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프레레 ‘퇴출의 칼’ 을 빼라
[최현길 사커투데이]
유로2004(유럽축구선수권) 기간에 인상 깊었던 감독은 포르투갈의 스콜라리와 그리스의 레하겔이었다. 특히 이방인 감독인 이들의 선수 장악력은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스콜라리는 절체절명의 승부처였던 잉글랜드와의 8강전에서 ‘정신적 지주’ 피구가 패스나 슈팅이 신통치 않자 과감히 빼버렸다. 포르투갈 팬들 사이에 술렁임도 일었지만 오히려 조직력은 살아났고 무사히 4강에 안착할 수 있었다.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만한 결단이었다.
선수들의 심리상태를 정확히 꿰뚫은 레하겔 또한 선수들과의 신뢰 속에서 뛰어난 통솔력을 발휘했다. 자신의 전술을 한 치의 오차도 없이 결승까지 이어갔다는 점은 놀라울 뿐이었다.
한국을 2002월드컵 4강까지 이끈 히딩크도 용병술에 관한 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정도. 스타의식이 강했던 안정환에게 엔트리 제출 막판까지 확신을 주지 않은 점이나 주장인 홍명보를 휘하에 끌어들이기 위해 벌인 미묘한 신경전은 압권이었다.
결국 지도자는 훈련이나 전술 외에도 선수들을 장악할 수 있는 통솔력이 중요하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다.
그렇다면 한국대표팀의 본프레레는 선수 장악력 면에서 어떤 점수를 받을까. 단정적으로 말하기 이른 감이 있지만 최근 보여준 대표팀의 경기력이나 본프레레의 멘트를 종합해보면 ‘수준급’은 아닌 듯하다. 선수파악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거나 한국 문화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느낌이다.
본프레레는 기존 선수들의 플레이에 불만을 드러낸 반면 올림픽팀 출신의 자질을 인정했다. 그런데도 세대교체는 ‘천천히’라며 한걸음 뺐다. 변화를 두려워하는 것일까. 2002월드컵 전사들의 정신상태가 엉망이라고 얘기했지만 어떠한 채찍도 가하지 않았다. 태도나 정신상태에 문제가 있다면 엔트리에서 빼버리면 된다. 오는 10월 2006월드컵 2차예선 레바논과의 원정경기에서도 불만족스러운 플레이를 보일 경우 그때도 정신상태만 논할 것인가. 혹시 해외파는 무조건 베스트이고 국내파는 후보라는 단편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명성에 구애받지 않고 팀플레이에 적합한 선수를 기용하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 해외파와 국내파 사이에 경쟁체제를 만들어야만 시너지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선수들 사이에 불만의 목소리가 들리는데 그의 통솔력에 구멍이 뚫린 것은 아닌지 점검하길 바라
98월드컵에서 프랑스를 우승으로 이끈 세계적인 명장 에메 자케는 “선수가 자기의 능력을 발휘하지 못할 경우 면담을 통한 충고에 이어 선수단 앞에서 확실하게 지적할 필요가 있다”면서 “그래도 개선되지 않으면 퇴출시키라”고 조언한 바 있다. 본프레레가 한국축구를 위한 대승적인 차원에서 칼을 뺄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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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평가를 하기엔 좀 이를듯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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