은 인간인데, 인간이 로봇의 감시에서 벗어날 수 없다니.
아오이는 속으로 한탄하며 기분을 전환할 요량으로 라디오를 틀었다.
[코알라의 기분이 되는 거에요!]
[그러고 보니 니나 쨩은 코알라 옷도 있지 않아요?]
[그 옷을 입고 글러브까지 끼면 완전히 마스터 오브 OZ 겠네.]
[아니지. 린. 마스터 오브 니나★ 가 아닐까?]
당연한 일이지만 라디오 속의 출연자들은 그녀의 기분을 모르는 채로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녀들과의 거리에서 느껴지는 울적한 기분에 아오이는 머그컵에 찰랑거리는 우유를 마시지도 않고, 머그컵만을 만지작거렸다.
‘내가 링크 브레인즈에서 블루 엔젤로 활동했을 때, 이런 기분인 사람도 있었을까?’
언제나 오라버니인 아키라에게 인정받기 위해 블루 엔젤로서 활동했던 아오이로서는 전혀 떠올리지 못 했던 생각이었다.
비록 허상으로 이루어진 아바타에 불과했지만 그녀의 몸짓에 팬들은 성원을 보내주었다.
메일도 잔뜩 받았고, 응원의 목소리도 몇 번이나 들었었다.
원치 않았던 굿즈가 탄생하는 경우도 있어서 당황스러웠지만 뿌듯한 기분으로 듀얼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무리네.”
블루 엔젤로서 링크 브레인즈에 접속하지 못한 지 벌써 며칠이 지났다.
SNS에서는 플레이메이커와의 듀얼에 패배해서 은퇴했다는 낭설이 떠돌고 있었지만 금방 이야기는 사라져 버렸다.
그녀에 대한 이야기도 전부.
대체 무엇이 잘못되었던 걸까, 아오이는 씁쓸한 눈으로 머그컵에 비친 자신을 바라보다가 그 손잡이를 손에 걸었다.
슬쩍, 커튼을 치우고 밖을 바라보았지만 아직 기다리고 있는 사내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오지 …, 않을려나.”
아오이가 그에게 전화한 것은 다름 아닌, 그의 알 수 없는 마음 때문이었다.
만약 그 마음이 그녀가 예상하는 것과 일치하다면 …, 다른 사람들은 몰라도 그는 반드시 자신을 도와주러 올 것이라는 믿음이었다.
물론, 사람의 마음을 이용해 억지로 움직인다는 것이 안 좋다는 것은 그녀도 알고 있었지만 어쩔 수 없었다.
그녀의 오라버니인 자이젠 아키라에게 그녀의 마음을 전하는 방법은 이제 강경책밖에 남아 있지 않으니까.
아오이는 창밖을 바라보며 머그컵을 입에 댔다.
언제 올지 모르는 그를 기다리며.
그리고.
[자, 그럼 10분 정도 남았지만 새 게스트를 소개할게요. 니나 쨩의 …에, 매니저! 후지키 씨입니다.]
[예. 후지키 …, 유사쿠입니다.]
푸우우우웁.
입에 머금고 있던 우유를 뿜고 말았다.
왜 쟤가 저기서 나와!?
황당함과 기도로 들어간 액체에 의한 괴로움 속에서 아오이는 생각했다.
***
유사쿠의 인사에 미카는 장난끼 가득한 얼굴을 지으며 정정했다.
“잠깐, 잠깐, 후지키 군★ 우리 인사는 데렛스야!”
“그렇네요! 자, 후지키 씨. 데렛스 ~!”
“데렛스라는 건 데레입니다. 신데렐라입니다, 라는 뜻으로 아는데 제가 하는 건 조금 ….”
“괜찮아. 인사라고 생각해.”
먼저 운을 띄우는 미카.
그것을 받으며 등을 떠미는 우즈키.
마지막으로 퇴로를 차단하는 린.
유사쿠는 철저하게 자신의 도주를 막아내는 그녀들의 맹공에 주먹을 쥐었다.
위기다. 하노이의 기사가 선공으로 크래킹 드래곤을 소환한 것만큼의 커다란 위기.
하지만 타개책이라면 있다.
유사쿠는 미리 준비해둔 발언을 떠올리며 그녀들의 제안을 피하고자 입을 열었다.
그런데 단 하나의 문제가 발생했다.
니나의 말이 더욱 빨랐다는 것.
“니나의 기분이 되는 거에요! 유사쿠 오빠!”
“……….”
“데레엣스 ~!”
마치 자신을 보고 따라하라는 듯, 신나게 데렛스를 소리친 니나에 유사쿠는 시선을 돌렸다.
그 어린 소녀의 시선을 피해서 그 끔찍한 발언(?)을 회피하고자 하는 계획이었다.
“우응? 왜 피하는 검까? 아! 알았다! 얼굴 개그(카오게이)군요!”
“아니, 그런 게 아니라.”
“그러면 데렛스 ~! 인 거에요!”
만약에 미카나 우즈키, 린의 말이었다면 어떻게 피할 수 있었을지도 몰랐지만 너무나도 순수하게 자신의 데렛스를 바라는 니나의 모습에 유사쿠는 머릿속이 새하얗게 변하는 것 같았다.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할 시간도 없이 그의 머뭇거림을 살펴본 귀여운 진행자들이 밝게 소리쳤다.
데렛스 ~!
… 하고서 말이다.
유사쿠는 큰 갈등에 빠졌다.
이대로 이 끔찍한 발언을 하고 무거운 수치심을 받을 것인가.
그게 아니면 회피한 채로 니나에게 실망감을 안겨줄 것인가.
채 1초도 되지 않는 찰나의 고민이었지만 니나의 눈동자를 본 순간, 결론은 이미 정해져 있었다.
유사쿠는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데 …, 데렛스 ….”
평소에는 거침없고 당당한 그의 목소리가 작고 떨리자 방송실 안은 물론이고, 밖에서도 웃음이 터져나왔다.
유일하게 그 이유를 모르는 니나는 갸우뚱했지만, 이내 다른 사람들의 웃음에 맞추어 자신도 웃기 시작했다.
괜히 여기서 더 반응하면 우습게 된다.
유사쿠는 그 웃음소리에 반응하지 않으며 큼큼, 목소리를 다듬었다.
“그런데 제가 나와도 되는 건가요? 작가님이 들어가라고 해서 들어오긴 했지만.”
“아, 괜찮아, 괜찮아. 어차피 편안하게 이야기하는 게 데레라지니까 ★”
“그래요! 후지키 씨, 이렇게 된 김에 즐겁게 이야기해요.”
“시간은 10분 정도밖에 안 남았지만 말이야.”
“10분이라는 건 시계의 꼬맹이 침이 6시를 가리키는 검까? 아! 길쭉이 침이었던 거군요!”
린과 니나의 말에 유사쿠는 슬쩍 시계를 확인했다.
앞으로 10분. 그 정도 시간이라면 괜찮지 않을까?
그렇게 막연히 희망을 품고 있었을 때, 미카가 물었다.
“그래서 후지키! 신데렐라들과 함께 일하는 것에 대해 어떤 기분이야? 역시 즐거울까나? 선망의 아이돌들이니까 ★”
“기분 …, 이랄까. 딱히 생각해본 적 없어서 ….”
“에이, 쑥스러운 척 말고!”
“피곤하네요. 좋은 의미로도, 나쁜 의미로도 다들 개성이 넘치니까.”
“어라★ 시작하자마자 이런 답변은 예상 못 했는데? 아하하.”
의외의 답변이긴 했지만 미카를 포함한 신데렐라들은 그것에 대해 항변할 수 없었다.
그의 말대로 개성이 넘치는 것은 사실이었으니까.
그나마 현재 라디오를 진행 중인 세 사람이 평범한 축이었지만, 세 사람마저도 저마다 강한 개성을 가지고 있는 것을 생각하면 진솔한 답변이라고 볼 수 있었다.
이번에는 린이 물었다.
“이번에 니나의 담당이 되었는데 좋은 일이라던가, 힘든 일이라던가 있을까?”
“담당이라곤 해도 스케쥴을 확인하고 바래다주는 정도니까 특별히 힘든 일은 없습니다만, 면허가 없는 나이니까 이치하라와 나란히 버스나 지하철에 앉으면 어쨌든 눈에 띈달까.”
“열라 강해보이는 머리를 하면서 무슨 소리를 하는 검까! 유사쿠 오빠를 보면 니나도 가재의 기분이 되고 싶은 거에요!”
유사쿠는 자신의 머리칼을 매만지고 답했다.
“이 머리는 천연이니까.”
그 담담한 말에 이번에는 놀람으로 가득 찬 비명 소리가 터져나왔다.
대충 봐도 하루에 헤어 왁스를 세 통을 쓸 것 같은 그의 머리 스타일이 천연이라니.
이 정도면 인체의 신비, 아니 세계의 신비다.
방송실뿐만이 아니라 스태프들 사이에서도 놀라움에 감탄하는 목소리가 터져나왔고, 유사쿠는 뚱한 표정을 지었다.
“아, 그, 그, 후지키 씨! 개성이 있다는 건 좋은 거니까요!”
그 표정을 불만의 감정으로 보았는지, 우즈키가 당황하며 말을 이어갔다.
“저, 저 같은 경우는 개성이랄까, 그런 게 없어서 데뷔도 늦었고, 그리고 린 쨩이나 다른 사람들보다도 인지도도 낮고, 아, 아무튼 그 헤어 스타일도 굉장히 좋은 개성이라고 생각해요!”
“… 그건 칭찬, 입니까?”
“네! 후지키 씨는 아이돌이 아니지만, 개성이 뚜렷하면 인상에 깊게 남고, 에, 또 ….”
어떤 표현이나 묘사가 떠오르지 않는지, 우즈키는 더듬거리면서 강렬한 헤어의 장점(?)을 열변했지만 오히려 그것이 역효과인 듯, 신데렐라들은 쿡쿡, 작게 웃음 소리를 토해냈다.
유사쿠는 당황해서 허둥거리는 그녀를 바라보다 고개를 저었다.
곧 이어 그녀와 눈이 마주쳤다.
“에, 후지키 씨?”
“그걸로 됐으니까 그 이야긴 여기까지 하는 게 어떤가요?”
“아, 네! 네! 그럼 여기까지.”
“그리고 …, 조금 다른 이야기이긴 하지만 시마무라 …, 씨에게도 강한 개성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네? 제 개성이요?”
유사쿠는 고개를 끄덕이고 말을 이어갔다.
“첫째, 타케우치 씨가 시마무라 씨를 신데렐라 프로젝트에 투입한 이유와 같습니다.”
“우즈키. 프로듀서가 그 때, 뭐라고 했었요?”
“그러니까 … 미소, 라고.”
얼떨떨한 표정의 우즈키에게 유사쿠는 검지와 중지의 손가락을 펼쳐 보여주었다.
“둘째, 시마무라 씨의 말버릇이 동료들에게 힘을 전해주고 있고.”
“열심히 한다는 말이요 …?”
“그리고 셋째, 시마무라 씨의 상냥함. 그런 것들이 모여서 시마무라 씨의 강한 개성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군요 …. 제게도.”
금방 밝게 웃고, 의욕을 고취시키는 말을 습관처럼 내뱉으며, 타인의 마음을 가장 먼저 생각하는 상냥한 마음.
너무나도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런 것들이 모여서 개성이 된다.
우즈키는 말 없이 자신의 개성에 대해 생각하다가 활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감사합니다! 후지키 씨!”
“아니, 감사 인사를 받을 정도는 ….”
“저, 뉴 제네 활동을 하면서 린 쨩이나 미오 쨩이나, 다른 두 사람에 대해 여러 가지 부족하지 않을까, 걱정하고.”
“저기, 시마무라 씨?”
“아! 죄송해요!”
여과 없이 기쁨을 표현하며 말을 쏟아붓는 우즈키의 모습에 유사쿠는 살짝 당황하며 그녀를 말리곤, 어쩔 수 없다는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래. 이런 것이다.
그저 순수하게 노력하며 웃는 별빛이, 바로 아이돌이다.
***
346 프로덕션의 아이돌 사무소에서 사무 업무를 전담하는 것은 오직 공식 사무원인 치히로 뿐이었다.
물론, 이외에도 다양한 업무를 하긴 하지만 직접 발로 뛰는 프로듀서들과 비교하자면 어쨌든 사무소에서 크게 벗어나는 일은 없어 ‘사무원’이라는 이름 내에서만 움직였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녀의 업무가 마냥 쉬운 것은 아니었다.
프로듀서들의 입장에서는 오래 사무소에 있을 수 없는 처지이다 보니까 반드시 자신이 처리해야 할 사무 업무가 아닌 이상, 그녀에게 부탁할 수밖에 없었고 거기에 더해서 상부에 보고하기 위해서 이런 저런 서류를 취합해야 하는 것이 그녀의 일이었기 때문에 매니저 역할을 겸하고 있는 프로듀서들만큼 그녀의 일은 고난했다.
그나마 일을 마치고 유사쿠가 야근까지 하면서 도와주느라, 주 5회 야근에서 주 4회 야근으로 줄어들어 다행이긴 하지만 버거운 것은 매한가지였다.
‘오늘 남은 건 이 정도니까 …, 후지키 군이 도와주면 9시 전에는 돌아갈 수 있을지도.’
그렇게 치히로가 생각할 때쯤, 사무소의 전화벨이 울렸다.
치히로는 잽싸게 받으며 업무용 목소리로 전환했고, 곧 들려온 익숙한 목소리에 빙그레 웃었다.
“아, 후지키 군. 방금 라디오 들었어요. 네? 지워질 거라구요? 아, 네네. 이제 니나의 스케쥴은 종료죠? 바로 집으로 데려 …, 네? 아, 니나가요 …. 네. 그러면 어쩔 수 없죠. 오늘은 푹 쉬어요. 네. 네에.”
덜컥.
통화를 끊은 치히로는 짧게 한숨을 내쉬며 생각했다.
아무래도 9시 전에는 못 돌아가겠는걸.
────────────────────────────────────────────────
이따위 글을 쓰는데 3일이라니....... 나 정말 네오스..
(IP보기클릭)221.154.***.***
아오이 : 갇혀버렸어!
(IP보기클릭)118.221.***.***
(IP보기클릭)221.154.***.***
아오이 : 갇혀버렸어! | 18.02.12 23:17 | |
(IP보기클릭)111.171.***.***
함정인가... | 18.02.13 01:44 | |
(IP보기클릭)125.183.***.***
(IP보기클릭)221.154.***.***
라디오 출연이지만 뿜는다! 서로 엇갈리고 엇갈리다 같은 장소를 바라보게 해야.. | 18.02.13 01:56 | |
(IP보기클릭)125.183.***.***
댓글 한 번 날려서 의식의 흐름대로 다시 쓰다가 그만(이불킥) | 18.02.13 03:09 | |
(IP보기클릭)182.229.***.***
유사아오를 위하여 무언의 추천 | 18.02.13 07:36 | |
(IP보기클릭)221.154.***.***
ㅋㅋㅋㅋㅋㅋㅋ? | 18.02.13 10:01 | |
(IP보기클릭)182.229.***.***
(IP보기클릭)221.154.***.***
하긴 합니다. 천연 이라는 점에.. | 18.02.13 10:01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