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스팀판 사서 오늘 정오쯤에 다 깼네요. 총 플레이 시간은 11시간.
초반에는 문서도 꼼꼼히 읽고 수집도 적당히 하다가 중반부터는 오늘 오전 내에 깨려는 일념으로 웬만한 거 다 무시하고 달렸는데도 생각보다 꽤 오래걸렸어요. 리부트보다 두어시간은 더 플탐이 긴 듯. 처음 클리어니깐 좀 헤맨 부분이 있어서 그런지도 모르겠지만요...
그리고 컴 사양은 i5-4690에 270x에요.
초반에는 상옵으로도 프레임이 들쑥날쑥해도 어쨌든 그냥저냥 할만하던데 소련기지부터는 답이 없더군요.-_-;
근데 상옵과 중옵의 그래픽 차이가 너무나 커서... 더구나 그래픽 보는 재미가 큰 게임이라서... 어마어마한 프레임 드랍으로 구토증상을 참으면서 그냥 상옵으로 했어요.
게임 플레이 경험으로는 좀 꽝이었죠.;
근데 이 게시판에서는 고정 60이 안된다고 투덜거리는 분들이 넘 많네요..ㅋㅋ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 이런 배부르신 분들...
전 안그래도 설날 과식으로 부대끼는 속이 아주 뒤집히는 줄...ㅋㅋㅋㅋㅋㅋ큐ㅠㅠㅠㅠ
그치만 상옵과 중옵은 정말 차이가 커요. 중옵은 그냥 1,2년전 나왔던 게임들이랑 얼추 비슷한 분위기인데 상옵부터는 '미래의 게임 그래픽은 이정도다!'라고 과시하는 듯이 어마어마했습니다. 특히 보정된 컷신은 그냥 그 자체로 3D애니메이션 수준이더군요. 컷신 때문에라도 중옵으로 할 수가 없었어요.
리부트를 최근에 다시 플레이하면 플레이 도중의 그래픽은 여전히 훌륭하지만 컷신 때 너무나도 어색한 캐릭터들의 모델링과 표정 때문에 몰입감이 확 떨어지는 걸 생각하면 급격히 진보된 그래픽은 정말 환영할만한 것이었죠.
사실 제가 라오툼을 해야겠다고 생각한 것도 유튜브에 올라온 컷신 영상이 너무나 멋져서였거든요.
그치만 게임을 클리어한 끝에 소감을 결론적으로 말하면...
좀 많이 아쉽긴 하네요.
리부트를 더 재밌게 한 거 같다....라는 게 제 감상입니다.
전작의 시스템을 그대로 가져오면서 부분적으로 강화시킨 곳도 많은데요. 강화시킨 부분이 아무래도 주민들이 주는 퀘스트나 복잡해진 무기체계 등 오랫동안 노가다를 해야되는 부분이다보니까 엔딩을 보기 위한 닥돌 초회차 때는 느끼기가 힘들었죠, 아무래도.
그러니 그 노가다 부분과 다양해진 무기와 풍부해진 주위 사물의 상호작용은 고난이도 플레이 등을 하면서 더 깊게 파고 들었을 때는 큰 장점으로 느끼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어쨌든 아직까진 '그냥 복잡해졌다'라는 느낌이고, 적어도 중간 난이도에서는 변화를 체감하기 어려웠네요.
전 개인적으로 새로운 무기 쓰는 게 귀찮아서 활은 고이 모셔두고 총을 주로 사용했어요. 특히 중장갑 입은 적이 많아서 멀리서는 라이플로 쏘다가 적이 근접하면 샷건으로 날려버리는 플레이를 많이 했던 거 같네요.
(지금 쓰면서 생각해보니 프레임이 개떡같이 나오니까 활로 조준하는 게 어려워서 그랬었나 싶기도 하네요...ㅠㅠ)
그치만, 장점은 많이 체감을 못한 반면에 전작의 특징을 그대로 가져온 부분에서는 확실히 식상하다는 느낌이 컸어요. 기본적인 게임 플레이부터 라라의 캐릭터, 이야기 진행 등등...
사실 전작이 어이없는 이야기전개와 게임 진행으로 말이 많았지만("저 여자가 우릴 다 죽일 거야!"라는 한문장으로 대변되는...), 그래도 처음이라서 신선했단 말이죠.
"아니, 방금 전에 처음 사람을 죽였다고 울먹이던, 대학을 갓 졸업한 여자애가 이제 비밀조직의 대원들을 아주 학살하고 다니네? ㅋㅋㅋ"
ㅋㅋㅋ 거리면서 하는 맛도 있었고, 농담거리로도 재밌었잖아요. 그리고 어쨌든 그것도 캐릭터의 변화니까 생존을 위한 살육이라는 점에서 보면 이야기 진행 속에서 캐릭터가 잡혀가는 과정이라고 볼 수도 있고요. (너무 급격해서 탈이지....)
그런데 이제 또 그런 학살극이 줄창 나오니까 좀 식상했어요. 특히 불멸의 군대가 라라의 샷건에 학살당하기 위해서 쏟아져나올 때 말이에요...
그 부분은 전체적인 이야기와 연관지어보면 치명적인 단점이 되기까지 하는 부분인데요, 트리니티 부대는 라라에게 학살당해도 되지만 불멸의 군대는 그러면 안되는 거잖아요.
이야기의 핵심이 되는 불사의 존재들이 그렇게 맥없이 죽어버리면... 이야기의 무게가 확 떨어지는 거 아닙니까? '그 불사 어쩌구 하는 거 별거 아니구만... 트리니티가 불사의 군대 만들어도 개허접이겠는데?' 이런 생각이 들잖아요.
근데 참 아이러니하게도 트리니티 부대와의 전투가 오히려 전작보다 좀 더 다양한 상황과 주변 사물을 활용하게 만드는, 어렵고 재밌는 전투였는데 반해서 불멸의 군대는 그동안 업그레이드시킨 무기로 닥돌해서 죽이거나, 그리스의 불인지 뭔지를 적당히 터뜨려서 잡는 재미없는 살육전의 연속이라는 느낌입니다.
전 처음 불멸의 군대가 언급되는 부분에서 정말 무시무시한 녀석들이 나올 줄 알았단 말입니다.-_- 반지의 제왕의 나즈굴 같은 녀석들이 유령처럼 떠돌아다니고 걔네들은 어떤 공격도 안통하는 괴물일 줄 알았다구요.
근데 막상 나와보니 딱 스톰가드 재판이네요.
리부트에서 스톰가드는 약해도 괜찮았습니다. 물론 그것도 어이없긴 했지만... 그래도 리부트의 최고 미스테리는 스톰가드가 불사라는 점이 아니라 히미코의 가공할 초능력이었잖아요. 그러니 스톰가드가 맥없이 썰려도 히미코의 신비스러움에는 크게 악영향이 없었지요. 이야기의 분위기와 힘이 떨어지지 않았어요.
근데 불멸의 군대가 스톰가드처럼 나와서 맥없이 쓰러질 때에는 라오툼의 이야기 전체를 관통하는 영생의 신비스로움이 와장창 박살나는 겁니다.
(전편의 스톰가드의 재판이니 식상하기까지 하다는 건 덤이고요.)
그리고 벽타기와 공중곡예를 비롯한 액션 말인데요...
이 부분도 좀 아쉽습니다. 일단 스케일이 무지 커지긴 했습니다. 방법도 다양해지고, 분량도 늘어난 거 같고, 스펙타클한 연출도 많아졌죠.
근데 오히려 이게 문제가 아닐까 싶어요. 너무 과해진 거 말이에요.
리부트는 이번 라오툼에 비하면 액션이 시시하게 느껴지요. 근데 그래서 극적인 연출이나 특별히 긴 등반액션이 있었던 부분은 확실하게 기억에 남거든요. 게임 중간에 로스가 탄 헬기로 탈출하는 부분이라든지, 맨 마지막에 샘을 구하기 위해서 성을 기어오르는 부분처럼요.
근데 라오툼은 그런 액션과 연출이 너무 많아요. 그래서 딱히 기억에 남는 게 없습니다. 맨 마지막에 탑 꼭대기를 오르면서도 전작처럼 '아, 이제 마지막인가부다'라는 느낌도 별로 없었어요.
그리고 액션이 길어진 것의 또 하나의 단점은, 벽을 열심히 기어오르면서도 '내가 지금 어디를 가려고 여길 오르고 있더라...' 헷갈리는 부분이 많았다는 점이에요.-_-
모르겠습니다. 그 점은 액션이 과해서가 아니라 시나리오의 문제일지도 모르죠.
아니면 제가 너무 빨리 엔딩을 봐야한다는 생각 때문에 정신없이 하느라 그런 거지 모르겠고요.
어쨌든, 게임이 전체적으로 영화같아져서 그런지 전작에서처럼 '와, 이 장면은 진짜 영화같다!'라는 인상적인 장면이 잘 생각이 안난다는 느낌은 확실히 들어요.
그리고 시나리오가 별로 재밌진 않다는 점은 많은 분들이 지적하는 거 같네요.
전 영화나 게임보면서 반전이나 후반내용을 잘 맞추는 편도 아닌데, 라라 아버지가 남긴 문서(였는지 녹음이었는지...) 보고서 바로 '아나가 나쁜 년이구만...'싶더군요.-_-
그래서 아나의 반전은 시시했어요. 마지막까지 두 사람이 맞서는 부분은 괜찮았지만요.
하긴, 그 반전을 초반에 바로 터뜨린 건 오히려 장점이겠구나 싶네요. 제작진도 그걸 그렇게 충격적인 반전으로 만들려고 그랬던 것도 아닌 거 같고... 초반부터 후반까지 이어진 아나와 라라의 관계도 나쁘지 않았으니...
근데 제이콥이 선지자라는 반전 역시 너무 뻔한 건 좀 문제였어요.
제이콥이 나오자마자 '이놈이 선지자구나...'싶더라고요.-_-
초반 문서를 잘 읽으면 선지자가 살아있다는 게 확실하니 언젠간 나올 것이고 그러면 딱 제이콥밖엔 없잖아요. 그후로 나오는 제이콥의 문서를 읽다보면 뭐 빼박이구요.
더구나 아나처럼 반전은 뻔해도 마지막까지 제역할 제대로 해주면 괜찮을 것인데 초반에 흥미롭게 등장하는 제이콥이 점점 쩌리가 되어가더니 선지자라는 반전이 드러난 후에는 오히려 존재감이 더 없어지네요? 이건 좀 캐릭터 낭비, 그리고 이야기의 구멍이 아닌가 싶을 정도였어요.
안그래도 불멸의 군대가 마구 썰리면서 영생의 신비가 점점 허접해가고 있는 판에 선지자까지 그 모양이니... 그저 히미코 죠오사마의 카리스마가 그립습니다.ㅠㅠ
그래도 콘스탄틴과 아나는 꽤 괜찮은 악당이었던 거 같아요. 전편의 매티어스라는 그냥 ㅁㅊㄴ에 비하면 여러가지 재밌는 면이 많았던 거 같고요.
콘스탄틴, 아나 개개인을 따로 놓고 봐도 매티어스보다 괜찮은데 두 남매의 관계, 그리고 아나와 크로프트 집안의 관계 뭐 이런 것들까지 하면 괜찮은 드라마가 여럿 나올 거 같잖아요.
근데.... 괜찮은 얘깃거리를 두고 정작 이야기 전개는 그렇게 재미나진 못했어요.
개인적으로 아쉬운 부분을 너무 길게 써놓긴 했는데 그래도 이틀동안 재미나게 달리긴 했네요.
주위 사물과의 상호작용이나 무기의 기능이 다양해졌고, 전투가 벌어지는 상황도 전작보다 다채로워져서 슈팅게임으로서의 깊이는 확실히 풍부해졌구나 싶었고요.
너무 급하게 초회차를 하느라 리부트와 차별화된 라오툼의 확실한 장점을 제가 잘 느끼지 못했겠지요.
나중에 시간이 되면 좀 더 제대로 플레이해보려고 해요.
게임을 좀 더 꼼꼼히 하면 또 감상이 달라질지 모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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