父 「호타루!」
나는 호타루의 손을 잡았다.
그 손을, 호타루도 꽉 하고 강하게 잡았다.
그대로, 우리들은 문을 향해 달렸다.
문앞에는, 호타루의 아버지가 양손을 펼치고 가로막고 있었다.
父 「뭘 생각하고 있는 거냐! 호타루! 빨리 집으로 돌아가거라!」
호타루「파파?」
父 「?」
호타루「파파???」
父 「???」
호타루「ㅡㅡ호와짱, 펀~치!」
말과 함께, 호타루는 쥔 주먹을 날렸다.
지만, 물론 안면 앞에서 딱 멈추고서...
아버지가 기가 꺾인 그 틈을 노려, 나와 호타루는 어둠 속으로 뛰어들어갔다.
父 「이봐, 기다려! 호타루!」
「어디 가는 거냐, 호타루! 어이!!」
「호타루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등 뒤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우리들은 어디까지도 갈 것처럼, 바람을 가르며 계속해서 달렸다.
이윽고... 아시카시마 동물공원에 도착했다.
나와 호타루는, 겁먹지 않고 펜스를 타고 넘어가, 원내에 침입했다.
잠시동안, 깊은 수풀 속을 헤집으며 나아간다.
ㅡㅡ파직!
호타루가 떨어져있는 작은 나뭇가지를 밟았다.
켄 「쉬-잇!」
나는 돌아서서, 입술에 검지손가락을 대 보였다.
호타루는 혀를 내밀고, 가만히 머리를 숙였다.
~ 子供の情景【ほたる編】~
아이들의 정경【호타루편】
겨우겨우 수풀속에서 탈출해서, 폭넓은 도로로 나왔다.
[s]겨우겨우 수풀속에서 탈출해서, 폭넓은 도로로 나왔다.
원내는 쥐죽은 듯 고요하다.
살랑살랑 흔들리는 나뭇잎 소리와, 벌레소리만이 떠다니고 있다.
호타루「응? 처음은 어디 갈래?」
켄 「그렇구나...」
「동물원이라고 하면, 역시...」
호타루「펭귄! 펭귄이지!?」
「좋았어! 그럼 어서, 펭귄 보러 가자!」
호타루는 행진이라도 하는 것처럼, 기운좋게 걷기 시작했다.
켄 「... ...」
나는 멈춰서서 생각하고 있었다.
(동물원이라고 하면... 펭귄인가? 보통?)
호타루「차암, 뭐하고 있어?」
「빨리 가자!」
호타루는 파닥파닥 펭귄처럼 달려와서, 내 팔에 자기 팔을 엮었다.
한밤중의 동물원...
아무도 없는 동물원...
이렇게 해서...
마지막 밤이...
시작됐다...
호타루「저기 있지? 켄짱켄짱?」
켄 「응?」
호타루「『미린』이라고, 10번 말해봐?」
켄 「미린, 미린, 미린, 미린, 미린, 미린, 미린, 미린, 미린, 미린」
호타루「그럼, 코가 길~다란 기린은?」
켄 「... ...」
호타루「... ...」
켄 「... ... ... ... 기린 ...」
「코가 긴 기린은, 기린이 당연하잖아?」
「라고 할까, 코가 긴 기린같은 게 어딨냐?」
호타루「아앗! 미안, 착각했어~!」
「정말, 호타루 바보! 호타루 바보! 호타루 바보!」
「저기? 한번 더, 다시 해봐도 돼?」
켄 「괜찮지만...」
호타루「그럼, 이번엔 10이라고 열 번 해봐?」
켄 「10?」
호타루「그래, 숫자 10!」
켄 「10. 10, 10, 10, 10, 10, 10, 10, 10, 10」
호타루「그럼, 90의 다음은?」
켄 「100」
호타루「야~이 야~이♪ 걸렸다~ 걸렸다~♪」
「90의 다음은, 91이라구~♪」
켄 「윽...」
진짜로 걸려들어버렸다...
호타루「앗, 빨개졌어 빨개졌어~♪」
「부끄러운 거지~?」
「응응? 부끄럽지빼? 부끄럽지빼?」
켄 「전, 전혀...」
「부끄러운 것 따위, 없다구」
호타루「『부끄러운 것 따위, 없다구』」
「꺄-앗, 켄짱은, 정말로 정말로 귀엽네~?」
호타루는 내 머리털을 마구 흐트러놓았다.
여름의 청공처럼, 시원시원한 웃음을 지으면서...
그 미소가, 왠지 너무나 반갑게 생각되었다.
마치, 어제의 헤어지잔 이야기가 거짓말이었던 것처럼, 우리들 사이에는 응어리도, 걸리적거림도, 거북한 공기도 존재하지 않았다.
아니... 분명, 거짓말이었던 거겠지.
그 헤어지자는 이야기는, 뭔가의 착각이었다...
적어도 오늘은, 이 밤만은, 그렇게 믿고 싶었다.
순수하고, 귀엽고, 아직 때묻지 않은 소녀의 웃는 얼굴...
내 옆에는 언제나, 그런 여자친구의 웃는 얼굴이 있었다.
돌아보면 언제나, 그녀의 미소가 기다리고 있었다.
그래, 그건 당연한 것이었다.
사귀기 시작했을 때부터 쭉, 내 옆에는 호타루가 있어서...
나를, 상냥하게 지켜봐주고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이렇게 호타루와 보내온 시간이, 얼마나 귀한 것인지, 아플정도로 잘 알 수 있었다.
별 거 없는 회화를 나누거나, 까불고 놀리거나, 하찮은 일에 질투를 불태우거나...
때로는 싸워서, 말하지 않게 된 적도 있었지만...
그래도 그렇게 지내온 시간의 모든 게, 1초1초가, 나에게는 둘도 없는 소중한 추억이었다.
말같은 건 필요없었다.
단지 거기에, 그녀의 미소가 있으면, 그걸로 충분했다.
이 행복한 시간이, 언제까지나 언제까지나, 영원히 지속되길 바랬다.
그렇지만 그건... 바랄 것까지도 없는 일일지도 모른다.
내 옆에는 언제라도, 호타루가 있는...
그건 당연한... 일이니까...
호타루「동물, 모두 깨어있네?」
공원을 한바퀴 다 돌고 나서, 우리들은 왔던 길을 돌아가고 있었다.
켄 「깨어있던 게 아니라, 깬 거야」
「호타루가 탁탁탁 발소리를 내며, 가까이 갔으니까」
호타루는 익살떠는 것처럼, 혀를 내밀어보였다.
호타루「결국, 알 수 없었네?」
「동물은, 꿈을 꾸는 건지 아닌지...」
켄 「응」
호타루「동물이 꾸는 꿈도, 덧없는 건지 아닌지...」
「사람이 꾸는 꿈과, 마찬가지로...」
켄 「응」
「그렇지만 그건, 이젠 어찌되어도 좋은 거 아닐까?」
호타루「에?」
호타루는 멈춰서서, 작게 고개를 갸웃했다.
켄 「사랑의 꿈」
「사랑은 꿈같은 것인가」
「사랑은 덧없는 것인가」
「호타루가 진짜 알고 싶었던 건, 그런 거잖아?」
호타루는 말이 없었다.
얼굴에서 웃음이 사라지고, 긴장한 듯 뺨이 뻣뻣해졌다.
나는, 굳어진 호타루의 뺨에 손을 대고, 말을 이었다.
켄 「사랑은 결코, 덧없는 게 아냐」
「만약, 세계 속의 모든 사랑이, 끝을 고한다고 해도...」
「내 사랑은, 호타루를 생각하는 이 마음만은, 절대, 사라지거나 하지않아」
「나는 언제라 해도, 호타루가, 정말 좋아」
호타루는 가만히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 시선이 간지러워서, 나는 무심코 시선을 돌려버렸다.
자신이 한 말이, 너무나도 부끄럽고, 창피해서, 가슴속이 불타는 것처럼 뜨거웠다.
그랬기 때문에, 나는...
켄 「자, 돌아갈까?」
한 마디 하고서, 호타루를 놔두고 총총 걷기 시작했다.
호타루「앗, 기다려~, 켄짱~」
호타루가, 바로 따라와서, 내 팔에 달려들었다.
호타루「켄짱, 정말로 호타루가, 좋아?」
켄 「응」
호타루「미나미선생님은?」
켄 「물론 선생님도 『좋아』하지만...」
「하지만 그건, 호타루를 대하는『좋아』와는, 전혀 다른 종류의 감정이야」
호타루「헤에~, 어디가 다른데?」
켄 「모양도, 색도, 내용도, 거리도, 크기도, 무거움도, 모두 다 달라」
호타루「그럼, 얼마만큼?」
켄 「엥?」
호타루「호타루를, 얼마만큼 좋아해?」
켄 「그렇군... 에또...」
「우주 전체의 질량에, 광속의 2배를 곱한 만큼, 이려나?」
호타루「그럼 알 수 없다구~」
「좀 더 구체적으로」
켄 「구체적이라고 해도...」
「으~음...」
호타루「호타루는 있지...?」
「호타루는...」
호타루「이마아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안큼, 좋아해, 켄짱을」
호타루는 깡충 뛰어오르면서, 만면에 웃음을 띄우고 그렇게 말했다.
켄 「그럼 나는, 그것의 100배만큼」
호타루「앗, 너무해! 반칙이야, 그거...」
「제대로 호타루처럼 하라구~」
「이마아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안큼, 이라고!」
켄 「... ...」
호타루「... ...」
내가 말이 없자, 호타루의 눈동자에 울렁울렁 눈물이 어리기 시작했다.
그런 슬픈 얼굴을 하는 쪽이 훨씬 더 반칙이라고 생각했지만, 나는 그냥, 호타루의 요망에 응해주기로 했다.
켄 「이마안~큼, 좋아해」
호타루「우왓, 그거 뭔가, 억지로 하게 만들었단 느낌...」
「전혀 감정이 전해져오지 않습니다만...」
켄 「... ...」
호타루「아앗, 역시 그랬었구나...」
「켄짱은, 그정도밖에 호타루를...」
켄 「알았다구, 제대로 해줄 테니까...」
「부탁이니까, 울지 마라... 응?」
호타루「넷! 그럼 한번 더, 해보세요~♪」
켄 「에 그럼... 간다?」
호타루「그러세요?」
켄 「이마아아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경비원「ㅡㅡ이봐! 거기서 뭐하는 거냐, 너희들!」
갑자기, 시끄러운 노성이 울려퍼졌다.
회중전등의 불빛이, 하얗게 눈앞을 비추고 있었다.
켄 「위험해! 도망가자, 호타루!」
나는 호타루의 손을 꽉 잡고서, 수풀 속으로 뛰어들었다.
ㅡㅡ돌아가는 길.
나와 호타루는, 손을 잡고 걸었다.
언제나와 같은, 별거 없는 회화...
친구 이야기, 학교 이야기, 어젯밤 TV에서 했던 UFO 특집 이야기...
호타루는 아무 맥락도 없이, 잇따라 말을 잇고 있었다.
나는 호타루의 말에 귀를 기울이며, 때로는 맞장구를 치고, 때로는 고개를 저으면서도, 거의 입을 열지는 않았다.
그래도 나는, 호타루의 이야기를 듣는 게, 정말 좋았다.
흔한 일상의, 아주 작은 단편을 잘라내어, 그것을 열정적으로 이야기하는 입이 정말 좋았다.
마치 아름다운 선율을 연주하는 것처럼, 물흐르듯 막힘없이 이야기를 계속했다.
이것이, 우리들의 당연한 스타일이었다.
이런 당연한 일이, 지금 나에게는 더할나위 없는 기쁨이었다.
호타루의 부드러운 손바닥...
허리와 허리가 맞닿은 것 만으로도, 두근두근 가슴이 크게 울렸다.
곧, 길의 저편에 토와리교가 보이기 시작했다.
저 다리를 건너면, 호타루의 집은 곧이었다.
다리가 가까워질수록, 점차 호타루의 말수가 줄어갔다.
동쪽 하늘이, 희미하게 하얀 색으로 물들어간다.
날밝음을 이렇게나 원망스럽게 생각한 적은 없었다.
정신이 들자, 호타루는 완전히 입을 다물어버리고 있었다.
그 옆얼굴은 생기를 잃어서, 뭔가를 겁내고 있는 것같기도 했다.
우리들은 와야만 하는 순간을 향해, 천천히 발을 옮겨갔다.
한발짝씩 내딛을 때마다, 호타루는 강하게, 확인하는 듯, 손을 잡았다.
하지만...
얼마만큼 속도를 늦춘다 해도, 아무리 굳게 손을 잡아도, 시간은 냉혹하게, 1초 1초를, 가리켜 가는 것이었다.
켄 「호타루...」
다리 도중에서, 나는 마침내 참을 수 없어져서, 호타루에게 말을 걸었다.
켄 「이거...」
가방 속에서 오르골을 꺼내, 호타루에게 건넸다.
호타루「뭐야... 이거?」
켄 「열어봐?」
호타루는 윗꼬리를 올리고, 나를 보고 있었다.
켄 「어서...」
호타루「하지만」
켄 「됐으니까」
호타루는 곤혹해하면서도, 그 뚜껑을, 가만히, 열었다.
호타루「오르골...」
켄 「만들었어... 케이스도, 실린더도, 전부」
「이전의, 보답...」
호타루「이전, 이라니?」
켄 「소청낭 인형, 줬었잖아? 그러니까...」
호타루「그런... 괜찮은데...」
켄 「게다가, 약속해버렸고 말야?」
호타루「...에?」
켄 「이 곡... 호타루가 제일 좋아한다고 했던 베토벤의 비창...」
「반드시 쳐보이겠다고, 맹세했으니까...」
호타루「... ...」
켄 「뭐, 조금 반칙이긴 하지만」
「내가 실제로 치고 있는 건 아니고...」
호타루「으응... 반칙같은 거 아냐...」
「이건 분명히, 켄짱이, 치고 있는 거라고 생각해...」
「호타루의 피아노따위보다, 훨씬 잘하고, 아름답고...」
「어쩌지...」
「호타루, 이걸로 이제, 켄짱에게 바라던 거, 전부 다 이뤄져버렸어...」
켄 「그럼, 필요없어?」
나는 그렇게 말하고, 호타루가 가지고 있는 오르골에, 손을 뻗었다.
호타루「이녀석!」
호타루는 내 손을 찰싹 때렸다.
호타루「필요해! 필요한 게 당연하잖아!」
「돌려주라고 해도, 절대로 안 돌려줄 거야!」
그렇게 말하면서, 호타루는 오르골을, 가슴에 꽉 끌어안았다.
호타루「이렇게 기쁜 선물 받은 거, 태어나서 처음이니까...」
「기뻐서, 기뻐서...」
「가슴이 가득차서...」
「호타루... 어떻게 하면 좋은 걸까나?」
켄 「하핫, 아무것도 안 해도 괜찮아」
「단지 그걸, 소중하게만 여겨주면...」
호타루「큰일이었지? 만드는 거」
켄 「전혀! 이런 건 낙승이지 낙승!」
「라는 건 거짓말이고... 사실은 꽤 벅찼어」
나는 부끄러운 웃음을 지었다.
호타루도 나를 보고, 살짝 웃었다.
호타루「고마워...」
그 웃는 얼굴을 보는 것도, 이걸로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니 괴로웠다.
생각해보면 우리들의 사랑은, 여기서 시작했던 거였다.
이 다리 위에서...
내가 학교에서 떨어뜨린 휴대전화를 호타루가 주워서...
그걸 돌려받은 게, 이 다리...
『좋아하니까, 이나미군을』
그 때는 아직 겨울...
호타루는 나를 『이나미군』이라고 부르고 있었고...
호타루「이걸로 이제, 이별이네...?」
켄 「응...」
호타루「하지만, 정월이라던가 되면, 돌아올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켄 「응...」
호타루「메일도, 전화도 할 수 있고...」
켄 「응...」
호타루「켄짱은, 호타루가 없어져도, 괜찮으신가요?」
켄 「괜찮아...」
호타루「정말일까...」
「조금 걱정이야...」
켄 「그건, 이쪽이 할 말이라니까」
호타루「호타루는, 괜찮구 말구?」
「괜찮아... 괜찮아...」
입술을 꾹 다문 채, 호타루는 내 앞에 와서 섰다.
이야기를 하기에는, 너무 가까운 거리였다.
맑은 눈동자... 그 속에 잠든 신비한 빛...
그저, 안타깝고, 가슴이 조여오는 듯 아파서...
호타루「어째서 그런 얼굴 하는 거야?」
「그런 얼굴 하면... 호타루...」
「호타루... 울고 싶어져버린단 말야...」
켄 「... ...」
호타루「하지만, 호타루는 울지 않을거야」
「최후니까, 웃으며 헤어지는 거야」
「『즐거웠지』라고 말하고...」
「『고마워』라고 말하고...」
「『바이바이, 그럼 또 보자?』라고 말하고...」
「그렇게... 웃으면서...」
호타루의 눈동자에서, 주르르 눈물이 흘러내렸다.
나는 뺨을 지나는 눈물자국을, 엄지손가락으로 살짝 닦아주었다.
호타루「켄짱...」
「또 호타루... 거짓말 해버린 것 같아...」
닦아도 닦아도, 눈물은 멈추지 않고 흘러, 내 손가락을 적셨다.
매끈한 뺨의 온기...
차가운 물방울의 감촉이, 손가락 끝에 스며들었다.
호타루「정말은, 호타루 있지?」
「정말은, 쭉...」
「쭉... ...」
「언제까지나, 언제까지나... ...」
「언제까지나 켄짱과 함께 있고 싶었어!」
「계속 계속, 켄짱 옆에 있고 싶었어!」
「호타루, 켄짱이 너무 좋으니까!」
호타루는 내 가슴으로, 뛰어들어왔다.
양팔을 내 등뒤로 감고, 꽉 강하게 껴안았다.
호타루「켄짱...」
「떨어지고 싶지 않아...」
「이대로, 쭉 함께 있고 싶어...」
「쭉... 함께...」
켄 「호타루... 무슨 소리 하는 거야...」
「나는 언제나, 호타루의 옆에 있고...」
「호타루도 언제나, 내 옆에 있는 거야...」
「만약 멀리멀리 떨어지게 되어도, 호타루를 생각하는 마음은 결코 변하지 않아」
「나는 언제나, 영원히, 호타루의 옆에 있을 거야」
「아까, 말했었잖아?」
「사랑은 결코, 덧없는 게 아니야...」
「내 사랑은...」
「내 사랑은... ...」
「꿈이, 아니니까...」
나는 호타루의 몸을 강하게 껴안았다.
호타루는 흐느끼면서, 코 끝을 내 가슴에 묻었다.
호타루「켄짱...」
「켄짱의, 냄새가 나...」
「켄짱의...」
「달콤~한, 냄새가...」
8/26
[s]8월 26일 수요일.
NPA 피아노콩쿨의 결승은, 예정대로 열렸다.
~ 音紋【ほたる編】~
음의 무늬【호타루편】
나는 회장으로 발을 옮겨서, 최후열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s]나는 회장으로 발을 옮겨서, 최후열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잠시 후, 드레스를 몸에 두른 호타루가, 무대에 나타나, 객석을 향해 인사를 올리고, 슈타이너 피아노 앞에 앉았다.
장내는, 물뿌리듯 고요해졌다.
호타루는 자세를 바르게 하고, 호흡을 가다듬고서...
이윽고 사뿐히, 건반 위에 손바닥을 올렸다.
리스트의 『사랑의 꿈 제3번 내림 가장조』
호타루는 흐르는 듯, 그 곡을 치기 시작했다.
호타루가 치고 있는 선율은 마법이었다.
최초 1소절을 들은 것만으로도, 내 마음은 매료되었다.
소리는 몸 속에 배어들고, 몸은 소리 속에 녹아들고... 나는 황홀하게, 흐르는 선율에 몸을 맡기고서, 나를 잊었다.
넓은 무대 위... 단 혼자서 피아노를 치고 있는 호타루의 모습은, 거룩한 빛에 싸여있었다.
그 순백의 빛은 너무나도 눈이 부셔서, 나는 편안한 어지러움을 느꼈다.
호타루에게는, 누구보다도 피아노가 잘 어울렸다.
그게 본래, 그녀가 있어야 할 장소라고 생각했다.
확실히, 호타루가 유학가버리는 건, 말로 할 수 없을만큼 슬프다.
그렇지만, 이렇게나 솜씨좋게, 아름답게, 자유롭게 피아노를 치는 호타루의 모습을 보면, 그 생각이 잘못되었음을 알아차린다.
내가 해주어야 하는 일은 『걱정하지 마, 다녀와』라고, 웃는 얼굴로 보내주는 것이다.
나는, 호타루의 자유를, 꿈을, 속박할 수는 없다.
ㅡㅡ꿈.
꿈이란 건, 덧없는 것의 비유인 동시에, 희망과 소망의 비유이기도 하다.
그렇게 생각해보면 ㅡㅡ사랑의 꿈.
그건 『사랑의 희망』이란 의미라고, 말할 수 없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나는, 다시 호타루와 만날 날을 꿈꾸며, 강하게, 빛나게, 살아가자고 생각했다.
이런 생각을 하는 것도, 역시 마법 때문인가?
부드러운 선율이, 살며시 마음에 닿은 듯한...
나는 미소를 지으며, 호타루의 모습을 계속 지켜봤다...
모든 연주가 끝나고, 잠시 뒤에, 심사결과가 발표되었다.
『피아노로 1등상을 받으면, 켄짱도, 호타루 쪽을 돌아봐주지 않을까 하고...』
『그게, 콩쿨에 나간, 진짜 이유...』
『호타루는 켄짱의 여자친구로서, 어울리는 여자가, 되고 싶었어』
그 말대로, 호타루는 훌륭히, 금상에 빛났다.
나는, 호타루에게 축하의 말을 전하려고, 대기실로 달려갔다.
하지만... 거기에 호타루의 모습은, 없었다.
그 뒤...
나와 호타루가 대화를 주고받을 기회는 찾아오지 않았다.
결국, 이별의 말조차 건네지 못한 채...
그날 밤, 호타루는 오스트리아를 향해, 떠나갔다.
8/30
[s] ~ 調律【ほたる編】~
조율【호타루편】
쓰르라미가 울고 있었다.
[s]쓰르라미가 울고 있었다.
여름 하루의 끝을, 슬퍼하는 듯, 애석해하는 듯...
나는 보건실의 침대사이드에 앉아서, 저물어가는 하늘을 쳐다보고 있었다.
『저기, 켄짱, 봐봐 봐봐』
『귀엽지~?』
지금, 옆에 호타루의 모습은 없다.
소나기 속에서 공을 차도, 나를 봐주는 사람은 없었다.
그래도, 내 마음은 몹시 온화했다.
넓은 하늘을 떠다니는 구름처럼, 한가로이, 편안함으로 가득찬 감정에 싸여있었다.
그러자 거기에...
쇼타 「옷, 이런 곳에 있던 거냐, 켄」
「뭘 나른해하고 있는 거냐, 혼자서...」
켄 「별로, 나른하거나 하지 않았어」
「평소라면, 내림 가장조의 소년으로 있었을 것이, 오늘은 우연히 올림 바단조가 된 것 뿐이다...」
쇼타 「올림 바 단조?」
「말하는 건 알겠지만, 어쨌든 침울해있는 건, 변하지 않아」
켄 「그러니까, 침울해 있거나 하지 않았다니까」
쇼타 「거짓말이구만」
「네 거짓말은, 금방 얼굴에 드러난다」
켄 「... ...」
쇼타 「뭐, 무리도 아닌가...」
「그런 식으로 헤어지면, 침울해있지 않는 쪽이 이상하지」
「어느 쪽인가가, 싫어져서 헤어진 거라면 몰라도...」
「켄과 호타루짱은 그게... 그거다」
「보이지 않는 용수철을, 억지로 잡아 찢어버린 것처럼...」
켄 「... ...」
쇼타 「아니, 미안...」
「조금, 지나치게 나섰으려나」
켄 「별로 사과할 것까지도 없다니까」
「아까도 말했었지만, 나는 전혀, 침울해 있는 것도 아니고」
쇼타에게는, 이미 호타루와의 일을, 전부 이야기했다.
음악실에서, 쇼타의 고백을 들어버린 일도, 물론 가르쳐줬다.
그렇지만 쇼타는, 그 건에 관해서는, 그다지 많은 걸 이야기하려고 하지 않았다.
단지, 그게 아무래도, 내 오해인 듯 하다는 건 알았다.
즉, 쇼타가 좋아하는 건 호타루가 아니라, 다른 여성이었다는 거다.
그 음악실에서의 고백은, 그 여성에 대한 짝사랑의 고민을, 호타루에게 털어 놓았던 거였다.
그걸, 내가 착각하고...
아무튼 그런 이유로, 나와 쇼타는 이렇게, 전과 같은 관계를, 지속하고 있었다.
쇼타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말야... 좀 더, 어떻게든 안 되었던 거냐?」
켄 「응?」
쇼타 「마지막에 한 마디정도, 말을 걸어줬다면 좋았을텐데...」
켄 「그러니까, 그건」
쇼타 「알고 있어. 호타루짱의 부모님이, 만나게 해 주지 않았던 거지?」
켄 「응. 그 전 밤에, 데리고 나가버리기도 했으니까...」
쇼타 「하지만 말야, 다른 얼마라도, 방법은 있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휴대전화를 걸어본다던가, 공항에서 몰래 기다린다던가 말야...」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런 건, 들을 것까지도 없이 실행해봤던 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 호타루를 붙잡는 건, 불가능했다...
켄 「하지만, 그걸로 잘 된 걸지도 몰라」
쇼타 「?」
켄 「그 때 호타루를 만났다면, 분명 나는『그럼』이라던가,『건강해』같은 말을 건네버렸을 거라고 생각해」
「하지만... 그건 아마... 잘못된 거라...」
쇼타 「잘못?」
켄 「아까 『그런 식의 헤어짐』이라고 했는데... 나와 호타루는 전혀, 헤어진 게 아냐」
「만약 몇만킬로미터 떨어진다고 해도, 둘의 용수철은, 끊어지거나 하지 않아」
「즉...」
쇼타 「이별의 말은 필요없다... 그런 말인가」
켄 「응」
그 이상, 쇼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조용히, 노을진 저녁하늘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 옆모습은 어딘가 슬픈...
지금, 기운이 빠져 있는 건 쇼타쪽이었다.
밤의 어둠이, 동쪽 하늘을 물들여간다.
이윽고 완전히, 주위가 어둠으로 덮였을 무렵...
마지막에 쇼타는, 뭔가를 떠올린 것처럼, 이렇게 말했다.
쇼타 「뭐하면, 빌려줘도 좋다고?」
「쿠이쿠이성인에게 받은, UFO...」
쇼타와 헤어지고, 아사나기장에 돌아왔다.
현관 앞에는, 토모야와 장난치고 있는 신군의 모습이 있었다.
신 「여! 이나켄!」
신군은 얼굴을 들고, 언제나처럼 명랑한 웃음을 지어보였다.
토모야는 내 발치로 뛰어와서, 발을 득득 당겼다.
켄 「신군... 바이트는?」
신 「오늘은 OFF란다」
「이런 밤에, 바이트따위 할까보냐」
그렇게 말하고, 신군은 동쪽 하늘을 가리켰다.
청자색의 깊은 하늘 속에, 둥근 달이 빛나고 있었다.
켄 「설마, 만월이니까, 라던가 말을 꺼내는 건 아니겠지요?」
신군은 답하지 않고, 그냥 입 주위를 누그러뜨릴 뿐이었다.
신 「아, 그러고 보니 이나켄...」
「너한테, 전하지 않으면 안될 일이 있다...」
켄 「예? 뭔데요?」
신 「그게 말야, 미나미씨, 있지?」
켄 「예에」
신 「이사갔다」
켄 「하!?」
신 「갑자기, 짐정리하고 나가버렸어」
켄 「저, 정말인가요!?」
신 「응」
켄 「어디로? 어디로 이사간다고 했습니까?」
신 「글쎄?」
「일단, 묻기는 물었는데...」
「바람에게 물어줘, 라고」
켄 「예?」
신 「목적지는, 바람에 물어줘...라고, 그 말만 남기고, 가버렸다」
「정말, 오래전의 월활영화(月活映畵)도 아니고... 불가사의한 사람이었지~」
켄 「저에게 뭔가, 전갈같은 건...?」
신군은 눈을 감고, 고개를 저었다.
신 「『떠나는 새는, 발자국을 남기지 않는다』라는 것 같다」
켄 「떠나는 새...」
「그런, 겁니까...」
녹나무의 나뭇가지가, 살랑살랑 흔들리고 있었다.
바다에서 육지로 향하는 바람... 해풍이 불고 있었다.
부드럽게 흐르는 그 바람속에, 대답은 숨겨져있는 건가?
귀를 들어봐도, 들려오는 건 나뭇잎이 바스락거리는 소리 뿐이었다.
신 「자, 그럼 슬슬, 나가보기로 할까?」
켄 「나가요? 어디에, 놀러라도 가는 겁니까?」
신 「뭐, 비슷한 거다」
「오늘은, 만월이니까 말야~」
「가끔은 아카테가니를 보고 배우는 것도, 좋을지도 몰라~...」
켄 「... ...」
신 「그럼, 담에 보자, 이나켄」
등을 돌린채 손을 들고, 신군은 아사나기장의 현관을 빠져나갔다.
이것이, 이 여름에 일어났던 사건의, 모든 것이다.
그 뒤...
호타루한테서 전화도 없고, 메일도 없고, 엽서 한장 보내져오지 않았다.
내 쪽은 어떠냐고 하면, 호타루의 새로운 주소도 모르고, 전화번호도 모르고...
그저 호타루한테서의 소식을, 기다리는 것 외에 다른 게 없었다.
하지만 결국엔, 언제까지 기다려도, 호타루에게서의 연락은 오지 않았다.
바빠서, 편지같은 걸 쓰고 있을 틈이 없는 걸지도 모른다.
그러고 보니, 전에 쇼타는, 이런 말을 했다.
『작위적인 것과, 거짓과, 예정조화 없는, 진짜 러브스토리라구』
『현실적인 연애라는 건, 그런 거지?』
쇼타의 말은, 역시 옳았던 거겠지.
현실적인 연애라는 건, 이렇게, 고요하고 조용히 저물어가는 거다.
석양이 지는 것처럼... 계절이 변하는 것처럼...
거기에 명확한 경계는 없이, 정신이 들면, 어느새인가 잔상이 흐릿하게 보이는...
『예정조화 없는, 진짜 사랑이야기」
큰맘 먹고 본심을 말하면, 그건 나에게는, 너무나도 잔혹한 결말이었다.
그렇지만 나는, 슬픔을 안타까워하는 일만은, 하고 싶지 않았다.
오히려, 지나가버린 사랑을 돌아보며... 사랑하려고 하고 있었다.
호타루와 같이 보낸 날들은, 이것도 저것도 모두 빛나고...
추억은, 내 바로 옆에 있어서 그리워서...
아득한 저쪽 이국의 땅에서, 호타루도 또, 그 오르골을 들으며,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걸까?
『테~르테~르보즈, 테~르 보즈, 내일 날씨를 개게 해 줘~』
『언젠가 꿈에서 본 그 하늘처럼~, 맑으면 금방울 줄게~』
호타루가 없어지고 나서, 나는 일이 있을 때마다 그 인형을 바라봤다.
창틀에 매달린 소청낭인형...
가만히 바라보면서, 강하게 강하게 소원을 담았다.
하지만 인형은, 아무 대답도 해주지 않는다.
단지 바람에 흔들리면서, 생글생글 미소를 지을 뿐이었다.
나를, 상냥하게 지켜보는 것처럼...
이렇게 해서, 내 짧은 여름은, 끝을 고했다.
9/27
[s] ~ アンコㅡル【ほたる編】~
Encore【호타루편】
신학기가 시작하고 나서, 슬슬 한달이 지나가려 하고 있다.
[s]신학기가 시작하고 나서, 슬슬 한달이 지나가려 하고 있다.
나는 평소와 마찬가지로, 지루한 수업을 받고 있었다.
창에서 흘러들어오는 바람은 시원했고, 밖에 보이는 나무들의 잎은, 물들기 시작했다.
방에 달려있던 『소청낭 인형』은, 지금은 내 주머니에 있다.
미나미선생은, 테르테르보주를 희생양이라고 했다.
그것도, 꼭 잘못된 거라고는 단정할 수 없겠지.
적어도 나에게 있어서는, 이 인형이 호타루의 대신이었다.
웃음을 지으며, 나를 계속 지켜봐주는 인형...
이제까지 몇 번, 이 미소에 구원받았던 걸까.
문득, 창 밖에서, 찌르르르 매미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벌써 여름은, 훨씬 전에 끝났다고 하는데...
그러자...
그 매미소리를 지우려는 것처럼, 교실 안이 시끌시끌 소란해지기 시작했다.
창가의 학생이, 일어서서 밖을 보고 있다.
교사 「이놈들! 뭐하는 거냐! 자리에 앉아, 자리에!」
(譯: 이 교사 또 나왔다-_-)
하지만 소동은 수습되지 않았다.
한명 두명 학생들이 일어서서, 창가로 뛰어간다.
클래스 내의 학생들이 떼지은 듯 몰려서 창밖을 내다보고 있었다.
학생 「어이, 봐봐, 저거」
학생 「뭔가... 써있는 모양이야」
한 마디씩 모두가 말한다.
학생 「케...은...짜...응?」
켄 「엥!?」
그 말을 듣고, 나는 튕기듯 자리에서 일어났다.
켄 「자, 잠깐만, 미안!」
무리속을 헤집고 들어가면서, 간신히 창가에 도달하자 ㅡㅡ거기에는!
『켄짱!』
『정말 좋아해~』
교정의 전면에, 큼직하게, 그 문자는 그려져 있었다.
*라인카를 쓴 건가?
(*석회가루를 뿌리는 수레차)
하얀 문자는 또렷하고, 선명하게 나타나 있었다.
?? 「어ㅡ이!! 켄짜ㅡㅡㅡㅡㅡㅡㅡㅡ앙!!」
누군가... 거기에 서 있었다.
교정의 한 가운데에서, 양팔을 크게 좌우로 펼치고 있다.
켄 「호...」
「ㅡㅡ호타루!?」
호타루「켄짱을~!」
「이마ㅡㅡㅡㅡㅡㅡㅡㅡ안큼, 많이 좋아해ㅡㅡㅡㅡㅡㅡㅡㅡ!」
켄 「뭐, 뭐하는 거냐, 호타루!」
나는 큰 소리를 질렀다.
호타루는 나를 알아차리고, 뛰어오르며 손을 흔들었다.
호타루「이마ㅡ안큼, 이마ㅡ안큼, 많이 좋아한다구ㅡㅡㅡㅡㅡㅡㅡㅡ!」
호타루는 내 말에 답하려고 하지 않았다.
나는 다시 무리속을 헤쳐나가, 교실을 뛰쳐나갔다.
엎어질 듯 계단을 달려내려가, 복도를 빠져나간다.
쾅!
승강구의 문을, 힘주어 열어제낀다.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무아지경으로 달렸다.
생각 같은 게, 될 리도 없었다.
그저 쫓기는 것처럼, 호타루가 있는 곳만을 향해 달렸다.
교정 중앙에 서있는 호타루...
그곳을 향해, 곁눈질도 하지 않고 계속 달렸다.
호타루「어ㅡ이! 켄짜ㅡ앙!」
호타루는 태평스런 웃음을 지으면서, 그 자리에서 작게 방방거리고 있었다.
켄 「호타루...」
「어째서... 어째서...」
어깨를 헐떡거리며, 나는 호타루의 눈 앞에, 섰다.
호타루「켄짱은, 얼마만큼, 좋아?」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호타루는 태연하게, 그렇게 말했다.
켄 「있지... 질문에... 대답해줘...」
「어째서... 여기에...」
호타루「안돼!」
「그 전에, 호타루의 질문에 답해봐?」
「켄짱은 얼마만큼, 호타루가, 좋아?」
호타루는 같은 말을 반복했다.
햇살이 호타루의 뺨에 비춰져, 반짝반짝 빛을 발하고 있다.
켄 「나는... 나는...」
「나는... ...」
이미, 솟아오르는 충동을 억누를 수 없게 되었다.
눈앞에 선 호타루의 모습은 꿈 같은...
그래서... 나는...
켄 「이만큼, 많이 좋아해!!」
하늘이 떠나갈 정도로 외침소리를 올리고, 호타루의 입술에 키스했다.
그건, 확실한 증거였다.
여기에 있는 호타루는, 환상이 아니라, 현실의 존재였다.
호타루의 고동과 내 고동이, 겹쳐져서 울리고 있었다.
매끈한 피부의 감촉, 그 온기를, 나는 전신으로 느끼고 있었다.
끝없이 긴 입맞춤이었다.
교정의, 한 가운데에서... 우리들은 서로 확인하듯, 계속 입술을 겹치고 있었다.
등뒤의 교사에서 깨질듯한 환성이 울리고 있다.
갈채소리에, 둘은 싸여있었다.
체육교사의 노성이 들려와, 우리들은 겨우 입술을 뗐다.
돌아보자, 직원실쪽에서 하나 둘, 교사가 뛰쳐나오는 게 보였다.
거기에... 교사의 흐름을 저지하는 한 무리가, 바람처럼 나타났다.
축구부의 바보녀석들이었다.
지원을 이끌고 온 건, 그 중에서도 최고의 바보...
ㅡㅡ나카모리 쇼타였다.
쇼타는 우리쪽을 향해 『사양말고』라는 느낌으로 손바닥을 내밀어보였다.
그 동작에 재촉받은 것처럼, 나와 호타루는, 다시 바라봤다.
켄 「자, 이번엔 호타루 쪽이라구?」
호타루「에?」
켄 「아까의 질문, 아직 대답하지 않았잖아?」
내가 묻자, 호타루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주머니에서 작은 상자를 꺼내보였다.
작은 상자...
그건 내가 선물한, 그 오르골이었다.
호타루「약속했으니까...」
작은 소리로 말하며, 호타루는 오르골의 뚜껑을, 살짝 열었다.
호타루「혹시라도 켄짱이, 이 곡을 칠 수 있게 된다면...」
「하나만, 소원을 들어줄게~라고」
「호타루, 그렇게 말했잖아?」
「그래서...」
「돌아와버렸어♪」
켄 「호타루...」
호타루「자, 소원을 말해주세요?」
켄 「... ...」
호타루「빨라~앙!」
켄 「소원은...」
「소원은, 이미, 이뤄졌어」
호타루「?」
살짝, 고개를 갸웃하는 호타루.
손끝에, 빙글빙글 머리카락을 감고 있었다.
그 부드러운 뺨에 양손을 대고, 나는 다시 입술을 맞췄다.
올려보면, 끝없이 계속되는 푸른 하늘...
높은 하늘에, 한 무더기의 구름이, 느릿하고 한가로이 흘러가고 있었다.
그래...
나와 호타루의 바람은 지금, 이루어졌다.
Memories off 2nd Ending オルゴ-ルとピアノと
작사/작곡:志倉千代丸
노래 :水樹奈奈
[s]どれくらい 空は
어느정도로 하늘은
[s]遠くから 見つめてるの?
멀리에서 바라보고 있는걸까?
[s]そこからは きっと
거기에서는 분명
[s]あの場所も 見えるのかな?
저 장소도 보이는 걸까?
[s]人は いつでも 何かに迷い
사람은 언제나 무언가를 헤메며
[s]答えを探してる ずっと ずっと
답을 찾고 있어 계속
[s]噓も 上手に 使えないまま
거짓말도 잘 하지 못한채
[s]愛の夢に はかない想い 寄せる
사랑의 꿈에 헛된 생각이 밀려와
[s]かけがえのない…
바꿀 수 없는...
[s]小さな この箱から 流れてく
작은 이 상자에서 흘러오는
[s]I wish you 想い出のメロディ-
I wish you 추억의 멜로디
[s]一秒でも ふたりで 居たいから
1초라도 둘이서 있고 싶으니까
[s]Believe your feeling
[s]Dream is satisfied
[s]冷たい雨は あがったから oh yeah...
차가운 비는 그쳤으니까 oh yeah...
[s]
[s]告白の橋も
고백의 다리도
[s]ケンカしたことも 全部
싸웠던것도 전부
[s]大切なもので
소중한 것이여서
[s]いつまでも そばに居たい
언제까지나 곁에 있고 싶어
[s]時に 小さな 思い違いで
때로는 작은 착각 때문에
[s]描いた 未來さえ 背を向ける
그린 미래조차 등을 돌려
[s]笑っていても 泣きそうだけど
웃고 있어도 울것같지만
[s]きっと いつか 天氣になると思う
분명 언젠가 좋은 날씨가 될꺼라 생각해
[s]大好きだから…
너무 좋아하니까...
[s]淚の深さよりも 大切な
눈물의 깊이 보다도 소중한
[s]I wish you 魔法の指先
I wish you 마법의 손가락걸기
[s]心に强い氣持ち くれるから
마음에 강한마음을 줄테니까
[s]Believe your feeling
[s]Dream is satisfied
[s]出會った場所に 今 歸ろう oh yeah...
만났던 장소로 지금 돌아가 oh yeah...
[s]
[s]小さな この箱から 流れてく
작은 이 상자에서 흘러오는
[s]I wish you 想い出のメロディ
I wish you 추억의 멜로디
[s]一秒でも ふたりで 居たいから
1초라도 둘이서 있고 싶으니까
[s]Believe your feeling
[s]Dream is satisfied
[s]冷たい雨は あがったから oh yeah...
차가운 비는 그쳤으니까 oh yeah...
[s]
[s]~ カㅡテンコㅡル【ほたる編】~
Curtain Call【호타루편】
ㅡㅡ수일후.
[s]ㅡㅡ수일후.
나와 호타루는 함께, 토와리교에 찾아왔다.
그 다리 위...
우리들은 난간 외측에 자리를 잡고, 눈 아래의 강을 쳐다봤다.
풍요로운 물의 흐름은 맑고, 햇빛을 받아 눈부시게 빛나고 있었다.
물론, 이런 곳에 온 것에는 이유가 있다.
호타루「자, 켄짱」
「그럼, 상으로, 머리를 쓰다듬쓰다듬 해줄래?」
그렇게 말하고, 호타루는 『그것』을 건넸다.
나는 호타루의 말을 따라 『그것』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호타루「그럼~, 호타루는~, 어떻게 할까나~...」
「그래! 뺨에 쪽 해주지~♪」
호타루의 입술이 『그것』에 닿았다.
호타루「저기, 켄짱?」
「정말로 이걸로, 된 거지?」
켄 「?」
호타루「왠지 조금, 불쌍한 기분도 들지만...」
켄 「그건, 반대야, 호타루」
「소원을 이루어주면, 상으로, 강에 흘려보내 공양한다」
「이 애의 행복을 위해서는, 그렇게 해주지 않으면 안되는 거야」
호타루는 납득한 듯, 몇 번이고 고개를 끄덕이면서...
호타루「응. 좋아, 그러면, 간다?」
켄 「응」
호타루「하나 둘~」
호타루의 말과 동시에, 우리들은 『그것』을, 살짝 강에 놓았다.
ㅡㅡ풍덩.
강물 위에 떠있는 건, 호타루가 만들어준 소청낭 인형이었다.
한 손에 빗자루를 들고, 금방울을 매고 있다.
나와 호타루는, 강을 떠내려가는 그 인형을, 언제까지나 언제까지나 계속 바라보고 있었다.
이윽고, 반짝이는 빛 속으로, 그 모습은 빨려들어가듯, 보이지 않게 되었다.
그래도 우리들은, 다리위에서 움직이려고 하지 않았다.
풍요로운 물의 흐름은, 광대한 바다로 흘러들어가고 있다.
짙푸른 해원에는 가는 파도가 쳐서, 하얀 물보라를 일으키고 있다.
바다 끝에는, 똑바로 뻗은 수평선이...
수평선 저편에는, 구름 한 점 없는 푸른 하늘이 펼쳐져 있다.
갑자기, 그 하늘의 저쪽에서, 한줄기 바람이 불어내려왔다.
상쾌하고 개운한 바닷물의 향기...
그건 가을의 시작을 알리는, 산취(山吹)색의 바람이었다.
『테~르테~르보즈, 테~르 보즈, 내일 날씨를 개게 해 줘~』
[s]『언젠가 꿈에서 본 그 하늘처럼~, 맑으면 금방울 줄게~』
허... 정말 더럽게 기네요 -_-;; 도배같아보이는데, 정말 죄송합니다
꽤나 오래전 자료인거 같은데... 괜찮으려나 모르겠습니다
문제가 된다면 자삭하고 원하시는 분들께 문서파일만 보내드리겠습니다.
해석하신분들 고생 엄청나셨겠습니다; 그럼...
[s]
FIN
[s]본문 번역 by eillp님 in 나우누리 koi동
오프닝 번역 by The Jeker™님 in 신비로 애니 음악 동호회
엔딩 번역 by 롸君님
[s]
And...
[s]
캡션 제작 by 흐르는 물(darklune@hotmail.com)
[s]
나는 호타루의 손을 잡았다.
그 손을, 호타루도 꽉 하고 강하게 잡았다.
문앞에는, 호타루의 아버지가 양손을 펼치고 가로막고 있었다.
父 「뭘 생각하고 있는 거냐! 호타루! 빨리 집으로 돌아가거라!」
호타루「파파?」
父 「?」
호타루「파파???」
父 「???」
말과 함께, 호타루는 쥔 주먹을 날렸다.
지만, 물론 안면 앞에서 딱 멈추고서...
아버지가 기가 꺾인 그 틈을 노려, 나와 호타루는 어둠 속으로 뛰어들어갔다.
父 「이봐, 기다려! 호타루!」
「어디 가는 거냐, 호타루! 어이!!」
「호타루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나와 호타루는, 겁먹지 않고 펜스를 타고 넘어가, 원내에 침입했다.
잠시동안, 깊은 수풀 속을 헤집으며 나아간다.
ㅡㅡ파직!
호타루가 떨어져있는 작은 나뭇가지를 밟았다.
켄 「쉬-잇!」
나는 돌아서서, 입술에 검지손가락을 대 보였다.
호타루는 혀를 내밀고, 가만히 머리를 숙였다.
아이들의 정경【호타루편】
겨우겨우 수풀속에서 탈출해서, 폭넓은 도로로 나왔다.
[s]
원내는 쥐죽은 듯 고요하다.
살랑살랑 흔들리는 나뭇잎 소리와, 벌레소리만이 떠다니고 있다.
호타루「응? 처음은 어디 갈래?」
켄 「그렇구나...」
「동물원이라고 하면, 역시...」
「좋았어! 그럼 어서, 펭귄 보러 가자!」
호타루는 행진이라도 하는 것처럼, 기운좋게 걷기 시작했다.
켄 「... ...」
나는 멈춰서서 생각하고 있었다.
(동물원이라고 하면... 펭귄인가? 보통?)
호타루「차암, 뭐하고 있어?」
「빨리 가자!」
호타루는 파닥파닥 펭귄처럼 달려와서, 내 팔에 자기 팔을 엮었다.
아무도 없는 동물원...
마지막 밤이...
켄 「응?」
호타루「『미린』이라고, 10번 말해봐?」
켄 「미린, 미린, 미린, 미린, 미린, 미린, 미린, 미린, 미린, 미린」
호타루「그럼, 코가 길~다란 기린은?」
켄 「... ...」
호타루「... ...」
켄 「... ... ... ... 기린 ...」
「코가 긴 기린은, 기린이 당연하잖아?」
「라고 할까, 코가 긴 기린같은 게 어딨냐?」
호타루「아앗! 미안, 착각했어~!」
「정말, 호타루 바보! 호타루 바보! 호타루 바보!」
켄 「괜찮지만...」
호타루「그럼, 이번엔 10이라고 열 번 해봐?」
켄 「10?」
호타루「그래, 숫자 10!」
켄 「10. 10, 10, 10, 10, 10, 10, 10, 10, 10」
호타루「그럼, 90의 다음은?」
켄 「100」
호타루「야~이 야~이♪ 걸렸다~ 걸렸다~♪」
「90의 다음은, 91이라구~♪」
켄 「윽...」
진짜로 걸려들어버렸다...
호타루「앗, 빨개졌어 빨개졌어~♪」
「부끄러운 거지~?」
「응응? 부끄럽지빼? 부끄럽지빼?」
켄 「전, 전혀...」
「부끄러운 것 따위, 없다구」
호타루「『부끄러운 것 따위, 없다구』」
「꺄-앗, 켄짱은, 정말로 정말로 귀엽네~?」
호타루는 내 머리털을 마구 흐트러놓았다.
여름의 청공처럼, 시원시원한 웃음을 지으면서...
그 미소가, 왠지 너무나 반갑게 생각되었다.
마치, 어제의 헤어지잔 이야기가 거짓말이었던 것처럼, 우리들 사이에는 응어리도, 걸리적거림도, 거북한 공기도 존재하지 않았다.
그 헤어지자는 이야기는, 뭔가의 착각이었다...
적어도 오늘은, 이 밤만은, 그렇게 믿고 싶었다.
내 옆에는 언제나, 그런 여자친구의 웃는 얼굴이 있었다.
돌아보면 언제나, 그녀의 미소가 기다리고 있었다.
사귀기 시작했을 때부터 쭉, 내 옆에는 호타루가 있어서...
나를, 상냥하게 지켜봐주고 있었다.
별 거 없는 회화를 나누거나, 까불고 놀리거나, 하찮은 일에 질투를 불태우거나...
때로는 싸워서, 말하지 않게 된 적도 있었지만...
그래도 그렇게 지내온 시간의 모든 게, 1초1초가, 나에게는 둘도 없는 소중한 추억이었다.
단지 거기에, 그녀의 미소가 있으면, 그걸로 충분했다.
이 행복한 시간이, 언제까지나 언제까지나, 영원히 지속되길 바랬다.
내 옆에는 언제라도, 호타루가 있는...
그건 당연한... 일이니까...
공원을 한바퀴 다 돌고 나서, 우리들은 왔던 길을 돌아가고 있었다.
켄 「깨어있던 게 아니라, 깬 거야」
「호타루가 탁탁탁 발소리를 내며, 가까이 갔으니까」
호타루는 익살떠는 것처럼, 혀를 내밀어보였다.
호타루「결국, 알 수 없었네?」
「동물은, 꿈을 꾸는 건지 아닌지...」
켄 「응」
호타루「동물이 꾸는 꿈도, 덧없는 건지 아닌지...」
「사람이 꾸는 꿈과, 마찬가지로...」
켄 「응」
「그렇지만 그건, 이젠 어찌되어도 좋은 거 아닐까?」
호타루는 멈춰서서, 작게 고개를 갸웃했다.
켄 「사랑의 꿈」
「사랑은 꿈같은 것인가」
「사랑은 덧없는 것인가」
「호타루가 진짜 알고 싶었던 건, 그런 거잖아?」
호타루는 말이 없었다.
얼굴에서 웃음이 사라지고, 긴장한 듯 뺨이 뻣뻣해졌다.
나는, 굳어진 호타루의 뺨에 손을 대고, 말을 이었다.
켄 「사랑은 결코, 덧없는 게 아냐」
「만약, 세계 속의 모든 사랑이, 끝을 고한다고 해도...」
「내 사랑은, 호타루를 생각하는 이 마음만은, 절대, 사라지거나 하지않아」
「나는 언제라 해도, 호타루가, 정말 좋아」
그 시선이 간지러워서, 나는 무심코 시선을 돌려버렸다.
자신이 한 말이, 너무나도 부끄럽고, 창피해서, 가슴속이 불타는 것처럼 뜨거웠다.
그랬기 때문에, 나는...
켄 「자, 돌아갈까?」
호타루「앗, 기다려~, 켄짱~」
호타루가, 바로 따라와서, 내 팔에 달려들었다.
켄 「응」
호타루「미나미선생님은?」
켄 「물론 선생님도 『좋아』하지만...」
「하지만 그건, 호타루를 대하는『좋아』와는, 전혀 다른 종류의 감정이야」
호타루「헤에~, 어디가 다른데?」
켄 「모양도, 색도, 내용도, 거리도, 크기도, 무거움도, 모두 다 달라」
호타루「그럼, 얼마만큼?」
켄 「엥?」
호타루「호타루를, 얼마만큼 좋아해?」
켄 「그렇군... 에또...」
「우주 전체의 질량에, 광속의 2배를 곱한 만큼, 이려나?」
호타루「그럼 알 수 없다구~」
「좀 더 구체적으로」
켄 「구체적이라고 해도...」
「으~음...」
호타루「호타루는 있지...?」
「호타루는...」
호타루는 깡충 뛰어오르면서, 만면에 웃음을 띄우고 그렇게 말했다.
켄 「그럼 나는, 그것의 100배만큼」
호타루「앗, 너무해! 반칙이야, 그거...」
「제대로 호타루처럼 하라구~」
「이마아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안큼, 이라고!」
켄 「... ...」
호타루「... ...」
내가 말이 없자, 호타루의 눈동자에 울렁울렁 눈물이 어리기 시작했다.
그런 슬픈 얼굴을 하는 쪽이 훨씬 더 반칙이라고 생각했지만, 나는 그냥, 호타루의 요망에 응해주기로 했다.
켄 「이마안~큼, 좋아해」
호타루「우왓, 그거 뭔가, 억지로 하게 만들었단 느낌...」
「전혀 감정이 전해져오지 않습니다만...」
켄 「... ...」
호타루「아앗, 역시 그랬었구나...」
「켄짱은, 그정도밖에 호타루를...」
켄 「알았다구, 제대로 해줄 테니까...」
「부탁이니까, 울지 마라... 응?」
호타루「넷! 그럼 한번 더, 해보세요~♪」
켄 「에 그럼... 간다?」
호타루「그러세요?」
켄 「이마아아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갑자기, 시끄러운 노성이 울려퍼졌다.
켄 「위험해! 도망가자, 호타루!」
나는 호타루의 손을 꽉 잡고서, 수풀 속으로 뛰어들었다.
나와 호타루는, 손을 잡고 걸었다.
언제나와 같은, 별거 없는 회화...
친구 이야기, 학교 이야기, 어젯밤 TV에서 했던 UFO 특집 이야기...
호타루는 아무 맥락도 없이, 잇따라 말을 잇고 있었다.
나는 호타루의 말에 귀를 기울이며, 때로는 맞장구를 치고, 때로는 고개를 저으면서도, 거의 입을 열지는 않았다.
그래도 나는, 호타루의 이야기를 듣는 게, 정말 좋았다.
흔한 일상의, 아주 작은 단편을 잘라내어, 그것을 열정적으로 이야기하는 입이 정말 좋았다.
마치 아름다운 선율을 연주하는 것처럼, 물흐르듯 막힘없이 이야기를 계속했다.
이것이, 우리들의 당연한 스타일이었다.
이런 당연한 일이, 지금 나에게는 더할나위 없는 기쁨이었다.
호타루의 부드러운 손바닥...
허리와 허리가 맞닿은 것 만으로도, 두근두근 가슴이 크게 울렸다.
저 다리를 건너면, 호타루의 집은 곧이었다.
다리가 가까워질수록, 점차 호타루의 말수가 줄어갔다.
동쪽 하늘이, 희미하게 하얀 색으로 물들어간다.
날밝음을 이렇게나 원망스럽게 생각한 적은 없었다.
그 옆얼굴은 생기를 잃어서, 뭔가를 겁내고 있는 것같기도 했다.
우리들은 와야만 하는 순간을 향해, 천천히 발을 옮겨갔다.
한발짝씩 내딛을 때마다, 호타루는 강하게, 확인하는 듯, 손을 잡았다.
하지만...
얼마만큼 속도를 늦춘다 해도, 아무리 굳게 손을 잡아도, 시간은 냉혹하게, 1초 1초를, 가리켜 가는 것이었다.
다리 도중에서, 나는 마침내 참을 수 없어져서, 호타루에게 말을 걸었다.
켄 「이거...」
가방 속에서 오르골을 꺼내, 호타루에게 건넸다.
호타루「뭐야... 이거?」
켄 「열어봐?」
호타루는 윗꼬리를 올리고, 나를 보고 있었다.
켄 「어서...」
호타루「하지만」
켄 「됐으니까」
켄 「만들었어... 케이스도, 실린더도, 전부」
「이전의, 보답...」
호타루「이전, 이라니?」
켄 「소청낭 인형, 줬었잖아? 그러니까...」
호타루「그런... 괜찮은데...」
켄 「게다가, 약속해버렸고 말야?」
호타루「...에?」
켄 「이 곡... 호타루가 제일 좋아한다고 했던 베토벤의 비창...」
「반드시 쳐보이겠다고, 맹세했으니까...」
호타루「... ...」
켄 「뭐, 조금 반칙이긴 하지만」
「내가 실제로 치고 있는 건 아니고...」
「이건 분명히, 켄짱이, 치고 있는 거라고 생각해...」
「호타루의 피아노따위보다, 훨씬 잘하고, 아름답고...」
「어쩌지...」
「호타루, 이걸로 이제, 켄짱에게 바라던 거, 전부 다 이뤄져버렸어...」
켄 「그럼, 필요없어?」
나는 그렇게 말하고, 호타루가 가지고 있는 오르골에, 손을 뻗었다.
호타루는 내 손을 찰싹 때렸다.
호타루「필요해! 필요한 게 당연하잖아!」
「돌려주라고 해도, 절대로 안 돌려줄 거야!」
그렇게 말하면서, 호타루는 오르골을, 가슴에 꽉 끌어안았다.
「기뻐서, 기뻐서...」
「호타루... 어떻게 하면 좋은 걸까나?」
켄 「하핫, 아무것도 안 해도 괜찮아」
「단지 그걸, 소중하게만 여겨주면...」
켄 「전혀! 이런 건 낙승이지 낙승!」
「라는 건 거짓말이고... 사실은 꽤 벅찼어」
나는 부끄러운 웃음을 지었다.
호타루도 나를 보고, 살짝 웃었다.
호타루「고마워...」
그 웃는 얼굴을 보는 것도, 이걸로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니 괴로웠다.
생각해보면 우리들의 사랑은, 여기서 시작했던 거였다.
이 다리 위에서...
그걸 돌려받은 게, 이 다리...
그 때는 아직 겨울...
호타루는 나를 『이나미군』이라고 부르고 있었고...
켄 「응...」
호타루「하지만, 정월이라던가 되면, 돌아올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켄 「응...」
호타루「메일도, 전화도 할 수 있고...」
켄 「응...」
호타루「켄짱은, 호타루가 없어져도, 괜찮으신가요?」
켄 「괜찮아...」
호타루「정말일까...」
「조금 걱정이야...」
켄 「그건, 이쪽이 할 말이라니까」
호타루「호타루는, 괜찮구 말구?」
「괜찮아... 괜찮아...」
이야기를 하기에는, 너무 가까운 거리였다.
맑은 눈동자... 그 속에 잠든 신비한 빛...
그저, 안타깝고, 가슴이 조여오는 듯 아파서...
호타루「어째서 그런 얼굴 하는 거야?」
「그런 얼굴 하면... 호타루...」
「호타루... 울고 싶어져버린단 말야...」
켄 「... ...」
호타루「하지만, 호타루는 울지 않을거야」
「최후니까, 웃으며 헤어지는 거야」
「『즐거웠지』라고 말하고...」
「『고마워』라고 말하고...」
「『바이바이, 그럼 또 보자?』라고 말하고...」
호타루의 눈동자에서, 주르르 눈물이 흘러내렸다.
나는 뺨을 지나는 눈물자국을, 엄지손가락으로 살짝 닦아주었다.
호타루「켄짱...」
「또 호타루... 거짓말 해버린 것 같아...」
닦아도 닦아도, 눈물은 멈추지 않고 흘러, 내 손가락을 적셨다.
매끈한 뺨의 온기...
차가운 물방울의 감촉이, 손가락 끝에 스며들었다.
호타루「정말은, 호타루 있지?」
「정말은, 쭉...」
「쭉... ...」
「언제까지나, 언제까지나... ...」
「언제까지나 켄짱과 함께 있고 싶었어!」
「계속 계속, 켄짱 옆에 있고 싶었어!」
「호타루, 켄짱이 너무 좋으니까!」
양팔을 내 등뒤로 감고, 꽉 강하게 껴안았다.
호타루「켄짱...」
「떨어지고 싶지 않아...」
「이대로, 쭉 함께 있고 싶어...」
「쭉... 함께...」
켄 「호타루... 무슨 소리 하는 거야...」
「나는 언제나, 호타루의 옆에 있고...」
「호타루도 언제나, 내 옆에 있는 거야...」
「만약 멀리멀리 떨어지게 되어도, 호타루를 생각하는 마음은 결코 변하지 않아」
「나는 언제나, 영원히, 호타루의 옆에 있을 거야」
「아까, 말했었잖아?」
「사랑은 결코, 덧없는 게 아니야...」
「내 사랑은...」
「내 사랑은... ...」
「꿈이, 아니니까...」
나는 호타루의 몸을 강하게 껴안았다.
호타루는 흐느끼면서, 코 끝을 내 가슴에 묻었다.
호타루「켄짱...」
「켄짱의, 냄새가 나...」
「켄짱의...」
「달콤~한, 냄새가...」
[s]
NPA 피아노콩쿨의 결승은, 예정대로 열렸다.
음의 무늬【호타루편】
나는 회장으로 발을 옮겨서, 최후열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s]
장내는, 물뿌리듯 고요해졌다.
이윽고 사뿐히, 건반 위에 손바닥을 올렸다.
호타루는 흐르는 듯, 그 곡을 치기 시작했다.
호타루가 치고 있는 선율은 마법이었다.
최초 1소절을 들은 것만으로도, 내 마음은 매료되었다.
소리는 몸 속에 배어들고, 몸은 소리 속에 녹아들고... 나는 황홀하게, 흐르는 선율에 몸을 맡기고서, 나를 잊었다.
넓은 무대 위... 단 혼자서 피아노를 치고 있는 호타루의 모습은, 거룩한 빛에 싸여있었다.
그 순백의 빛은 너무나도 눈이 부셔서, 나는 편안한 어지러움을 느꼈다.
호타루에게는, 누구보다도 피아노가 잘 어울렸다.
그게 본래, 그녀가 있어야 할 장소라고 생각했다.
확실히, 호타루가 유학가버리는 건, 말로 할 수 없을만큼 슬프다.
그렇지만, 이렇게나 솜씨좋게, 아름답게, 자유롭게 피아노를 치는 호타루의 모습을 보면, 그 생각이 잘못되었음을 알아차린다.
내가 해주어야 하는 일은 『걱정하지 마, 다녀와』라고, 웃는 얼굴로 보내주는 것이다.
나는, 호타루의 자유를, 꿈을, 속박할 수는 없다.
ㅡㅡ꿈.
꿈이란 건, 덧없는 것의 비유인 동시에, 희망과 소망의 비유이기도 하다.
그렇게 생각해보면 ㅡㅡ사랑의 꿈.
그건 『사랑의 희망』이란 의미라고, 말할 수 없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나는, 다시 호타루와 만날 날을 꿈꾸며, 강하게, 빛나게, 살아가자고 생각했다.
이런 생각을 하는 것도, 역시 마법 때문인가?
부드러운 선율이, 살며시 마음에 닿은 듯한...
나는 미소를 지으며, 호타루의 모습을 계속 지켜봤다...
『피아노로 1등상을 받으면, 켄짱도, 호타루 쪽을 돌아봐주지 않을까 하고...』
『그게, 콩쿨에 나간, 진짜 이유...』
『호타루는 켄짱의 여자친구로서, 어울리는 여자가, 되고 싶었어』
그 말대로, 호타루는 훌륭히, 금상에 빛났다.
나는, 호타루에게 축하의 말을 전하려고, 대기실로 달려갔다.
하지만... 거기에 호타루의 모습은, 없었다.
나와 호타루가 대화를 주고받을 기회는 찾아오지 않았다.
결국, 이별의 말조차 건네지 못한 채...
그날 밤, 호타루는 오스트리아를 향해, 떠나갔다.
[s]
조율【호타루편】
쓰르라미가 울고 있었다.
[s]
여름 하루의 끝을, 슬퍼하는 듯, 애석해하는 듯...
나는 보건실의 침대사이드에 앉아서, 저물어가는 하늘을 쳐다보고 있었다.
『귀엽지~?』
소나기 속에서 공을 차도, 나를 봐주는 사람은 없었다.
그래도, 내 마음은 몹시 온화했다.
넓은 하늘을 떠다니는 구름처럼, 한가로이, 편안함으로 가득찬 감정에 싸여있었다.
「뭘 나른해하고 있는 거냐, 혼자서...」
켄 「별로, 나른하거나 하지 않았어」
「평소라면, 내림 가장조의 소년으로 있었을 것이, 오늘은 우연히 올림 바단조가 된 것 뿐이다...」
켄 「그러니까, 침울해 있거나 하지 않았다니까」
「네 거짓말은, 금방 얼굴에 드러난다」
켄 「... ...」
「그런 식으로 헤어지면, 침울해있지 않는 쪽이 이상하지」
「어느 쪽인가가, 싫어져서 헤어진 거라면 몰라도...」
「켄과 호타루짱은 그게... 그거다」
「보이지 않는 용수철을, 억지로 잡아 찢어버린 것처럼...」
켄 「... ...」
「조금, 지나치게 나섰으려나」
켄 「별로 사과할 것까지도 없다니까」
「아까도 말했었지만, 나는 전혀, 침울해 있는 것도 아니고」
쇼타에게는, 이미 호타루와의 일을, 전부 이야기했다.
음악실에서, 쇼타의 고백을 들어버린 일도, 물론 가르쳐줬다.
그렇지만 쇼타는, 그 건에 관해서는, 그다지 많은 걸 이야기하려고 하지 않았다.
단지, 그게 아무래도, 내 오해인 듯 하다는 건 알았다.
즉, 쇼타가 좋아하는 건 호타루가 아니라, 다른 여성이었다는 거다.
그 음악실에서의 고백은, 그 여성에 대한 짝사랑의 고민을, 호타루에게 털어 놓았던 거였다.
그걸, 내가 착각하고...
아무튼 그런 이유로, 나와 쇼타는 이렇게, 전과 같은 관계를, 지속하고 있었다.
켄 「응?」
쇼타 「마지막에 한 마디정도, 말을 걸어줬다면 좋았을텐데...」
켄 「그러니까, 그건」
쇼타 「알고 있어. 호타루짱의 부모님이, 만나게 해 주지 않았던 거지?」
켄 「응. 그 전 밤에, 데리고 나가버리기도 했으니까...」
「예를 들면, 휴대전화를 걸어본다던가, 공항에서 몰래 기다린다던가 말야...」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런 건, 들을 것까지도 없이 실행해봤던 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 호타루를 붙잡는 건, 불가능했다...
켄 「하지만, 그걸로 잘 된 걸지도 몰라」
쇼타 「?」
켄 「그 때 호타루를 만났다면, 분명 나는『그럼』이라던가,『건강해』같은 말을 건네버렸을 거라고 생각해」
「하지만... 그건 아마... 잘못된 거라...」
켄 「아까 『그런 식의 헤어짐』이라고 했는데... 나와 호타루는 전혀, 헤어진 게 아냐」
「만약 몇만킬로미터 떨어진다고 해도, 둘의 용수철은, 끊어지거나 하지 않아」
「즉...」
켄 「응」
그 이상, 쇼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조용히, 노을진 저녁하늘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 옆모습은 어딘가 슬픈...
지금, 기운이 빠져 있는 건 쇼타쪽이었다.
이윽고 완전히, 주위가 어둠으로 덮였을 무렵...
마지막에 쇼타는, 뭔가를 떠올린 것처럼, 이렇게 말했다.
쇼타 「뭐하면, 빌려줘도 좋다고?」
「쿠이쿠이성인에게 받은, UFO...」
신군은 얼굴을 들고, 언제나처럼 명랑한 웃음을 지어보였다.
토모야는 내 발치로 뛰어와서, 발을 득득 당겼다.
신 「오늘은 OFF란다」
「이런 밤에, 바이트따위 할까보냐」
그렇게 말하고, 신군은 동쪽 하늘을 가리켰다.
켄 「설마, 만월이니까, 라던가 말을 꺼내는 건 아니겠지요?」
신군은 답하지 않고, 그냥 입 주위를 누그러뜨릴 뿐이었다.
신 「아, 그러고 보니 이나켄...」
「너한테, 전하지 않으면 안될 일이 있다...」
켄 「예? 뭔데요?」
신 「그게 말야, 미나미씨, 있지?」
켄 「예에」
신 「이사갔다」
켄 「하!?」
신 「갑자기, 짐정리하고 나가버렸어」
켄 「저, 정말인가요!?」
신 「응」
켄 「어디로? 어디로 이사간다고 했습니까?」
신 「글쎄?」
「일단, 묻기는 물었는데...」
「바람에게 물어줘, 라고」
켄 「예?」
신 「목적지는, 바람에 물어줘...라고, 그 말만 남기고, 가버렸다」
「정말, 오래전의 월활영화(月活映畵)도 아니고... 불가사의한 사람이었지~」
켄 「저에게 뭔가, 전갈같은 건...?」
신 「『떠나는 새는, 발자국을 남기지 않는다』라는 것 같다」
켄 「떠나는 새...」
「그런, 겁니까...」
녹나무의 나뭇가지가, 살랑살랑 흔들리고 있었다.
바다에서 육지로 향하는 바람... 해풍이 불고 있었다.
부드럽게 흐르는 그 바람속에, 대답은 숨겨져있는 건가?
귀를 들어봐도, 들려오는 건 나뭇잎이 바스락거리는 소리 뿐이었다.
켄 「나가요? 어디에, 놀러라도 가는 겁니까?」
신 「뭐, 비슷한 거다」
「오늘은, 만월이니까 말야~」
「가끔은 아카테가니를 보고 배우는 것도, 좋을지도 몰라~...」
켄 「... ...」
신 「그럼, 담에 보자, 이나켄」
등을 돌린채 손을 들고, 신군은 아사나기장의 현관을 빠져나갔다.
그 뒤...
호타루한테서 전화도 없고, 메일도 없고, 엽서 한장 보내져오지 않았다.
내 쪽은 어떠냐고 하면, 호타루의 새로운 주소도 모르고, 전화번호도 모르고...
그저 호타루한테서의 소식을, 기다리는 것 외에 다른 게 없었다.
하지만 결국엔, 언제까지 기다려도, 호타루에게서의 연락은 오지 않았다.
바빠서, 편지같은 걸 쓰고 있을 틈이 없는 걸지도 모른다.
그러고 보니, 전에 쇼타는, 이런 말을 했다.
『작위적인 것과, 거짓과, 예정조화 없는, 진짜 러브스토리라구』
『현실적인 연애라는 건, 그런 거지?』
쇼타의 말은, 역시 옳았던 거겠지.
석양이 지는 것처럼... 계절이 변하는 것처럼...
거기에 명확한 경계는 없이, 정신이 들면, 어느새인가 잔상이 흐릿하게 보이는...
『예정조화 없는, 진짜 사랑이야기」
큰맘 먹고 본심을 말하면, 그건 나에게는, 너무나도 잔혹한 결말이었다.
그렇지만 나는, 슬픔을 안타까워하는 일만은, 하고 싶지 않았다.
오히려, 지나가버린 사랑을 돌아보며... 사랑하려고 하고 있었다.
호타루와 같이 보낸 날들은, 이것도 저것도 모두 빛나고...
추억은, 내 바로 옆에 있어서 그리워서...
아득한 저쪽 이국의 땅에서, 호타루도 또, 그 오르골을 들으며,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걸까?
『언젠가 꿈에서 본 그 하늘처럼~, 맑으면 금방울 줄게~』
호타루가 없어지고 나서, 나는 일이 있을 때마다 그 인형을 바라봤다.
창틀에 매달린 소청낭인형...
가만히 바라보면서, 강하게 강하게 소원을 담았다.
하지만 인형은, 아무 대답도 해주지 않는다.
단지 바람에 흔들리면서, 생글생글 미소를 지을 뿐이었다.
나를, 상냥하게 지켜보는 것처럼...
[s]
Encore【호타루편】
신학기가 시작하고 나서, 슬슬 한달이 지나가려 하고 있다.
[s]
나는 평소와 마찬가지로, 지루한 수업을 받고 있었다.
창에서 흘러들어오는 바람은 시원했고, 밖에 보이는 나무들의 잎은, 물들기 시작했다.
방에 달려있던 『소청낭 인형』은, 지금은 내 주머니에 있다.
그것도, 꼭 잘못된 거라고는 단정할 수 없겠지.
적어도 나에게 있어서는, 이 인형이 호타루의 대신이었다.
웃음을 지으며, 나를 계속 지켜봐주는 인형...
이제까지 몇 번, 이 미소에 구원받았던 걸까.
벌써 여름은, 훨씬 전에 끝났다고 하는데...
그러자...
그 매미소리를 지우려는 것처럼, 교실 안이 시끌시끌 소란해지기 시작했다.
교사 「이놈들! 뭐하는 거냐! 자리에 앉아, 자리에!」
(譯: 이 교사 또 나왔다-_-)
하지만 소동은 수습되지 않았다.
한명 두명 학생들이 일어서서, 창가로 뛰어간다.
학생 「어이, 봐봐, 저거」
학생 「뭔가... 써있는 모양이야」
한 마디씩 모두가 말한다.
켄 「엥!?」
그 말을 듣고, 나는 튕기듯 자리에서 일어났다.
켄 「자, 잠깐만, 미안!」
무리속을 헤집고 들어가면서, 간신히 창가에 도달하자 ㅡㅡ거기에는!
『정말 좋아해~』
교정의 전면에, 큼직하게, 그 문자는 그려져 있었다.
*라인카를 쓴 건가?
(*석회가루를 뿌리는 수레차)
하얀 문자는 또렷하고, 선명하게 나타나 있었다.
?? 「어ㅡ이!! 켄짜ㅡㅡㅡㅡㅡㅡㅡㅡ앙!!」
누군가... 거기에 서 있었다.
교정의 한 가운데에서, 양팔을 크게 좌우로 펼치고 있다.
켄 「호...」
「ㅡㅡ호타루!?」
「이마ㅡㅡㅡㅡㅡㅡㅡㅡ안큼, 많이 좋아해ㅡㅡㅡㅡㅡㅡㅡㅡ!」
켄 「뭐, 뭐하는 거냐, 호타루!」
나는 큰 소리를 질렀다.
호타루는 나를 알아차리고, 뛰어오르며 손을 흔들었다.
호타루는 내 말에 답하려고 하지 않았다.
나는 다시 무리속을 헤쳐나가, 교실을 뛰쳐나갔다.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무아지경으로 달렸다.
생각 같은 게, 될 리도 없었다.
그저 쫓기는 것처럼, 호타루가 있는 곳만을 향해 달렸다.
그곳을 향해, 곁눈질도 하지 않고 계속 달렸다.
호타루는 태평스런 웃음을 지으면서, 그 자리에서 작게 방방거리고 있었다.
켄 「호타루...」
「어째서... 어째서...」
어깨를 헐떡거리며, 나는 호타루의 눈 앞에, 섰다.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호타루는 태연하게, 그렇게 말했다.
켄 「있지... 질문에... 대답해줘...」
「어째서... 여기에...」
호타루「안돼!」
「그 전에, 호타루의 질문에 답해봐?」
「켄짱은 얼마만큼, 호타루가, 좋아?」
호타루는 같은 말을 반복했다.
햇살이 호타루의 뺨에 비춰져, 반짝반짝 빛을 발하고 있다.
「나는... ...」
이미, 솟아오르는 충동을 억누를 수 없게 되었다.
눈앞에 선 호타루의 모습은 꿈 같은...
켄 「이만큼, 많이 좋아해!!」
그건, 확실한 증거였다.
여기에 있는 호타루는, 환상이 아니라, 현실의 존재였다.
호타루의 고동과 내 고동이, 겹쳐져서 울리고 있었다.
매끈한 피부의 감촉, 그 온기를, 나는 전신으로 느끼고 있었다.
끝없이 긴 입맞춤이었다.
교정의, 한 가운데에서... 우리들은 서로 확인하듯, 계속 입술을 겹치고 있었다.
등뒤의 교사에서 깨질듯한 환성이 울리고 있다.
갈채소리에, 둘은 싸여있었다.
체육교사의 노성이 들려와, 우리들은 겨우 입술을 뗐다.
돌아보자, 직원실쪽에서 하나 둘, 교사가 뛰쳐나오는 게 보였다.
거기에... 교사의 흐름을 저지하는 한 무리가, 바람처럼 나타났다.
축구부의 바보녀석들이었다.
지원을 이끌고 온 건, 그 중에서도 최고의 바보...
ㅡㅡ나카모리 쇼타였다.
쇼타는 우리쪽을 향해 『사양말고』라는 느낌으로 손바닥을 내밀어보였다.
그 동작에 재촉받은 것처럼, 나와 호타루는, 다시 바라봤다.
켄 「자, 이번엔 호타루 쪽이라구?」
호타루「에?」
켄 「아까의 질문, 아직 대답하지 않았잖아?」
내가 묻자, 호타루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주머니에서 작은 상자를 꺼내보였다.
작은 상자...
그건 내가 선물한, 그 오르골이었다.
호타루「약속했으니까...」
작은 소리로 말하며, 호타루는 오르골의 뚜껑을, 살짝 열었다.
호타루「혹시라도 켄짱이, 이 곡을 칠 수 있게 된다면...」
「하나만, 소원을 들어줄게~라고」
「호타루, 그렇게 말했잖아?」
「그래서...」
「돌아와버렸어♪」
켄 「호타루...」
호타루「자, 소원을 말해주세요?」
켄 「... ...」
호타루「빨라~앙!」
켄 「소원은...」
「소원은, 이미, 이뤄졌어」
호타루「?」
살짝, 고개를 갸웃하는 호타루.
손끝에, 빙글빙글 머리카락을 감고 있었다.
그 부드러운 뺨에 양손을 대고, 나는 다시 입술을 맞췄다.
올려보면, 끝없이 계속되는 푸른 하늘...
높은 하늘에, 한 무더기의 구름이, 느릿하고 한가로이 흘러가고 있었다.
그래...
나와 호타루의 바람은 지금, 이루어졌다.
작사/작곡:志倉千代丸
노래 :水樹奈奈
[s]
어느정도로 하늘은
[s]
멀리에서 바라보고 있는걸까?
[s]
거기에서는 분명
[s]
저 장소도 보이는 걸까?
[s]
사람은 언제나 무언가를 헤메며
[s]
답을 찾고 있어 계속
[s]
거짓말도 잘 하지 못한채
[s]
사랑의 꿈에 헛된 생각이 밀려와
[s]
바꿀 수 없는...
[s]
작은 이 상자에서 흘러오는
[s]
I wish you 추억의 멜로디
[s]
1초라도 둘이서 있고 싶으니까
[s]
[s]
[s]
차가운 비는 그쳤으니까 oh yeah...
[s]
[s]
고백의 다리도
[s]
싸웠던것도 전부
[s]
소중한 것이여서
[s]
언제까지나 곁에 있고 싶어
[s]
때로는 작은 착각 때문에
[s]
그린 미래조차 등을 돌려
[s]
웃고 있어도 울것같지만
[s]
분명 언젠가 좋은 날씨가 될꺼라 생각해
[s]
너무 좋아하니까...
[s]
눈물의 깊이 보다도 소중한
[s]
I wish you 마법의 손가락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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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강한마음을 줄테니까
[s]
[s]
[s]
만났던 장소로 지금 돌아가 oh yeah...
[s]
[s]
작은 이 상자에서 흘러오는
[s]
I wish you 추억의 멜로디
[s]
1초라도 둘이서 있고 싶으니까
[s]
[s]
[s]
차가운 비는 그쳤으니까 oh yeah...
[s]
[s]
Curtain Call【호타루편】
ㅡㅡ수일후.
[s]
우리들은 난간 외측에 자리를 잡고, 눈 아래의 강을 쳐다봤다.
풍요로운 물의 흐름은 맑고, 햇빛을 받아 눈부시게 빛나고 있었다.
물론, 이런 곳에 온 것에는 이유가 있다.
호타루「자, 켄짱」
「그럼, 상으로, 머리를 쓰다듬쓰다듬 해줄래?」
그렇게 말하고, 호타루는 『그것』을 건넸다.
나는 호타루의 말을 따라 『그것』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호타루「그럼~, 호타루는~, 어떻게 할까나~...」
「그래! 뺨에 쪽 해주지~♪」
호타루의 입술이 『그것』에 닿았다.
호타루「저기, 켄짱?」
「정말로 이걸로, 된 거지?」
켄 「?」
호타루「왠지 조금, 불쌍한 기분도 들지만...」
켄 「그건, 반대야, 호타루」
「소원을 이루어주면, 상으로, 강에 흘려보내 공양한다」
「이 애의 행복을 위해서는, 그렇게 해주지 않으면 안되는 거야」
호타루는 납득한 듯, 몇 번이고 고개를 끄덕이면서...
호타루「응. 좋아, 그러면, 간다?」
켄 「응」
호타루「하나 둘~」
호타루의 말과 동시에, 우리들은 『그것』을, 살짝 강에 놓았다.
ㅡㅡ풍덩.
한 손에 빗자루를 들고, 금방울을 매고 있다.
나와 호타루는, 강을 떠내려가는 그 인형을, 언제까지나 언제까지나 계속 바라보고 있었다.
이윽고, 반짝이는 빛 속으로, 그 모습은 빨려들어가듯, 보이지 않게 되었다.
그래도 우리들은, 다리위에서 움직이려고 하지 않았다.
풍요로운 물의 흐름은, 광대한 바다로 흘러들어가고 있다.
짙푸른 해원에는 가는 파도가 쳐서, 하얀 물보라를 일으키고 있다.
바다 끝에는, 똑바로 뻗은 수평선이...
수평선 저편에는, 구름 한 점 없는 푸른 하늘이 펼쳐져 있다.
갑자기, 그 하늘의 저쪽에서, 한줄기 바람이 불어내려왔다.
상쾌하고 개운한 바닷물의 향기...
그건 가을의 시작을 알리는, 산취(山吹)색의 바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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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 정말 더럽게 기네요 -_-;; 도배같아보이는데, 정말 죄송합니다
꽤나 오래전 자료인거 같은데... 괜찮으려나 모르겠습니다
문제가 된다면 자삭하고 원하시는 분들께 문서파일만 보내드리겠습니다.
해석하신분들 고생 엄청나셨겠습니다; 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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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닝 번역 by The Jeker™님 in 신비로 애니 음악 동호회
엔딩 번역 by 롸君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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