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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K 창립 40주년을 기념하여 '네오지오 미니'가 정식 발매된 지도 어느덧 1년이 훌쩍 넘었다. 그 사이 SNK에서는 이 제품의 뒤를 이을 새로운 하드웨어를 선보였으니, 그것이 바로 '네오지오 아케이드 스틱 프로'다.

지난 9월, 도쿄 게임쇼 2019를 앞두고 정보가 공개되기 시작한 네오지오 아케이드 스틱 프로는 아케이드 케이스를 소형화시켰던 네오지오 미니와 달리 네오지오 CD 컨트롤러를 모티브로 한 곡면 디자인이 특징이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활용도가 떨어지던 LCD 디스플레이가 사라진 대신 크기는 훨씬 커져서 428.9*214.2*124㎣가 되었고, 넓어진 상판에는 미니 조이스틱이 아니라 일반적인 크기의 8 버튼 조이스틱이 탑재되어 있다.

패키지 구성은 여느 조이스틱과 마찬가지로 단순한 편이며, 구성품은 네오지오 미니와 같이 타입 C 단자를 활용한 전원 케이블, 네오지오 스티커, 바닥에 붙이는 고무 패드(4개), 타입 A to 타입 C 어댑터가 전부이다.

하지만 찬찬히 들여다보면 기능 자체는 네오지오 미니 때보다 오히려 더 복잡해진 것을 알 수 있다. 그 자체로 완결성을 띠는 폐쇄적인 네오지오 미니와 달리 PC에서도 범용적으로 쓸 수 있도록 제작되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얼핏 보면 심플 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상판에 8개의 버튼과 레버만 존재하기 때문으로, 각종 입출력 단자와 다양한 부가 기능 버튼, 모드 전환 스위치 등은 각기 전면, 우측면, 후면으로 나뉘어 배치되어 있다.

전면, 전원/HDMI/USB

우측면

후면, 1P/헤드폰/2P
하판에는 볼트 구멍을 막은 고무 패킹 외에 고무로 된 마개와 여닫이 방식의 수납함이 있다. 고무 마개는 레버의 볼을 교체할 때 쓰는 나사의 위치를 알려주고, 수납함에는 PC에 접속하기 위한 USB 케이블(2m)이 들어있다.

하판, 고무 마개/수납함
[콘솔 모드]
네오지오 아케이드 스틱 프로에는 별도의 전원 스위치가 없으며, 콘솔 모드로 동작시키려면 우측면의 모드 스위치를 ●로 놓으면 된다. 콘솔 모드에서는 터보 버튼은 동작하지 않고, 상판의 LED가 청색으로 빛난다.

콘솔 모드로 쓰기 위해서는 5V/1A의 USB 전원 어댑터에 동봉된 전원 케이블과 별매인 HDMI 케이블을 연결해야 하며, 게임 시작은 스타트 버튼, 일시 정지는 셀렉트 버튼, 설정 화면 호출에는 옵션 버튼을 사용한다.
해외에 판매되고 있는 제품이라 그런지 한국어를 지원하지 않는 관계로 많은 분들이 알아보기 쉽도록 언어는 영어로 설정했고, 후면의 헤드셋 볼륨은 아날로그가 아닌 디지털 방식으로 최대 4단계까지 선택 가능하다.

설정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다양한 퀄리티 옵션이다. '게임 화면 최적화' ON/OFF 밖에 없었던 네오지오 미니와 달리 스무드 스케일링, 픽셀 스케일링, 가로 스캔 라인, 세로 스캔 라인, 45도 스캔 라인을 지원하는 것.


스무드 스케일링은 기존의 게임 화면 최적화에 해당하는 것이고, 픽셀 스케일링은 픽셀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것인데, 스무드 스케일링은 지나치게 뭉개는 감이 있는 반면 픽셀 스케일링은 도트가 너무 튀어 보인다.

스무드 스케일링 (누르면 확대)

픽셀 스케일링 (누르면 확대)
개인적으로는 대화면 TV에서 플레이 할 때 스캔 라인이 가장 적절했던 것 같다. 스캔 라인은 원하는대로 가로, 세로, 45도(대각선) 중 하나를 선택 할 수 있는데, 45도의 경우 라인이 덜 자극적이어서 무난한 감이다.

가로 스캔 라인 (누르면 확대)

세로 스캔 라인 (누르면 확대)

45도 스캔 라인 (누르면 확대)
스크린 사이즈 설정은 네오지오 미니와 동일하다. 화면 비율을 4:3과 16:9 중 선택하는 옵션, 디스플레이에 맞춰 게임 화면을 늘릴지 말지 여부를 결정하는 옵션의 두 가지가 있어서 취향에 맞는 설정이 가능하다.


4:3, 원래 화면

16:9, 원래 화면

4:3, 화면 늘리기

16:9, 화면 늘리기
또 하나 주목할 점은 컨트롤러 버튼 설정을 게임 별로 할 수 있다는 것인데, 네오지오 미니와 달리 상판에 8개의 버튼이 존재하기 때문에 더욱 유용하다. 덧붙여 한 게임 당 세이브 슬롯은 네오지오 미니와 동일한 4개다.


한편, 본 제품의 후면에는 1P, 헤드폰, 2P 단자가 마련되어 있는데, 여기서 추가 컨트롤러를 1P에 꽂으면 네오지오 아케이드 스틱 프로가 2P로, 2P에 연결하면 네오지오 아케이드 스틱 프로가 1P용 컨트롤러로 동작한다.

또한 전면부에는 전원용 타입 C 단자와 HDMI 출력 포트 외에 USB 단자가 존재한다. HDMI는 네오지오 미니와 달리 HDMI 미니가 아닌 일반 HDMI를 사용하며, USB에는 다른 네오지오 아케이드 스틱 프로를 연결한다.
[조이스틱 모드]
조이스틱 모드로 사용하려면 우측면의 모드 스위치를 ○로 놓은 뒤 그 아래 있는 숫자 스위치를 사용 환경에 맞춰 변경해야 한다. 예를 들어 네오지오 미니라면 1번, PC라면 1, 2, 3번 중 하나가 된다. (PS4에서는 사용 불가)

조이스틱 모드일 때는 상판의 LED가 녹색으로 빛나며, 숫자 스위치를 바꾸면 일시적으로 점멸하다 녹색으로 고정된다. 참고로 PC에서는 1번이 JJ, 2번은 Xbox 360 컨트롤러, 3번은 네오지오 G1 프로 D-Input으로 인식된다.



조이스틱 모드에서는 하판 수납함의 USB 케이블을 사용할 디바이스에 꽂아야 하는데, 네오지오 미니의 경우 위에 설명한 구성품 중 타입 A to 타입 C 어댑터를 먼저 연결한 뒤 네오지오 미니의 컨트롤러 단자에 꽂는다.



조이스틱 모드에서는 콘솔 모드에서 동작하지 않던 터보 기능도 쓸 수 있다. 터보는 상판 8개 버튼 중 연사를 설정하고자 하는 버튼과 터보 버튼을 함께 누르는 식으로 설정하고, 터보 버튼을 한번 더 누르면 해제된다.
[조작성]
당연한 말이겠지만 조작성이 네오지오 미니에 있는 미니 조이스틱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향상됐다. 버튼과 레버 모두 고가의 프리미어 제품군에 비할 정도는 아니더라도 게임 센터의 분위기를 느끼기에는 충분하다.

비록 모듈화는 되어 있지 않지만 하드웨어에 대한 지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하판을 분해해서 레버와 버튼을 교체할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굳이 그러지 않아도 이 정도면 기술을 발동하는데 어려움을 겪지는 않을 듯하다.

[수록작]
네오지오 아케이드 스틱 프로에는 20종의 게임이 내장되어 있다. 조이스틱을 기반으로 한 게임 콘솔인 만큼 당연히 SNK 계열의 대전 격투 게임들만 수록되었는데, 아쉬운 점은 선정 기준이 무엇인지 알기 어렵다는 것이다.

'더 킹 오브 파이터즈' 시리즈는 95, 97, 98, 99, 2000, 2002의 6종, '아랑전설' 시리즈는 스페셜, 3, '가로우: 아크 오브 더 울브스'의 3종, '사무라이 쇼다운' 시리즈는 2(진 사무라이 스피리츠), 3(잔쿠로 무쌍검), 4(아마쿠사 강림), 5(제로 스페셜)의 4종, '월드 히어로즈' 시리즈는 2, 2 제트, 퍼펙트의 3종이고, 여기에 '용호의 권', '막말낭만 제 2막 월화의 검사'(더 라스트 블레이드 2), '풍운 슈퍼 태그 배틀'(키즈나 인카운터), '닌자 마스터즈'가 추가되는데, 각 시리즈의 대표작만 모은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완전한 시리즈로 구성된 것도 아니다.

게다가 국내에 출시된 네오지오 미니가 대전 격투 게임 위주의 아시아 버전이다 보니 '아랑전설 3', '사무라이 쇼다운 3', '월드 히어로즈 2', '월드 히어로즈 2 제트'의 네 타이틀 외에는 게임이 겹치는 상황이다. 따라서 네오지오 미니를 구입하지 않은 사람에게 보다 메리트가 있을 듯하며, 네오지오 미니 사용자라면 네오지오 미니에서 동작하는 유일한 스틱이란 측면에서 소장 가치가 있을 것이다. 여담이지만, 타사의 PC나 PS4용 조이스틱에 타입 A to 타입 C 어댑터를 연결한다고 해도, 네오지오 미니에서 인식되지는 않는다.