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작 스토리텔링 진짜 X같이 하긴 했지만
의외로 떡밥뿌리는거랑 회수는 굉장히 잘한 편에 속한다고 봅니다.
그 중 제일 잘 된 부분을 한가지 꼽자면
7장 마지막에 이 작품의 최종보스가 시오리인게 플레이어에게 밝혀지고
사실상 주인공 일행도 대부분 알고 있습니다.
그렇게 종장 도입부에, 렘은 이 사태를 수습하는 방법은
"간단해. 저기 있는 원흉을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없애버리면 돼."
라고 말합니다.
당연히 저기서 말하는 원흉은 시오리입니다.
그런데 이 대사를 들은 코우는 진짜로
"그래? 그대로 하지 뭐!"
라고 쿨하게 넘깁니다.
아스카도 그냥 넘어가버리구요.
2015년 비타판 나왔을 당시에 플레이했던 제 느낌은
"아니 직전 장면에서 시오리가 최종보스인게 대놓고 나왔는데 왜저러지? 괜찮나 했더니만 이제와서 애들 몰랐다고 말할 속셈인가?"
했습니다.
근데 나중에 옥상이벤트를 보니
진짜로 코우가 몰랐던 게 아니라 현실도피, 그러니까 알면서 눈을 돌린거고
아스카는 다 알면서 코우가 해결할 일이라 아무말 안하고 챙겨주기만 한 거였더군요.
그리고 뒤돌아보면 그런 암시가 정말 많았는데, 이런 암시가 대화로는 많이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도 좋았습니다.
끽해봐야 리온이 "시오리 왜 거기 있었던거야?"라고 물어보는데 그것도 코우는 "우리가 할 일은 변하지 않아"라며 넘겨버리고,
이것 역시 뒤돌아서 생각해보면 코우가 현실도피하고 있음을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그놈의 "혹시나..." 드립도 이번만큼은 없더군요.
현실도피 묘사가 이렇게 잘 된 예시를 잘 못봐서 정말 좋았습니다.
팔콤게임에서 현실도피 묘사가 나왔던 게 하궤 SC 서장 초반부인데,
당시엔 연출은 좋은데 아무리 그래도 이해가 약간 안되는 부분도 있었던 반면 이번엔 진짜 옥상 이벤트에서 모든 게 해소되는 느낌이더군요.
그리고 이 연출은 마지막 던전에서 코우가 현실도피를 끝내고 진실을 마주하는 부분과 시너지를 일으켜
종장의 포텐을 정말 제대로 끌어냈다고 생각합니다.
근데 다 좋은데 이렇게 쓸 수 있는 인간이 1~7장 중후반까지, 그리고 에필로그는 왜그랬대요? 라는 의문은 여전히 가시질 않습니다만...
"말해봐요 팔콤. 섬궤2는 대체 왜그랬어요"는 덤
여담 : 개인적으로 애프터스토리가 호불호가 갈려서 놀랐습니다.
전 되게 안좋아하는 에필로그 엔딩을 애프터스토리가 완벽까진 아니더라도 절반 이상은 잘 수습해내는데 성공했다고 봅니다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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