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카루는 마른 침을 삼키며 자신의 필드를 한 차례 바라보았다.
공격력 2800과 이번 턴까지 전투와 효과로 파괴되지 않고, 전투 데미지 또한 받지 않는 The big SATURN.
어드밴스 소환 시에 어드밴티지를 벌어다주는 명계의 패와 자신이 세트한 리버스 카드 3장, 그리고 킨조가 덮어놨던 1장까지 총 4장의 리버스 카드가 세트되어 있다.
논리적으로 판단했을 때, 뛰어넘기 힘든 포진인 것은 확실하다.
하지만 ….
그녀는 직감했다. 이번 턴, 자신의 필드가 엉망이 될 것이라고.
절망이 가볍게 웃음 지으며 카드를 뽑았다.
“그럼 나의 턴이네. 귀엽게 드로우하고 ~ 응응, 확실히 철벽의 포진. 하지만 고작 그런 걸로 절망을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라고.”
“하, 말로는 뭘 못 하겠어?”
“응응. 그럼 보여주는 수밖에 없겠는 걸. 진정한 절망을. 그럼 후배님이 좋아하는 어드밴스 소환부터 가볼까? 나는 그 고철덩어리를 릴리스해서 [해귀파괴수 가메시엘]을 후배님의 필드로 공격 표시로 특수 소환할게.”
“내 몬스터를 릴리스!?”
분명히 파괴 내성을 갖춘다 하더라도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패나 덱으로 되돌리는 바운스, 게임에서의 제외, 쥬다이의 초융합이나 싱크로 머테리얼 등으로 몬스터의 소재로 삼는 것도 예상했지만 … 하필이면 릴리스라니.
그 대신이라고 할까, 공격력 2200의 거북이 모양의 괴수 몬스터가 나타났지만 전혀 즐거운 상황이라고 볼 수 없었다.
“이어서 [악몽 재발]을 발동. 묘지의 수비력 0의 어둠 속성 몬스터인 [암흑방계신 크림즌 노바] 2장을 패에 추가! 묘지의 2장 [방계 업]을 게임에서 제외하고, 덱에서 2장째 [방계초제왕 인디오라 데스볼트]를 또 다시 패에 추가!”
“꽤나 욕심쟁이인 걸. 그렇다면 나도 염치 불구하고 따라가도록 할까?”
“흐응?”
그제서야 에노시마는 메카루의 필드 위에 발동된 카드를 볼 수 있었다.
속공 마법의 카드, [합승].
그 효과는 발동한 턴, 상대가 드로우 이외의 방법으로 덱 / 묘지에서 카드를 패에 넣을 때마다 덱에서 드로우하는 효과를 지닌 드로우 보조 카드였다.
아마도 악몽재발을 발동했을 때, 발동한 것이리라.
이것으로 다시 어드밴티지 차이가 벌어졌지만 그녀는 개의치 않은 듯, 패에서 또 한 장의 카드를 뽑아들었다.
“제법이네! 후배님. 하지만 무의미! 나는 패의 방계 카드 방계 파동, 데스볼트, 크림즌 노바를 보여주는 것으로 또 하나의 크림즌 노바를 특수 소환! 이어서 3체의 방계 몬스터를 릴리스, 데스 볼트를 특수 소환! 그 효과로 800 포인트의 데미지!”
“큭 …!”
메카루 레이 & 킨조 츠루기 [LP : 2050 -> 1250]
“데스 볼트는 자신의 효과로 특수 소환되었을 때, 공격력을 2400 포인트 올리지. 이어서 방계 파동을 발동! 가메시엘의 공격력을 절반으로 하고, 데스 볼트의 공격력을 두배로 한다!”
“뭐라고?!”
바다에서 태어난 파멸의 괴수는 그 거체를 힘차게 움직이던 에너지를 빼앗겨 그 윤기 있는 비늘마저 푸석해질 정도로 힘을 잃어 필드에 쓰러지고 만다.
그와 반대로 탐욕스럽게 에너지를 삼킨 푸른 빛의 절망을 품은 괴물은 거대한 양 팔을 들어올리며 힘을 자랑하듯 드러낸다.
안 그래도 방금 특수 소환된 크림즌 노바의 공격력은 3000, 전설의 하얀 용과 같은 수치로 버거운 판에 공격력 4800 라니!메카루와 킨조는 압도적인 절망감에 입술을 깨물었다.
“그럼 배틀 페이즈! 먼저 데스 볼트로 가메시엘을 공격!”
“패의 [크리보]를 묘지로 보내고, 효과 발동! 전투 데미지를 0으로 한다!”
“하지만 크림즌 노바의 공격이 남아 있다고? 크림즌 노바로 플레이어에게 다이렉트 어택!”
“속공 마법 [크리보를 부르는 피리]! 덱에서 [날개 크리보]를 수비 표시로 특수 소환하겠어! 와줘, 날개 크리보!”
크리크리!
새하얀 날개를 가진 크리보가 모습을 드러내 빛을 집어삼키는 절망의 차원신의 공격을 막아내지만, 그대로 깨져 빛의 조각이 되어 사라진다.
메카루는 반투명한 상태가 되어 자신의 옆으로 날아온 날개 크리보를 향해 고개를 끄덕이며 감사의 인사를 정하지만 날개 크리보는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바로, 압도적인 절망적 기세를 내보이고 있는 그녀를!
“크림즌 노바에게는 몬스터를 파괴했을 때, 한번 더 공격하는 효과가 있지만 의미 없네. 나는 메인 페이즈 2, [욕망과 탐욕의 항아리]를 발동! 덱에서 10장을 제외하고 2장을 드로우! 그리고 2장 모두 세트하고 턴 엔드!”
“후우 …!”
“안심하긴 이르지! 이 순간, 크림즌 노바의 또 하나의 효과 발동! 자신의 엔드 페이즈시에 서로의 플레이어는 3000 포인트의 데미지를 받는다!”
빛을 집어삼키는 어둠이 폭발한다.
어둠 속에 갇혀 있던 빛이 폭발하며 모든 것을 집어삼켜간다.
“메카루! 덮어둔 리버스 카드!”
“알고 있어! 카운터 함정 [데미지 폴러라이저]! 데미지를 주는 효과가 발동했을 때, 그 발동과 효과를 무효로 하고 서로의 플레이어는 카드 1장을 드로우!”
메카루는 갖은 힘을 다해 카드를 뽑고나서야 자신을 덮치던 빛이 사라져가자 짤막한 숨을 토해냈다.
고 공격력을 가진 몬스터의 연속 공격에 이어서 무려 3000의 효과 데미지라니.
위험했다. 아니, 아직도 위험한 상황이었다.
어떻게든 킨조에게 턴을 이었지만 자신의 덮어둔 카드나 텅 비어버린 필드로는 상황을 역전하기는 불가능한 것이나 다름 없다.
하지만.
“나의 턴이다. 드로우!”
포기하지 않은 그의 눈빛에 메카루는 희망을 느꼈다.
그래, 절망적인 상황이지만 아직 듀얼은 끝나지 않았다.
“우뿌뿌, 아~주 좋아. 그 희망을 포기하지 않은 눈빛! 그게 절망으로 바뀔 것이라고 생각하면 … 꺄흥, 생각만 해도 짜릿하네.”
“… 리버스 카드 오픈. [활로를 향한 희망]! 라이프 포인트는 1000 점 지불하고 발동. 상대 라이프 포인트와의 차이 2000 포인트마다 덱에서 카드 1장씩 드로우한다.”
활로를 향한 희망의 발동 코스트로 두 사람의 라이프는 250.
그에 반해 에노시마 쥰코는 크림즌 노바의 효과가 데미지 폴러라이저로 무효화되었기 때문에 그대로 8000이다.
그 차이는 6000 이상. 그만큼 몰렸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그 덕분에 많은 가능성이 열렸다.
“따라서 나는 3장을 드로우! [라이트로드 서머너 루미나스]를 일반 소환! 패 한 장을 코스트로 묘지에서 [라이트로드 어썌신 라이덴]을 특수 소환! 이어서 라이덴의 효과 발동! 덱에서 2장의 카드를 묘지로 보낸다!”
킨조는 신중한 표정으로 자신의 덱 위에서 2장의 카드를 묘지로 보낸다.
분명히 상대는 강하지만 … 그렇다고 해서 방법은 없는 것은 아니다.
그의 덱은 오직 그의 힘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영원한 친구의 힘 또한 담겨 있기에.
“또 묘지 덤핑이야? 질리지도 않네.”
“묘지에 보내지는 카드 중 하나는 [라이트로드 비스트 울프]! 그리고 마법 카드, [죽은 자의 소생]! 묘지의 [라이트로드 팔라딘 제인]을 특수 소환!”
텅 비어 있던 킨조의 필드 위로 4체의 빛의 전사들이 모인다.
이들의 힘만으로는 압도적인 힘을 내보이는 절망의 존재들을 이길 수 없다.
그러니까, 나아간다.
유대를 쌓아올려 빛을 여는 길이 된다.
또 하나의 우주의 너머로 뛰어올라, 새로운 영혼을 탄생시킨다.
“아핫, 이 나열은 ….”
“간다. 나는 레벨 3 라이트로드 서머너 루미나스에 레벨 4 튜너 몬스터 라이트로드 라이덴을 튜닝! 레벨 4 라이트로드 비스트 울프와 팔라딘 제인으로 오버레이! 성스러운 빛이여! 교차하여 기적을 향한 빅뱅을 일으켜라!”
빛의 소환사는 별의 조각이 되어 세갈래로 나눠지고, 정의로운 빛의 암살자는 별을 지킬 네 개의 링이 된다.
용맹한 야성의 전사와 지성과 용기를 갖춘 성전사는 영혼이 되어 우주의 너머로 들어가 폭발한다.
빛의 전사들을 향해 호령하며 기적을 향해 소리친다.
“싱크로 크로스 엑시즈 소환! 레벨 7, [라이트로드 아크 미카엘]과 랭크 4 [다크 리벨리온 엑시즈 드래곤]-!”
“하핫! 추한 발버둥이잖아? 라이트로드 아크 미카엘의 제외 효과는 확실히 강력하지만 네 라이프는 250! 효과도 발동할 수 없다고!”
“과연 그럴까? 나는 마법 카드 [지고의 나무열매]를 발동. 내 라이프가 상대 라이프보다 적을 때, 2000 포인트의 라이프를 회복한다!”
새하얀 열매가 하늘에서 날아와 결투자의 몸에 스며든다.
하얀 빛이 그의 몸에서 용기를 꺼내자, 새하얀 용의 기사와 분노의 검은 용은 그에 호응하듯, 포효하며 절망의 존재들을 향해 적의를 드러낸다.
메카루 레이 & 킨조 츠루기 [LP : 250 -> 2250]
“쓸 데 없는 짓을!”
“그건 두고 봐야 알겠지! 나는 다크 리벨리온 엑시즈 드래곤의 효과 발동! 엑시즈 소재 2개를 제거하는 것으로, 데스 볼트의 공격력을 절반으로 하고 그 수치분 공격력을 올린다! 트리즌 디스 차지!”
Graaaaaaaaaaaaaaaaaaaaaaaaaaa--!
다크 리벨리온 엑시즈 드래곤 [공격력 2500 -> 4900]
“이어서 아크 미카엘의 효과 발동! 라이프 포인트 1000 점을 지불하고 데스 볼트를 게임에서 제외!”
데스 볼트 역시 버스터 간다일과 같이 3체의 방계 몬스터를 릴리스하고 특수 소환된 몬스터.
버스터 간다일처럼 파괴되었을 때, 묘지에서 3체의 방계 몬스터를 특수 소환하고 덱에서 방계 카드를 패에 추가하는 효과를 지니고 있었다.
말하자면 그녀의 덱의 콤보를 순환시키는 카드, 따라서 파괴가 아닌 방법으로 제거할 필요가 있었고, 킨조는 판단은 정확한 것이었다.
“빌어먹을! 이럴 순 없어!”
“배틀 페이즈! 다크 리벨리온 엑시즈 드래곤으로 크림즌 노바를 공격! 분노의 라이트닝 디스오베이!”
“… 라고 할 줄 알았어? 무르네! 무르다고! 순두부마냥 물러 터졌단 말이야! 함정 발동! [음모의 방패]! 이 카드가 앞면 표시로 존재하는 한, 크림즌 노바는 1턴에 1번 전투로 파괴되지 않고, 전투 데미지도 0으로 한다고! 아하하핫. 이걸로 다음 내 턴에 턴 엔드만 하면 서로 3000 포인트의 데미지를 받고 이 지긋지긋한 듀얼 종료네! 어때? 어때? 혼신의 힘을 다한 공격이! 물거품이 된 절망적인 기분은 …?!”
“아니! 난 포기하지 않아! 메인 페이즈 2, 묘지의 라이트로드 몬스터가 4체 이상 존재하는 것으로 패의 [저지먼트 드래곤]을 특수 소환!”
좋았어! 듀얼을 지켜보던 메카루는 작게 소리쳤다.
최후의 최후에 남겨두었던 비장의 패, 저지먼트 드래곤이라면 자신 필드가 일소되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흉악한 번 능력을 지닌 크림즌 노바를 파괴할 수 있다.
분명 듀얼이 유리해지지는 않겠지만 최소한 다음 턴이 오더라도 패배할 가능성은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저지먼트 드래곤의 효과 발동! 라이프 포인트 1000 점을 지불하는 것으로, 이 카드를 제외한 필드의 모든 카드를 파괴한다!”
빛의 군세의 정점이자 비장의 무기인 하얀 용이 포효한다.
결투자가 지닌 생명의 힘으로 모든 것을 소멸시킬 숨결을 토해낸다.
적도, 아군도, 신비한 힘을 지닌 주술이나 함정일 지라도 전부 … 소멸되어 간다.
이걸로 듀얼은 다시 원점이다.
충분히 승리라는 기적을 불러올 수 있다 …, 라고 생각하던 것이.
“이건 ….”
“도대체 ….”
… 틀렸다는 사실에 두 사람은 경악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들의 눈 앞에 있는 것은 깨끗한 무(無)의 관경이 아닌, 더욱 더 거대하고, 기괴한 모습으로변한 절망의 차원신이 포악한 눈빛으로 자신들을 바라보고 있는 모습이었다.
절망이 웃어보였다.
“우뿌뿌, 최고네! 친구의 카드마저 날려버리면서 승기를 가져올 셈이었지만 유감스럽게도 내가 덮어둔 또 하나의 카드는 [방계합신]. 이 카드의 효과로 필드와 패의 크림즌 노바 3체를 융합시킨 거야. 그리고, [암흑방계사신 크림즌 노바 트리니티]는 상대의 효과의 대상이 되지 않고, 상대의 효과로는 파괴되지 않지!”
“큭, 턴 엔드다. 이 순간, 저지먼트 드래곤의 효과로 덱에서 4장의 카드를 묘지로, 미네르바의 효과로 한 장 더 묘지로 보낸다 ….”
“그럼 이 몸의 턴! … 이지만, 방금 저지먼트 드래곤의 효과로 [초전자 터틀]이 덤핑됐지.”
그야말로 완벽한 분석에 킨조는 조용히 주먹을 쥐었다.
그녀의 절망은 자신들보다 뛰어나다, 그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자신이나 메카루나 분명히 기적이라 할 만한 힘을 손에 넣었는데도 불구하고, 단 100 포인트의 데미지도 주지 못 한 채 절박하게 밀리고 있다.
어떻게든 발버둥을 치기 위해 버티고 있지만 이대로라면 ….
“… 그래, 이번 턴도 네가 우리를 이기지 못 한다는 거다!”
질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여기서 포기할 수 없다.
갖은 허세라도 부리면서까지 버티는 수밖에는 없는 것이다.
“그럼 바로 배틀 페이즈로 넘어갈까? 크림즌 노바 트리니티로 저지먼트 드래곤을 공격!”
“이 순간, 묘지의 초전자 터틀의 효과 발동! 이 카드를 게임에서 제외하는 것으로 배틀 페이즈를 종료한다!”
“응응~ 그러면 나도 트리니티의 효과를 발동해볼까?”
“이 타이밍에!?”
“트리니티가 공격 선언했을 때, 상대 라이프를 절반으로 한다! 초전자 터틀의 효과를 발동하려면 좀 더 빨리 했어야 했다고!”
“제기랄!”
절망의 사신이 끔찍하고 혐오스러운 몸을 움직여서 두 사람을 향해 파멸의 공격을 가한다.
제각기 빛의 군세의 정점과 하얀 날개의 정령이 실체화하며 공격을 몸으로 막아내지만 어쩔 수 없는 충격파에 두 사람의 몸이 공중으로 붕 떠서 날아간다.
비명 소리를 지를 새도 없이, 아찔한 충격에 두 사람 모두 고통으로 가득찬 신음을 토해냈다.
“큭 … 커흑 ….”
“으으윽 ….”
메카루 레이 & 킨조 츠루기 [LP : 250 -> 125]
“나는 카드 한 장 덮어두고 턴 … 엔 … 드. 자, 이제 마지막 턴이 될 테니까 제대로 발버둥쳐주길 바래. 절망을 위한 발버둥을 말이야!”
***
거친 숨을 토해내며 메카루는 힘겹게 몸을 일으켰다.
벌써 한계가 찾아온 것일까?
시야가 흐릿해져 그녀는 얼마 남지 않은 힘으로 눈가를 비비곤, 고개를 쳐들었다.
옆에서 소중한 하얀 날개의 정령이 울음 소리를 내며 응원하지만 도무지 몸이 따라주질 않았다.
“킨 … 조?”
숨을 고르며 천천히 시선을 돌리니 그 역시도 간신히 정신을 붙잡고 있는 듯 했지만 몸을 일으키진 못 하고 있었다.
직접적으로 받은 데미지가 너무 많아 그의 강인한 신체도 견디지 못한 게 확실했다.
현재 패는 3장, 드로우한다고 해도 4장 ….
그녀의 덱에 있는 비장의 카드라고 할 수 있는 것을 꼽아보면 몇 장 있겠지만, 그 중에서도 강력한 효과를 지닌 카드라고 하면 [파멸룡 간드라 X]나 [날개 크리보 Lv.10].
하지만 그 두장의 힘으로도 파괴 내성을 갖춘 절망의 사신을 쓰러뜨릴 수 없다.
“… 하아.”
“으응? 뭘 하는 거야? 아직 턴이 남아 있다고? 끝까지 발버둥치려는 거 아니었어? 자, 자아! 좀 더 절망을 향해 나아가라고!”
“… 나의 턴.”
드로우, 라고 들리지 않게 선언하며 카드를 뽑아든다.
정말로 … 이것이 그녀의 말처럼 절망으로 향하는 한 걸음이라는 생각이 머릿 속을 사로잡았다.
기적을 위한 싸움이지만, 이 싸움에서 이긴다 한들 어떤 기적이 일어날까?메카루는 덜덜 떨리는 오른 손을 간신히 뒤집어 최후의 카드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비릿한 피 내음이 느껴지는 입으로 말 한마디를 쥐어짜냈다.
“그래 … 가겠어.”
“헤에 ~?”
“절망으로, 가주겠다고. 하지만 … 하지만 그건 … 내 최후의 발악이 끝났을 때야! 이번 턴이 라스트 턴, 내 모든 것을 다하겠어! 마법 카드 [죽은 자의 소생]! 내가 소환할 건, 레벨 3의 튜너 몬스터 [라이트로드 메이든 미네르바]!”
아마도 이것이 최후의 일격,
정말로 기적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없을 지에 관한 최후의 시험.
절망에 지더라도 이것이 마지막.
절망에 이기더라도 이것이 마지막.
“레벨 8 저지먼트 드래곤에 레벨 3 라이트로드 메이든 미네르바를 튜닝! 기적을 향한 뜨거운 마음, 지금 별이 되어 폭발해라! 싱크로 소환! 레벨 11, [성태룡]-!”
별에서 태어난 용이 붉게 달아오른 몸으로 똬리를 틀 듯이 그녀와 쓰러진 결투자를 감싼다.
그 역시도 이것이 마지막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지 이전에 나타났을 때보다 더욱 붉게 몸을 태우며 절망을 향해 포효하지만 그녀의 표정은 변함이 없었다.
“네 희망은 그게 끝이 아니겠지? 자아! 어서 내게 보여달라구!”
“이어서 묘지의 [스킬 석세서]의 효과 발동! 이 카드를 게임에서 제외하고 성태룡의 공격력을 800 포인트 올린다! 그리고 [일기가세]와 패 한 장을 코스트로 [섬광의 쌍검-트라이스]를 연속해서 발동하겠어!”
성태룡 [공격력 3200 -> 4000 -> 5500 -> 5000]
“아항~ 그렇구나. 스킬 석세서와 일기가세로 올라간 공격력은 이미 성태룡에게 적용된 것이니 무효가 되지 않고, 트라이스의 효과로 공격력이 내려갔지만 성태룡의 효과로 배틀 시에는 공격력이 5500, 그렇지만 배틀 종료 후에는 다시 공격권을 얻으니 5500으로 한번 더 공격이 가능하지. 즉, 이번 배틀 페이즈로만 나에게 6500의 엄청난 데미지를 줄 수 있는 거야!”
“… 그래! 그 잘난 분석력으로 잘도 분석한 모양이지만, 성태룡은 공격 시에는 어떠한 효과도 받지 않아. 그러니까 네가 덮어둔 공격 반응형의 함정도!”
“후후후, 하지만 이번에 트리니티를 쓰러뜨린다 한들, 네 친구에게는 더 듀얼할 힘이 남아 있을까? 네 희망이라는 건, 결국 절망을 향한 게 아닐까?”
“설사 그렇다 해도 상관 없어! 인간은 위협을 무릅 쓰고 나아가지 않으면 아무 것도 얻을 수 없는 존재니까! 이 공격으로 시험하겠어. 내가, 사람들이, 기적을 믿고 나아가도 되는 지를! 가라! 성태룡, 스타더스트 인페르노-!”
별에서 태어난 붉은 용은 그 공간을 뒤덮듯, 한바퀴 빙 돌더니 절망의 사신을 향해 날아간다.
어떻게 보면 자폭 공격과도 같은, 온 몸을 불태우는 듯한 그 일격은 너무도 찬란하고 근사했기에 기적을 열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고 말았다.
그녀가 웃으면서 덮어둔 카드를 발동하기 전까지는 ….
“지속 함정 [타오르는 투지]! 이 카드의 효과로 트리니티의 공격력을 2배로 한다!”
암흑방계사신 크림즌 노바 트리니티 [공격력 4500 -> 9000]
공격력 9000.
압도적인 수치에 메카루는 저도 모르게 무릎을 꿇고 주저앉고 말았다.
“희망은, 절망하기 위한 씨앗에 불과한 거야.”
그녀의 목소리가 잔잔하게 울려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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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태룡 이노무 시키는 상대 효과만 받지 않았으면 좋았을텐데...
그러면 스킬 석세서 + 마법돌의 채굴 + 타스켈레톤 + 더블 업 찬스의 효과로 공격력 공격력 8000인데에에에에에!!!
결국 듀얼 로그 수정.
킨조와 메카루의 모든 전력을 드러내기 위한 로그+ 최종 보스의 강함을 드러내기 위한 로그라서 조금 부자연스러운 부분이 있어도 양해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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