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케우치의 말에 유사쿠는 소파에 앉아 학습지를 풀고 있는 니나를 살폈다.
아직 젖살이 다 빠지지 않은 9살, 앙증맞은 작은 손으로 힘겹게 펜을 들고 있었고, 보드란 얼굴은 문제가 어려워서 그런지 자꾸만 씰룩거렸다.
토끼 점퍼에 의해 가려졌지만 배까지 내려온 긴 옆머리는 여자 아이라고 말하는 것처럼 찰랑거려 사내아이로 착각할 일은 없어 보였다.
유사쿠는 들은 이야기를 재차 확인하기 위해 다시 타케우치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담당 프로듀서가 집안 사정 때문에 지방으로 돌아갔다는 겁니까?”
“예. 일이 끝나는 데로 돌아온다고 말했지만 …, 그래도 한 달은 걸린다고 했는지라 여러 가지로 곤란한 상태입니다.”
- 에, 또, 블랙 기업이라는 거지? 이런 게.
사정은 그럭저럭 이해가 갔다.
안 그래도 만성적인 인력난을 앓고 있는 프로듀서들인데, 그 와중에 인원 보충도 없이 한 명이 빠졌으니 알바라도 붙잡고 싶은 마음은 알 수 있었다.
유사쿠는 손끝으로 턱을 매만지며 고민하다가 짧은 한숨을 내쉬고 고개를 끄덕였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면 하겠지만, 제게 프로듀서의 일을 맡긴다는 건 ….”
“그 부분이라면 괜찮습니다. 후지키 씨에게 부탁하고 싶은 것은 이치하라 씨와 같이 있어주는 것이니까요.”
“같이 …?”
“예. 저를 비롯해 다른 프로듀서들은 담당 아이돌들을 상대하는 것만으로도 벅찬 상태지만, 그렇다고 이치하라 씨의 스케줄도 잡혀 있는 상황에 혼자 보낼 수도 없는 노릇이니까 후지키 씨가 같이 데려가주면 좋을 것이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는 면허는 없습니다만.”
“괜찮습니다. 데뷔 시즌도 넘겼고, 지금부터는 인지도를 올릴 겸 해서 대중교통을 이용해도 좋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 이외에 필요한 사항은 저나 센카와 씨에게 연락해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사실상 프로듀서의 일이 아니라, 매니저의 일을 해달라는 것이었다.
이 정도라면 그렇게 어렵지도 않은가.
중얼거린 유사쿠는 다시 한번 고개를 끄떡이며 수긍의 의지를 내보였다.
“그러면 오늘부터 시작하면 되는 건가요?”
“예. 그래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치하라 씨의 스케줄과 장소는 메일로 보내드리겠습니다.”
“알겠습니다.”
“오늘은 레슨뿐이니까 지켜보시고 집으로 돌아가시면 됩니다.”
“네.”
설명을 마친 타케우치는 그러면 …, 하고 중얼거리곤 학습지를 풀고 있는 니나를 불렀다.
학습지를 바라보며 얼굴을 찌푸리고 있던 니나는 해맑게 웃으며 두 사람의 앞으로 다가왔고, 타케우치는 그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러면 지금부터 자기소개를 하는 게 어떻겠습니까?”
“자기 소개인검까! 음 …, 음 …. 뭐라고 씨부리는 게 좋을까나.”
문득 학기 초에나 시작할 법한 자기소개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유사쿠는 곤란해 하며 머리를 굴렸다.
그녀의 험한 말버릇은 악의가 없다는 사실에 대해 들어서 그렇게 문제가 되진 않았지만, 이런 어린 아이에게는 어떻게 말해야 좋을지 고민되는 것이었다.
다른 사람들처럼 ~ 씨라고 부르면 되나? 좀 더 편하게 하는 게 좋을까? 자신에 대한 소개는 어디까지 해야 하지?
한 순간에 많은 생각들이 스쳐지나갔을 때, 그녀가 밝게 웃으며 말했다.
“니나는 이치하라 니나인검다! 그리고, 그리고 니나의 프로듀서는 지방으로 튀었고, 아빠도 해외로 튀어버린 거에요. 엄마도 바빠서 매일 일하러 가는 거에요.”
니나는 밝게 말하고 있었지만 왠지 모를 서글픈 기색이 담겨 있었다.
“하지만 니놈이 있으면 다시 아이돌 활동을 할 수 있는 거죠? 매일 인형 옷을 입고 즐겁게 처일하고 싶은 거에요!”
그녀의 자기소개에 유사쿠는 무언가 표현할 수 없는 느낌을 받았다.
톱 아이돌이란 꿈을 위해 달려 나가는 게 아니었다.
아직 작은 어린 아이인 니나는 아이돌 활동이 즐거워서, 그리고 본능적으로 갈구하는 애정을 바래서 아이돌이 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녀가 말한 대로 그녀의 부모가 매일 바빠서 놀아주지 못하는 상황에 떼 쓰지 못 하고, 스스로 애정을 갖기 위해 나선 것이었다.
험한 말투도 어쩌면 그런 이유에서 나타나는지도 모른다.
유사쿠가 가만히 있자 니나가 고개를 갸우뚱 숙였고, 듀얼디스크에서 이그니스가 알렸다.
- 어이, 유사쿠?
“… 나는 후지키 유사쿠다. 아이돌에 대해서 많이 아는 건 아니지만 잘 부탁해.”
“알겠다는 거에요! 니나가 여러 가지 처알려주는 검다! 대신에 혼자 두면 안되는 거에요? 외로우면 힘이 없어 …, 에요.”
이런 연약한 아이와 어디까지 할 수 있을까.
생각하던 유사쿠였지만 곧 작게 고개를 끄덕이며 몸을 숙였다.
아직 작은 키의 그녀와 눈을 마주칠 수 있게.
“그러면 부탁합니다.”
“예. 할 수 있는 데까지 하겠습니다.”
- 헤에, 당분간 요상하게 부려먹어지는 일은 없을라나.
“어라? 괴상한 팔찌가 말하고 있는 거에요!”
그렇게 유사쿠의 첫 일이 시작되었다.
***
철커덩.
자판기에서 시원한 캔 음료를 꺼내며 유사쿠는 수를 세었다.
트레이너에, 이치하라, 그리고 같이 레슨을 받고 있는 아이돌들까지.
직접 본인의 돈(트레이너가 건네주었다)으로 가져다주는 것은 아니지만 무언가 미묘한 기분이 들었다.
이야, 유사쿠 쨩. 완전히 셔틀인데?
“시끄러워.”
- 자자, 어서 가자고. 아가씨들이 기다리고 있잖아. 우히히.
“후우.”
짤막하게 한숨을 내쉬면서 유사쿠는 레슨실로 발걸음을 옮겼다.
자박자박, 하고서 오로지 자신의 발걸음 소리만 들리는 복도를 걸어가며 오늘 하루간 벌어졌던 복잡한 일들에 대해 생각했다.
확실히 그녀의 말이 맞았다.
아직 자신은 어리고, 무엇이든지 시도할 때마다 새로운 경험이 생겨났다.
물론, 지금과 같이 음료수 심부름 같은 것은 특별히 하고 싶은 아니었지만.
철컥.
어느 새인가 복도 끝까지 도착해, 레슨실의 문을 조심스레 열고 들어서자 밝은 노랫소리와 그 노래에 맞추어 춤추는 소녀들의 모습이 보였다.
트레이너가 중간 중간에 안무와 스텝을 미스내는 소녀들을 다그쳤고, 그 카랑카랑한 목소리가 밝은 분위기에 끼어들어 살벌한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그 살벌한 분위기에 한가득 안고 있던 캔을 조심스레 테이블에 내려놨고, 우연히 눈을 마주친 트레이너가 노래를 끄며 손뼉을 쳤다.
짜악, 하는 소리가 밀폐된 연습실에 울리자 소녀들이 주저 앉았다.
“모두 수고했어. 구조대가 왔으니까 조금 쉬었다가 하자.”
“음료수우웃! 어서 그걸 이리 내!”
“나도! 나도!”
분명히 그녀들은 TV를 비롯해 온갖 미디어에 나오는 신데렐라들이었지만, 지금만큼은 한 모금의 수분을 탐하는 좀비들이나 다름없었다.
유사쿠는 한 명, 한 명 음료수를 건네주고 벽에 기대어 그녀들을 살펴보았다.
무대에서의 화려한 복장이 아닌, 평범한 트레이닝 복에 이마뿐만이 아니라 온 몸에 땀이 범벅이었다.
아무렇지도 않은 자기 자신이 미안할 정도로 그녀들은 지쳐보였지만, 그래도 입가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어서일까?
유사쿠는 그녀들을 바라보며 생각하다가 문득, 자신의 곁으로 다가온 작은 소녀에게 시선을 돌렸다.
니나는 작은 두 손으로 음료수를 마시고, 캬아! 하며 소리쳤다.
“이 맛에 니나가 사는 거에요! 한 잔 더!”
“… 누굴 따라하는 거야?”
“사나에 언니인 거에요! 니나도 얼른 어른이 돼서 맥주를 마시고 싶은 검다!”
그 때까지는 주스라는 건가.
유사쿠는 이 흉내쟁이인 어린 소녀에게 어떤 반응을 해야 할까, 생각하다가 이어서 들려온 그녀의 목소리에 눈을 깜빡였다.
“니나가 연습하는 거 제대로 처보고 있었나요?”
“응? 아아. 음료수 사오기 전까지는 보고 있어서.”
“응응! 앞으로도 니나를 쭉 봐주는 거에요! 왜냐면 지금의 니나는 토끼 니나이기 때문에 외로우면 약해져버려요 ….”
“외로워?”
“우응 …. 프로듀서나 언니들이 있으면 외롭지 않지만, 그치만 지방으로 냅다 튄 프로듀서는 인형 옷을 입은 니나를 계속 봐줬던 겁니다! 그러면 니나는 열심히 처할 수 있는 거에요!”
눈을 반짝이며 외치는 소녀의 말에 유사쿠는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니나는 에헤헤, 웃으며 기쁨을 표했고 그 모습을 지켜보던 다른 신데렐라들이 다가왔다.
사무소에 들리기 전에 만났던 뉴 제네레이션의 멤버들도 있었지만 눈에 익지 않은 소녀들도 있었다.
유사쿠는 그녀들의 얼굴과 기억했던 신데렐라들의 이미지를 대조해서 누군지 떠올렸다.
곧 린과 함께 새 유닛인 트라이어드 프리무스를 준비 중인 ‘카미야 나오’와 ‘호죠 카렌’이란 걸 알 수 있었다.
가장 먼저 입을 연 것은 언제나처럼 분위기를 주도하는 미오였다.
“이야, 후지쿠. 복귀하자마자 니나의 프로듀스야?”
“틀려. 이치하라와 함께 스케줄대로 움직이는 것뿐이니까.”
“그런 검다! 니나와 새삥 프로듀서는 같이 움직이는 겁니다!”
새삥이란 말에 유사쿠는 어색한 표정을 지으며 니나를 바라보았다.
니나는 그 시선에 느껴진 감정을 읽어내지 못 하고 웃고 있었으며, 그 한 마디와 표정으로 다른 신데렐라들이 웃음을 터뜨렸다.
유사쿠는 그 속에서 뚱한 표정을 짓다가 나지막히 한숨을 내쉬고 이야기를 전환했다.
“그런데 묘한 조합이네.”
이야기를 들은 우즈키가 답했다.
“묘한 조합이라뇨?”
“시마무라와 시부야, 혼다가 같이 있는 건 같은 그룹이고 익숙한 관경이지만 트라이어드 프리무스는 준비 중이 아니었나? 그리고 이치하라와는 조금 거리가 있는 그룹이고.”
“아! 그거라면 이번 주 일요일에 대형 백화점 무대에서 같이 라이브를 할 예정이거든요.”
“라이브를?”
“네. 뉴 제네와 니나 쨩은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준비고, 거기에 트라이어드 프리무스의 데뷔 무대랄까. 그런 거라고 들었어요.”
“과연 ….”
말하자면 안정적인 궤도에 올라선 뉴 제네레이션의 간판을 활용해서 니나의 인지도를 끌어올리고, 새 유닛인 트라이어드 프리무스의 데뷔를 보다 안정적이게 하겠다는 의도였다.
전혀 연관점이 없어 보이는 세 그룹들이지만 같은 회사라는 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었다.
아마 이런 준비도 프로듀서의 일이겠지.
유사쿠는 탁월한 방법이라고 생각하며 고개를 끄덕였고, 카렌이 이야기의 흐름을 탔다.
“처음에는 뉴 제네레이션이고, 그 다음이 니나, 마지막이 우리들 트라이어드 프리머스의 데뷔야. 예전부터 동경했던 아이돌의 첫 발걸음이니까 최선을 다하고 있어. 린에게는 조금 미안하지만.”
“나라면 괜찮아. 오히려 우즈키나 미오에 비해 더 무대에 나설 수 있다는 거니까 좋다고 생각해.”
“그렇다면 다행이지만 …, 카렌도, 린도 무리하면 안된다?”
어린 시절부터 오랜 병실 생활을 했던 카렌이나, 여러 번 무대에 올라야 하는 린에 대해서 나오가 걱정의 말을 내뱉자, “나오는 정말 잔소리가 길다니까. 데레 수고.” 라는 말을 시작으로 알콩달콩한 귀여운 말싸움이 시작했다.
유사쿠는 조용히 자신의 음료수를 마시며 흐름을 타 이야기 삼매경에 빠진 신데렐라들을 슬쩍 살폈다.
잠을 자지 못 해 피곤하긴 하지만 평화로운 한 때, 그렇게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분명 하노이의 기사들을 전부 쓰러뜨리게 되면 이러한 일상이 좀 더 편안하게 다가올테지, 짧은 상념에 빠져 있을 때쯤 트레이너의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자! 그럼 다시 시작한다! 모두 자리로 돌아가!”
네 -!
소녀들의 목소리가 힘차게 울려퍼지고 음악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유사쿠는 조용히 그 광경을 바라보다가 자신의 자리로 향하는 니나를 향해 말했다.
“이치하라.”
“우?”
“힘내.”
그 한마디에 니나는 꺄르르 웃으면서 레슨에 들어갔다.
고작 말 한마디로 사람의 기분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
그렇다면 한 번의 행동으로는 무엇을 바꿀 수 있을까?
뜨거운 열정과 탁한 공기, 시끄러운 음악 소리가 뒤엉켜 있는 연습실에서 유사쿠는 조용히 생각했다.
다시 한번 도전하길 잘했다고.
이번에는 무언가를 바꿀 수 있을 지도 모른다고.
***
온갖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시내 버스 안.
유사쿠는 사람들의 기묘한 시선을 느끼면서 창피한 감정을 감추기 위해 애를 썼다.
니나의 신장은 정확히 128 cm로 유사쿠에 비해서 50 cm 가량 작다.
학교에 다니긴 하지만 그래도 아직 어린 아이인지라 버스나 지하철 등, 대중 교통 안에서 잠드는 경우가 많았고, 그 때마다 유사쿠가 안아서 스케줄 장소까지 데리고 가야 했다.
차라리 그녀를 업고서 걸어간다면 그녀의 긴 머리카락이 튀어나와 ‘어린 아이를 안고 걸어가고 있다’ 라는 사실을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 수 있을 텐데, 버스나 지하철에 있으면 정 반대였다.
특히나 동물 옷을 입고 있는 그녀가 유사쿠에게 안겨서 자고 있는 모습을 다른 사람들이 보면 마치 다 큰 어른이 커다란 동물 인형을 가지고 버스에 탄 우스운 꼴이 된 것이다.
민주주의 사회이고, 여러 가지로 사람들의 개성을 인정하는 시대이긴 하지만 코 앞에서 벌어지는 일을, 두 눈으로, 그것도 실시간으로 확인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유사쿠는 매번 느껴지는 끔찍한(?) 시선을 받으며 인내의 시간을 버텨야 했고, 아이는 그 모습을 바라보며 낄낄거렸다.
잠든 니나가 깨어나 주면 오해였다는 사실을 알게 해줄 수 있지만, 그렇다고 자신이 창피하다는 이유로 잠든 아이를 깨우는 것도 손에 가지 않는 일이기도 했다.
유사쿠는 매번 그녀가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보았기 때문에 더 더욱 그녀를 깨울 수 없었다.
결국 한숨을 내쉬면서도 잠든 그녀를 데리고 스케줄 장소까지 무수히 많은 시선을 견디며 참는 수밖에.
띵동.
정차 벨이 울리자 유사쿠는 순환 지도로 시선을 옮겼다.
다행히 이제 내릴 때가 되었다.
유사쿠는 가볍게 그녀의 등을 두드리며 니나를 잠에서 깨웠고, 작은 소녀는 두 눈덩이를 비비며 기지개를 폈다.
“우응, 벌써 아침인 거에요?”
“아침은 오래 전에 지났잖아. 이치하라. 이제 내려야 해.”
“후아아암. 수영장에서 상어의 기분이 되었더니 열라 졸린 거에요. 이번엔 뭘 하면 되는 검까? 유사쿠 오빠.”
“방송국에서 라디오에 참여하는 거야. 그러니까 …, 죠가사키 미카하고 시마무라, 시부야랑 같이 이야기를 나누면 돼.”
“언니들이랑 하는 거면 열라 재밌을 것 같은 거에요!”
다시 활기를 되찾은 니나가 목소리를 높이자 버스가 정차를 위해 속도를 줄여나갔다.
유사쿠는 니나의 손을 잡고 버스에서 내렸고, 태양을 가리는 방송국 건물을 바라보다 발걸음을 옮겼다.
그러는 사이, 같이 활동하면서 친해진 니나와 이그니스가 이야기를 떠들었다.
“후지키 오빠의 기분이 되는 거에요! … 아이, 닥치는 거에요.”
- 우와아아! 니나한테까지 그럴 소리를 듣고 싶진 않다고.
“아이가 닥쳐야 하는 데는 세가지 이유가 있는 거에요.”
- 세가지? 그게 뭔데?
“에 …, 또, 그러니까 …. 이번엔 아이의 기분이 되는 거에요!”
- 대답을 피했다!?
감정이 없는 AI긴 하지만 이그니스는 어린 니나와 의외로 잘 어울리는 파트너였다
그녀의 보호자인 건 유사쿠지만 특별히 말 재주가 없기 때문에 여러 상황에서 그녀에게 유쾌한 반응을 해줄 수 없었는데, 이그니스가 딱 그 역할을 해줄 수 있는 것이었다.
그리고 AI 특유의 고속 계산 능력으로 니나에게 필요한 게 무엇인지 즉각 알아맞출 수 있었다.
- 그런데 슬슬 배고프지 않아? 니나.
“확실히 지난 번에 먹었던 핫도그가 먹고 싶은 검다!”
- 그렇다는데? 유사쿠 쨩.
“그런 거에요. 유사쿠 쨩.”
금새 이그니스의 말을 흉내내는 니나의 모습에 유사쿠는 어쩔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다른 사람의 모습을 흉내내는 것이 좋은 개성이라 할지, 나쁜 습관이라고 할지 알 수 없었지만 아직 어린 아이이니까 굳이 교정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었다.
“그러면 방송국 매점에서 뭐라도 사먹자.”
“와아!”
“하지만 너무 많이 먹으면 안돼.”
“알겠다는 거에요! 그런데 유사쿠 오빠도 같이 먹는 겁니까?”
“그래. 그럴게.”
외로움도 많이 타고, 그것을 숨기지 않는 것이 그 동안 알 수 있었던 니나의 모습이었다.
안 그래도 저녁은 혼자 먹는 걸로 알고 있는데 이런 부탁을 들으면 거절하기 어렵다.
유사쿠는 밝게 웃는 그녀에게 말 없이 고개를 끄덕여보이며 발걸음을 서둘렀다.
아주 조금씩 프로듀서들이 왜 담당 아이돌들의 성공하는 모습을 보며 기뻐하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리고 그들이 매일 조급하게 움직이는 이유도.
“앗! 달리기 시합인 겁니까? 절대로 안 지는 겁니다!”
“아니, 그럴 생각은 ….”
“아이가 준비 땅 해주는 거에요!”
- 하는 수 없네. 그러면 준비이. 땅!
“잠깐, 이치하라! 그렇게 뛰다가 넘어지면 ….”
그녀를 말리는 유사쿠의 목소리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니나는 방송국을 향해 달려갔다.
유사쿠는 그녀를 뒤쫓으려다 걸음을 멈췄다.
그의 핸드폰이 진동 소리를 내며 자켓 안에서 움직이고 있는 것이었다.
유사쿠는 눈으로는 달려가는 니나를 쫒으며 핸드폰을 확인했다.
진동의 이유는 통화.
그리고 통화를 건 사람의 번호는 알 수 없는 번호였다.
- 안 받을 거야?
“받아.”
모르는 번호이긴 하지만 어떤 방송국 관계자일 지도 모른다.
짧은 시간 동안 고민하긴 했지만 결론을 내린 유사쿠가 통화를 연결하자 의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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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10화군요.
정말 글 못 쓰는 제 실력의 한계가 날이 갈수록 늘어갑니다.
이번 화를 쓴다고 나흘이나 걸렸네요. 씁..
왼쪽이 카미야 나오, 오른쪽이 호죠 카렌입니다.
(IP보기클릭)118.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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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더 희망을 가져보는 겁니다! | 18.02.07 01:21 | |
(IP보기클릭)1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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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스에게 차가운 남자, 리볼버. 하지만 그 덕분에 사이버스 지원이 나온다. | 18.02.07 12:29 | |
(IP보기클릭)125.183.***.***
(IP보기클릭)221.154.***.***
니나가 9살이라는 설정인데 완전 애기 느낌이에요! ㅋㅋ | 18.02.07 14:38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