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30·텍사스 레인저스)가 허리띠를 바짝 졸라맸다. 현재 돌아가고 있는 팀 분위기 때문이다.
텍사스는 벅 쇼월터 신임 감독 영입과 마운드 보강 등 팀 재건작업을 줄곧 진행해왔다. 그러나 기존 멤버들에게는 가혹하기 그지없다. 팀의 간판선수도 언제든지 내칠 수 있다는 분위기다.
올시즌 종료 뒤 자유계약선수(FA)가 되는 라파엘 팔메이로는 최근 팀과의 재계약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히고 있다. 은퇴 후 레인저스 멤버로 명예의전당 입성이 확실하지만 찬바람 맞은 시장상황이 걸림돌이다. 톰 힉스 구단주는 28일(이하 한국시간) “현재로서는 팔메이로와의 계약 연장에 대해서 고려치 않고 있다. 현재 선수수급 시장이 그렇지 않은가”라고 말했다. 영원한 레인저스로 남길 원했던 포수 이반 로드리게스도 결국 팀을 떠나 플로리다 말린스에 새 둥지를 틀었다. 팔메이로도 이같은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충분하다.
텍사스는 10년 장기계약한 알렉스 로드리게스를 제외한 모든 선수를 트레이드 대상에 올려놓고 있다. 물론 계약 2년째를 맞이한 박찬호도 예외일 수 없다. 따라서 박찬호가 텍사스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무조건 실력으로 에이스의 몫을 해내야 한다.
5년간 6,500만달러로 텍사스에 입성한 박찬호는 지난해 허벅지 근육통으로 전반기를 허송세월했고 이어 손가락 물집이 잡혀 부상자 명단에 오르는 등 97년 풀타임 선발 이후 처음으로 두 자릿수 승수달성에 실패(9승8패 방어율 5.75)했다. 박찬호는 부진에 시달리던 지난해 7월 중순 트레이드설에 휘말린 바 있다. 텍사스가 마이크 햄턴 영입에 나섰고,지역 일간지 댈러스 모닝뉴스는 ‘박찬호가 트레이드 웨이버로 공시됐다’고 보도했다. 트레이드 웨이버 공시는 철저히 비밀에 부쳐지기 때문에 성사되지 않는 이상 확인이 불가능하다. 이후 박찬호가 5연승을 내달리는 등 제 실력을 보이기 시작하면서 트레이드 폭풍은 지나갔지만 올해에도 이같은 일이 없으리라고 보장하기 어렵다. 박찬호의 계약서에는 선수가 동의하지 않으면 구단이 트레이드할 수 없다는 ‘노 트레이드 조항(No Trade Clause)’이 없다.
톰 힉스 구단주는 팀 재건작업을 마치면서 “돈 지갑을 여는 것은 올해가 마지막”이라고 누누이 강조한 바 있다. 마치 제1선발 박찬호에게 하는 말처럼 들린다.
/알링턴(미 텍사스)=김성원 특파원 rough@sport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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